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야생방사 프로젝트
남종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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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보니 자연스레 동물원과 수족관을 찾아 다니곤 합니다.

우리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책으로만 접했던 동물들을 직접 보게되어서 즐거워하지만 막상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그들이 한없이 가엽기만 합니다.

자연 속에서 살아야하는데 인간의 욕심으로, 문명의 발달로 인해 자신의 터전은 사라지고 종족마저도 그 개체수는 줄어듦은 물론 좁은 울타리 안에서 마치 '광대'처럼 살아야하는 그들의 모습.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생각을 하게끔 합니다.


요즘 유럽에서도 동물원을 없애는 추세가 되었다고 합니다.

좁은 공간에 그들을 가두는 것은 잔인한 행위라며 그들이 살아가기 위해선 그들의 터전에 다시 데려다주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에겐 쉽게 그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서 아쉽지만 그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일을 이제서야 한다는 점이 미안할 뿐입니다.

이 책 역시도 이런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첫 돌고래쇼부터 불법포획, 제돌이 야생방사까지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돌고래와 동물복지에 대한 모든 것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야생방사 프로젝트를 담은 이 책.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동물복지에 대해, 돌고래의 방사과정을 바라보며 우리가 그들에게 강요했던 행위에 대한 자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주 먼 옛날부터 제주 바다에서 살았다는, 제주 해녀들이 '곰새기'라 불리는 남방큰돌고래.

"그런 적은 어수다(없어요).. 생각해봅서, 돌고래가 얼마나 큰디.바당(바다) 안에서 보면 더 크게 보이매. 돌고래가 해 끼친 적은 어신디, 물질할 때 장난은 검수다. 망사리에 있는 뭉게(문어) 비린내 맡고 가까이 완(와서는) 톡톡 건드리는디, 왜 옛날 어른들은 오리발이 없었잖수까, 돌고래가 완 물질하는 해녀 발 자를까 봐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곰새기가 해녀 해친 적은 어서(없어). 많이 다니면 무서우난 다들 물 위로 올라오는 거지." - page 18

많은 돌고래가 살았던 그 때.

하지만 지금은 그들을 만나고 싶으면 수족관에 가야 합니다.

불법포획된 돌고래들이 돌고래쇼에 나오는 현실......

우리는 한 번도 이 돌고래들이 어디서 왔는지 관심은 갖지 않고 그저 그들의 재롱에 박수만 쳤단 점이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책에선 주로 '제돌이'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한 동물의 역사를 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기서 동물은 한 종을 뜻하는 게 아니다. 한 개인, 그러니까 개체를 의미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동물의 역사는 대개 전자를 의미했다. 동물은 집합적 '종'으로서 인간에게 존재했지, 자의식, 성격, 태도, 경험을 지닌 '개별적인 개체'로 동물을 다루진 않았다. 우리는 위인의 전기를 쓰고, 민중의 구술사를 써 왔지만, 동물은 언제나 개개가 아닌 종이라는 집단으로만 묘사했다. - page 136

이 문장이 왜 이리도 가슴 저미도록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인간이 만든 자료'를 토대로 동물 개체의 역사를 쓸 수 있을 뿐이다. 동물행동학과 같은 학문적 도구를 통해 동물의 행동을 해석하고, 동물을 관찰한 사육사의 증언을 통해 그의 궤적을 좇을 뿐이다. 우리는 동물의 구술사를 쓸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동물을 알기 위해서는 멀리 우회해야 한다. 자료를 뒤지고 인터뷰를 하고 돌고래가 사는 공간에 가보아야 한다. 눈빛을 교환해야 하고 습관을 확인해야 하고 사료량을 체크해야 한다. - page 136

그런 제돌이의 야생방사 프로젝트.

너무나도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제돌이시민위에서 발생한 첫 번째 갈등은 바로 절차에 관한 견해차 때문이었다. 시민위에 참여한 동물,환경단체는 이런 번거로운 절차들이 야생방사의 시기를 늦춤으로써 실패의 가능성을 높일까 노심초사했다. 동물의 관점에서 볼 때, 사실 이런 절차는 허례허식에 지나지 않았다. 더욱이 야생방사 결정 직후만 해도 일부 보수언론이 수족관 감금 기간이 길다는 것을 가지고 물고 늘어졌기 때문에 '인간적 절차'로 인해 감금 기간이 한없이 늘어지는 것에 대해 동물,환견단체는 안절부절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렇다고 정확한 통계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이 과학적으로 기록된 것은 단 두 건의 야생방사뿐이었다. 오히려 이 사건은 본질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었다. 야생방사는 제돌이를 위한 것인가? 정치인을 위한 것인가? 과학자를 위한 것인가? 혹은 NGO의 성과를 위한 것인가? 야생방사 적응 훈련을 받는 제돌이의 몸을 통해 인간들의 다양한 욕망이 투과되고 있었다. - page 274 ~ 275


책 속에선 '돌고래'를 주제로 다루었지만 그 외에 수많은 동물들도 이런 인간적 절차로 인해 그들이 누려야할 행복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왔습니다.

더구나 '돌고래'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이 없으면서 그저 상업적으로 그들을 이용하고 뒤늦게 그들을 위한 일이라며 행하는 우리의 모습.

너무나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서 읽는내내 부끄러웠습니다.

우리는 그토록 '복지'를 외치고 '인권'을 떠들어댔는데 과연 동물들이 그 모습을 본다면 어떻게 느낄지 궁금하였습니다.

책의 마지막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여기에 있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이윤의 수단으로 삼는 데서가 아니라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두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방법이다. - page 388

그들에게 외쳐봅니다.

너무나 미안했다고......

앞으론 너희들도 너희의 생활터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길 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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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정원 - 숲의 사계를 통해 배우는 삶과 사랑
손진익 지음 / 북산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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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고 미세먼지와 황사로 뒤덮인 도시 속의 삶.

이제는 사람들을 바라보면 마스크와 한 손에 쥔 휴대폰을 바라보면 마치 좀비처럼 다니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SF영화에서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노년이 다가오면 저마다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길 원하고 다시 귀농을 꿈꾸기도 합니다.

저 역시도 회색빛 보다는 초록의 싱싱한 기운을 얻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합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으로의 산책을 떠나 잠시나마의 일상으로의 탈출, 자연으로의 동화를 하곤 합니다.

이번에 알게 된 책, 『내 인생의 정원』.

이 책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정선에서 살아가는 노부부 이야기

인생의 정원에서 나는 숲이 되고 바람이 되어 깨닫습니다

이 말이 너무나 인생깊었습니다.

내가 숲이 되고 바람이 된다는 것......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

노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멈춤을 시작하였습니다.


<머리말>에서 그들의 '로미의 정원'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지만 로미의 정원에 만들어진 길은 자신을 생각하게 하는 길, 영적인 성장을 위한 길, 자신만의 순례를 할 수 있는 길입니다. 길을 따라 걸으며 숲이 주는 편안함과 싱그러움, 소나무 뿌리를 타고 올라오는 흙 내음과 맑은 공기가 심신의 안정을 되찾아주고 일상의 고단함을 털어내게 할 것입니다.

...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자신의 삶을 위로 받고 이전의 자신이 아닌 '새로운 나'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우리 부부가 일상을 내려놓고 조용히 숲길을 걸으며 큰 위로를 얻었듯, '도보 여행'을 통해 마음이 아프고 지친 사람들이 큰 위로 받기를 기대합니다. - page 7

머리말부터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 로미의 정원.

이 책을 읽고나서 다가오는 주말엔 이 곳을 가 보아야겠습니다.

'로미의 정원'

그 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해......


책 속엔 4계절이 담겨있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어느새 1년이란 세월이 흘러버렸습니다.

계절마다 새로운 옷을 갈아입는 정원의 모습.

그 속에 담긴 노부부의 인생 이야기.

이 모든 것이 어울려 하나의 '인생', '삶'이 완성됨을 볼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 인상깊은 문장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우리가 진정으로 사는 것은 현재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알 수 없고 아직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현재를 희생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깨닫고 나니 오늘이 아니, 지금이 그토록 소중할 수가 없습니다. - page 70

저 역시도 다가올 '미래'를 바라보면 지금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어른들은 가끔 저에게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금 이 때가 돌이켜보면 얼마나 아쉬운 줄 모른다. 그러니 너무 앞만 바라보지말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겨."

지금 이 순간.

이 소중한 시간을 어떻게 즐겨야할지 조금은 낯설고 고민스러웠습니다.


'연리지'에 대해선 어느 드라마를 통해 알게 되었었습니다.

지극한, 세기말적 사랑나무.

이 책에서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저자의 이야기.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자라다가 결혼을 하면서 남자와 여자는 연리지같은 모습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한쪽의 부족함을 다른 한쪽이 채워주면서 건강한 가정을 이루는 것입니다. 나와 생김이 다르고 성질이 다르다고 내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상대를 끌어안아 완벽한 합일을 이루는 것이 연리지가 가지고 있는 참뜻일 것입니다. 집앞에 있는 소나무와 박달나무 역시 전혀 다른 성질의 나무입니다. 그럼에도 박달나무가 소나무를 감싸고 있는 것을 보면 혹독한 자연을 이겨내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려는 나무들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 page 106

나무를 통해 배우는 삶의 의미.

왠지 더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책 속엔 나무들이 있었고 하늘이 있었고 자연이 있었습니다.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가니 저 역시도 어느새 정원을 걷고 있고 그 속에 살아가는 듯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동안은 제 귓가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 바람의 소리, 바람에 잎이 속삭이는 소리 등이 들려오는 듯 하였습니다.

책의 후반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살아보니 삶의 지혜는 늘 부족해서 평생을 공부해도 모자랐습니다. 딱 한 번 뿐인 인생이기에 목표는 있으나 항해의 기술이 없어 늘 방황하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때문에 먼 훗날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십니까?"물으면 그냥 열심히 살았다고 대답하거나, 후회하거나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니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뿐인 인생을 두루뭉술한 표현으로 정의 내린다는 것은 왠지 안타까운 생각이 듭니다. 무엇에 꽃혀 살았는지, 무엇을 좋아했는지 그리고 무엇을 위해서 한평생을 살았는지 한 줄로 정의할 수 있는 인생이야말로 가장 멋지고 당당한 인생이 아닌 가 생각합니다.

...

로미의 정원은 그래서 내 인생의 큰 의미가 되었습니다. 행복의 절대조건이라고 믿었던 돈과 명예로부터 조금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꽃과 나무를 보며 부끄럽게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고 싶었습니다.

누군가 내게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로미와 함께하는 정원 산책이 내 인생 최고의 행복이었습니다." - page 265 ~ 266

저 역시도 행복의 조건은 돈과 명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것도 남들과 비교하며 보다 남들보다는 많은 부를, 멋진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가다보니 어느새 '행복'보다는 '불행'이 우선 제 인생에 다가왔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아이가 주는 작은 행동들, 그저 한가로운 주말 가족과의 나들이 등등이 소소한 행복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나는 어떤 인생을 살아가고 있느냐고......

아직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릴 수가 없었습니다.

왠지 한 마디로 정의를 내린 그가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들꽃이 전한 이야기.

바람이 전한 이야기.

구름이 전한 이야기.

그 속에 살아간 노부부의 이야기.

책을 덮기가 싫었습니다.

그들과의 아쉬움 작별.

또다시 만남을 기약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정원으로 주말에 나들이를 떠나야겠습니다.

자연이 전하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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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덜팅 - 어른인 척하는 깨알 팁 대방출
켈리 브라운 지음, 손영인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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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Adulting : 스스로 책임지는 성인답게 세속적이지만 필수적인 일들을 해내는 것

어덜팅의 사전적 의미였습니다.

10대까지는 부모의 울타리 속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았다면 법적 성인이 인정이 되고 20대가 되면 자신의 삶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하고 3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자신은 성인의 위치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어른'처럼 살아가야 합니다.

저 역시도 20대가 되었을 땐 방황이 많았습니다.

10대까지는 어서 빨리 어른이 되어서 부모로부터의 '독립', '자유'를 갈망하였지만 막상 20대가 되고나니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다 30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또 20대일 땐 30대가 되면 어느 정도 사회에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어른이 되었을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3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어른아이'가 되어 겉으로만 어른이 되었고 아직 '아이'의 상태에 머물러있어 내적 갈등이 심해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과연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질문을 하다가 이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덜팅』 

이 책의 경우 책 표지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어른인 척하는 깨알 팁 대방출

과연 어른인 척하는 팁들이 무엇인지 궁금하였습니다.


마치 대학 강의같았습니다.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

하나하나의 chapter를 읽는 재미가 나름 솔솔하였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인 제목들.

chapter 2 어른처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맨 얼굴이 어떻든 세상은 나의 겉모습만 본다. 내가 입조심만 하면 말이다. 교양 있는 태도와 말투로 대화를 이어가자.

chapter 10 어른의 사랑

애인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잘 지낸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매정하게 대하지 말자. 섹스 에티켓을 익히고 애인의 친구가 마음에 안 들더라도 티 내지 말자. 헤어진 후에 약간 정신에 이상이 생겨도 이해하자.


이 책은 역시나 어른이 되었지만 막상 사춘기처럼 방황하는 어른들을 위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게끔 해 주었습니다.

또한 책 속엔 체크리스트들이 있었기에 '어른처럼 보이는' 463가지의 질문들에 스스로 체크를 해 보면서 과연 나는 어른이 된 것인지 판단할 수 있게 해 주었기에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갔습니다.

<일상에서 난장판을 줄이는 일곱 가지 쉬운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1. 중요한 정보는 작은 쪽지에 끄적인 상태로 두지 말고 전화를 끊자마자 알맞은 곳에 입력하거나 옮긴다.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한다든가 달력에 중요한 날짜를 표시하는 식으로 말이다.

2. 휴대전화는 늘 충전해놓고 항상 휴대하자. 여분의 충전기도 갖고 있자. 당연히 그렇게 해도 된다! 하나는 차 안에, 하나는 직장에, 하나는 집에 둔다.

3. 같은 방법으로 탈취제 역시 여러 군데에 충분히 두자 하나는 집에, 하나는 직장에, 하나는 차 안에, 나머지 하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 즉 헬스장이나 애인의 집에 둔다.

4. 잃어버리면 절대로 안 되는 물건 목록을 주문처럼 외워두자.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마다 그 주문을 되새긴다. 내 물건 목록은 휴대전화, 열쇠, 지갑이다.

5. 온라인 뱅킹에 가입하고 매주 접속해 혹시 놀랍거나 무서운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6. 무엇을 하든 제시간을 지킨다.

7. 답을 해야 할 경우 신속하게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낸다. 6번과 7번은 내가 어른이라는 사실을 의외로 잘 드러낸다.

우리가 당연하게 행동하는 것들이 결국 '어덜팅'의 한 과정들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어른이 되는 팁들, 가족관계에서라든, 스스로에게, 사랑에 대해 한 번쯤 정리를 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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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사랑이 시작되었다
페트라 휠스만 지음, 박정미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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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임......

요즘 장미도 한창인데 달달한 로맨스는 장미향처럼 매혹적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제목부터 두근두근~♥

『뜬금없이 사랑이 시작되었다』 

책의 뒷표지에 적힌 문구 또한 책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려 주었습니다.

얻어걸리는 사랑도 있는 법, 운명처럼!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함께 가슴 설레는 로맨스에 빠져들 준비를 하며 첫 장을 읽어보았습니다.


책 속의 등장인물인 '이자벨라'.

그녀는 독일의 함부르크에 사는 27살 플로리스트입니다.

하지만 습관은 이 막막하고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내게 안전하고 뭔가 확실한 느낌을 준다. 그냥 되어가는 대로 놔두는 것보다는 무슨 일이든 원래의 계획에 맞게 행하는 쪽이 내 적성에 맞는다. '습성이나 규칙적인 생활이 나이와 무슨 상관이람. 그리고 나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즉흥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정신 나간 짓을 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까. 예를 들자면, 음......'

어쨌거나 습관은 내 삶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고, 나는 어떤 변화가 생기는 것을 원치 않는다. - page 8

이처럼 자신의 계획대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옌스'라는 요리사의 등장으로 변화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단골 베트남 식당에서 누들 수프를 먹는데 어느새 새 레스토랑이 들어서면서 그녀는 항의 아닌 항의를 하고자 마음을 먹고 새 레스토랑에 가 요리사 옌스와 사소한 말다툼을 합니다.

그러다 티격태격이 어느새 사랑으로...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변화에 혼란을 느끼게 되고 알고보니 그는 이혼남.

마음의 변화로도 혼란스러운데 자신의 꿈꾸던 남자가 아니었고, 연애는 환상이 아닌 현실임을 깨달으며 점점 그녀에게도 이성보다는 감성을 따르며 '뜬금없이'의 삶도 나쁘지 않음을 느끼게 됩니다.


저 역시도 저만의 습관이 있기에 조금의 변화엔 두려움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심정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론 답답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저를 바라본 다른 이들이 느끼는 심정을 간접적으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덮고도 이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난 그럴 수가 없어요. 내겐 고정적인 생활리듬과 하루일과가 필요해요. 안 그러면 모든 게 뒤죽박죽 엉망이 되니까요!"

크누트는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면서 나를 유심히 쳐다보았다. "그럼 자세히 한번 봐봐. 지금 이자가 어떤 상태인지 말이야. 모든 게 엉망이 되고 속수무책이잖아."

"정말 개 같아요." 나는 다리를 세워 두 팔로 감싸 안으면서 내뱉었다.

"그래, 인생이 다 그렇지 뭐 별게 있나." - page 392

"그래서? 첫째, 그가 덧붙인 말은 내가 보기에 솔직하게 현실을 직시한 것처럼 들려. 그리고 둘째, 사랑은 모든 것이 언제나 멋지고 완벽하고 조화로우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그런 게 아니야. 진실을 말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지!"

그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다. '나는 완벽한 사랑에 대한 환상을 품고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었을까?'

...

그는 내 어깨에 팔을 두르며 말했다. "난 그냥 네가 행복해지길 바랄 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것이 행복이라고 했죠?"

"맞아." - page 394

그래도 '사랑'의 현실 모습은 조금 힘들고 가슴 아플지라도 '환상'이라는 콩깍지가 있기에 로맨스를 꿈꾸고 행복을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소한 일상에서 시작된 운명같은 사랑.

책을 읽으면서 다시 사랑으로 심장이 핑크빛으로 물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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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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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개글에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설픈 정의감과 비열한 폭력이 만연한 세상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잃은 자가 그려내는

순수한 악, 그 참을 수 없는 매혹!

단순히 소설에서만의 세상이 아님을 새삼 느끼기에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습니다.

어설픈 정의감과 비열한 폭력, 정의가 정의인지 불분명한 세상.

그 속에서 '저스티스맨'은 우리에게 어떤 히어로로 등장할지 기대하며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첫 장부터 일어난 사건.

두 개의 탄환.

...

두 개의 검은 콧구멍, 두 개의 검은 눈, 두 개의 검은 탄흔. 사진은 선명했다. - page 7

잔인한 시신 사진.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는 찾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닉네임이 '저스티스맨'이라는 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진행이 됩니다.

그는 인터넷 카페에 사건에 대해 범행 동기부터 시작해 그들의 관계를, 사건의 논리적인 분석까지 그의 사건에 대한 논리는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브리핑, 경찰에서도 파악하지 못했던 각 범행의 근원적인 사건부터 추적해가는 모습에서 점점 그의 추종자들이 늘어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과가 발생했다. 보이지 않는 연쇄살인범이 냉혈 살인마에서 사회적인 영웅으로 둔갑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만 것이다. - page 15


점점 연쇄 살인범은 범죄자가 아닌 킬러로, 인터넷이라는 가상 공간에서의 온갖 논쟁과 설전으로 누군가를 영웅시하거나 다수의 힘의 논리가 보이는 점.

지금의 우리 모습이기에 읽으면서 스스로에대한 자각을 하게도 하였습니다.

과연 나에게 정의는 어떠했는지......


책 속에서 인상깊은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잘난 척하지 마라, 네가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평화주의자나 비폭력주의자가 되는 게 아니다. 이성적인 척하지 마라. 네 엄마나 아버지가 저 동영상들의 피해자이거나 너의 여동생이 강간을 당했어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으냐?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이 사회의 폭력성이 공공연하게 인정받는 것입니다. 분하고 원통하다고 해서 모든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하려는 당신 같은 사람들이 이 땅에 존재하는 한, 인류 역사에서 폭력의 흔적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규칙을 지키고 살아야 할 이유가 무엇이고 국가에 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피의 복수는 피의 복수를 낳을 뿐입니다. - page 118 ~ 119


폭력의 역사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고, 아마 앞으로도 달라지지 않을걸요? 국가가 군대를 필요로 하는 것만큼이나 세력가들도 개인의 군대를 원할 테니까요. 형태와 이름만 다를 뿐 다 똑같은 속성을 지닌 집단들이 아니겠습니까.

...

이처럼 예전 같지 않은 카페와는 다르게 바깥세상에서의 일은 복잡하게 돌아갔다. 일단 경찰청장이 경질되었고 검경 합동 수사 본부의 인원도 모두 물갈이되었다. 전체적인 수사 분위기가 바뀌었고 언론에서도 더는 가만있지 않았다. 일국의 국회의원을 살해한다는 것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범죄라고 논평하면서, 이 희대의 살인마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거의 모든 지상매체가 강력한 논조로 동조했다. 일각에서는 킬러 카페의 존재에 관해서도 정신병자들의 모임이라고 규탄했다. 내막 따윈 중요하지 않았다.

...

이제까지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자신들의 정의감이, 과연 정당한 감정인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시점에, 휘몰아치듯이 열번째 피살자가 발생했다. - page 204 ~ 205


이 책에선 우리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곤 하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의란 무엇인지...

악의 의미는 무엇이며 '순수한 악의' 또는 '악의 정통성'을 실현한 그 행위는 범죄일까 킬러일까...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야하는 것인지...

'저스티스맨'은 우리에게 필요악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끔 하였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과연 '정의'에 대한 정의를 내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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