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취향 - 일상 안으로 끌어들이는 특별한 여행
고나희 지음 / 더블:엔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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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고 이루고싶은 소망을 썼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이 무렵이 되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것, 여행!

그래서인지 자꾸만 여행기를 찾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발견한 이 책.

『여행의 취향』

이 책이 다른 여행기와 달랐던 점이 '일상 같은 여행'을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누구나 꿈꾸지만 막상 하기 힘든 일상과도 같은 여행.

그녀의 여행이 궁금하였습니다.


저자 '고나희'씨의 '여행 취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글을 발견하였습니다.

늘 떠나기만 할 수는 없었다. 떠남 이외의 시간이 내 삶에 있었고, 떠남만을 즐긴다면 내가 허비하게 될 시간은 너무 많았다. 반대로 낯선 곳으로의 여행에는 신선함이 있었지만, 낯선 여행지에서 이방인으로만 있는 것은 달갑지 않았다. 나는 여행 안에 자연스레 스며들고 싶었다.

그래서 일상을 여행으로, 여행을 일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평범함과는 거리를 약간 둔 조금은 새로운 일상, 새로운 곳이지만 평안함과 익숙함도 느낄 수 있는 여행.

그러기 위해 익숙하고 낯익은 것을 낯설고 특별하게, 낯선 것을 가깝고 편안하게 대하고자 노력한다.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 한편, 나와 다른 타자에 관심을 가졌다. 그러자 나의 일상은 여행을 닮아갔고, 나의 여행은 일상을 닮게 되었다.

신선하면서도 편안한 시간을 찾기 위한 여행과 일상에는 언제나 나의 '취향'이 함께 해왔다. 여행의 취향, 내게 여행과 일상, 나아가 이를 모두 포괄한 삶이란 결국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경로였던 거 같다. 그 누구보다 어떤 다른 이보다 알기 어렵지만, 알아가는 게 중요한 존재인 '나' 자신. - page 4 ~ 5

그녀의 말에 공감을 하였습니다.

늘 떠날 수 없음에 '떠남'을 동경하는 마음 역시도 '여행'의 일부라 생각을 하곤 합니다.

또한 막상 떠난 곳에서 익숙함을 찾기란 어려운데 그녀는 마치 그 속에 스며든 모습이 너무나 부럽기만 하였습니다.

여행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여행이 되며 '나'를 찾아가는 그 속에 저도 그녀의 곁에서 '일상여행'을 떠나고자 하였습니다.


<여행그릇>을 보면 이런 글이 있습니다.

여행그릇, 여행을 오롯이 담고 남기는 것. 찰나의 순간과 감흥을 남길 수 있는 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행하고 느낀 것이라도, 실체 없는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담을 수 있는 여행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 page 36


무릇 여행그릇이란 내 여행의 의미와 기억을 담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상당한 기간 그 역할을 기록과 사진이 수행해왔다. 그러다 특정한 아이템을 또 다른 여행그릇으로 삼게 되었다. - page 37

저 역시도 '여행그릇'은 그저 사진과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행을 하면서 끼고 있었던 여행책자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다녀와선 사진과 책자는 쳐다보지도 않게되고 그 여행의 의미는 일상으로의 컴백과 함께 묻혀지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때론 여행을 다녀와 그 곳의 기념품을 사오는 이들이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왠지 그 때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묵묵히 그 자리에 언제든 추억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녀 역시도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내 여행과 일상, 삶의 공간을 나누며, 나의 삶을 나의 취향과 방식으로 담아내주는 여행그릇인 그들이 고맙고 친숙하다. - page 39

이제라도 나만의 '여행그릇'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그 그릇이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가족, 아이가 포함되어 더 크고 깊어졌을 것 같지만......


<주인공>에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전합니다.

내가 하는 여행이고 내가 사는 삶이니 나 자신이 주인공이 되고자 무던히 노력해왔다. 그렇게 하는 게 잘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가장 빛나야 했고 가장 많은 걸 잘 누려야 했다. 그러나 와이탄의 야경을 대하며, 나를 비추는 대신 건축물로 향하는 빛을 경험하며, 내게 당연하고 분명해 보이던 사실이 나의 바람뿐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 삶의 주체가 나인 것이야 분명하지만 나의 삶은 나 혼자 이루는 것이 아니었다. 내 삶에는 다양한 인물, 사물, 시간, 장소, 가능성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무수한 것이 나와 함께 나의 삶을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것들을 모두 통제하고 관할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래서도 안 될 일이었다. 나의 소중한 삶을 나와 함께 이뤄주는 다른 '누군가'와 다른 '무엇'에게 그들의 몫을 인정해주고 나눠줄 줄 알아야 했다. - page 154

이 글을 읽으면서 나에게도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나의 삶은 어떠한지......

그저 내 중심으로 내가 돋보여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과한 욕심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남은 것이라곤 왠지 모를 외로움과 아쉬움들......

이제는 내 욕심을 놓고 주변을 살피며 때론 주인공처럼, 때론 조연처럼 그렇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여행.

'일상'이라고 하기엔 조금 특별했고 '여행'이라 하기엔 조금 평범했던......

그 미묘한 차이의 기로에 놓여있었고 그 사이를 중심을 잡으며 자신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낯선 곳으로 향하지만 그 낯설음에서 느껴진 익숙함이 또다시 우리가 '여행'을 동경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습니다.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하고자 떠나지만 결국은 자신에게로 돌아오는, 일상으로의 복귀.

하지만 그 때의 시간과 공간, 사람과 사건들이 있기에 심심할 것 같은 일상도 특별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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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보고 싶은 밤이야
못말 김요비 지음 / 시드페이퍼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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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라는 시간.

저에게 있어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낮동안 정신없이 주어진 일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면 밤은 나를 위한 여유를 간직할 수 있는 시간.

그렇기에 낮보다는 밤을 더 그리워하고 그 시간에 잠을 청하는 것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쉽사리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책의 제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녕, 보고 싶은 밤이야』 

하지만 제목보다 더 인상깊은 소개글이 있었습니다.

"당신의 사색을, 망설임을, 불면을,

늦은 새벽과 이른 아침을 모두 안아줄게요"


잠들지 못하는 우리의 새벽을 채우는

못말의 아물지 않은 문장들

저에게 딱 맞는 책 같았습니다.

쉽게 잠 못 이루는 밤.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론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외로움을 타는 시간.

이 책을 읽으면 왠지 그런 마음을 어루만져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저자 '못말 김요비'의 소개도 인상깊었습니다.

버려야 할 것을

버리지 못해 굳이

한 계절을 더 사는 사람.


닫혀 있을수록

뜨겁게 드나드는 것이

있다고 믿는 사람.


한적한 카페에 앉아

시즈코 모리의 음악을

즐겨 듣는 사람.


내일도 그럴 사람.

저자 역시도 가슴 속 깊이 '외로움'을 간직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을 읽을 때 왠지 저와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서로를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였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서로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을 이어갈 듯한 느낌......


책 속의 이야기들은 무심히 끄적인 글같아 보이지만 그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같고 '공감'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실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나긴 어둠을 향해 그와 함께 달리다보면 어느새 밝아오는 빛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이야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왠지 그와 멀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선뜻 그의 문장을 읽어가기가 싫었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가 말하는 '밤'의 이야기가 너무나 좋았기에......


이 책에서 <다만 고개를 들어보렴>을 보면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너의 가슴 깊은 곳 유랑하는 외로움

기어코 한 떨기 수선화로 싹 틔울 때


그렇게 한 줌 햇살의 따뜻함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느껴질 때


다만 고개를 들어보렴

나, 거기 있을 테니 - page 57

저에게 이 책이 그랬습니다.

아직은 미숙한 초보 엄마의 역할로 낮동안은 내 시간이 없다가 다들 잠든 밤이면 나만의 시간이 되면서 문뜩 찾아오는 외로움에 커피 한 잔과 함께 책을 읽곤 하였습니다.

그래서 가끔 번아웃이 되었을 때 곁에 둔 책들이 왠지 자신은 이곳에 언제나 있다는 듯이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았는데 이 글을 읽다보니 제 곁에 두었던 책들이 생각나면서 살며시 바라보았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언제나 그 곳에서 나를 위로해주는 책들.

그 책을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려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 역시도 제 책들 곁에 두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잃다>를 읽으면서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감수성을 잃어갔다

소모가 하루의 전부였고

진심은 평수를 줄여갔다

새로운 관계에 대한 거부

잃는 것에 대한 과민

나를 고립시키는

나였다 - page 141

서툰 육아와 살림 살이로 내 하루의 대부분을 소모하고

내 진심보다는 아이와 남편에게만 눈길이 갔으며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부하고

결국

저를 외롭게 만든건

저였다는 점......

너무나 제 모습이었기에 살짝 눈물이 고이곤 하였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어느새 새벽이 찾아와버렸습니다.

그의 글이 제 어둠을 포근히 안아주었기에 그다지 외롭지않게, 마음의 상처는 아물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다가온 빛이 두렵기보다는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그의 이야기를 들으러 갈 예정입니다.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왠지 그의 이야기가 다시 저를 안아줄 것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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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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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릴 적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그와 함께 상상의 세계 속을 여행하곤 하였습니다.

정말 그런 세계가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다시금 읽어보니 어릴 적의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것과는 달리 작가의 상상력에 놀라게 되고 그땐 몰랐던 그 당시의 편견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또한 어릴 때처럼 그 세계로의 동경보다는 잠시나마 일상에서의 탈출과도 같은 느낌이 들었었습니다.


그러다 이 책을 우연한 계기로 알게 되었습니다.

『뮌히하우젠 남작의 모험』 

책의 소개글로 인해 눈길이 갔던 책.

상상의 세계를 무대로 활약한 로빈슨 크루소와 걸리버의

계보를 잇는 뮌히하우젠 남작의 기상천외한 모험 이야기

이 책의 '뮌히하우젠 남작'은 실제 18세기 독일에서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런 그의 모험 이야기라니......

문득 책을 읽기 전에 그에대해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그는 '허풍쟁이 남작'으로 알려졌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겪은 경험과 사건들을 과장하여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던 것이 책으로 출판이 되어 오늘날 우리에게까지 출간된 이 책.

조금 더 책을 읽기 전에 알아보니 그와 관련된 단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뮌하우젠 증후군(뮌히하우젠신드롬)'

이는 타인의 사랑과 관심,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고 부풀려서 얘기하는 행동으로 허언증의 하나라고 합니다.

얼마나 대단한 허풍쟁이이기에 이런 증후군까지 등장하다니......

참으로 이 남작!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나 봅니다.

그의 매력을 한 번 찾아보았습니다.


책의 첫 장부터 심상치 않았습니다.

<독자에게 드리는 글>을 보니 그는 나름의 진실성을 주장하였습니다.

자신의 증언 확인서를 첨부한 그의 모습.

왠지 우스꽝스럽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론 그가 허풍과 과장으로 자신의 모험담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하였습니다.


책 속엔 그의 모험담이 2권으로 존재하였습니다.

거기다 속편까지.

책 속에 그려진 삽화를 보면서 그의 모험담을 읽으니 그저 기발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로 이해할 수 없는 남작의 허풍.

과연 이성과 논리로 우리에게 이해시키고자 했던 것인지 아니면 단지 자신의 모험담을 과장하고자 했던 것인지 웃픈 이야기.

벚나무를 가진 수사슴이 등장하거나 터키산 콩을 심어 그 줄기를 타고 달까지 올라가는 등.

'걸리버'보다 더 기상천외한 세계 속을 모험한 그의 모습이 곱씹을수록 웃기기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더 웃픈것은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진실성을 이야기합니다.

이런 일들이 여러분들에게 기이하게 들릴 거라는 건 나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누구든 눈곱만큼이라도 의심이 든다면, 나는 그분께 그곳으로 몸소 여행을 가 보도록 권합니다. 그러면 내가 진실만을 말하는 여행가라는 사실을 알게 될 테니까요. - page 116


그의 모험담을 읽으면서 정말 그와 함께 상상의 세계 속으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기발하였기에, 너무나 터무니없었기에 그의 이야기가 허풍임을 알면서도 자꾸만 빠져들게 되고 그의 여행이 끝나지 않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많은 생각들로 복잡했던 머리 속이 이 책의 남작 덕분에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그가 이야기한 세계 속의 모습이 언젠간 영화로, 먼 훗날엔 왠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 속에 빠져봅니다.

잠시나마 일상으로의 탈출을 꿈꾸는 사람에게, 어릴 적 순수한 마음을 갖으면서 웃음이 필요한 이들에게 이 책 한 권, 이 남작의 모험담이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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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김규회 지음 / 끌리는책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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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되는 건 좋아하는 작가로 인해 믿고 읽게 됩니다.

그러다 가끔은 책을 펼쳤을 때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문장에 의해 매료되어 읽게되곤 합니다.

이 책은 그런 소설들의 첫 문장을 모아놓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의 첫 문장』

우리가 사랑한 한국 소설.

과연 내가 좋아한 소설도 소개되어 있을지 기대를 하며 책을 펼쳐보았습니다.


책의 표지에 이 문구가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소설가는 첫 문장을 쓰기 위해 밤을 지새우고,

독자는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밤잠을 설친다! 

그만큼 중요한 첫 문장!

소설에서 첫 문장은 독자와 첫 대면을 하는 첫 장면이다. 첫 문장은 책의 흐름을 좌우하는, 소설에서 가장 주목받는 문장 중 하나다. 장편에서는 도중에 끊어질 수도 있는 독자의 눈길을 끝까지 이어주는 감흥의 끈으로, 단편에서는 눈길을 떼지 않고 단숨에 끝까지 읽게 하는 흥미의 끈이다. 첫 문장이 성공적이라면 글쓰기의 절반은 이뤄진 거나 다름없지 않을까?

명작의 첫 문장은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은 '명문'인 경우가 많다. 작가의 개성과 심오한 문학세계가 첫 문장에 고스란히 담긴다. 작가는 소구력 있는 강렬한 첫 문장을 남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사실 첫 문장은 처음 쓰는 문장이 아니다. 쓰고 또 쓰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쓴 문장이다. - page 12 ~ 13

매력적인 첫 문장을 찾아 이 책과 함께 한국 소설의 여정을 시작해 봅니다.


책 속엔 50명의 소설가의 한국 소설 첫 문장이 담겨있었습니다.

김훈을 비롯하여 한강, 공지영 뿐만 아니라 박경리, 황순원, 김동리 등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이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첫 문을 연 '김훈'작가.

저 역시도 그의 작품을 읽어보았지만 이렇게 첫 문장만 대면하게 되니 그 책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피는 숲에 저녁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 <칼의 노래> 중

우리의 선조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그렸던 이 책.

저는 <명량>이라는 영화를 보고 난 뒤 읽게 되어서인지 그의 책에서 그려진 '이순신'의 모습이 강렬하게 남았었는데 첫 문장이 이러했다고하니 새삼스레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첫 문장들.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자문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책의 첫 문장이 기억나느냐고......

이렇게 첫 문장들이 인상깊었었는지, 그 책의 전부를 꾸밀만큼 매력적인 문장임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최근에 읽었던 책 『82년생 김지영』이 떠올랐습니다.

부랴부랴 이 책의 첫 문장을 펼쳐보았습니다.

김지영 씨는 우리 나이로 서른네 살이다. 3년 전 결혼해 지난해에 딸을 낳았다. 세 살 많은 남편 정대현 씨, 딸 정지원 양과 서울 변두리의 한 대단지 아파트 24평형에 전세로 거주한다. - page 9

첫 문장이 저와 너무나 닮은 모습이어서 읽게 되었던 이 책.

새삼 첫 문장을 다시 보니 또 이 책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첫 문장의 중요성!

이 책을 통해 앞으론 책을 읽을 때 첫 문장을 몇 번씩 곱씹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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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실크로드신화여행 - 신화,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
김선자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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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라고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단군신화', 그리고 '그리스, 로마 신화'.

단연코 그리스, 로마 신화는 많은 책들을 시중에서 발견할 수 있고 예술 작품들도 많으며 우리 생활 곳곳에서도 만날 수 있기에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서양의 신화는 이렇게 유명한데 과연 동양의 신화는 없을까?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된 이 책.

『남방실크로드 신화여행』

실크로드라 하면 고대 중국과 서역 간의 비단을 비롯한 무역을 행한 통로로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신화는 난생 처음이었습니다.

조금은 생소하게 다가온 이 책.

하지만 책을 읽고나니 소수민족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어디서나 존재하는 신화에 대해 더 알고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이 책의 <책머리에>에서 잊지 말아야할 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남방실크로드'라는 다소 낯선 개념을 오래된 역사 속에서 되살려낸 이유 역시, 그 길을 통한 인류 문명의 교류가 눈에 보이는 재화만이 아니라 그 언저리에 살던 모든 이들 - 사람과 금수와 초목과 신들 - 의 생생한 이야기를 두루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때로는 비주류와 주변과 소수가 오히려 주류와 중심과 다수를 구원해줄 수도 있다는 믿음을 우리가 여전히 포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 page 7

그렇기에 주류라 여기던 것에만, 다수만을 따를 것이 아니라 비주류에 대한 관심과 소수를 향한 열린 마음을 갖추어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우선 '남방실크로드'에 대한 의미에서 시작하여 중국의 소수민족들의 신화 세계, 인도,인도네이사의 신화 세계, 베트남 소수민족의 신화 세계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남방실크로드'.

이는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일대일로'전략을 발표하면서부터 많은 이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아래쪽 바다를 끼고 있는 것이 '하나의 길' 즉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의미하는 이 길은 오랜 교역의 길이었지만 다시금 재조명을 받으며 중국 남부지역에서 말라카 해협을 지나 아프리카와 유럽까지 연결하는 이 길을 더욱 활성화한다고 하니 이에 따른 문화, 경제의 발전은 어마어마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인문환경과 생태환경으로 인해 탄생한 신화들.

서양의 신화못지않게 흥미로웠습니다.


동양의 신화라서일까.

우리와 비슷한 점이 은근히 있었습니다.

홍수를 통해 남매가 결혼했다는 신화, 남매가 결혼을 해서 자손을 낳아 인류가 탄생했다는 신화, 우리의 탄생신화와 같은 그들의 탄생설과 지역과 관련된 이야기들.

'신화'라는 것이 결국은 주술적,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기에 우리의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라 서양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비슷한 면모를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신화가 선뜻 이해할 수 없었는데 아무래도 우리와 다른 환경이기에 그들의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 전에 그저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리곤 하였습니다.


오랫동안 무역의 길로, 문화 교류의 길로 존재한 '남방실크로드'.

이 길을 따라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결국 '신화'는 그들의 생활상이, 역사가, 그들의 환경을 담은 총체적인 이야기임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 소수민족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 보다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한 권으로 다 담지 못한 민족들의 신화 이야기 역시도 궁금하였습니다.

오히려 서양의 신화보다 조금은 우리와 비슷한 점이 없지않게 존재하여서인지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여운이 남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소개되었던 그 곳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마 더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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