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왈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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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끝없이 확장되는 상상력과 거대한 질문으로 독자들을 사로잡는 그.

무엇보다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독자들 앞에 나타나 질문을 던져줘서 저 역시도 감사하기만 한데...


이번엔 죽음 이후의 세계, 전생, 기억, 자유 의지라는 자신만의 핵심 주제를 한층 더 거대한 스케일로 돌아왔으니...!

도대체 그의 상상력의 끝은 어딜까...?!

정말 그는 천재가 아닐까! 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니, 끝이 없어야 계속 작품을 써 주시겠죠?!!)

이번 소설에서는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지...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전생의 문이 열리는 순간,

세상을 구할 마지막 단서가 깨어난다


영혼의 왈츠 1





파란 눈에 빨간 머리를 길게 기른, 스물셋 '외제니 톨레다노'

그녀와 아버지 '르네 돌레다노'는 파리 울름가 26번지에 위치한 퀴리 병원에 안절부절못하며 서 있습니다.


「구조대원들한테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너희 엄마가 길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는구나. 그걸 보고 행인들이 응급 구조 요청을 해 현장에 출동했고, 거리가 가장 가까운 이 병원으로 데려왔대. 일단 응급실로 이송해 놓고 나서 나한테 연락을 한 거고. 그 연락을 받자마자 나는 너한테 전화를 걸어 여기로 오라고 한 거란다.」 - page 15


낙상한 사람치고는 활력과 생기가 느껴지고 눈빛도 형형해 보이는 어머니 '멜리사 톨레다노'

하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읽히는데...


「두 사람, 내 말 잘 들어. 내가…… 내가 말이야. 아카샤 대도서관에 갔다 왔어. 거기서 봤는데…… 내가 봤다고…… 가능한 미래 하나를…….」

...

「몽매주의 세력은 과거에 수없이 세계를 지배하려고 했어. 인류를 자신들의 노예로 만들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지. 하지만 이번에는 그들의 뜻대로 될지 몰라…….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들이 승리한다면 어둠의 힘은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세력을 뻗치게 될 거야.」

...

「아카샤 대도서관에서 봤어……. 오는 13일, 금요일에 그 어둠의 주먹이 세상을 향해 날아올 거야. 그자들은 대혼란을 일으킨 다음 무질서를 틈타 세상을 지배하겠다는 속셈이야. 자신들의 실체를 철저히 숨긴 채 말이야. 그들은 프랑스 혁명이 그랬듯이 이곳을, 프랑스 파리를 시발점으로 삼을거야.」

...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여보.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을 이제 이 아이한테 알려 줘요. 내 생각에 외제니는 충분히 V.I.E.를 받아들일 수 있어요.」

...

「한 가지 더……. 중요한 게 하나 더 있어. 사랑할 상대를 찾아. 흔해 빠진 사랑이 아니라, 외로움을 덜어 줄 사랑이 아니라, 위로받기 위한 사랑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찾아. 너와 운명적으로 연결된 상대, 네 부족함을 보완해 줄 상대를 찾아야 해.」

...

「네 영혼의 형제를 만나야 비로소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 그는 네 역량을 배가시켜 줄 거야. 네 영혼의 형제를 알아보는 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야, 아주 간단해. 그 방법은…….」 - page 16 ~ 19


외제니 톨레다노는 어머니에게서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듣게 되는데...

아버지로부터 듣게 된 이야기


「예전에 아빠가 <퇴행 최면>이라고 불리는 심리 기법을 접할 기회가 있었어. 최면을 통해 우리의 먼 과거를 탐구하는 기술이지. 오팔 에체고옌이라는 공연 전문 최면사한테 이 기술을 전수받은 덕분에 내 지난…… 전생들을 방문할 수 있었어. 아, 물론 방문했다는 환상을 가지게 된 건지도 몰라.」 - page 23


그러니까 어머니가 외제니에게 한 이야기는 


다가오는 파국을 막기 위해서는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여러 삶 속으로 들어가 현재를 구할 열쇠를 찾아오라는 것


이었습니다.

기한은 13일 금요일까지 

D-5


그리하여 외제니는 12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인류가 불을 발견한 선사 시대의 동굴부터 시작해

문자가 태어나고 기록이 쌓이던 문명의 초창기 수메르와 이집트,

<수학>과 <철학>이 탄생한 그리스로

전생 체험을 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세계를 만들었고

어떤 지식을 남겼으며

또 무슨 힘이 그 세계를 무너뜨리려 했는지

에 대한 단서들을 모으기 시작하는데...


「넌 눈으로 본 걸 그대로 그림으로 옮길 수 있는 비상한 재주가 있어. 이 재능으로 인해 네가 가진 V.I.E. 기술이 한층 더 빛을 발하게 될 거야.」

「엄마한테 물려받은 재능이에요.」

외제니가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한다.

「엄마…….」

그녀가 심호흡을 크게 한다.

「어쨌든 수메르인으로 살았던 <기억> 덕분에 어둠의 세력의 암약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어요.」

외제니가 벽에 걸린 가면들을 휘둘러본다. 가면들의 시선이 마치 그녀를 심판했던 대천사들의 시선처럼 느껴진다.

가면들이 그녀에게 일제히 말하는 것 같다.

전생에서 해내지 못한 일을 이번 생에서는 해낼 수 있겠어요? - page 349


과연 외제니는 과거의 삶들 속에서 현재를 구할 열쇠를 찾을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반복되어 온 파국의 흐름을 멈추고, 인류는 다른 미래를 선택할 수 있을까...?

2권으로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전생과 문명사, 아포칼립스가 맞물렸던 이야기.

그리고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무엇을 다음 세대에 남겨야 하는가

세계가 무너져 가는 것 같은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희망을 꿈꿀 수 있는가


그렇지 않아도 문명이라는 이름 아래 야만으로 돌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일침을 놓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전작을 읽었다면 이번 책은 '종합선물세트'와도 같았습니다.

전생, 기억, 문명...

그전까지 각각을 살펴보았다면 이제는 한데 어우러져 좀 더 확장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해 주었다고 할까...

그리고 이 이야기는 마냥 소설로만 그칠 수 없었던, 지금의 우리 모습을 자꾸만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왜 우리는 잘못된 것을 반복하는가......


책 속의 외제니가 전생에서 행했던 일들...

기록함으로써 문명의 발달을 돕고 있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반드시 그 해답을 찾아보러 2권으로 달려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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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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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수용소에 갇히게 되었던 그.

추위, 굶주림, 폭행 그리고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의 의지를 되새기며 마침내 살아남았던 그.

바로

'빅터 프랭클'

그의 저서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 강제 수용소에서 겪은 고통스럽고 참혹한 경험을 누구보다 건조하게, 그렇지만 또 누구보다 따뜻하게 그려내면서 우리에게 왜 살아야 하는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일러주었었는데...

이 책을 마주한 순간 예전에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그 느낌이 다시금 떠오르면서 전율이 일었습니다.

이번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

또다시 제 삶에 내려질 씨앗들...

찬찬히 펼쳐봅니다.

"삶은 인간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인간은 자신의 삶으로 대답한다."

미출간 유고작에 담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

죽음의 수용소 이후


이 책은 빅터 프랭클 문소 보관소가 발굴하고 정리한 글들로

1946년부터 1984년까지 서로 다른 시기에 이뤄진 강의들을 풀어낸 것으로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인간의 자유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가

와 같은 인간 존재의 근원적 물음들을 다시 꺼내 보이며,

우리에게 또다시 삶의 의미에 대해 일려주고 있었습니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그의 손자 '알렉산더 베셀리프랭클'의 서문이 있었는데...

할아버지의 인생을 생각해보며, 나는 자문했다. 당신을 지탱해주던 모든 것, 아내와 어머니, 형제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송두리째 포기해야 했을 때, 할아버지는 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어떻게 산산이 부서지고, 원망으로 가득한 사람이 되지 않을 수 있었을까? 할아버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빈으로 돌아왔을 무렵이 강제수용소에서 지낼 때보다 더 힘들었다고 적었다. 수용소에서는 목표가 분명했다. 살아남아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 만나는 것. 그런데 돌아왔을 땐 살아남을 '이유',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사라져버린 것이었다. 그즈음 이와 비슷한 운명을 겪은 많은 이가 크나큰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고, 할아버지 역시 그런 선택을 고민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그러는 대신 당신에게 남은 단 하나의 의미 있는 과제를 굳게 붙들었다. 그렇게 다시 의사이자 작가로서 일을 하기 시작했고, "우리가 삶에 무엇을 기대하느냐가 아니라, 삶이 우리에게 무엇을 기대하느냐가 중요하다"라는 당신이 신조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기 시작했다. - page 9

그렇게 그는 하반신이 마비된 채 심리학자가 되어 다른 환자들을 돕는 청년을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삶을 '기념비 같은 삶'으로 받아들인 노인을

사랑하는 아들의 죽음을 견디며 그 슬픔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한 부모의 이야기

를 통해

인간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끝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존재

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역시나 이번 책에서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나의 안일한 생각을, 삶의 방향성을 잃어 갈피를 못 잡던 저에겐 또다시 일침을 가해주셨기에 그 어떤 문장도 허투루 넘길 수 없었고 이제부터라도 삶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연장선이었기에 다시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이 책을 마주하게 된다면 보다 인간답게 살아갈 해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튀르크하임에서 끔찍한 고통을 겪고 살아남은,

거의 죽을 뻔했고, 사랑하는 이를 거의 다 잃었던,

그보다 더 큰 고통을 견딘 이가 있을까마는 그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아우슈비츠가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고통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

어떤 사람에게 가장 힘들게 다가오는 일이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에 비하면 작아 보일지 몰라도, 그건 그 사람의 인생에서는 가장 힘든 경험이고

고통 없는 인생은 없고 그 고통은 다양한 모습을 띤다

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각자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뭔가를 창조하거나 성취함으로써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고통을 용기 있게 받아들임으로써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면서 살아가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는 매우 개인적이고 물질주의적이 되었는데

'타인에 대한 사랑'

이 삶의 의미를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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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 이후 - 빅터 프랭클이 남긴 인생 강의
빅터 프랭클 지음, 유영미 옮김 / 북하우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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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 주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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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 帛書 - 125년 만에 도착한 편지
이상훈 지음 / 책마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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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복 입은 남자》로 처음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고

김의 나라》를 읽으며 그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역사소설가 '이상훈'

그래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덥석 이 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그리고난 뒤 소개글을 보니...

1801년에 순교한' 황사영', 그가 쓴 '백서'에 대한 내용이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천주교 신자이지만...

얼핏 듣기만 했지...

잘 몰랐던...!

(죄송합니다...)

이번에 그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며 새겨보도록 하겠습니다.

125년 만에 도착한 편지 <백서>로 인해

한국 천주교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황사영의 <백서>를 중심으로 한국 천주교 탄생

기적의 스토리를 실증적으로 풀어낸 고뇌의 역작

백서

할아버지는 순교자의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살아서 끝까지 신앙을 지켜내고 이어간 이름 없는 수많은 희생자 중의 한 분이었던,

그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고 싶었던 '진복'

충북 제천의 배론 성지 황사영 토굴에서

황사영이 쓴 가로 62cm, 세로 38cm의 흰 비탄에 13,311자의 작은 글씨로 빽빽이 써 내려간 백서를 보고 전율을 느낀 진복은

'어떻게 이 토굴 속에서 육안으로도 보기 힘든 깨알 같은 글씨를 붓으로 써 내려갔을까?'

'황사영은 이 편지를 쓰면서 과연 이 편지가 북경의 주교를 통해서 로마의 교황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이나 했을까?'

그렇게 황사영의 발자취를 쫓아가게 됩니다.

1775년 황석범의 유복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황사영

1790년 16세의 나이로 진사과에 장원급제하자 정조가 기특하게 여겼고

"... 반드시 대과에 합격해서 짐을 도와서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 힘을 쏟아라. 네가 이십 세 되는 해에 내가 너를 다시 부르리라. 지금의 네 실력이라면 대과 합격은 이미 따놓은 당상이다. 이리 가까이 오라." - page 16

정약용 역시도

"전하께서 특별히 하명하시지 않았느냐? 나보다 똑똑한 우리 형님들도 계시니 네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page 17

며 그를 어여삐 여겼습니다.

그러다 황사영은 운명적으로 정약용의 큰형 정약현의 딸 정명련에게 반해 결혼을 하게 됩니다.

"낭자의 기도하는 모습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와 같습니다."

"과찬이십니다. 그런데 천주교에서는 선녀가 아니라 천사라고 합니다. 제 기도하는 모습이 천사와 같다고 하심은 과찬이십니다. 저는 아직 기도하는 방법도 자세히 모르고 외숙부가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 것뿐입니다."

"외숙부님 함자가 어떻게 되십니까?"

"경주 이씨에 벽자 쓰시는 광암 이벽이온데 제 어머니의 남동생이옵니다."

"낭자의 외숙부님이 그 유명한 이벽 어른이신가요? 저도 함자를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성호 이익 선생님의 실학사상을 이어오시는 분이 아니십니까?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천주학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어놓으셨습니다." - page 23 ~ 24

이 또한 운명이었던 것일까...

처갓집의 영향을 받아 '천주학'을 접하게 된 황사영의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의 역사 속 조선교회의 사정과 박해는 상상 그 이상의 끔찍함이 있었습니다.

천주교를 핍박하는 조선의 사정을 황사영이 시골의 어린아이에 비유하며 말한 것이 있었는데...

"이 나라 사람들이 성교회를 혹독하게 해치는 것은 그 인간성이 혹독하고 잔학해서가 아니라 사실은 두 가지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하나는 당끼리의 당파싸움이 몹시 심하여 이런 것을 빙자하여 다른 당을 배척하고 모함하는 자료를 삼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견문이 넓지 못해 안다는 것이 오직 송학, 성리학뿐이므로 자기와 조금만 다른 행위가 있으면 그것을 천지간의 큰 괴변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를 비유하면 궁벽한 시골의 어린아이가 방 안에서만 자라 바깥사람을 못 보다가 우연히 낯선 손님을 만나면 반드시 깜짝 놀라 우는 것과 같습니다." - page 160

그리하여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렸어야 했고 그럼에도 지켜나가고자 했던 이들...

가슴이 아프다는 말보다 더한 말이 있다면 아마도 그 말이 아니었을까...

지금의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들을 위해 기도드리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주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거나 순교하지 않았지만, 순교자보다도 더 힘들게 살면서 천주님의 계명을 지키고 복음을 전파한 이름 없는 신앙의 선조들을 기억하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page 54

그가 '백서'에 1785년 이후의 조선교회의 사정과 박해에 대하여 간단히 설명하고,

신유박해의 상세한 전개 과정과 순교자들의 약전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주문모 신부의 활동과 죽음에 대하여 증언한 다음

끝으로 폐허가 된 조선교회를 재건하고 신앙의 자유를 담보할 방안을 언급하였는데 이것이 논란이 되어버렸으니...!

종주국인 청국 황제에게 청하여 조선도 서양인 선교사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하거나

아니면 조선을 청국의 한 성으로 편입시켜 감독하게 하거나

그도 아니면 서양의 배 수백 척과 군대 수만 명을 보내 신앙의 자유를 허용하도록 조선 조정을 굴복시키는 방안 등을

제시하였다 것으로 정순황후 정권은 관련자들을 즉각 처형함과 동시에 천주교인들에 대한 탄압을 더 강화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백서에서 청국에 관한 내용은 빼고 서양 군대 파견을 요청한 사실만 적은 가백서를 작성하여 박해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청나라 예부에 제출하게 했습니다.

이것이...

"나는 우리 교회도 문제가 많다고 봐. 아직도 황사영이 성인 반열에 오르지 못한 것은 우리 후손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해."

"황사영이 평화적인 방법이 아닌 외세의 무력을 끌어들이는 폭력적 방법을 원한 것 때문에 천주교 내에서도 그를 순교자로 인정하고 로마에 시성 시복을 청하자는 데는 찬반이 갈려 있었는데 일반 신자들보다 성직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더 심했어.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순교자라는 것은 확실하지만 공식적으로 황사영을 공경하라는 말은 하지 못하고 있어.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교회에서 반성하고 황사영을 성인의 반열에 오르게 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어. 황사영은 순교자이기는 하나 백서 사건이 국가적 시각으로는 반역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시복 시성이 오랫동안 미루어져 왔다가, 2013년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에서 선정한 이벽 요한 세례자와 동료 132위에 포함되어 시복 절차가 진행 중이야." - page 179

세계 어디 나라도 교회 성직자들의 선교 사업 없이 교회가 세워진 곳이 없는데 유독

'조선'

이라는 나라는 교황청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 성경을 읽고 선교사 없이 자생적으로 교회를 만든 유일한 나라였습니다.

종교를 위해 목숨을 내어놓았던 그들인데 지금의 우리는 어떠한가...

"그것은 목숨을 내어놓을 만큼 우리의 종교가 확신을 주지 못하는 것일까?

...

지금 인공지능이 모든 것을 삼킬 듯이 세상을 바꾸고 있지만, 인공지능도 결국은 사람이 만든 것이야. 그것이 나는 진화라고 생각해. 세상 모든 것이 우연히 만들어지지는 않았어. 태초에 창조주가 계시고 창조주가 만든 자유의지의 인간이 진화하면서 오늘날의 과학문명을 만들어낸 것이야. 과학이 발전할수록 창조주를 믿는 과학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이러니일까? 나는 하느님을 믿어. 우리의 순교자 선배들이 목숨을 걸고 하느님의 존재를 증명한 것처럼 하느님은 지켜보고 계시는 것이야. 하느님의 존재가 죽음 후의 대답이라고 나는 생각해. 요즘 물질 만능에 빠져 하느님을 등한시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순교자들은 죽음으로 그 해답을 말해주고 있어." - page 318 ~ 319

종교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에게 질문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읽는 내내 속상했습니다.

만약 내가 그 시대 그 상황에 처했다면 그들처럼 했을까...

신실한 믿음으로 살았던 그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오늘부터라도 기도 생활을 열심히 해 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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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구트 꿈 백화점 0 - 달러구트와 양치기 소년 이야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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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꿈 백화점' 신드롬을 일으킨 '이미예' 작가.

첫 만남이 2020년이었고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한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

그곳엔 범상치 않은 혈통의 주인장 '달러구트'를 비롯해

최측근에서 일하게 된 신참 직원 '페니'

꿈을 만드는 제작자 '아가넵 코코'

...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었던 이 소설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물론 저에게도 공감과 따뜻한 위로를 선사하고 있었는데...

1권과 2권을 만나고...

한동안 뜸했습니다.

그러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시리즈의 마법 같은 여정의 마침표가 될 이번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꿈 백화점'의 태동기를 다룬 이번 이야기.

전작으로부터 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젊은 달러구트의 모험과 성장 이야기를 들려준다는데...

첫 시작이자 피날레를 장식할 이번 이야기.

아쉽지만 또다시 달려봅니다.

"마침내 달러구트의 마법 같은 과거가 밝혀진다!"

청년 달러구트의 환상적인 모험과 놀라운 비밀

모두가 기다린 '꿈 백화점' 시리즈의 처음이자 마지막 이야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 0


이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달러구트가 아직 가게를 물려받기 전의 기록이다. 당시만 해도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이름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고, 대신 사람들은 그곳을 아주 오랫동안 '세 번째 제자의 유서 깊은 가게'라고 불러왔을 뿐이었다.

이것은 바로 그 시점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다. - page 9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를 도와 '세 번째 제자의 유서 깊은 가게'를 운영하던 '달러구트'.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가 실종되면서 열아홉 살의 나이로 홀로 가게를 지키며 밤낮없이 엄마의 행방을 찾아 헤맵니다.

그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가 사라지기 전 가게를 담보로 큰 돈을 빌리셨고,

빨리 빚을 갚지 못하면 가게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돈을 갚기 위해 일을 구해보고자 하지만 꿈과 잠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이곳에서 달러구트는 심각한 불면증으로 마을 사람들이 그를 멀리하고 일자리마저 구할 수 없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할까...!

"내 동생이 불면증인 것 같다고."

...

"달러구트, 네가 좀 도와줬으면 좋겠어. 넌 오랫동안 그걸 겪었으니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을 거잖아? 효과가 있는 거라면 뭐라도 좋아. 도와준다면 반드시 사례할게. 보다시피 나도 곧 가게를 정리해야 하는 입장이라 큰돈은 못 내지만……." - page 73 ~ 74

불면증 치료를 하면서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고

그러다 누구든 잠을 푹 자게 해준다는 '양 세는 꿈'을 알게 됩니다.

'양 100마리를 세면 어디서도 꿔보지 못한 꿈을 보여드립니다. 평소보다 더 깊은 잠을 약속합니다.'

상자에 적힌 문구 아래 검은 양 그림이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더 진짜 같은 모양새였다. 달러구트는 한참 동안 검은 양을 쳐다보다가 마침내 상자를 열었다. 검은 양처럼 새까맣고 울퉁불퉁한 꿈은 이렇다 할 포장도 없이 덩그러니 상자 속에 들어 있었다. 루페를 갖다 대자 짐승의 털 뭉치 같은 것이 소용돌이치는 게 보였다. 파란 것과 하얀 것, 붉은 것도 섞여 있었는데, 그건 그가 평생 보아온 어떤 꿈의 형상과도 달랐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만든 건지 전혀 가늠할 수 없었다. 확실한 건 달러구트가 아는 어떤 제작자도 이런 꿈을 만든 적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 page 107

달러구트는 꿈 상자에 적힌 대로 양을 세기 시작하다가 꿈속에서 기묘한 모습의 검은 양과 양치기 소년을 만나게 됩니다.

자신을 늑대라고 우기는 검은 양은 달러구트가 잠들 수 없는 이유를 알고 있다며 알 수 없는 말을 하곤 한 입에 삼켜버리는데...

스산하고 불쾌했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4시간 넘게 잔 희열에 점점 위험한 꿈의 유혹에 빠져들게 됩니다.

얼추 빚을 갚을 만큼 돈을 모았던 달러구트는 발레곤에게 찾아갔지만

"돈은 충분하지만 빌린 사람이 직접 가져와야 해요. 본인 확인은 거래의 기본이잖아요. 대충 속아 넘어가려고 해도 당신은 심포니와는 너무 다르게 생겼네요. 어머니랑 안 닮았다는 소리 많이 듣죠?"

"뭐라고요? 우리 어머니가 실종 상태라는 걸 당신도 알고 있잖아요!"

...

"강제 집행일까지 2주 정도 남았네요. 그 안에 어머니가 돌아오길 진심으로 기도하죠. 그런 의미에서 이자가 더 불어나지는 않도록 특별히 사정을 봐줄게요." - page 145 ~ 146

엄마의 행방을 좇아가던 달러구트.

이번엔 엄마를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양 세는 꿈'을 만든 이는 누구일까...?

이번 이야기는 가장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그 어떤 이야기보다도 기발하고 매혹적이었던...!

(반전이 있기에 더 짜릿했습니다!)

"다수의 연구 결과에서 밝혀진 건데, 꿨던 꿈들이나 우리와 나눈 대화가 기억 저장소와는 별개로 무의식 속에 각인된다는 거야. 자아 뒤에 각인된 비현실의 경험들은 현실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채로 오직 꿈과 꿈 사이의 징검다리를 건널 때만 나타나 꿈을 사는 데 영향을 준다는 거지……. 그럼 손님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게 결코 헛수고가 아니라는 거잖아?" - page 117

잠은 삶의 유예가 아니라, 나를 온전히 수용하고 복원하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의 쉼에 더없이 관대해지시기를 바랍니다. - page 298

오늘 밤엔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어야겠습니다.

꿈 백화점의 주인으로 거듭난 달러구트.

다시 정주행을 해보고자 책장에 있던 책들을 소환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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