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앱에 침팬지를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하는 과학적인 근거?
우주에서 33마리 새끼를 낳은 최초의 지구 생명체는?
인류 역사에서 가장 시원한 여름은 몇 년도였을까?
택배 상자에 구멍을 뚫기 위해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는?
공소시효 때문에 바다에 살지 못하는 돌고래?
매머드 화석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저에게 '과학적' 사고가 없었기에...
솔직히 질문들을 보고는 의아함이 앞섰던...
덕분에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을, 태도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바로 '과학문해력'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픈 말이 있었으니...
요즘 세상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기후는 다시 고생대 석탄기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한동안 태평성대를 누리는 것 같더니만 다시 전쟁의 냄새가 난다 국정농단이라는 말도 쉽게 들린다. 어떤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할까? 따뜻한 과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 우리는 조금 더 명랑하게 살 권리가 있다. - page 9
58가지 세상과 인간 이야기.
새삼 알게 된 이야기도 있었고 그동안 '과학'이라하면 복잡한 수식, 이분법적 방식이라는 관념을 지녔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과학은 학문을 넘어 세상을 보는 본질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가슴 답답한 요즘.
'사이다'처럼 탄산으로 짜릿함을 느껴보고 싶은데...
왜 몸이 탄산을 바라는 것일까...?!
우리 몸의 센서는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감지한다. 그래서인지 탄산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물에 녹은 탄산이 입 안에서 터질 때 혀와 입천장은 희열을 느낀다. 샴페인과 맥주에서도 우리는 같은 재미를 느낀다. 그것을 우리는 '시원하다'라고 한다. - page 125
역시!
괜히 찾는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사이다 발언'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사이다를 많이 마셔도 갈증이 해소되지는 않는다. 사이다나 커피를 마신 후 조금만 있으면 금방 소변이 마렵다. 사이다를 마시면서 보충한 수분보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수분이 더 많아진다. 그 결과 혈액의 점성이 높아진다. 사이다를 마시면 당장은 시원한 것 같지만 갈증이 더 심해져서 결국 물을 따로 마셔야 한다. 시민들이 사이다 발언을 쏟아놓으면서 시원함을 느낀다고 해서 정치가들마저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더욱더 목마를 수박에 없다. 시민들의 발언과 정치가들의 발언이 달라야 하는 이유다. 새 시대의 정치가는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는 리더여서는 안 된다. 시민의 갈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주는 팔로어여야 한다. - page 127
개인적으로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기 전!
제대로 된 사람이어야 함을!
또다시 가슴이 답답해져옵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탈탄소 정책에 원자력 발전소는 필요한 요소라 작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폐기물 문제도 있고...
12년 전 일본 도후쿠 대지진의 여파로 제법 시끄러웠는데...
실제로 방사성 오염수를 방출하면 수산물을 먹을 수 없게 되고 우리 건강에 해로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제일 간단한 방법은 일본이 계속 자기 땅에 보관하는 것이다. 일본도 사정은 있기 마련이라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배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안정성은 단지 산수의 결과다. 그런데 산수는 애벌레나 민달팽이보다 힘이 없다. 그 힘을 키우는 방법이 있다. 각 나라 과학자들을 초대하고 그들이 투명하게 다 돌아다니면서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샘플을 채취하고 분석하게 하면 된다. 다들 문제를 그렇게 푼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그렇게 하는 게 상식이다. - page 215
그래서 우리도 검증단, 사찰단 또는 유람단,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를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일본에 갔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그들이 할 수 있는 실효적인 조치는 아무것도 없었던...
이게 맞는가?!!
산수 좀 한다는 사람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들은 자신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 측정 데이터없이 책상에서 이론과 추론으로 하는 이야기를 합리성이라고 포장하면 안 된다. 전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 시료 채취에 비협조적인 일본의 태도에서 그들의 주장을 의심하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다.
일본이 매출하는 방사성 오염수에 대한 걱정을 이야기하면 가짜 뉴스라고 공격하는 공무원, 정치인, 과학자가 있었다. 그러면 안 된다. 시민들의 걱정을 없애주어야 한다. 그러라고 월급 주는 거다. 민달팽이를 무서워하는 딸을 야단치는 대신 앞서 가면서 민달팽이를 치워주는 게 함께 산책에 나선 아빠가 할 일이 아닌가. - page 216
제발!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이 우선인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곧 있으면 '동지'가 다가옵니다.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
동지날이 들어 있는 음력 11월을 정월이라고 불렀으며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해 동짓날 팥죽을 먹어야만 한 살 더 먹는다고 쳤던...
그런 동지에 관해 그가 들려주었던 이야기
동지는 변하지 않는다. 매년 12월 22일이다. 2016년이나 2020년처럼 4로 나뉘는 해, 그러니까 윤년에만 12월 21일이다. 태양과 지구는 변함이 없지만 사람의 마음은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는 생명의 중요한 특징이다. 따라서 동지는 변하지 않지만 동지는 변할 수 있다. 새로운 동지를 찾을 수 있다. 그래도 정말 궁금하다. "어떻게 동지가 매년 바뀌나?" - page 252 ~ 253
이런 그의 언어유희에 가끔은 피식! 웃을 수 있었던 이 책.
'과학의 눈'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이야기라 할 정도로 부담 없이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과학의 눈'이 있었기에 일상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고
그럼에도 결국은 '우리의 눈'이었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한 해의 끝에,
또 다른 새해의 시작 앞에
선 우리에게 전한 이야기.
덕분에 앞으로의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그리고 어떤 태도를 갖추어야 할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