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 크로니클 셜록 시리즈
스티브 트라이브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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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전무후무한 탐정계의 스타.스타중의 스타가 바로 셜록 홈즈다

그가 본태인 소설뿐 아니라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한 홈즈지만 2010년 영국 BBC에서 드라마로 제작된 베네딕트 컴버베치 주연의 이번 드라마 <셜록 SHERLOCK>의 인기는 전세계적으로 홈즈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현재 시즌 3 까지 방영된 셜록은 기존의 탐정 홈즈를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된 다른 작품과 달리 현대적으로 재탄생해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셜록의 모습을 담고 있어 젊은 층의 지지를 얻고 있는데다 홈즈의 본질인 범인을 찾고 음모를 파헤치는 모습은 기존의 홈즈와 닮아있어 역시 기존의 홈즈팬을 만족시키고 열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중에 나온 이 책 셜록: 크로니클은 이 드라마가 제작된 계기며 촬영장의 모습 그리고 셜록 홈즈에 대한 연구과정까지 셜록홈즈에 대한 거의 모든것을 싣어 놓은 홈즈에 대한 홈즈를 위한 백과사전이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그 양이 방대하고 집약적이다.

 

 

이제껏 나왔던 홈즈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들 속의 셜록홈즈는 원작에 나와있던 홈즈의 모습을 충실하게 보이는데 촛점을 맞추고 그의 작품속 사건을 해결하는 것에다 중점을 뒀다고 한다면 이번 드라마 셜록에서는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것은 물론이고 셜록이라는 걸출한 캐릭터에 대한 재해석에다 중점을 많이 둔 셜록 캐릭터를 위한 작품이라고도 할수 있겠다.

이런 셜록 홈즈를 창조해낸 도일이 사실 홈즈라는 탐정이 나오는 자신의 작품에 가치를 적게 뒀기에 그를 죽이고 난 후 다시 부활하는 작품을 쓸일은 없었을 것을 미국에서 그의 작품이 성공해 엄청난 돈으로 그의 부활을 산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은 재밌기도 하다.

셜록이 처음 제작된 시즌1 에서만 해도 주인공인 베네딕트의 촬영현장에선 그다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현재 시즌 3가 방영된 후에는 그의 위치는 처음과 엄청난 격차를 보일 정도로 셜록이라는 드라마의 인기는 엄청난데 이 드라마를 제작한 사람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작품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서는 드라마대본에는 있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삭제된 장면이거나  드라마를 제작 할 당시의 현장상황 같은 것뿐만 아니라 원작에는 있었지만 원작과 다른 부분들 역시 같이 넣어 서로 비교할수 있게 해 놓아서 또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책을 보면 드라마 한편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사와 연구, 원작에 대한 고증이 필요했는지 알수 있을뿐 아니라 제작 스케치를 들여다보면 그들이 흘린 땀과 노력을 알수 있기에 드라마를 보는 재미가 더 배가될수 있는 요소가 된다.

도일의 작품을 거의 새롭게 해석하다시피한 셜록에서는 원작과 달리 정부기관의 음모가 나오고 스파이가 나오며 암살자가 등장하고 누가 진짜 적인지 헷갈리게 하는 장치가 많을 뿐 아니라 홈즈의 형과 홈즈가 서로를 너무나 못견뎌하면서도 서로를 걱정하는 애증의 관계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둘의 라이벌 의식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좋았다.

여기에 사이코패스적인 인물이자 잔혹하기 그지없는 인물인 찰스 오거스터스 마그누센이라는 인물의 등장은 시즌3편에서 가장 강력한 캐릭터이자 홈즈의 라이벌로선 모리아티에 버금가는 악당이기에 홈즈와 그의 대결이 흥미로웠더만큼 그의 퇴장 역시 인상적이었는데 각 시즌마다 나오는 악역 캐릭터 역시 상당히 입체적인데다 그들의 얽히고 섥힌 관계의 역학도를 다져가며 보는것도 시즌 시즌마다 색다른 재미가 된다.

악당중의 악당인 마그누센 역시 원작에도 나오는 인물인 밀버턴의 원형이라는 걸 보면 코난도일이 얼마나 인간본성에 대한 예리함과 통찰력을 지닌 인물인지 알수 있을뿐 아니라 그가 추리소설의 대스타 셜록 홈즈를 창조한건 역시 우연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해주는데 이런 악당같은 인물이 현대에서는 모든 매카니즘의 최상위에 존재해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절망에 살게 하면서도 조금의 죄의식이 없을 뿐 아니라 매일 매일 새롭게 부를 축적하고 힘을 갖게 된다는 걸 마그누센이라는 대표적인 인물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에 그의 파멸에 힘을 쏟는 셜록에게 모두가 박수를 보내게 되고 이 드라마가 공감을 얻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시즌마다 캐릭터가 반짝일뿐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 다름 시즌을 기대하게 하는 셜록

그런 드라마 셜록을 사랑하고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책 셜록 : 크로니클을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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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6
나카마치 신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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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만치 30년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것과 그렇게 오래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볼수 없는 세련된 깔끔한 문체와 전개방식

여기다 독자들의 요청으로 복간되었다는 화제성까지...

이번에 비채에서 나와 화제를 몰고왔던 `모방살의`의 나카마치 신작가의 또 다른 살의 시리즈인 `천계살의`

제목에서 말하는 천계의 의미가 무언지 궁금해 찾아본 결과 신의 뜻이라고 해석해도 될것 같다.

결국 연이어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한낱 인간의 뜻이나 의지가 아닌 신의 뜻에 따른 결과라는 걸 말하고자 함인데 책을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수 있을것이다.

나카마치 신은 지금은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익숙한 서술트릭을 거의 처음으로 작품에 쓴 작가임과 동시에 작품을 출간했을 당시보다 오히려 수십년이 지난 동안 독자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 너무나 읽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고 그런 독자들의 요청으로 제목을 바꿔 새롭게 복간되는 기록을 세운 작가이자 개인적으론 일본작가들의 넓은 기반이 부럽게 느껴지게한 작가이다.

 

 

한때는 제법 인기있던 미스터리작가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않았던 야규 데루히코가 미스터리잡지인 `추리세계`의 편집부원인 하나즈미에게 연락을 해온다.

그가 새롭게 쓰고 있는 작품은 범인 맞추기 릴레이 소설이라는 다소 이채롭고 색다른 내용으로 작가인 야규가 범인의 관점으로 `문제편`을 쓰고 뒤를 이어 다른 작가가 탐정이 되어 `해결편`을 쓴 후 다시 마지막으로 범인의 눈으로 쓴 `해결편`을 써 작가 두 사람의 대결구도를 만든다는 구상으로 이미 문제편을 다 썼다는 그의 말에 하나즈미는 흥미를 느낀다.

곧 해결편을 써 보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야규는 온천여행을 가지만 그가 쓴 작품을 읽던 하나즈미는 뭔가 기시감을 느끼게 되고 조사를 하던 중 야규의 소설이 그가 쓴 순수 창작이 아닌 반년전에 벌어진 실제 사건임을 알게 되지만 연이어 작가인 야규의 자살소식이 들려오고 뒤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작품 `천계살의`는 1982년에 첫출간된 작품이며 출간당시 제목은 `산책하는 사자`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휴양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곳인 산골 깊은 온천에서 장소의 한젓함과 어울리지않는 살인이 벌어지는걸 뜻하고자 죽은자인 사자라는 단어를 쓴것 같은데 상당히 운치있고 시적인 제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방살의`에서와 같이 `천계살의`에서도 미스터리작가가 등장하고 그가 쓴 작품이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은 두 작품이 비슷하다.

이밖에도 작품을 쓴 작가가 둘 다 어느순간 한계에 다달아 더 이상 제대로 된 작품을 쓸수 없어 고민하는 상황이라든가 하는 점은 비슷하지만 모방살의에서는 작품의 내용보다 작가의 죽음과 그 죽음의 미스터리한 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 천계살의에서는 작품 자체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함과 동시에 작가가 미처 못 다 맺은 작품속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과 작품속 내용이 어느순간 미묘하게 녹아들어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의 행적을 쫏는 과정을 따라가다 어~어... 하며 다시 앞부분을 찾아 읽게 했다.

그토록 익숙하다 자신했던 플롯이고 트릭임에도 또다시 당하고야 말았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이런 작품을 30년전에 썼다는 점에서 왜 그토록 일본의 미스터리팬들이 읽고 싶어하고 출판사에다 복간을 요청했는지 알수 있었다.

탄탄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구성, 의외의 반전과 결말에다 내용 곳곳에서 보여주는 인간내면에 대한 성찰을 보면 요즘 나온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수 있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모방살의`도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천계살의`가 좀 더 내용면에서도, 미스터리적 요소에서도 높은점수를 주고 싶고 가독성도 좋았다.

작가의 살의 시리즈가 다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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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절규
하마나카 아키 지음, 김혜영 옮김 / 문학사상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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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현상과 밀접한 사건을 통해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사회파 미스터리는 그만큼 우리 생활과도 밀접한 현상과 범죄를 다루고 있기에 공감을 얻기도 쉽고 또한 몰입감도 좋지만...범죄의 동기나 사건 해결방법에 있어서는 그만큼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회현상이니만큼 각자가 생각하는 해결방법이나 돌파구는 다양할수 밖에 없고 그런 많은 사람들에게서 그럴수도 있구나...혹은 그럴수밖에 없겠다는 동조와 공감을 얻으려면 범죄의 동기나 원인이 분명하게 밝혀져 그런 선택을 할수 밖에 없었던 사람의 심정에 약간의 동조 혹은 지지를 이끌어 내야하는 만큼 범죄자가 매력적이거나 혹은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이 극단적으로 암울해서 스스로는 그 덫을 나올수 없을 지경에 이르른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잘 살리는 작가중 한사람이 바로 미야베 미유키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그녀에게 사회파 미스터리의 거장이라는 칭호가 붙은것 같다.

어느날 한순간 혹은 잠시의 유혹으로 덫에 끌려들어가 나올려고 발버둥칠수록 점점 더 덫에 빠져들어가는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의 모습을 한 주인공은 스스로 한 행동으로 인한 대가를 치루지만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여 독자가 자신도 모르는 새 그 사람의 죄를 잊고 형사의 눈을 피하거나 살아남게 되길 응원하게 만들면...최고의 사회파 추리소설의 탄생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렇게 본다면 이 작품 `침묵의 절규`는 충분히 그런 사회파 미스터리의 매력을 잘 살린 작품이었다.

 

 

 

조용한 맨션에서 죽은지 이미 오래된 사체가 발견되고 애완고양이들의 사체 역시 발견되면서 현대인들에겐 흔한 죽음의 형태인 고독사로 추정...사건을 마무리짓기 위해 피해자의 신원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던 중 피해자는 요코라는 이름의 40대 여성으로 그녀의 호적에서 여러건의 결혼을 했으며 그 대부분이 남편의 죽음으로 끝나는 짧은 결혼생활을 유지했다는 다소 미심쩍은 결과를 얻게 된다.

요코의 흔적을 찾아 다니게 된 형사 아야노는 피해자 요코의 과거의 행적으로 그녀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누군가의 타의에 의한 죽음일수도 있음을 깨닫고 그녀의 과거를 적극적으로 조사하게 되면서 숨겨져있는 여러건의 죽음이 자연스럽지않을 뿐 아니라 돈이 관련된 범죄임을 깨닫게 되는데...

 

요코의 죽음을 수사하는 아야노의 사건일지와 요코의 일거수일투족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수기의 형식으로 풀어가는 두 시선을 통해 사건의 진상과 요코의 일생을 그리는 방식을 택하고 있는 침묵의 절규는 사회파 미스터리답게 현대인들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 그리고 그런 가정마저 경제거품의 붕괴로 뿔뿔히 흩어져 각자가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평범했던 가족인 요코집안이 점차 어떻게 해체되어가는 지를 통해 보여지고 있는데 수십년간 함께 꾸려가던 가족이 아버지의 판단착오와 실직으로 그야말로 순식간에 무너져내리는 모습은 공포스럽기까지했다.

아들에게만 사랑을 준 엄마와 그런 엄마의 사랑과 관심이 늘 목말랐던 요코는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낮은 여성으로 자라게 되고 그런 그녀의 성격은 약간의 애정을 보인 남자들에게 속절없이 빠져들어 몸도 마음도 만신창이가 되어 겉잡을수 없는 범죄의 길로 스스로 걸어가게 되는 불행의 시초가 되는데 이 모든 범죄의 시작은 사랑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그녀의 욕구와 그런 욕구를 소비를 하거나 누군가에게 헌신하는것으로 보상받으려했던 성격이 기여한 바가 크다.물론 그렇게 되기까지는 빚을 권하는 사회나 쉽게 돈을 빌릴수 있는 구조적 문제가 제일 크지만...

평범했던 요코가 홀로서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하다 결국에는 범죄에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행동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그런 선택을 할수밖에 없었던것에 대해서는 연민을 느끼게 했다.

노숙자를 통해 사회안전망의 부재를 이용한 요코팀의 교묘한 보험사기는 요즘 사회뉴스에서도 자주 들어본 것이기에 그만큼 더 현실적으로 와닿는 이야기였고 우리모두에게 하는 경고와도 같다.

평범했던 여자가 차츰 차츰 인생의 바닥으로 끌려내려가는 과정이 심도 있게 그려진 침묵의 절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작품이었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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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Little Lies (Paperback, Large Print)
리안 모리아티 / Large Print Pr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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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를 보다보면 별것 아닌 작은 비밀이나 거짓말이 점점 커져 걷잡을수 없는 사태가 오고 그게 결국 모두의 발목을 잡아 자멸하는 경우가 있다.

아마도 그 보잘것 없는 게 이런 결과를 가져올지 알았더라면 대부분 다르게 처신했거나 미리 조취를 취했을것인데 불행히도 인간은 그런 전조증상을 모를뿐 더러 비록 알았다하더라도 같은 잘못 역시 반복하고 있는 어리석은 동물이기에 남의 실수와 자멸을 보면서도 타산지석으로 삼을줄 모른다.

그래서 그런 소재를 다룬 책이며 영화며 드라마가 끊임없이 나와도 나완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흘려버리고 있는데 웃기는건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은 자의든 타의에 의해서든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로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고 있을뿐 아니라 심지어는 자신이 순발력있게 대처했다고 으슥해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 역시 사소하고 작은 거짓말이 결국은 살인을 불러오게 된 과정을 그리고 있다.

 

해변이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 피리위반도에 있는 유일한 초등학교 피리위 초등학교에는 매년 학부모를 상대로 퀴즈의 밤 행사를 열고 있다.

그런 퀴즈의 밤에 모종의 사건이 벌어졌지만 대부분의 학부모가 칵테일에 취한 상태라 정확하게 사건경위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에 경찰들은 그날 사건당시 주변에 있던 학부모를 상대로 수사를 하고 그들의 심문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캐기 시작한다.

피리위 예비 학교에는 학부모를 대표하는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 레나타와 세아이의 엄마인 매들린으로 서로 성향이 맞지않던 두 사람이 반목하게 된 계기는 새로 이사오게 된 미혼모 제인과 그의 아들인 지기가 레나테의 딸을 괴롭힌다는 이유로 레나테가 다른 학부모를 선동해 탄원서를 돌리고 이에 반대하는 매들린과 서로 척을 지게 된 것

사소한 아이들 다툼이 점점 부모의 패갈림이라는 양상을 띠고 과열되기 시작하던 중 사건이 벌어지게 되는 데...

 

처음에는 누군가의 아이가 다른 누군가의 아이를 괴롭힌다는 사소한 작은 일에서 시작해서 점점 어른들이 개입하고 아이들싸움이 어른의 감정싸움까지 가게 되는 과정이 마치 한편의 코메디같이 느껴진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자신의 아이는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착각은 전세계 모든 부모의 공통된 착각임을 알수 있다.자신의 아이는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고 상대방 아이가 잘못했다는 굳은 믿음...그리고 부부사이의 일을 아이들은 절대로 모를거라는 착각

남들이 보기엔 완벽하게 보이는 부부에게도 남들에게 터놓고 말하지 못할 비밀이 있고 그 비밀을 숨기기위해 자신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셀레스트와 자신과 갓난 딸을 버린 전남편이 새로운 가정을 이뤄 행복하고 완벽한남편의 모습을 한 채 자신의 딸앞에 나선것이 죽도록 싫고 딸아이를 그들에게 뺏길까 두려운 매들린은 남들에겐 전혀 신경쓰지않는 척 쿨한 모습을 보이고 자신이 홀로 자신의 아들 지기를 낳고 기른 후 이곳으로 이사오게 된 진짜 비밀을 숨기고 있던 제인..이 들 세사람의 비밀과 거짓말이 다른 부모의 작은 속살거림과 그날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의 심문과정을 통해 하나씩 밝혀지고 있는데 사건의 진상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얼마나 왜곡될수 있는지를 보는것도 재밌었다.

작은 거짓말이 하나하나 맞물려 커져가고 결국은 파국으로 치달아가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있으며 서로가 반목하던 여자들이 어떤일을 계기로 순식간에 단합하고 사건을 갈무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감정적이지만 여자의 힘은 약하지않다는걸 알수 있었다.

학교의 파티에서 벌어진 작은 소동같았던 일이 뒤로 갈수록 점점 사건이 구체화되어가고 여자들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그날밤의 진상을 알수 있게 한 구조가 작은 거짓말의 파급효과를 보여주는것 같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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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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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은 많은 독자층을 지니고 있고 어떤 책을 내놔도 기대이상을 보여주는 작가임은 분명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에게는 읽기가 편하지않은 작가중 한 사람이다.

그가 그려내는 공포와 호러의 세계가 인간이외의것을 등장시켜 사람의 공포심을 자극하는 글이 많지만 그런 비현실적인것을 바탕으로 지극히 현실적인 공포를 그려내고 있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읽다보면 스멀스멀 거리는 두려움으로 목이 조이는 듯한 느낌은 어쩌면 희생자가 늘 혼잣말처럼 지껄이는 대사로 인해 그 주인공과 내가 동일시되는 탓인지 아님 도저히 빠져나갈수 없는 덫에 걸린 희생자의 공포를 너무 잘 표현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잠자리에 누워 편하게 술술 읽히는 책이 아닌건 분명하다.

그럼에도 늘 그는 또다른 소재와 이야기로 유혹해오고 매번 그의 유혹에 흔들리고 마는걸 보면...이야기꾼으로서의 그가 얼마나 탁월한지를 입증한다고 할수 있겠다.

이 책 `별도 없는 한밤에`는 중단편집이기에 긴호흡을 유지한 채 긴장감과 공포를 견뎌야하는 그의 장편보다 나같은 사람에겐 오히려 읽기가 좀 더 쉬웠다고 할수 있다.

그의 장편을 읽기가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도저히 그의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다면...이 책을 권하고 싶다

 

 

3편의 중편과 1편의 단편이 실린 이 책의 테마는 복수라고 하지만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듯이 여기에 나온 주인공들은 다 궁지에 몰려 미친 선택을 한 사람들이라고 할수 있겠다.

아버지의 아버지때부터 오로지 땅을 갈고 농삿일을 하는것밖에 모르는 농부에게 거칠것없이 자기의견을 말하고 그 시대에는 흔하지않게도 남편에게 대들수 있는 아내가 있다.그런 아내에게 뜻하지않은 아버지의 유산인 땅이 생기고 그 땅의 처분을 둘러싸고 남편과 강력한 의견대립이 생기면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증오심으로 아내를 살해하게 된 남자...이 남자의 악수는 이것만이 아니라 그 일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끌어들였다는 것...아내를 죽이고 아들과 공모해서 그 시신을 처리하면서부터 그들의 몰락은 정해진일이었고 그 몰락의 끝이 너무나 처참해서 읽는 내내 불편하게 했던 `1922`는 복수의 끝을 보여줬다고 할수 있겠다.

무서운건 복수의 끝이 단순하게 가족의 몰락이 다 가 아니라는 것인데 그가 마지막으로 한 결정이 아내를 죽이겠다고 결심하게 한 그 땅의 운명을 결국 자신의 손으로 아내가 원했던 대로 결정하게 했다는 것...결국 그가 한 짓은 그야말로 헛고생이고 어리석은 짓이었음을 냉소하고 있다.

`빅 드라이버`는 잠시 잠깐의 선택으로 한순간 나락에 빠진 여자의 복수극인데...얼핏 단순하게 보였던 사건에 은밀한 음모가 있음을 밝혀낸 주인공이 마치 영화 `킬빌`의 우마셔먼처럼 분연히 일어나 남의 손을 빌리지않고 스스로 처단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져있어 여자로서도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했다.이 밖에 살인이 나오거나 함정을 파지않고서도 한가정이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짧지만 강한 단편`공정한 거래`는 특히 읽기가 불편했는데...복수의 대상이 몰락하는 과정이 너무 참혹하고 안타까울뿐 아니라 그 들이 그정도로 강력한 처벌대상이었나 싶은 마음이 들게 해 공정하지않다고 느껴졌다.

`행복한 결혼생활`은 가장 현실적이기에 그만큼 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는데...오랜세월 살부비며 살았던 내 배우자가 내가 아는 모습이 전부가 아닐뿐 아니라 끔찍하고 무서운 비밀을 가진 사람이었음을 알게 된 여자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였다.

누구에게나 남이 모르는 비밀이 있을수 있는데 이 정도면 단순한 비밀수준이 아니기에 그녀가 느낀 공포가 와닿았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모른 채 그를 사랑하는 자식들의 장래를 걱정하는 그녀의 고민과 갈등이 이해가 되었다.

 

전체적으로 어둡고 비밀스러우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혼자서 고민하고 갈등하며 스스로 선택한 행동을 한 그들은 아마 앞으로도 늘 별도 없는 한밤을 걷는 기분일것이리라.

별도 없는 깜깜한 밤은 그런 그들의 심리와 어둔 미래를 예견하는 제목같기도 한것이 비록 그들이 한 행동이 정당한 복수임에도 불구하고 누구와도 공유할수 없는 비밀스럽고 은밀하며 떳떳하지 못한 행동임을 스스로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깜깜한 어둠속을 절망속에 거니는 그들의 모습을 정말 스티븐 킹답게 그린 책이었고 긴 호흡을 요구하는 장편은 아니었지만 그의 매력과 장점을 충분히 살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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