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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복도로 이바구 - 이바구스트 손반장이 안내하는 색다른 부산 여행
손민수 지음 / 인디페이퍼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우와~여름이다!
여름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아무래도 '바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이지만 특히나 '부산'의 해운대가 계절과 함께 유명세를 타고 우리 앞에 나타나곤 합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곳.
그래서 더 가고 싶은 로망이 있는 곳.
이번에 이 책을 계기로 이번 휴가지는 '부산'으로 떠나보고자 합니다.

'산복도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이 곳엔 우리의 근현대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최근에 방송매체에 소개가 되어 방문객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저자 역시도 부산 토박이였지만 급하게 집이 필요해서 가게 된 이 곳.
이 곳에 대한 인식은 '가난한 사람들의 동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점 그에게 산복도로의 풍경들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곳곳에 산복도로 사람들의 삶이 담겨있어서 짝사랑에 빠진 것마냥 이 곳에 대해 더 알고 싶어지고 이렇게 우리에게 이 곳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였습니다.
부산의 또 다른 매력을 지닌 '산복도로'.
스토리텔러 '손반장'과 함께 여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람풍경이 있었고 사람냄새가 존재하였습니다.
그리고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고 지금의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이 두 곳이 가고 싶었습니다.
<168계단>과 <아미동 비석문화 마을>

<168계단>을 이야기하는 첫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168계단은 누군가에게는 현재 진행형의 삶이다. 그리고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부산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위대한 유산이다. - page 75
이 계단에 관한 이야기.
저에게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삶의 모습을 빗대어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 어머니들은 이렇게 우물에서 물을 길어 계단을 힘겹게 올랐고, 아버지들은 지금처럼 높은 건물이 없을 때 산동네 집에서 하루 종일 바다를 보는 게 일이었다고 합니다. 바다를 보다가 배가 딱 들어오면 지게 하나 메고 미친듯이 이 계단을 뛰어 내려오셨다고 합니다."
"네? 그건 또 왜요?"
"그건 부산항에 도착한 순서대로 일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다 보니 여기 168계단에서 먼제 내려가려고 서로 부딪히고 넘어져 다치기도 하셨답니다. 다행히 부두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날에는 그 힘들었던 부두 노무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연탄 두 장 짚에 묶어서, 아니면 막거리 두 통 받아서 이 계단을 힘겹게 오르셨던 거구요." - page 88
왠지 이 계단은 해 질 무렵에 올라가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퇴근하고 힘겹게 올라오실 아버지의 모습.
어머니의 마중.
'가족'의 의미도 느낄 수 있고 우리네 '삶의 무게'도 느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리고 <아미동 비석문화 마을>.
이 곳은 '행복마을'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곳에 담긴 이야기는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여기는 전부 다 비석이에요. 그러니 비석문화마을이지. 삶과 죽음이 함께 하는 곳이니 일본 귀신을 본 사람들도 많아요. 이 좁은 공간에서 네 명 다섯 명, 아이고 말도 마세요. 아이들은 어찌나 많은지...... 하루 종일 도청까지 물 길러 갔다가 그 먼 길을 물동이 이고 두 번 갔다 오면 물이 끊겼어요. 진짜 그때 물 생각만 하면 지금도 진저리가 나. 겨울에는 또 어찌나 춥던지...... 그때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이에요 천국." - page 237
그래도 이 곳이 '행복마을'이라 부릴 수 있는 것은 틈 없는 집들 사이에 서로서로 닿아있는 이웃간의 정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까치가 안내해주는 이 곳.
좁은 골목길이 왠지 그리워졌습니다.

책을 읽다보니 '부산'이라는 곳에 숨은 진주같은 곳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 책의 '손반장'은 곳곳의 이야기와 더불어 <부록> 부산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담았습니다.
여느 여행책에도 당당히 견줄 수 있는 이 책.
매년 외국의 여행가이드를 끼고 있었다면 이번엔 이 책을 끼고 색다른 여행을 다녀볼까 합니다.
"부산 여행의
진짜 매력은 여기서 시작된다!"
왠지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손반장이 이렇게 외치며 가이드를 해 줄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