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이브닝, 펭귄
김학찬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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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뜻 제목만 보았을 땐 귀여운 펭귄의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굿 이브닝, 펭귄』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제가 알던 '펭귄'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13년간 숨어 있던 그 놈이 깨어났다!"

그동안 숨어 있었던 그 놈, 펭귄.

펭귄의 탄생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

과연 '펭귄'은 어떤 존재일까......


음......

책이 그리 쉽사리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갸우뚱하게 만든 이 책.

이 책에서 말하는 '펭귄'의 존재.

펭귄은 흉측한 외모와 통제 불가능한 성질머리를 가졌다. 문제는 이게 자신의 일부라는 것. 미워도 오른손이고, 작고 흐리멍텅해도 내 눈이다. 온몸이 지옥에 가는 것보다 죄를 저지른 오른손을 자르는 게 낫다지만, 그건 천국에 갈 때 이야기다. 어차피 지옥에서 살아야 한다면 오른손이라도 있는 편이 견디기 낫다. 인정하자. 우리의 펭귄을.

그러니까, 인사를 하자.

"안녕, 펭귄." - page 8

그렇게 저 역시도 '펭귄'의 존재감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펭귄은 특이하게도 굿모닝, 굿 애프터눈 보다는 굿 이브닝에 반응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책 제목이 『굿 이브닝, 펭귄』!


펭귄의 탄생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펭귄의 얼굴이 흉악하게 변하게 되면서 성장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펭귄'이라하면 귀여운 이미지만 가지고 있던 저에게 이 책 속의 '펭귄'은 조금은 음흉하고 통제불능인 문제아처럼 보였기에 낯설기만 하였습니다.

야동을 볼 수 없게 된 펭귄은 질질 울었다가, 화를 냈다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얼굴이 바뀌었다. 조울증 같았다. 펭귄이 가야 할 곳은 동물병원인데, 동물병원은 의료보험도 안 된다. 병원에 끌고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강제로 입원당할 것 같았다. - page 127

변태 펭귄........


하지만 이런 펭귄도 '삼포세대' 앞에선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안타까운 현실에 처한 청년들의 모습.

이를 대변한 '펭귄'.

"가져간 거, 돌려줄게."

뭘?

"오늘부터 생각은, 네가 해."

펭귄이 숨을 헐떡이더니 갑자기 단단하게 일어섰다.

무리하지 마. 난 괜찮아, 펭귄.

"나도 괜찮아."

펭귄은 역사상, 가장 거대하게 커져 있었다.

처음이면서 마지막이었다. 펭귄만 생각하며 악수를 했던 것은. 다른 누구도, 무엇도 생각하지 않았다. - page 252


낯설었던 펭귄이 조금씩 익숙해질 무렵 소설은 끝이 나버렸습니다.

펭귄의 탄생과 더불어 보았던 남자의 인생.

지금의 현실 속 청년들의 모습과도 닮아있어서 가슴이 짠하기도 하였습니다.

한 번쯤 이런 소설을 만나 색다른 경험을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여자이기에 조금 이해할 수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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