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찾아오던 우울증을 떨쳐버리기 위해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다가 해답을 발견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고전으로부터 길어올린 삶의 정답지.
고전은 모양이 없다. 나는 모양이 있다. 내가 고전을 읽으면 고전이 내 모양으로 바뀐다. 그 고전은 세상과 싸울 어떤 무기보다 단단한 갑옷이 된다.
모양 없는 고전을 내 모양의 갑옷으로 만들어 겹겹이 입어야 한다.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특히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순간순간 내 약점이 노출된다. 수천 년의 지혜가 녹아 있는 고전이 아니고서야 내 약점을 막아줄 존재는 없다. 그러니 사람에게 묻지 말고 고전에 물어라. 이미 모든 고난과 역경을 겪어온 경험이 농축된 고전에서 답을 구하라. - page 7
누구나 이 고민을 품고 살아가지 않나 싶었습니다.
'과연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변신』을 읽으며
자신의 꿈이나 내적자유를 추구하기보다 외부적인 경제 상황을 먼저 해결한 것. 금방 해낼 수 있으니 현재를 조금만 희생하자 마음먹은 것. 하지만 그렇게 미루다보면 결국 죽음 앞에 갈 때까지 꿈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걸 모른 채로 살아왔다. - page 17
벌레가 되자. 벌레가 된 순간, 인간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내면의 나 자신과 대화하라.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이 보이고 들릴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고 자신과 대화한 후에 다시 인간으로 변신하라. 그리고 살아라. 원래 당신이 태어난 이유로! - page 21 ~ 22
끌려다니는,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이성에 지배받는 우리들이 잠시 벌레로 '변신'시켜 자신을 돌아보며
『돈키호테』를 통해
녹슬어 사라지지 않고 닳아서 사라지는 게 훨씬 아름다운 삶이라는 사실을. 조카딸과 시종이 해주는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좀 더 오래 살아보려고 함은 그저 녹슬어가는 것이지 진정으로 삶을 사는 게 아님을 깨쳤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당장 죽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모험을 떠났다. 잘 죽기 위해서. - page 33
하루를 살아도 내가 결정한 삶을 살아야 함을,
기회가 된다면 『토지』의 서문을 꼭 한번 정독하며
이게 바로 삶이다. 제대로 사는 사람의 삶. 한없이 망설여지고, 고통이 밀려오지만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 page 62
고통은 저주가 아닌 인간을 비약적으로 날아오르게 만드는 고통임을,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주인공의 입을 빌려 말한
"자신을 구하는 유일한 길은 남을 구하려고 애쓰는 것이다."
내 삶을 완성하기 위해서 '남'을 위해 살라고
고전은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밝혀주고 있었습니다.
왜 이 책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고전을 열심히 읽은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렇지 않고서 고전으로부터 답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음에...)
무엇보다 고전으로부터 자신의 삶의 방향이 어떻게 변화하게 되었는지 경험담이 담겨 있었기에
공감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고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어떻게 읽고 받아들여야 함을, 나아가 제 인생의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이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나' 자신만 생각하는 방향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수백 권의 책을 읽고서야 '나'가 아닌 '남'이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나를 위해서 생산하지 말고 남을 위해서 생산한다? 결국 세상에 필요한 가치를 만들면 되겠구나!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 질문이 내 인생을 바꿨다. '가치'는 '같이' 사는 것이다. 나도 살고 남도 살 수 있는 방법, 그것이 가치다. - page 78 ~ 79
그래서 저는 이번을 계기로 우선 『이반 일리치의 죽음』과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어보아야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는 '나만의 책 만들기 에디션'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만의 책 만들기 노트'가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