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에세이하다 - 설렘, 끌림. 달콤한 여행
전윤탁 지음 / 알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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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도 어느새 중반.

슬슬 몸과 마음이 지쳐있는 요즘.

어디론가의 떠남을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선뜻 떠나지 못하지만 책과 함께하는 여행은 그저 일상으로의 작은 탈출임에 늘 설레이곤 합니다.

『여행을 에세이하다』 

책의 제목에서부터, 책표지로부터 어느새 저자와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책을 읽을 때 커피와 함께 하는데 이 책 역시 저와 취향이 비슷하였습니다.

낯선 세상으로 떠나는 설렘 그리고 끌림

커피 맛이 주는 작은 행복처럼 달콤한 여행

책을 읽는내내 함께한 커피 향이, 커피 맛이 이리도 은은하면서 풍성하게 다가올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뒤의 비어져 있는 커피잔엔 이 책이 제게 주었던 감동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우선 책 속엔 '여행'에서 느끼는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설렘, 내일, 함께, 끌림, 행복.

이런 복합적인 감정들이 있기에 우리는 늘상 여행을 그리워하고 떠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여행의 쌓이고 쌓여 우리의 '인생'이 되는 것임에 또다시 되새겨 보았습니다.


저자가 '여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 질문으로 인해서였습니다.

Where is my dream?

내 꿈에 대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

저에게도 물어보았습니다.

제 꿈,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

애초에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정말 내가 모르는 것일까......

저 역시도 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는 '여행'이라는 것을 찾았다는 점부터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다는 것.

저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저에게 많은 질문과 생각에 잠기게 해 주었습니다.


여행의 의미.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무언가를 시도하기 전에 항상 '나는 안 되겠지'라는 말로 표기하기 일쑤였고, 여행이라는 건 내 인생에 있어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활동 중에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일생을 우물 속에서 박혀 살던 내가 우연한 계기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고, 세상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행복에 관련된 요소들을 하나씩 발견해가기 시작했다. 비록 내 여행 자체만을 놓고 따져봤을 때, 내가 꿈꿔왔던 완벽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그 여행을 통해서 내가 꿈꿔왔던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 page 48

여행이란 결국 우리의 '행복'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의 이야기 중 저에게 인상깊었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만들었다는 존재.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을 따듯하게 만들어주지만 때로는 먹먹함을 안겨주기도 하는 그런 존재. 이 세상에서 가장 연약하지만, 누구보다 강함 힘을 가진 존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이자, 앞으로도 영원한 내 단축번호 1번인 존재.


그녀의 이름은 바로 엄마였다. - page 122

그러고보니 저는 엄마와 함께 여행을 해 보지 않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녀 역시도 엄마이기 전에 꿈 많은 소녀였을텐데 그저 '엄마'라고만 생각했다는 것에 죄송스럽고 또 죄송스러웠습니다.

저자 역시도 엄마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이렇게 이야기하곤 하였습니다.

여태껏 치열하고 악착같이 살아온 그녀의 힘겨운 삶이 담겨있는 정수이자,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벅찬 감동으로 만들어진 행복의 물방울이었다.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엄마의 주름진 눈가와 군데군데 나있는 흰머리가 유난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전부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엄마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아준 것 같다는 생각에 이번엔 내 눈가에도 투명한 이슬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손등을 어루만지며 건네는 엄마의 한 마디에 나 역시 참지 못하고 결국 똑같은 눈물을 떨궈내고 말았다.


"고마워, 아들. 우리 앞으로도 쭉 행복하게 살자." - page 126

저도 엄마의 소소한 행복을 되찾아주고팠습니다.

더 늦기 전에......


책을 읽으면서 여행과 더불어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랑, 행복, 이별, 그리움......

저 역시도 저자처럼 이 책의 '끝'이 싫었습니다.

그저 'To be continue......'로 이 책의 마지막장을 읽으며 책을 덮었습니다.

또다시 저자가 저에게 또다른 곳으로의 낯섬과 설렘을 선사해주길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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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 - 그림책 세계에 입문한 부모들을 위한 그림책 독서법
심선민 지음 / 위닝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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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다른 육아맘들의 책이나 수다 속엔 한 가지 공통된 주제가 있습니다.

그림책!

뱃 속에 있을 때부터 태교동화에서 시작하여 아기에게 책과 친근해지길 바라며 읽어주는 그림책.

하지만 내 맘과는 달리 아이는 그저 놀고만 싶어하고 그림책은 장난감이 되어 그 존재감을 잃어버린지 오래......

그림책 독서법!

진정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 나온 책들을 찾아 읽어보면 그 집의 아이들은 그저 책을 좋아라하거나 아니면 책이 많은 환경 속에 자연스레 책을 좋아했다고만 하는......

저에게 와 닿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0~7세 그림책 육아의 모든 것』

특히나 이 책이 관심갔던 이유는 이 문구.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핵심질문을

정리한 실질적인 그림책 안내서

그래, 이것이었어!

내 질문도 포함되어 있으리라는 생각과 함께 읽어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저의 답답한 심경이 담겨 있었습니다.

'소통'이란 서로가 막힘없이 잘 통하는 것 아니던가? 내 배 아파서 낳은 아이라고 해서 아이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갓난아기라도 소통하지 않으면 아이가 왜 울고, 왜 보채고, 무엇 때문에 기뻐하며, 언제 행복감을 느끼는지 제대로 알 수 없다. 또한 내가 무엇 때문에 슬프고 우울하며, 무엇이 나를 행복하고 기쁘게 하는지 알아야 아이와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 엄마와 아이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아이와 소통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던 철부지 엄마는 그림책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 page 20

역시나 '그림책'이 아이와 엄마의 '소통'의 끈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런 그림책.

그렇다고 아이에게 스스로 보고, 읽으라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마쓰이 다다시가 "그림책은 어른이 어린이에게 읽어 주는 책"이라 정의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1. 아이의 빠른 언어 발달 및 인지 발달을 도울 수 있다.

2. 문자를 빨리 익힐 확률이 높다.

3. 듣느 힘을 기를 수 있다.

4. 인성과 감동하는 마음을 기를 수 있다.

5. 아이와 대화로 소통할 수 있다.

6. 아이의 마음을 알 수 있다.

7. 아이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8. 체력과 돈이 들지 않는 경제적인 육아법이다.

이렇기에 엄마로써 당연히 그림책을 '읽어주는' 육아법을 해야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림책'을 읽다보면 아이 뿐만아니라 어른인 저에게도 '감동'으로 다가와 어느새 '위로'를 건네곤 하였습니다.

책의 저자는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라는 책으로 위로를 받았다고 하였는데 저 역시도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라는 책으로 위로를 받곤 하였습니다.

단순히 '사랑해'라는 말의 반복.

아이에게 읽어줄 때 아이도 저를 바라보며 '사랑해'를 외치는데 그때받은 그 사랑.

아마 잊지 못할 평생의 추억이 될 것입니다.


책 속엔 '그림책 육아법 3단계'가 제시되어 있었습니다.

1단계 : 그림책 육아 계획하기

이는 연령에 맞는 그림책을 선택하고 그림책을 자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

엄마는 최고의 그림책 육아 전문가다!!

이 점은 명심한다면 아이와 소통하는 멋진 엄마가 되는 셈이라는 것이었습니다.

2단계 : 그림책 육아 우선순위 정하기

여기선 명심해야 하는 점이 조급해하지 않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는 점이지 다른 아이와의 비교, 한 책으로만 집중, 또래의 책이 아닌 낮은 단계의 책에 대한 집착 등등......

그저 기다리고 기다리다보면 아이는 '책'에 대해 좀더 친밀감을 가지고 오히려 자신의 호기심으로 다양한 책을 접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3단계 : 그림책 육아 실천하기

여기선 앞서 이야기했던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책에 관심이 없어서 조급해하였습니다.

때론 육아에 지쳐 책을 읽어주기 보다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건네며 스스로 읽어보라고 하였습니다.

제가 잘못을 했다는 점.

아이는 나와 이야기가 하고 싶었을텐데 그저 나의 욕심과 귀차니즘이 아이와의 즐거운 시간을 없앴다는 점이 너무나 미안하였습니다.

책을 읽고 스스로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지금 당장이라도 아이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같이 소리내어 읽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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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이바구 - 이바구스트 손반장이 안내하는 색다른 부산 여행
손민수 지음 / 인디페이퍼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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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와~여름이다!

여름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아무래도 '바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지만 특히나 '부산'의 해운대가 계절과 함께 유명세를 타고 우리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

그래서 더 가고 싶은 로망이 있는 곳.

이번에 이 책을 계기로 이번 휴가지는 '부산'으로 떠나보고자 합니다.


 

 


'산복도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곳엔 우리의 근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최근에 방송매체에 소개가 되어 방문객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도 부산 토박이였지만 급하게 집이 필요해서 가게 된 이 곳.

이 곳에 대한 인식은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점 그에게 산복도로의 풍경들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곳곳에 산복도로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어서 짝사랑에 빠진 것마냥 이 곳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고 이렇게 우리에게 이 곳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였습니다.

부산의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산복도로'.

스토리텔러 '손반장'과 함께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풍경이 있었고 사람냄새가 존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지금의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이 두 곳이 가고 싶었습니다.

​<168계단>과 <아미동 비석문화 마을>


 

 

<168계단>을 이야기하는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68계단은 누군가에게는 현재 진행형의 삶이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부산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위대한 유산이다. - page 75

이 계단에 관한 이야기.

저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빗대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어머니들은 이렇게 우물에서 물을 길어 계단을 힘겹게 올랐고, 아버지들은 지금처럼 높은 건물이 없을 때 산동네 집에서 하루 종일 바다를 보는 게 일이었다고 합니다. 바다를 보다가 배가 딱 들어오면 지게 하나 메고 미친듯이 이 계단을 뛰어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네? 그건 또 왜요?"

"그건 부산항에 도착한 순서대로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다 보니 여기 168계단에서 먼제 내려가려고 서로 부딪히고 넘어져 다치기도 하셨답니다. 다행히 부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날에는 그 힘들었던 부두 노무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연탄 두 장 짚에 묶어서, 아니면 막거리 두 통 받아서 이 계단을 힘겹게 오르셨던 거구요." - page 88

왠지 이 계단은 해 질 무렵에 올라가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퇴근하고 힘겹게 올라오실 아버지의 모습.

어머니의 마중.

'가족'의 의미도 느낄 수 있고 우리네 '삶의 무게'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아미동 비석문화 마을>.

이 곳은 '행복마을'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 담긴 이야기는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는 전부 다 비석이에요. 그러니 비석문화마을이지. 삶과 죽음이 함께 하는 곳이니 일본 귀신을 본 사람들도 많아요. 이 좁은 공간에서 네 명 다섯 명, 아이고 말도 마세요. 아이들은 어찌나 많은지...... 하루 종일 도청까지 물 길러 갔다가 그 먼 길을 물동이 이고 두 번 갔다 오면 물이 끊겼어요. 진짜 그때 물 생각만 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나. 겨울에는 또 어찌나 춥던지...... 그때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이에요 천국." - page 237

그래도 이 곳이 '행복마을'이라 부릴 수 있는 것은 틈 없는 집들 사이에 서로서로 닿아있는 이웃간의 정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까치가 안내해주는 이 곳.

좁은 골목길이 왠지 그리워졌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부산'이라는 곳에 숨은 진주같은 곳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 책의 '손반장'은 곳곳의 이야기와 더불어 <부록> 부산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담았습니다.

여느 여행책에도 당당히 견줄 수 있는 이 책.

매년 외국의 여행가이드를 끼고 있었다면 이번엔 이 책을 끼고 색다른 여행을 다녀볼까 합니다.

"부산 여행의

진짜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왠지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손반장이 이렇게 외치며 가이드를 해 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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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 - 불안 속에서 더 나은 순간을 찾으려 애쓴 시간들
손현녕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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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예뻤습니다.

『순간의 나와 영원의 당신』

책 표지를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문구도 있었습니다.

불안 속에서

더 나은 순간을 찾으려

애쓴 시간들

'행복'을 찾아 떠나는 우리에게 저자는 무엇을 알려줄지 궁금하였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 뒷표지의 문장이 자꾸만 가슴에 맴돌았습니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물음을 던졌고 돌아오는 대답은 '순간'이었다.

내가 바란 무작정의 행복은

'순간의 나와 당신'이 모여 '영원의 시간'을 이루는 것이었다.

아마도 이 책에선 행복을 찾기 위한 순간들이 모여 '나'와 그리고 '당신'을 연결시켜줄 것 같습니다.

그 순간들을 만나기위해 책을 펼쳤습니다.


저자의 <prologue>에서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할 위로의 메시지를 엿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바란 무작정의 행복은 '순간의 나와 당신'이 모여 '영원의 시간'을 이루는 것이었다. 행복은 곧바로 나를 지나쳐버리는 현재이자 미래의 시간들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과거로 기억되기 위한 것이다.


더 나은 과거를 만들기 위해 순간의 소중함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 책 속에는 행복을 그리며 하염없이 울었던 내가 있고, 눈을 감고 행복을 그리던 당신이 있으며, 순간의 찰나 속에서 영원히 박제된 시간들이 담겨 있다. - page 5 ~ 6


그가 하는 이야기.

무심코 읽었지만 그 여운은 오랫동안 가슴에 맴돌았습니다.

<직면>에선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지마라 했던가. 아마도 극한의 상황이라면 참을지 말지조차 고민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나부터 살고 봐야하니까. 그것은 생의 의지다. 그 생의 의지 앞에서 우리는 오롯이 혼자가 되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나'와 직면한다. - page 39

왜 이 문장이 그리도 와닿았는지......


그리고 <후회와 미련 사이>엔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 앞에 놓인다. 저지를지 말지를 두고 한참을 고민한다. 선택에 따른 기회비용과 먼 미래까지 염려해가며 말이다. 만약 저질러도 후회, 저지르지 않아도 후회라면 저지르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우리는 일을 저질러버린 뒤 짧은 시간 동안 스치는 불안한 감정을 후회인 줄 알지만, 진정 후회란 것은 저지르지 않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에 느끼는 미련 따위일지도 모른다. - page 90

매 순간이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한 가지를 선택하면 남은 한 가지는 버릴 수 밖에 없음에 후회와 미련, 그 사이에서 진정한 선택이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던 문장이 있었습니다.

<제자리걸음>에 나온 이야기.

내 손가락 아픈 게 남의 손가락 아픈 것과는 상관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조금이나마 그 고통을 나눌 사람이 어딘가 있을까 하는 마음이다. 아무리 제자리걸음이여도 조그만 먼지가 나중에는 큰 점이 되어 있을 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노라. 모든 일에는 마땅한 이유가 있으니까. - page 207 ~ 208


다 읽고 나서도 가만히 이 책을 바라보았습니다.

참 많은 위로를 받았구나......

언젠가 다시 힘들 때 손을 내밀어볼 수 있는 친구를 만나 기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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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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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제목만 보았을 땐 귀여운 펭귄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굿 이브닝, 펭귄』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제가 알던 '펭귄'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13년간 숨어 있던 그 놈이 깨어났다!"

그동안 숨어 있었던 그 놈, 펭귄.

펭귄의 탄생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

과연 '펭귄'은 어떤 존재일까......


음......

책이 그리 쉽사리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갸우뚱하게 만든 이 책.

이 책에서 말하는 '펭귄'의 존재.

펭귄은 흉측한 외모와 통제 불가능한 성질머리를 가졌다. 문제는 이게 자신의 일부라는 것. 미워도 오른손이고, 작고 흐리멍텅해도 내 눈이다. 온몸이 지옥에 가는 것보다 죄를 저지른 오른손을 자르는 게 낫다지만, 그건 천국에 갈 때 이야기다. 어차피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면 오른손이라도 있는 편이 견디기 낫다. 인정하자. 우리의 펭귄을.

그러니까, 인사를 하자.

"안녕, 펭귄." - page 8

그렇게 저 역시도 '펭귄'의 존재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펭귄은 특이하게도 굿모닝, 굿 애프터눈 보다는 굿 이브닝에 반응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굿 이브닝, 펭귄』!


펭귄의 탄생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펭귄의 얼굴이 흉악하게 변하게 되면서 성장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펭귄'이라하면 귀여운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저에게 이 책 속의 '펭귄'은 조금은 음흉하고 통제불능인 문제아처럼 보였기에 낯설기만 하였습니다.

야동을 볼 수 없게 된 펭귄은 질질 울었다가, 화를 냈다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얼굴이 바뀌었다. 조울증 같았다. 펭귄이 가야 할 곳은 동물병원인데, 동물병원은 의료보험도 안 된다. 병원에 끌고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강제로 입원당할 것 같았다. - page 127

변태 펭귄........


하지만 이런 펭귄도 '삼포세대' 앞에선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청년들의 모습.

이를 대변한 '펭귄'.

"가져간 거, 돌려줄게."

뭘?

"오늘부터 생각은, 네가 해."

펭귄이 숨을 헐떡이더니 갑자기 단단하게 일어섰다.

무리하지 마. 난 괜찮아, 펭귄.

"나도 괜찮아."

펭귄은 역사상, 가장 거대하게 커져 있었다.

처음이면서 마지막이었다. 펭귄만 생각하며 악수를 했던 것은. 다른 누구도,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다. - page 252


낯설었던 펭귄이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소설은 끝이 나버렸습니다.

펭귄의 탄생과 더불어 보았던 남자의 인생.

지금의 현실 속 청년들의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가슴이 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번쯤 이런 소설을 만나 색다른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여자이기에 조금 이해할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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