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계살의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6
나카마치 신 지음, 현정수 옮김 / 비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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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만치 30년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것과 그렇게 오래전에 발표한 작품이라고는 볼수 없는 세련된 깔끔한 문체와 전개방식

여기다 독자들의 요청으로 복간되었다는 화제성까지...

이번에 비채에서 나와 화제를 몰고왔던 `모방살의`의 나카마치 신작가의 또 다른 살의 시리즈인 `천계살의`

제목에서 말하는 천계의 의미가 무언지 궁금해 찾아본 결과 신의 뜻이라고 해석해도 될것 같다.

결국 연이어 벌어지는 모든 것들이 한낱 인간의 뜻이나 의지가 아닌 신의 뜻에 따른 결과라는 걸 말하고자 함인데 책을 읽어보면 무슨 말인지 알수 있을것이다.

나카마치 신은 지금은 미스터리물을 좋아하는 독자에겐 익숙한 서술트릭을 거의 처음으로 작품에 쓴 작가임과 동시에 작품을 출간했을 당시보다 오히려 수십년이 지난 동안 독자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해 너무나 읽고 싶은 작품으로 꼽히고 그런 독자들의 요청으로 제목을 바꿔 새롭게 복간되는 기록을 세운 작가이자 개인적으론 일본작가들의 넓은 기반이 부럽게 느껴지게한 작가이다.

 

 

한때는 제법 인기있던 미스터리작가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작품활동을 하지않았던 야규 데루히코가 미스터리잡지인 `추리세계`의 편집부원인 하나즈미에게 연락을 해온다.

그가 새롭게 쓰고 있는 작품은 범인 맞추기 릴레이 소설이라는 다소 이채롭고 색다른 내용으로 작가인 야규가 범인의 관점으로 `문제편`을 쓰고 뒤를 이어 다른 작가가 탐정이 되어 `해결편`을 쓴 후 다시 마지막으로 범인의 눈으로 쓴 `해결편`을 써 작가 두 사람의 대결구도를 만든다는 구상으로 이미 문제편을 다 썼다는 그의 말에 하나즈미는 흥미를 느낀다.

곧 해결편을 써 보내주겠다는 말을 남기고 야규는 온천여행을 가지만 그가 쓴 작품을 읽던 하나즈미는 뭔가 기시감을 느끼게 되고 조사를 하던 중 야규의 소설이 그가 쓴 순수 창작이 아닌 반년전에 벌어진 실제 사건임을 알게 되지만 연이어 작가인 야규의 자살소식이 들려오고 뒤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하는데...

 

이 작품 `천계살의`는 1982년에 첫출간된 작품이며 출간당시 제목은 `산책하는 사자`이다.

아마도 사람들이 여유를 가지고 휴양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곳인 산골 깊은 온천에서 장소의 한젓함과 어울리지않는 살인이 벌어지는걸 뜻하고자 죽은자인 사자라는 단어를 쓴것 같은데 상당히 운치있고 시적인 제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모방살의`에서와 같이 `천계살의`에서도 미스터리작가가 등장하고 그가 쓴 작품이 중요한 모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점은 두 작품이 비슷하다.

이밖에도 작품을 쓴 작가가 둘 다 어느순간 한계에 다달아 더 이상 제대로 된 작품을 쓸수 없어 고민하는 상황이라든가 하는 점은 비슷하지만 모방살의에서는 작품의 내용보다 작가의 죽음과 그 죽음의 미스터리한 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면 천계살의에서는 작품 자체가 미스터리를 풀어가는데 상당히 중요한 역활을 함과 동시에 작가가 미처 못 다 맺은 작품속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가는 과정과 작품속 내용이 어느순간 미묘하게 녹아들어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고 그 범인의 행적을 쫏는 과정을 따라가다 어~어... 하며 다시 앞부분을 찾아 읽게 했다.

그토록 익숙하다 자신했던 플롯이고 트릭임에도 또다시 당하고야 말았다는 깨달음과 동시에 이런 작품을 30년전에 썼다는 점에서 왜 그토록 일본의 미스터리팬들이 읽고 싶어하고 출판사에다 복간을 요청했는지 알수 있었다.

탄탄하고 정교하게 짜여진 구성, 의외의 반전과 결말에다 내용 곳곳에서 보여주는 인간내면에 대한 성찰을 보면 요즘 나온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수 있을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모방살의`도 흥미롭고 재밌었지만 `천계살의`가 좀 더 내용면에서도, 미스터리적 요소에서도 높은점수를 주고 싶고 가독성도 좋았다.

작가의 살의 시리즈가 다 나왔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도 더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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