아도니스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10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스코틀랜드의 조용하지만 외떨어진 마을 로흐두에서 유유자적 적당히 게으름 피우며 여기저기서 음식도 얻어먹고 가끔씩 벌어지는 소동을 해결하는 걸 낙으로 알고 있는 해미시 맥베스 순경
그는 자신의 뜻과 달리 이곳에서 벌어진 몇 건의 강력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였음에도 여전히 마을에선 그를 그저 게으름이나 피우고 뻔뻔히 남에게 얻어먹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 빈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남들은 예사로 보는 것도 주의 깊게 볼 뿐 아니라 남과 다른 시선으로 사건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에겐 이곳 로흐두 마을을 떠나 승진을 할 뜻이 없고 그저 이곳에서 유유자적하게 연인 프리실라와 사랑하며 생활하는 게 원하는 것의 전부인 촌뜨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프리실라는 그와 뜻이 조금 다르다.
이런저런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을 보인 해미시에게서 성공의 가능성을 보았고 자신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누구보다 더 높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와 비공식적이기는 하나 약혼까지 했지만 생각보다 해미시는 그녀의 뜻과 달리 성공에 뜻이 없다는 걸 깨닫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도 조금씩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해미시 역시 오랫 세월 연모했던 여자 프리실라와 비공식적인 약혼을 하는 성과를 거두지만 그녀는 해미 시가 이곳에서가 아닌 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성공하길 바란다는 걸 깨달으면서 조금씩 단꿈에서 벗어날 뿐 아니라 그녀의 지나친 간섭에 짜증이 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너무 의식해서 자신과 애정을 나누는 것에도 소홀한 프리실라에게 점차 실망을 느끼며 이 약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싶어 한다.
이럴 즈음 이곳 로흐두에서 가깝지만 좀 더 고립된 지역인 드림에 잘 생기고 매력적인 청년 피터 하인드가 등장하면서 둘의 갈등은 증폭된다.
런던에서 온 부유층 청년 피터는 조용하던 드림 마을을 한순간에 열정적으로 들쑤셔놓고 온 마을의 여자들 마음에 봄바람을 불러오지만 당연하게도 그곳 남자들은 여자들의 이런 태도를 반가워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신의 여자들에게 이런 행동을 불러오게 하는 피터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런 드림 마을의 변화에 해미시는 불안감을 느끼고 피터를 주목해서 보지만 어느 날 갑자기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고 떠난다는 쪽지만 남긴 채 그는 사라진다.
갑자기 사라진 피터의 행동에 의문을 느낀 해미시는 그의 행적을 추적하지만 어디서도 그는 보이지 않고 그저 그가 왔었다는 흔적만 남아있을 뿐 아니라 해미시가 그를 조사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는 드림 마을 사람들과 그의 상관들은 해미시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우리의 해미시는 수상한 걸 파헤쳐 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게다가 그가 이렇게 홀로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조사를 하는 이유 중에는 물론 피터의 행방이 궁금한 것도 있지만 꿈에 그리던 프리실라와의 약혼이 생각처럼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친구 사이였을 때보다 더한 반목과 가치관의 차이를 느껴 혼란스럽고 이에 잠시 떨어져 그녀와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를 느꼈기 때문이기도 하다.그런 그에게 피터를 수사하는 건 꼭 필요한 명분이기도 했다.
이번 편에선 이야기 끝까지 평소의 해미시답지 않게 뚜렷한 성과도 없을 뿐 아니라 피터가 그의 추측처럼 누군가 화난 남편의 손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증거도 찾을수 없었고 프리실라와의 갈등 상황으로 인해 확신도 없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의외로 이런 모습이 또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매번 남보다 빨리 사건을 척척 해결하는 모습도 좋지만 이렇게 끝까지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모습을 보는 것도 시리즈를 읽는 재미중 색다른 맛이 있어 좋았달까
의심스러운 정황은 있지만 시체는 없고 살인을 증명할 만한 뚜렷한 증거도 없는 가운데 우리의 빨간 머리 해미시 순경은 배타적이고 비협조적이며 비밀이 많은 고지인들인 드림 마을 사람들을 상대로 그날 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아도니스의 죽음`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도 좋지만 해미시에게 프리실라와의 관계를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된 이번 편은 그래서 새로운 여인의 등장을 강력히 원하게 한다.
해미시 맥베스에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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