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의 작은 정원들 -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골목 정원 이야기
최윤선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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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맑고 높은 가을 하늘 아래...

조금씩 자기만의 색을 내는 나무들 사이를 거닐 수 있는 요즘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집순이인 저도 비만 오지 않으면 밖으로 향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가을을 만끽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멋스러운 한옥이 돋보이는 북촌은 데이트뿐만 아니더라도 혼자 거닐어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

​

여기 북촌을 걸으며 발견한 작은 정원들을 이야기해 준다고 해 선뜻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알면 더 자세히 보게 되고 그 아름다움으로 제 마음도 풍성해지지 않을까...?!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고 있는 식물들의 이야기.

이제 몸을 낮추어 귀 기울여봅니다.

​

담장 너머 나무들과

돌담 틈의 작은 풀꽃들,

​

무너진 나를 다시 세우는

골목 정원 이야기

​

『북촌의 작은 정원들』

병원에서 오랫동안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하곤 정작 자신을 돌보지 않았던 작가님은 어느 날, 가슴이 답답해지고 식은땀이 흐르며 정신이 아득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병원에서 일하던 시절 마음속에 품었던 물음 하나를 떠오르게 되는데...

​

'무엇'이 환자들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지켜 줄 수 있을까

​

이 해답을 '숲'에서 찾았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마흔 중반, 간호사에서 산림치유지도사이자 숲해설가로 삶의 방향을 바꾸고

깊은 숲속이 아닌,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자연이 사람을 회복시키는 순간들을 마주하기 시작했고

그 기록이 이 책에 담겨있었습니다.

​

'정원'이라는 말은 동서양에서 모두 '담장 안, 나만의 자리'라는 뜻에서 출발했다고 합니다.

그럼 일상 속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스스로를 돌보는 자리도 '정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안국역 주차장 틈에서 자라는 오동나무, 원서동 건물 사이에 뿌리내린 쉬나무, 삼청공원의 조팝나무, 북촌로 담벼락 아래의 냉이까지

북촌의 궁궐과 공원은 물론 골목의 담벼락, 건물 틈과 보도블록 사이에 살아가는 식물 앞에 멈춰 서 스스로 두르게 되는 '마음 정원'을 그리며 우리에게 초록이 건넨 다정한 위로를 일러주고 있었습니다.

​

다가올 혹독한 겨울을 견디기 위해, 잎으로 보내던 물과 영양분을 스스로 차단하고 잎을 떨어뜨리며 본체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지혜로운 단절이자, 가장 전략적인 비움을 보여주었던 열린송현 녹지광장 들판의 '중국단풍'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속을 이루며 우리 땅의 귀한 혈통을 지닌, 독보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와 인내의 결과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었던 종친부 옥첩단 '미선나무'

낮에는 아름다운 나선으로 말려 있다가, 어둠이 내리면 비로소 꽃잎을 열어 향기를 뿜는, 각자의 시간에 각자의 방식으로 피어나면 된다고 알려주었던 계동길 화분의 '털독말풀'

등

식물들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언어'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

지금쯤이면 볼 수 있는 창덕궁 담장 너머의 스승 '은행나무'

왕실의 수많은 서책을 보관하던, 창덕궁 궐내각사의 '책고'를 지키는 나무라고도 한답니다.

이 나무에서 주목한 건 '장수'의 비결이었는데...

그건 은행나무를 올려다보면 잎이 다닥다닥 붙은 채로 자라다 멈춘 듯 짧고 뭉툭한 '단지'라고 불리는 가지로부터 건네받은 초록 처방전!

​

이것은 나무가 성장을 포기한 것이 아닙니다. 에너지가 충분할 때는 가지를 길게 뻗고, 환경이 척박하거나 에너지를 아껴야 할 때는 속도를 늦추고 잎을 모아 효율을 극대화하는 단지를 만드는 것. 무리해서 몸집을 불리는 대신, 내실을 다지며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자라기를 택한 전략입니다.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더 빨리 성과를 내기 위해 쉼없이 달리는 우리입니다. 오랜 시간을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걸어온 창덕궁의 은행나무 앞에서, 속도보다 무너지지 않는 내면이 먼저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만의 속도로 나이 들어가는 법을 배웁니다. - page 130

​

이제는 은행나무를 바라보면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지 않을까......


그리고 개인적으로 유독 인상적인 식물이 있었으니...

잘 가꾸어진 화단의 부드러운 흙 대신, 주로 바위틈에서 자라는 '돌단풍'

바위틈은 흙이 얕으니 양분이 적고, 여름 한낮에는 바윗돌이 달구어지며, 겨울에는 바람이 거침없이 통과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 돌단풍은 굵고 단단한 '뿌리줄기'를 발달시켜 꽃을 피우는데...

​

환경이 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내가 환경을 선택한 것이라는 듯, 좁은 틈새를 탓하지 않고 그 틈새를 자신만의 안전한 자리로 만들어 버린 식물.

화려하지 않아도 시선을 붙드는 이 작은 식물 앞에 잠깐 멈추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몸과 마음은 조용한 회복을 시작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바라보면 됩니다. 바위틈에서 올라온 흰 꽃이삭을, 바람에 흔들리는 단풍 모양의 잎을, 그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바윗돌을 붙들고 있을 뿌리줄기를요. - page 260

​

지금 내가 있는 이 자리가 어쩌면 꼭 맞는 자리일지도...

돌단풍으로부터 삶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괜찮다...'

​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색을 낼 것을...

'인내'와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 준 식물들.

여리디여린 식물들이 건넨 위로와 용기가 제 안 가득히 초록으로 물들며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눈길이 닿는 곳, 발길을 멈춰 작은 정원에서 건네는 '작은 초록색 처방전'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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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부동산 ㅣ 기기묘묘
박혜연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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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 설화와 괴이를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내며

한국형 판타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 이야기꾼

'박혜연'

​

전작 『기기묘묘 방랑길』을 읽었었기에...

조선판 셜록과 왓슨이라 불릴 만큼 유쾌하고 신비로운 주인공 콤비였던 효원과 사로에 한동안 사로잡혔었기에...

​

"세상이란 참 알 수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어."

대답을 바라지는 않은 듯 효원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아마 이 방랑이 끝나도 여전히 알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이 방랑길이 즐겁네." - 박혜연, (2025), 『기기묘묘 방랑길』, 다산책방, page 191

​

이들이 아니라더라도...

이런 한국형 판타지가 고팠던 독자였기에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 디! 어!!

작가님이 신작을 들고 오셨습니다!!

​

이번엔 자신의 세계를 한층 확장해 전통 요괴들과 오늘날의 서울을 잇는다고 하였습니다.

전통 요괴를 불안과 외로움을 품은 캐릭터로 되살리고,

미스터리와 로맨스 요소를 결합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

한국형 판타지

​

를 완성한다고 하니 또다시 설렐 수밖에 없는데...

이미 밀리의 서재에서 선연재로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이 작품!

어찌 안 읽을 수 있을까!!!

바로 읽어보았습니다.

​

"이 계약서에 서명하시겠습니까?"

​

인간이 내놓은 몸에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오다

​

『기기묘묘 부동산』

어디서 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검고 커다란 것.

본래 인간이 아니었던 존재, 그렇다고 완전히 죽은 것도 아닌 것.

하지만 삿된 것들과는 달리 악의 없이 존재하는 것.

바로 '괴이'

어쩌다 길을 잃고 저승에 굴러들어 와 죽은 것, 삿된 것과 함께 엉겨 살던 괴이들을 이끌 존재 '귀구'가 등장하자 염라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껴 천신의 이름을 빌려 조건을 붙이는데...

​

'저승의 것, 특히 명부만큼은 절대 손대지 말 것'

​

16○○년 모월 모일 밤

다리 위에 한 여자가 서 있습니다.

​

"기다려. 나도 곧 따라갈 테니."

​

어렵게 자랐지만 성실했고 체격 또한 건장했던 하나뿐인 동생이 대감마님의 검에 손을 댔다는 주인집 도련님의 모함으로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게 된 것입니다.

​

"내가 죽어서라도 꼭……."

​

이 여자 앞에 어둠보다도 검은 것이, 벌건 눈을 번쩍 뜨곤 여자를 빤히 쳐다보며

​

"내가 복수해 줄게."

...

"대신…… 나한테 줄래? 네 껍데기."

​

여자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에 됩니다.

​

"네 이름이 뭐야?"

"……단야."

"기대해도 좋아."

​

이른 아침부터 고시원을 나서는 '강연준'의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어릴 때부터 연준을 덮친 불운은 그에게서 부모를 앗아 갔고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서글픔이나 우울함에 빠질 새도 없이 친척들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아 학업을 마쳤지만 언제부턴가 앞길이 보이지 않은...

연준을 도와주던 친척들이며 지인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연준의 사건 사고에 휘말려 하나둘 그를 멀리하게 되고

연준 자신조차도 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귓가의 들려온 목소리

​

'더 이상 버티기 힘들 때 나를 찾아오렴.'

​

어릴 적 돌아가신 부모님의 명복을 빌고자 친척들의 손에 이끌려 찾아갔던 호암사로 향하지만 자신의 기억과는 다른 호암사였고

법호 스님 대신 헌승이라는 사람이 그를 맞이해줍니다.

그러다 헌승으로부터 죽음의 문턱까지 가게 된 연준.

​

"건방진 놈."

​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

"하찮은 잡귀로도 존재하지 못하게 해주마."

​

펑 소리와 함께 지귀의 몸이 터져버렸고

지귀가 빠져나간 헌승의 몸은 힘없이 축 늘어지고 순식간에 바스러지더니 가루처럼 날려 그 형체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경기를 일으키듯 몸을 떠는 연준에게 여자가 다가가

​

"내가 먹어줄게, 너."

...

"네 불운을 없애려고 그 첩첩산중까지 간 거 아니야? 그거 내가 해주겠다고."

​

제 불운을 떼어 먹어주겠다는 여자.

연준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여자를 따라가게 되는데...

​

'귀구부동산'

​

이곳은 인간세계에 살고자 하는 괴이들에게 인간의 껍데기를 구해다 주는 것으로

​

"스스로 생을 버리려는 순간 그 인간의 이름은 희미하게 저승명부에 나타나기 시작해. 정말로 죽음이 목전에 다다랐을 때야 명부에 제대로 오르지. 그만큼 생은 자기 의지에 달린 거야."

...

"그러니 명부에 이름이 완전히 오르기 전에 계약해서 껍데기를 받고, 그 혼은 내가 좋은 곳에 모셔다드리는 걸로."

...

"거기까지 간 사람들은, 우리 표현대로 하자면 생의 불씨가 다 꺼졌다고 해. 그 불씨를 다시 살려내는 건 웬만한 노력으론 불가능한 일이고."

...

"사는 건 힘들잖아. 난 그들을 최대한 돕는 것뿐이야."

​

연준은 이곳에서 일을 하면서 인간의 껍데기를 얻은 괴이들이 벌이는 기기묘묘한 사건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그러다 연준은 자신이 불운했던 이유를...

그리고 단야와 자신의 우연이 아닌 인연을 알게 되는데...

과연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이야기...!

​

그 아이를 구한 게 정말 옳은 일이었을까. 만약 제가 내려왔던 결정들이 옳은 게 아니었다면……. 그저 오만하고 독단적인 판단이었을 뿐이라면……. - page 230

​

삶을 포기하려는 인간

인간의 '껍데기'를 가지고서라도 인간이 되고픈 괴이

이들을 중개하는 수상한 부동산

이곳에서 펼쳐진 이야기는 익숙하지만 낯선 우리의 삶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면서 상처를 주고

행복을 바라면서 욕망에 휘둘리고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실패하고 후회하는 인간들의 모습에서

​

인간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

를 묻고 있었습니다.

​

그중에서도 이 대화가 인상적이었는데...

​

"연준."

차귀가 떠난 곳을 바라보던 단야가 연준을 불렀다. 단야는 연준 쪽으로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솔직해지는 건, 참 힘들어. 그렇지?"

남에게는 솔직해지라 하면서도 연준 자신은 그러지 못했다. 단야는 그런 모순된 연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것처럼 물어왔다. 다행히 딱히 대답을 바라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래, 참 힘들어." - page 162

​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도 솔직했다면......

조금은 맘 편히...

인간다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왜 우린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때 비로소 깨닫는 것일까...

​

"인간이란 게 그리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마음속에 있다 한들 눈앞에 보이는 무언가를 붙들고 싶어 하니까요. 얼굴이 나온 사진이든 이름이 적힌 위패든, 혹은 추억이 담긴 물건 무엇이든." - page 210

​

무엇이든 붙들고 싶어 하는 그 마음...

​

결국 인간도 그랬지만 귀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욕심을 내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하며, 다른 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혼자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없음에,

서로를 이해하려 태도를 보며...

요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괜스레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인간일까......?

아니, 그전에 나는......?

힐긋 쳐다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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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을 알고도 명랑하게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도서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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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실...

저는 이 책을 2년 전에 읽었고

그때 참으로 인상적이었던

​

사랑도 행복도 내가 찾아가야 오는 것을

아끼는 마음이 쌓여서 사랑이 되고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 행복이 되는 것을

​

'행복의 정수'를 제대로 알려주셨었는데...

​

그 봄이 지나고...

시간을 흘러...

어느덧 가을이 되었습니다.

행복의 씨앗은 그 봄에 싹을 틔우고

활짝 피었었는데...

이제는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습니다.

​

그래서 다시금 만나게 되었나 봅니다.

새 옷과 새 제목으로 재탄생된 『나태주의 행복수업』

그때 그었던 밑줄이...

지금도 같은 곳을 그을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문장이 새로이 자리를 잡을까...

다시금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

'행복의 정수'를 좇아

가장 예쁜 변두리로 떠나는 인생 여행

​

『비참을 알고도 명랑하게』


같은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먼저 책 제목이 주는 느낌 때문일까...

전에 읽었을 땐 '봄'의 푸르른 새싹을, 길가에 핀 작은 꽃들과 같았다면

이번엔 '가을'의 갈대 같았다고 할까...

씁쓸함이 묻어나지만...

그럼에도 잘 살아났고 앞으로도 잘 살아갈 것이라는 응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

"서울로 가서도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그대가 행복하면 나는 그걸로 족합니다. 힘이 들면 공주로 와요. 살금살금 야금야금 또 봅시다. 혹 내가 없어도 문학관의 꽃들이 맞아줄 거예요. 때가 되면 나도 모든 걸 탁 놓을 겁니다. 최선을 다해 숨 쉬고 마지막 말은 딱 한마디면 족해요.

'됐어!'"

​

'인생'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던 그.


서투른 나를 자연스럽게, 떨리는 게 못난 게 아닌, 본질이라며

떨면서 나아가면 된다고

그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힘이 되던지...

​

그의 시가 참 좋습니다.

어렵지 않아서...

그가 다정한 시선으로 옆에서 속삭여주는 것 같아서...

그중에서도 유독 제 마음을 이끌었던 시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계절과도 맞아떨어지는데...!

그리고

​

아름다움의 끝, 그 끝은 항상 '나'가 아닌 '너'를 머금고 있다고 했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그렇게 '너를 향한 염려' '너를 위한 준비'로 아름다워지는 거라고. - page 56

​

'너'와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저도 그렇게 누군가에게도 시선을 건네며 당부해 봅니다.

​

부디 아프지 마라……

​

"산다는 건…… 말이지요. 매우 비참한 가운데 명랑한 거예요."

​

비참을 알고도 뻔뻔하게, 명랑하게

​

보듬어 껴안아줄 일이다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해라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나태주,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

"충분히 잘 살고 있어요.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

격려와 함께

​

"그럼요. 서로의 안부를 챙기는 게 행복입니다. 늙음도 죽음도 내가 찾아가야 오는 거라고 했지요? 사랑도 행복도 내가 찾아가야 옵니다. 아끼는 마음이 쌓여서 사랑이 되고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 행복이 돼요. 나는 그런 사소한 것, 낡은 것, 익숙한 것들을 수집하는 고물 장사예요."

​

행복을 찾아내 '억지로라도 행복하기'를,

행복한 고물 장사가 건넨 메시지였습니다.

이 메시지가 부디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 심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남겨보며...

오늘 저는 스스로를 다정히 안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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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프렌즈 구마모토·아소·히타 - 최고의 휴가를 위한 스마트 가이드북, 2027~2028년 최신판 ㅣ 베스트 프렌즈 시리즈 14
전상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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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즘은 일본 대도시보다는 소도시로의 여행이 대세인 듯합니다.

저같이 굵직한 도시들만 아는 사람도 어느새 소도시들을 검색하게 되고 여행을 꿈꾸게 되니...!

아마도 모두가 지쳐있기에... 그런 걸지도...

​

일본의 소도시라고 하면

지역마다 온천·자연 경관과 역사·문화 유적을 두루 갖추고 있기

에 여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규수' 여행의 중심인 후쿠오카에서 여행 반경을 조금 더 넓혀

구마모토·아소·히타다

로 떠나보고자 합니다.

이 세 지역을 중심으로 펼쳐질 매력들을 기대하며 출발해 봅니다.

​

압도적인 자연과 고즈넉한 소도시의 매력을 만나다!

세계 최대급 화산 지형부터 온천, 미식, 애니메이션 성지까지

일본 소도시 여행의 새로운 목적지,

'구마모토·아소·히타'로 떠나보자

​

『2027~2028 베스트 프렌즈 구마모토·아소·히타』


규슈 중부 지역에 속한 구마모토, 아소, 히타.

구마모토는 그저 '골프 치러 가는 곳'

아소는 '아소산 보러 가는 곳'

히타는 '버스투어 중 들르는 곳'

으로만 여겼다면 오산!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거대한 장연과 개성 넘치는 이곳으로의 여행 시작해 보려 합니다.

​

우선 키워드로 구마모토, 아소, 히타를 살펴보았습니다.

역시나 눈에 띄는 건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쿠마몬'이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마모토현이 일본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로 대만 반도체 기업인 TSMC 공장이 있어 규슈에서 유일하게 방일 외국인 중 대만인의 비율이 가장 높은 현이라고 하였습니다.

나머지 현은 모두 한국인 방문객이 많다고 하니...

하하핫;;;

일본 3대 명성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을 중심으로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가토 기요마사의 명으로 1601년 착공해 1607년 완공했으며 난공불락의 성으로 불리는 '구마모토성'

그곳엔 우리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있었는데...

​

임진왜란에 참전한 가토 기요마사는 울산성 전투에서 크게 고전했습니다.

일본군은 식량과 물이 바닥나자 결국 동료의 시신을 뜯어 먹고 소변을 마시는가 하면, 자신이 타던 말까지 죽여 그 피를 마실 정도로 처참한 상황에 내몰렸는데...

할복 직전이 되어서야 지원군이 도착해 겨울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그는,

조선에서 터득한 축성 기술과 전투 경험, 조선에서 납치해 온 도공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마모토성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었고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은 우리나라 울산과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며

임진왜란으로 악연을 맺었던 두 도시는 오늘날 울산광역시와 구마모토시라는 이름으로 자매 결연을 맺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하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로 유명한 일본의 국민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

그에게 구마모토는 일생에 아주 큰 전환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4년 3개월의 구마모토 거주 기간 중 가장 오랜 기간(1년 8개월) 머물렀더너 집 '나쓰메 소세키 우치쓰보이 생가'는 장녀인 후데코가 태어나기도 했는데...

그의 아내인 쿄코의 회고에 따르면

​

'내가 살았던 집 중 가장 좋은 집인데, 지금 봐도 참 훌륭한 곳'

​

이라고 했을 정도로 애정이 상당했다고 합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그가 이곳을 지나며 '숲의 도시'라 격찬했던 그 녹음을 마주한다면...

그의 작품이 더 와닿지 않을까...!

그렇게 그의 집을 중심으로 거리를, 카페를, 소설 <풀베개>의 무대가 된 온천을 따라가며 흔적을 찾아가는 것도 재미일 것 같았습니다.

역시나 일본이라고 하면 '애니메이션'을 빼놓을 수 없는데...!

'규슈의 작은 교토'라는 별칭이 붙은 작은 도시 '히타'에 가면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만화가 '이사마야 하지메'의 고향 마을답게 도시 전체를 '진격의 거인'으로 도배했다고 하니...

덕후라면 <진격의 거인> 성지 순례.

여기에 조사병단 망토를 입고 하는 걸 추천하는 바입니다.

세계 최대급의 화산 지형인 아소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볼 수 있는 곳

물이 맑기로 손꼽혀 모든 식재료가 맛있는 곳

애니메이션 <원피스>, <진격의 거인>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곳

구마모토·아소·히타

이곳으로의 여행 역시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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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셔틀 ㅣ 특서 청소년문학 50
고정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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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0여 년 동안 400여 권의 책으로 500만 독자를 만나 온 대한민국 어린이·청소년 문학의 대표 작가

'고정욱'

저와 아이에겐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로 그를 처음 만났었고

『점퍼』로 일제강점기의 암울했던 시기로 모험을 떠나며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꿈을 향해 나아가는 그 마음에 어른인 저도 울컥하면서 희망을 선물받았었는데...

이번엔 무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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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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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스토리텔러 고정욱 작가님이 그려낼 우주에서의 여정은 어떨지...!

함께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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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6명, 남은 시간 47시간!

죽기 전 남기고 싶은 나의 이야기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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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 화성 이주 시대

화성으로 향하던 셔틀이 습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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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셔틀』

조수아는 눈을 떴다. 얼마나 오래 잠들어 있었던 걸까. 몸은 납덩이처럼 무거웠고, 성에 낀 유리 덮개가 시야를 가렸다.

"헉… 헉!" - page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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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떠나 화성으로 향하던 열일곱 고등학생 '조수아'

오랫동안 수면 캡슐 안에서 액체 호흡을 한 탓에 힘겨웠던 수아는 캡슐 밖으로 나오는데...

자신이 있던 화성행 승객 챔버 3-1 구역의 수면 캡슐의 생명 램프의 초록불이 꺼져 있습니다.

꺼져 있다는 건...

죽었다는 뜻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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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누구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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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 떨며 외치니 잠시 뒤 건너편 3-2 챔버에서 무언가를 절박하게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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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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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는 훌쩍 넘어 보이는 얼굴과 어울리지 않는 근육질 몸을 하고 있고 자신을 이스라엘 출신 빌이라고 소개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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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으면 위험해요. 다른 챔버로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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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존자를 찾아보니

수아를 포함해 빌, 일본에서 온 소타,괴짜 통신 전문가 프랭키,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구스, 예비 조종사 캐리 여섯 명만이 생존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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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델타광선을 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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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법으로 사용 금지한 광선으로 우주 셔틀이 알 수 없는 공격을 받게 되면서 통신은 끊기고 우주선을 움직일 동력마저 부족한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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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바이패스 회로고, 궤도 추적 장치는 나갔고, 엔진은… 10% 출력으로 한 번 정도 점화가 가능하네요. 우주선에서 살릴 수 있는 건 단 하나예요. 조종실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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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살기 위해 조종실을 분리해 산소를 확보했지만 이 역시도 한정적이고

기약 없는 구조를 기다리며 버티기 위해선 산소 한 모금, 음식 한 입이 곧 생존 시간과 직결된 공간에서 이들은 점점 침묵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프랭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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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이건… 살아도 사는 게 아니야."

...

"우리 산소 부족으로 몇 시간 일찍 죽더라도, 서로 얘기나 나누다 죽자. 각자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슨 꿈을 꾸고 화성에 가려고 하는 건지 알고나 죽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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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했던 제안을 건네는 것입니다.

각자 그동안 자신이 어떤 삶을 살아왔고 무엇을 꿈꾸었는지 삶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는데...

마지막 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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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인연이라고 하지요. 스쳐 지나가는 만남조차 수많은 원인과 조건이 쌓여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합니다. 과학도 우리가 별의 먼지에서 태어났고 모든 원소가 우주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우주에는 아직 평행우주가 존재하는지,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남아 있습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밝혀낸 것들은 분명 위대하지만, 우주 전체로 보면 아직 극히 일붕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이렇게 살아남아 한자리에 모인 것도 단순한 우연이라기보다 아직 과학으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한 인연의 실타래가 우리를 이곳으로 이끈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내 이야기를 들으면 이 느낌이 조금은 이해가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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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그의 이야기에는 예상치 못한 거대한 비밀을 알게 되는데...

과연 이들은 생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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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향한 마지막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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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 앞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심정을...

다 안다고 하면 거짓일 테고...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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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이야기'를 하고 들으며

공간의 숨결을 데우며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고

서로를 연결하며 살아갈 수 있었음에...

누구도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음에...

연대와 공감에 대해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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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도 이야기를 어딘가에 남길 수 있겠지?"

소타가 말했다.

"그 이야기가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그건 가장 아름다운 유산일 거야."

...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떠난다. 그러나 어떤 삶은 시간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위해 내민 손길은 또 다른 손길을 낳고, 선의는 세대를 건너 이어진다. 그것이야말로 돈도 권력도 남길 수 없는 가장 값진 유산이다.

창밖의 별을 바라보던 소타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름다운 유산은 건물도, 보물도 아니야. 다른 사람을 위해 기꺼이 내민 한 사람의 마음이지." - page 94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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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제 마음...

기꺼이 내밀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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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속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 반짝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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