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이 닿을 때까지
강민서 지음 / 씨엘비북스(CLB BOOKS)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독 봄이 되면 '로맨스'를 찾아 읽곤 합니다.

핑크빛 사랑 이야기를 읽고 나면 어느새 제 주변도 핑크빛으로 물드는 것이...

'사랑이 이래서 좋은 거였지...'

하며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그 감정을 다시금 일깨우게 되는데...

이번에 읽게 된 이 소설.

풋풋한 연애를 시작한 새내기 커플, 가슴 절절한 짝사랑 중인 이들, 이미 지나온 첫사랑을 기억 저편에 조용히 묻어두고 살아가는 이들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독자들의 사랑 본능을 자극한다고 하니 소설 속 이들의 사랑의 모습...

짐작하기보단 읽는 것이 답이 아닐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

두근거리며 읽어보았습니다.

직진밖에 모르는 여자와

예기치 못한 사랑에 빠진 남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또다시 봄이 찾아온다.

두 손이 닿을 때까지



스물세 해. 이때까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껴 본 적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레타는 단언할 수 있었다. 여태까지의 삶에서 이렇게 강렬한 사랑을 느껴 본 적은 없다고, 이것이야말로 진짜 사랑이라고. - page 9

리에보 백작가의 다섯 째 막내인 '그레타'.

재능을 뽐내며 각자의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언니 오빠들과는 달리 이제 막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특별히 하고 싶은 일도 없고 가문을 이을 필요도 없고 결혼도 하지 않아 아직 집에서 여유롭게 생활하고 있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번개처럼 사랑이 내리꽂히게 되는 사건이 일어나는데...

초대 황제의 절친한 친구였던 신궁 리에보의 혈통을 이은 리에보 백작가의 사람들은 모두 활을 잘 쏩니다.

그 덕에 그레타가 가장 즐기는 취미 중 하나가 바로 활쏘기였습니다.

그레타가 아카데미에서 집으로 돌아온 뒤 처음으로 열린 황실 주최의 메추리 사냥대회에 참여하게 됩니다.

무난하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던 사냥대회에서 하필, 아니 무슨 운명의 장난처럼 곰이 그레타 눈앞에 나타나게 됩니다.

강철 같은 정신력을 가진 리에보 백작 가문의 막내답게 침착하게 행동하며 곰을 향해 화살을 쏘았고 곰의 왼쪽 눈에 명중을 하였지만 화살 한 대로는 거대한 곰을 쫓아낼 수 없기에 몹시도 화가 난 곰으로부터 두 번째 행운을 바라던 찰나.

혜성처럼 빠르게 누군가가 그레타와 곰 사이로 끼어들고 거대한 검으로 상대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목표만을 바라보는 흔들림없는 시선.

잔잔한 호수 같은 침착함.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유려하게 움직이는 그의 몸짓.

그는 바로

외팔의 검사.

황태자의 측근.

평민이었으나 대 마물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전공을 세우며 황태자의 목숨을 여러 번 살린 구국의 영웅.

가장 영예로우나 단지 그 이름이 가진 명예뿐인 아단티에 공작위를 이어받은 남자.

대 마물 전쟁의 마지막 전장에서 검사로서 가장 중요한 오른팔을 잃은 비운의 영웅.

'리가헨 솔 아단티에' 였습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그 순간부터 그레타의 세상이 라가헨이라는 한 남자로 가득 차기 시작합니다.

"아닌 건 아닌 거야! 아무리 많은 걸 보고 듣고 해도 사람이 살면서 겪는 모든 사건, 모든 경험은 그 순간 단 한 번이란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을 특별하고 운명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하고는 해. 사실 돌아보면 기사에게 도움을 받는 일 따윈 평범하기 짝이 없는 건데, 넌 그저 그게 너한테 일어났다고 운명적인 것으로 착각하는 것뿐이고. 아휴, 이 가엾은 것아. 쯧쯧."

"리차드 리에보, 이 모순덩어리야! 네 말대로라면 모든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특별하고 운명적인 거잖아! 나는 내 운명적인 만남을 운명적인 사랑으로 만들 거야!"

"운명적인 사랑은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 그리고 운명적 사랑 타령하면서 남의 뒤를 캐는 건 무슨 계략과 음모냐! 이 ㅇ악마도 울고 갈 녀석!"

"시작은 운명일지 몰라도 끝까지 운명일지는 모르니까 차곡차곡 준비해서 만들어야지! 아악! 됐어! 안 해 주면 네 침대 밑에 있는 것들 죄다 아빠한테 이를 거야!" - page 27 ~ 28

살면서 아직 제대로 된 사랑을 경험해 보지 못한 서툰 그레타는 그렇게 리가헨과의 사랑을 시작해 보려 하지만...

리가헨 역시도 연애 경력이 전무하고 무엇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아픈 유년기를 보내며 남녀 관계를 믿지 못하기에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레타를

"아무래도 영애께서는 내 팬이 되신 것 같다."

"네?"

"황태자 전하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어. 젊은 귀족 여성 팬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리에보 영애께서는 전하께서 말씀하신 여성팬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계셨지. 여태 기사들이 팬이라며 대련해 달라고 덤비던 것과는 기분이 무척 다르더군." - page 67

이 순진한 건지 눈치가 없는 건지...

아무튼 그레타가 리가헨에게 편지를 주고받자는 제안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며 이들의 감정은 조금씩 커지게 되는데...

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

이들의 두 손이 닿아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설렘 가득한 사랑 이야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살면서 행복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하던 라가헨을 바라보던 그레타의 심정.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렇게 슬퍼진다고 왜 누구도 말해 주지 않은 걸까. 하물며 서로 오가는 마음도 되지 못한 반쪽짜리 사랑인데도 이렇게까지 아플 수 있다는 걸 왜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은 걸까. 사랑이라는 마음을 알기 전보다 슬퍼할 일이 하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걸 왜 누구도 알려 주지 않은 걸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 page 167

그에게 진짜 행복을, 사랑을 통해 알아가는 모습에서 절로 미소가 나왔었습니다.

"저는 지금 행복한 것 같습니다. 내 행복의 이름이, 그레타 당신인 것 같아요." - page 443

읽고 난 뒤 가슴이 몰캉몰캉해졌습니다.

아~너무 좋다!!

봄바람 타고 적셔준 로맨스에 잠시만 흠뻑 빠져있고자 합니다.

이 봄이 가기 전 그레타와 리가헨의 알콩달콩한 로맨스에 한 번 빠져보시는 건 어떨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23-04-16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로맨스 좋지요. 저번에 추천해주신 탐정 홍련 이야기도 재밌게 봤습니다. 이 책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