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의 물리학 - 사소한 일상이 물리가 되는 즐거움
이기진 글.그림 / 시공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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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이공계여서인지 소설과 에세이를 좋아하는 저에게도 가끔은 과학분야의 책에 눈을 돌리곤 합니다.

특히나 '물리학'이라고하면 일단 거부반응이......

그저 어렵기만한 학문.

하지만 우리 생활엔 밀접한 학문.

그렇기에 멀리할 수 없는 학문 등......

왠지 이 책은 그런 저에게 쉽게만 다가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문구때문에......

"물리? 생각보다 별거 없다니까!"

정말 별거 없는걸까?

어려운 수식이 난무하기만 한 물리가 과연......

이런 의구심과 함께 이 책을 펼쳐 들었습니다.


이 책의 <서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습니다.

물리학은 세상에서 제일 쉽다. 누군가는 이 말이 재수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잘난 척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내가 잘하는 무언가가 하나라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유일한 무엇'으로부터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 page 4 ~ 5

저 역시도 순간 울컥하였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쉽다고?

음......괴짜이신가?!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당부의 말을 전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들이 채린이와 하린이처럼 허물없이, 솔직하게 물리학에 대한 질문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질문은 어떤 것이라도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독자들의 질문을 받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 '하루하루의 물리학'도 개설했다.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질문을 받을 생각이다. - page 6 ~ 7

음......뭔가 알아야 질문을 하지 않나?!

이 분에게선 왠지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내가 알던 학문과는 다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책 속에 '당신이 물리학과 친해지길 바래 - 4가지 접근법'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우선 물리학에 접근하기!

의외로 간단하였습니다.

자연 현상에 약간의 관심을 갖는 것.

마치 취미처럼 작은 흥미를 갖는 것.

잘하고 못하는 문제를 떠나,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물리를 시작할 것.

잘하면 계속하고, 어렵고 힘들면 쉬었다가 다시 할 것.

절대 겁먹지말 것.

선입견을 갖지 말라는 의미였습니다.

그저 사소한 일상의 일처럼 그의 말대로 마음을 비우고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다음엔 '개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학교다닐 때 그저 외우기만 하였던 개념들.

생활과 접목하여 이야기형식을 읽어보니 내 주변의 일이, 내가 행하던 일들이 다 '물리'와 뗄레야 뗄 수 없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저 '개념'이라는 것은 그 현상들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간략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 인상적이었던 <3장 우리 주변의 물리 이야기>.

알고 보니 중국집 주방장도 물리학자였고 팬티에도 물리가 존재한다는 점에선 놀라우면서도 재미났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물리'과목을 배울 때 쉬어가는 코너로 존재했더라면 그토록 물리를 포기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책의 뒷 장엔 <부록>으로 용어들을 쉽게 정리를 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부록>의 용어들을 찾아 읽지 않더라도 우리의 교과과정에서 익히 들었던 것들이고 저자 역시도 알기 쉽게 접근하여 일러주었기에 읽으면서 부담감은 없었습니다.

책의 뒷표지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물리가 뭐 대수냐?

나도 물리 한다!

그를 먼저 알았더라면 저도 '물리'에 더 흥미를 가지고 관심을 보였을 듯 합니다.

이제라도 이 책을 통해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에 조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왠지 저도 '나만의 물리학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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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스트 박열
손승휘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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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열>이라는 영화가 개봉한다기에 알게 된 그 이름, 박열.

사실 그에 대해 알지 못했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또 한 명의 조국을 향한 뜨거운 마음을 가진 이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책 표지를 찬찬히 살펴보니 인상깊은 문구가 있습니다.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왠지모를 울부짖음을 느꼈습니다.

자신을 '개새끼'로 표현한 그의 처절함......

과연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일까......


책은 3부로 나누어져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1부 개새끼

2부 아나키스트

3부 나를 죽여라

영화의 예고 때문인지 소설의 도입부터 영화의 장면과 오버랩되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시 <개새끼>.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하늘을 보고 짖는

달을 보고 짖는

보잘것없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높은 양반의 가랑이에서

뜨거운 것이 쏟아져

내가 목욕할 때

나도 그의 다리에다

뜨거운 물줄기를 뿜어대는

나는 개새끼로소이다 - page 20

그의 겉모습은 구질구질하다 못해 비루해 보이는 차림새, 오만하기 짝이 없는 행동거지.

그런 그에게 다가간 여인, 가네코 후미코.

조심스레 그에게 다가가는 그녀의 모습은 영락없는 수줍은 소녀의 모습이었고 그와 그녀 사이엔 그저 청춘남녀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진정한 면모를 볼 수 있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가네코 후미코."

...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야. 사회주의 건 무정부주의 건 다 좋은데 어째서 불량한 조센징들 편을 드는 거냐?"

"내선일체라면서 그런 차별을 하나요?"

"그냥 조센징 말고 조센징들 중에서도 불량한 놈들 말이다."

"나에게는 그런 구분이 없습니다."

"선량하고 불량한 구분이 없다는 말이냐?"

"일본인과 조선인의 구분이 없다는 말입니다."

"너희 같은 족속들이 바로 나라를 좀먹는 반역자 놈들이다."

"천황이 아니고요?" - page 72


1부에선 이야기의 흐름을 가네코가 끌고 가고 있었고 2부는 박열이, 3부에선 일본인 변호사 '후세 다쓰지' 변호사였습니다.

그래서 책이 3부로 나뉘어져 있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아무래도 영화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아서인지 더 실감나게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보다 박열이라는 인물에 대해 객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일본천황을 폭탄테러하기 위해 준비만 하다가 검거된 그들.

하지만 박열은 자신이 그 짐을 짊어지고 가려고 합니다.

거짓인 걸 알지만, 아무리 진실을 외쳐보지만 되돌아오는 공허한 메아리.

그렇기에 더 안쓰러웠던 박열을 바라본 후세 변호사.

그의 뒤를 묵묵히 바라보며 응원했던 가네코.

그랬기에 그는 자신의 죽음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목숨을 버릴 만한 일이 어디 있나? 이 세상에 목숨보다 소중한게 어디 있어? 자네는 변호사를 앞에 놓고 도대체 무슨 궤변을 늘어놓는 것인가?"

"목숨보다 소중한 걸 지켜주십시오.

...

"선생님은 그냥 변호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내 의중을 누구보다 잘 아시지 않습니까? 내 명예를 지켜주십시오."

"반역이 자네 명예이던가?"

"반역이 아닙니다. 싸움입니다. 나는 조선인으로서, 자유를 원하는 아나키스트로서 거대한 권력의 상징인 천황과 싸우는 겁니다."

...

"그리고 천황과 싸워서 지면 당연히 죽는 겁니다. 살아남기를 바라는 혁명가가 어디 있습니까?"

...

"나는 죽어야 합니다." - page 216 ~ 217


책을 읽고나서는 왜 그동안 그를 알지 못했을까라는 자책이 들었습니다.

그동안의 독립운동가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만의 열정으로 애국하는 모습이 자꾸만 눈에 아른거렸습니다.

그래서 '애국'이라는 것을 다시금 가슴에 새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가네코의 자살 전 편지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원래 이 세상은 뭐든 밖을 보는 것보다는 안을 보는 게 훨씬 위험하잖아요.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어요. 이 세상을 구원하려면 자기 밖보다 자기 안을 먼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요. 그게 인간이든 신이든 공통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나를 아는 것이 곧 세상을 구하는 길 아닐까요? 자꾸만 생각하게 됩니다. - page 252

내 안엔 무엇이 남아있을지 한 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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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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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울'에 살지만 막상 서울의 매력을 잘 모르겠습니다.

어디를 가야할지 매번 고민을 하고......

거듭되는 발전으로, 높아만 가는 건물들 사이에 우리의 옛 것이 존재할까라는 생각도 가끔 들기도 합니다.

그러다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울 문학 기행』

'서울'에 문학을 기행할만한 곳이 있었던가?

책을 읽기 전까진 몰랐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뒤 너무나 문외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책의 표지에 책의 매력을 물씬 품기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상, 윤동주, 박인환, 김수영, 박완서...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

익히 알고 있었던 문인들.

그들이 사랑했던 도시가 '서울'이었다니!

조금은 놀라웠습니다.

과연 '서울'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었기에 그들에게 매력적이었는지 궁금하였습니다.


<책을 시작하며>에서부터 '서울'에 담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 이라고 불러 말할 때 우리는 가장 화려하고 기쁘면서도, 슬픔과 고통을 함께 느끼게 하는 이야기를 떠오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바로 서울이 조선 왕조 500년, 그 오랜 전통과 자긍심의 요체일 뿐만 아니라, 정지용의 시구에 나오듯 '털빛깔'이 다른 어미한테 우리 새끼들을 내맡겨야 했던 아픈 경험을 안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서울은 해방 이후에도 전쟁을 겪고, 가난과 부자유와 갈등 속에서 저마다의 삶을 끌어안고 몸부림쳐야 했던 처절한 무대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해방의 빛, 자유의 빛에 더해 새로운 '삶의 혁명'의 빛을 쏘이는 시대에 다다라 있습니다. 다름 아닌 우리의 서울과 함께, 광화문과, 북한산과, 한강과 함께...... - page 5 ~ 6

그러고보니 우리의 서울.

많은 사연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피와 땀이 담겨 있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묵묵히 담아 지금에 이르기까지......

순간 잊고 지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웠습니다.

이번을 계기로, '서울'의 이야기를 계기로 보다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책 속엔 10명의 문인이 등장합니다.

이상, 윤동주, 이광수, 박태원, 임회, 박인환, 김수영,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

그들의 서울.

삶의 터전이었고 그 시대의 생활이었고 그들의 추억이었습니다.

이것이 고스란히 문학에 담겨 지금의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문학'이라는 장르를 통해 전한 삶의 이야기.


 

 


저에게 인상깊었던 <2장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윤동주'였습니다.

최근에 보았던 영화탓인지 자꾸만 뇌리에 남은 이, 윤동주.

순수했지만 조국을 향한 열정이 가득했던 청년.

그가 걸었다는 누상동 9번지 하숙집을 나와 인왕산 중턱, 수성동 계곡물에서의 세수하는 모습, 연희전문(지금의 연세대)으로 등교하는 길.

그동안은 무심코 걸었던 그 길이, 아스팔트로 변했지만 그 길이 그의 자취가 남아있었던 곳이라고하니 새삼스러웠습니다.

특히나 저자는 윤동주와 백석을 연관지어서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 둘의 소박하면서 순수한 삶이 투영된 작품들.

이렇게 연결고리가 하나 둘 생기면서 그 곳의 이야기가 더 풍성해졌었습니다.

다시 이 길을 걷는다면, 그가 하숙했던 곳을 찾는다면 그의 '순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동주는 젊어서 순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순수를 향한 처절한 고투를 통하여 비로소 절대 순수를 간직한, 영원히 젊은, 젊어서 죽음으로써 영원에 도달한 시인이었던 것입니다. - page 85

그리고 그의 <서시>가 다시금 귓가에 맴돌 것 같았습니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서시> 중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문인, 이호철.

그는 '서울'을 배경으로 작품들을 출간하였습니다.

특히나 『서울은 만원이다』은 서울의 급격한 변화상을 주제로 하였다고 하니 서울 역사의 한 부분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도 이 책을 찾아 읽어보아야겠다 생각되었습니다.

『서울은 만원이다』를 읽고 난 뒤의 종로에서, 저는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종로를 걸어가는 여인의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종삼의 구심점으로 휩쓸려가는 여인이 보이는가 하면, 종삼의 구심력에 저항한 여인의 뒷모습도 어른거립니다. 마치 전차가 오가는 거리를 걸어가는 한 젊은 여성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 page 332 ~ 333


이 책을 읽고나니 '서울'에 담겨있었던 이야기가 많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마 '서울'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었을텐데......

그래서 이번을 계기로 다른 도시의 문학 기행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문인과 그의 작품과 하나의 도시.

이 3가지가 조화가 이리도 조화로울 줄 몰랐습니다.

왠지 그 곳을 찾아갈 때 그 곳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 곳에 살았던 문인들의 작품을 가지고 찾아간다면 지금의 모습이 아닌 문인이 보았을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과거와 현재의 공존 속 여행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습니다.

어쩌면 이상, 어쩌면 동주를 이곳에서 만나다!

그 곳에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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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동물 기차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26
시노다 코헤이 지음, 강해령 그림 / 북극곰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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칙칙폭폭~!!

왠지 어디선가 울려퍼질듯 한 기차소리.

어디론가 떠나고픈 요즘.

과연 동물 기차를 타곤 누가누가 떠날까?!


 

 

아프리카 기차역!

헉헉;;;

하마와 사자가 나타납니다.

"으악! 너무 덥다."


하마와 사자는 서로의 겉모습을 보며 싫어하였습니다.

둘은 멀찍이 떨어져 기차를 기다렸습니다.


잠시 뒤, 칙칙폭폭......

동물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동물 기차도 출근 시간은 우리들과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빽빽한 기차 안.

감히 하마와 사자가 올라타려 하지만 쉽지 않고 그저 떠나보내고 맙니다.

"너 때문에 못 탔잖아!"


다음에 나타난 얼룩말 기차, 홍학 기차, 치타 기차는 탈 수가 없었습니다.

 

 

그 뒤론 기차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이고, 더워라. 빨리 시원한 곳에 가고 싶다."


저 멀리 기차가 나타납니다.

칙칙 폭폭 칙칙 폭폭

북극곰 기차가 도착합니다.

냉장고 같이 시원한 기차 안.

처음엔 시원했지만 점점 추워지네요.

부들부들 덜덜...


"사, 사자야. 옆에 앉아도 되니?"

"그럼 그럼. 어서 와서 앉아."

 

이제 하마와 사자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서로를 의지하며 도착한 곳.

남극!

하마와 사자는 동시에 외칩니다.

"어디 따뜻한 곳 없을까?"


 ​

​이 책은 아이와 함께 <동물 기차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칙칙 폭폭  칙칙 폭폭 동물 기차가 왔어요~♬

그래서 처음에 아이가 책에 집중을 하지 못했지만 노래를 부르며 율동을 하니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책을 덮자마자 다시 앞장으로 돌아가 저에게 읽어달라고 합니다.

꺄르륵~!

아이가 좋아하는 책 득템!!!

저도 덩달아 어깨가 들썩~

재미난 동화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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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엠마 후퍼 지음, 노진선 옮김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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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특이하였습니다.

『에타와 오토와 러셀과 제임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전부 나열한 것일까?

그런 궁금증을 안고 책의 표지를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문구!

전 세계 19개국 수출! 주요 언론의 격찬


마지막 장을 넘긴 뒤에도 오랫동안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든다. - 라이브러리 저널

무슨 내용이길래 이런 격찬과 찬사가 가득한 것인지 더욱 호기심이 갔습니다.

그래서 표지에 그려진 여인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하나의 편지.

떠납니다. 바다를 본 적이 없어서 보러 가요. 걱정 말아요. 트럭은 두고 가니까. 걸어갈 수 있어요. 잊지 않고 돌아오도록 할게요.


(언제나) 당신의

에타. - page 7

여든 두 살의 에타는 조금씩 기억이 사라지는 병, 치매를 앓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는 남편에게 바다를 보러 떠난다는 편지를 남긴 채 집을 나섭니다.

그녀의 남편 '오토'는 그녀를 쫓아 같이 떠나고 싶었지만 그녀의 의사를 존중하며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집에서 기다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오토'와는 달리 '러셀'은 그녀를 찾아 나섭니다.

한때 그녀의 연인이었던 그.

이렇게 3명-에타, 오토, 러셀-의 어린 시절, 청년 시절이 이야기 되면서 에타가 보내는 편지와 오버랩이 되면서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편지'라는 매개체.

요즘은 워낙에 SNS의 발달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 다시금 '추억'으로의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해 다른 이에게 전달하는......

조금은 어리숙하지만 로맨틱한, 하지만 가슴 찡함이 담겨 있어서인지 소설의 내용이 그리 슬프지 않지만 마음만은 아려오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에타를 향한 오토의 사랑이 절실히 느껴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당신이 건강했으면 좋겠소. 늘 그늘을 따라 걸으시오. 시간 나면 편지하고. 난 집 안에 사람 목소리가 들리도록 당신 편지를 큰 소리로 읽는다오.


당신의 (잊지 말기를)

오토. - page 127


에타에게


당신이 돌아오면 주려고 뭘 좀 만들었소. 이제야 이해가가는군.당신이 거친 노끈과 갈색 종이로 싸서 내게 보내줬던그 퀴퀴하고 바스러진 쿠키들. 이젠 당신이 멀리있고 내가 여기 있구려. 그러니당신이 돌아올 때까지 난 만들고 또 만들 거요. 집으로 돌아올 이유가 있다는 걸 당신과 내게 상기시키기 위해서. -  page 260

편지를 보낼 주소가 없지만 고이 접어서 간직한 오토의 모습이 아른거렸습니다.

아내의 의사를 존중하기에 멀리서나마 아내에게 응원하는 그의 모습.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기다리겠다는, 돌아와야함을 전하는 그의 모습.

이런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자신의 기억이 잊혀지는 것에 대해 주머닛 속에 넣어둔 쪽지엔 그녀의 이름, 가족이 적혀있었습니다.

자꾸만 중얼거리는 에타.

그럼에도 그녀에게선 더할나위없는 사랑과 우정,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 보였기에 마지막 장을 읽으면서 오랫동안 긴 여운이 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상깊었던 편지글이 있어서 여기에 적어봅니다.

사랑하는 에타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소. 한번은 당신이 내게 그랬지. 숨 쉬는 걸 기억하라고. 숨을 쉴 수 있는 한 우리는 뭔가 좋은 일을 하는 거라고. 옛것을 없애고 새것을 받아들이는 거라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간다고. 전진한다고. 때로는 그것만이, 그저 숨 쉬는 것만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일이라고 당신이 그랬소. 그러니 걱정 말아요, 에타. 다른 것은 못 할지라도 난 여전히 숨 쉬고 있소.

당신은 분명 거의 다 갔겠군. 분명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그러기를 바라오. 당신이 모든 것을 보게 되기를.

그저 이렇게 말해주고 싶었소. 난 여기 있으니 걱정 말라고. 여기서 숨 쉬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오토. - page 352 ~ 353

왠지 그들의 이야기가 끝났다는게 아쉬울 뿐이었습니다.

가슴 한 켠이 아련했던 책.

그래서 더 깊은 여운이 남아 다시금 손이 가는 책.

삶에 대해, 진정한 사랑에 대해 느끼고픈 이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에타와 오토와 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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