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유키 신이치로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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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양한 어플, 유튜브, SNS 등을 추리 소재로 삼는 등

"선배 작가들이 절대 쓸 수 없는 트릭"

을 쓰는 작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지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미스터리 작가

'유키 신이치로'

(죄송하지만... 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현대 문물(?)을 소재로 삼은 미스터리 소설이라는 점이... 신선했었고

정말 우리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인지라... 소설인 듯 소설이 아닐 듯해 조금은 더 섬뜩하지 않을까? 란 생각과 함께 더 몰입하면서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이 소설.

그래서 잔뜩 기대감을 가지고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난 뒤......

는 조금 있다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팬데믹 이후 일상이 된 비대면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

어떤 수수께끼들이 있을지...!

함께 읽어보실까요!

기묘한 네 가지 조합이 의미하는 '수수께끼 풀이'

실무는 배달기사, 탐정은 배달 전문점 셰프

마침내 미스터리 의뢰도 어플로

주문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어려운 문제가 가득한 레스토랑


"불에 탄 시체입니다." - pageg 10

그렇게 말한 순간 등을 움찔하며 반응을 하는 남자.

만약 내가 탐정 사무소 직원이고, 눈앞의 남자가 탐정 사무소장이라면 전혀 이상하지 않겠지만...!

그렇다, 여기는 배달 전문점입니다.

그것도 조금..., 아니 꽤 특이하고 어쩐지 아주 수상쩍인 '고스트 레스토랑',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입니다.

앱에는 다양한 이름이 마치 개별 가게인 것처럼 실려 있지만, 실제로는 전부 같은 조리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곳이고

나는 주문을 받고 이 수상한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배달 나갈 음식을 받고 떠나려는 나에게 평범해 보이는 USB 메모리를 내밀며

-보수는 현금으로 1만 엔.

-물론 수령증을 받아서 여기로 돌아오는 게 조건이지만.

-덧붙여 이 이야기는 절대로 남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만약 발설하면……

몹시 수상쩍었지만, 하루하루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배달에 여념이 없었던 나는 이 제안을 받아들게 되었고

그렇게 이 가게의 단골 배달기사가 되어 '사건'에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인물, 손가락 두 개가 없는 교통사고 사체, 혼자 사는 여자의 자취방을 습격하곤 되려 "함정에 빠졌어"라고 말한 남자, 빈집에 계속 쌓이는 택배와 괴상한 배달품들......

셰프는 배달기사가 가져온 정보만으로

"그럼 시식회를 시작할까."

차갑고, 나무에 뻥 뚫린 구멍같이 '공허' 한 눈으로 경고하는 셰프.

그의 눈동자 저편에 보이는 사건의 진상은...?!

신선했다고 할까...?!

비대면 시대의 일상의 소재로 시작된 사건들은 지금의 우리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고

그런 소소한 재미와 공감이 더 몰입하며 읽어 내려가게끔 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묘미는

"무슨무슨 일의 진상은? 무슨무슨 일의 진실은? 그게 '사실'이라는 확증은 영원히 얻을 수 없을 텐데도 필사적으로 찾아다니지.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진상이니 진실을 찾아낸 것처럼 굴어. 범인이 자백했다? 거기에 거짓이 섞여 있지 않다고 어떻게 단언하지? 꼼짝 못 할 증거? 그걸 뒤집을 만한 물증이 어딘가에 잠들어 있지 않다고 어떻게 단언하지?" - page 402

절대 불가능은 없다며...

그렇게 탐정 아닌 탐정으로 셰프를 내세웠고,

그는

사장의 지적대로 이것이 진상이라는 보장은 없고, 다른 가능성이 완전히 부정된 건 아니다. 그래도 이야기의 앞뒤는 맞는다. 그럴리가 있느냐고 코웃음을 칠 수 없는 '진실미'가 이 가설에는 존재한다. - page 334 ~ 335

"난 '진실' 따위는 단 한 번도 말한 적 없어. 이 '가게'에서 제공하는 건 어디까지나 고객이 원하는 '맛', 요컨대 '해석'에 지나지 않아." - page 398

단순히 주문자가 원하는 '진상'을, 욕구가 충족돼서 덥석 매달린 '해석'을 내미는 것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문제가 아니었던...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그동안 내가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했던 것도 역시나

그렇다. 그들 모두 한결같이 원한다. '진실'을......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해석'을. 그리고 그 해석으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싶어 한다. 그 허기는 채워져야 할까, 아니면 굶어 죽게 놔둬야 할까. 나 자신이 '채워진 쪽'에 해당하는 지금도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채움으로써 심적으로 편안함을 얻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은 속임수에 불과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 page 405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에서, 해석으로부터의 짜릿함에, 절대적이라는 믿음으로 다소 편협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하게도 되었습니다.

이 작가분...!

은근 매력적이었는데...

지금부터 작가님의 작품을 찾아 읽어보며 미스터리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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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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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출간 직후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세계 최대 독서 커뮤니티 <굿리즈>에서 7,000건이 넘는 찬사와 함께


"중년에 맞이한 두 번째 성인식. 기대 그 이상을 배송해준다"


라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


저는 


나이 들며 일한다는 것, 원치 않은 이직, 갑작스레 찾아온 병,

계속되는 가족의 요구, 미쳤거나 혹은 친절한 동료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일, 타인에 대한 봉사,

그리고 두 번째 기회까지,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경험해본

삶의 진짜 모습들을 모두 담고 있다.

_<굿리즈> 독자 리뷰


이 글을 보자마자 책을 짚어들었습니다.

언젠가 나도 겪게 될 일...

그때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조금은 막막했던 저에게 그가 전해줄 이야기가 따스한 손길이 되어줄 것 같았습니다.


한 사람의 여정.

그 속에서 저도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회사는 나를 버렸지만

오늘 내가 배달한 혈압약과 개 사료는

이웃의 내일을 지탱한다.

그해, 나는 죽여주는 우편배달부였다!"


메일맨


나는 컨설팅 일을 하다가 잘렸다. 나의 팬데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page 19


2020년 3월 초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둘러 공항으로 가던 차,

그날 새벽 4시까지만 해도 잘나가는 브랜드 전략가, 마케팅 컨설턴트, 소비자 심리학자란 화려한 수식어를 가졌던 그는 


"스티븐, 우리 둘 다 성인이니 굳이 길게 얘기 안 해도 되겠지."


이제 더는 아니게 되었습니다.


새 마케팅 일자리를 얻는 것은 당분간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일 터, 

인증된 구체적인 기술이 있는 심장전문의도 배관공도 아니었기에 

팬데믹 속에 재취업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암 진단을 받은 지 고작 몇 달밖에 되지 않았기에...


이제 세상 전체가 엿 같은 도시였다.

대체 나는 어쩌란 말인가? - page 25


건강보험 자격이 절실히 필요했던 그는 젊은 시절 그토록 벗어나고자 했던 고향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로 돌아가 


"드디어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는 일자리를 우체국에서 찾은 것 같아." 나는 말했다.

"우체국이 마케팅 전문가를 뽑아?"

"아니."

"그럼 누굴 뽑는 거야?"

"우편배달부." - page 39


미국연방우정국의 우편배달부로 취직하게 됩니다.


우편배달원의 임무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우편물보다 훨씬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었던 그.

우여곡절 속 그가 우리에게 전한 메시지.


나를 본질로 데려간 것은 내가 잘하는 무언가가 아니라 못하는 무언가였다.

이건 나만의 통찰이 아니었다. 단테도 『신곡: 지옥편』 맨 앞에서 이미 말한 바 있었다. "인생길 한가운데서 나는 길을 잃고 캄캄한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곳은 훌륭해서가 아니라 형편없어짐으로써 도착한 것이었다. 내가 스스로에게 들려준 이야기, 내 일을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 그 이야기는 이미 끝났다. 옛이야기를 흘려보낸 나를 기다리는 새로운 이야기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한 남자의 이야기였다. 그 남자는 느렸고, 자꾸 실수를 했고, 도움이 필요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스티븐이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고, 어찌 됐든 계속 살아보겠다는 뻔뻔함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저 한 우편함에서 다음 우편함으로 가며 우편물을 배달하는 거다. 그리고 내일 다시 일어나 또 그렇게 하는 거다.

누가 보든 말든 남의 잔디밭에 주저앉아 울다가 문득 깨달았다. 결국 내가 버텨내리라는 것을. - page 161


이제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루저처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사람들에겐 내가 필요하다 그때 내 안에서 썩은 찌꺼기와 타르 같은 우울의 늪 대신 다른 무언가를 찾아낸다. 바로 문이었다. 나는 그냥 거길 통과해 나가기만 하면 되었다. 아마 그 문은 내내 거기에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제야 내가 본 것이었고, 나는 발을 내디뎠다. - page 337


마냥 웃을 수 없었던, 오히려 웃기기에 더 슬펐던 이야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

그가 다시 설 수 있었던 건 혼자가 아니었기에 가능했고

우리는 또 어떻게든 헤쳐나간다는 것을

희망과 따뜻한 응원을 건네주었습니다.


'우편배달원'의 업무를 바라보며...

단순히 '배달'의 의미를 넘어 사람과 세대를 연결하고 있었습니다.


우편물을 싣고 길 위에서 보낸 1년.

다시 머리 쓰는 일, 지식노동으로 돌아가게 된 그가 남긴 이 말이 긴 여운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일을 돌보는 순례자라는 감각이 그립다. 홀로 길 위를 돌아다니며 느끼는 상쾌하고 확장된 기분. 온통 산들이 펼쳐진 길에서 우편물이 가득 실린 트럭을 모는 기분. 집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일하고, 함께 먹고, 함께 있는 사람들을 보는 기분. 그들이 나를, 편지와 잡지와 약과 칼, 씨앗, 공구, 기계 부품을 기다린다는 감각. 이 모든 감각이 그립다. 물론 그들이 원치 않는 것들도 있다. 쓰레기 같은 것, 귀찮은 광고물, 실망스러운 소식, 혹은 날마다 쏟아지는 평범한 것들. 특별한 일이라곤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또 다른 하루.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매일매일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 page 392


하루하루 찾아오는 기적.

저도 기다리고 집어 들어보고자 합니다.

덕분에 오늘 하루가 특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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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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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도 같았던 우편배달원 업무. 그리고 전달된 희망과 용기는 또 하루를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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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백 - 슬픔마저도
민도연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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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의 아내와 딸은 모두 살해당했습니다."

기억을 잃었다는 내게 상담사가 해준 말이었다.

이 문구를 보자마자 심장을 저격당했다고 할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힘겨운데 살해라니...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이 남자.

그런데 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다는데...

그의 복수가 궁금했지만 그만큼 가슴이 아려왔는데...

슬픔을 잊는 데 복수가 답이 되었을까...?

그 해답을 찾으러 저도 가 보았습니다.

고통은 물론, 나의 슬픔마저도 되갚아주겠다.

법과 돈, 권력 위에 선 자들을 향한 가장 잔혹한 응징

페이백

새까맣다. 주위를 둘러보지만 앞도 뒤도 위도 아래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새까맣다. 거리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두 손을 들어 내려다봤다. 손이 보이지 않는다. 손을 바로 눈앞에 갖다 댔지만 보이지 않는다.

왜지? 눈이 보이지 않는 건가? - page 52

시커먼 암흑 속.

뭔가가 어른거리는 걸 보니 눈이 안 보이는 건 아니고...

불안과 공포 속에

"아악!" 젊은 여장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고막을 파고들고

"꺄악!" 어린 여자아이의 찢어질 듯한 비명이 정수리를 꿰뚫었습니다.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다 갑자기 모든 감각이 사라져 버리곤 무언가가 머리를 쿡쿡 누르는 것이었습니다.

"환자의 의식이 돌아오는 것 같은데요…."

김동현.

기억을 잃은 채 병실에서 깨어난 그는 심리상담사 '최재준'으로부터

"김동현 님은 아내와 따님을 모두 잃으셨습니다."

아내와 딸이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이 사실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또다시 기억을 잃었었다며

그럼에도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알려준다는 재준.

"앞으로도 꿈속에서 과거의 기억을 보게 되실 겁니다. 물론 현실에서 갑자기 떠오를 수도 있고요. 충격적인 기억이 떠오르더라도 절대로 김동현 님 '자신'을 놓치면 안 됩니다! 하나하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아시겠죠?" - page 86

동현은 재준의 도움을 받으며 하나둘 기억을 복원해나가며 복수를 준비하기 시작하는데...

사랑하는 가족을 앗아간 악마들.

판사 이기우와 검사 최진열, 대망그룹 정순철 회장과 그의 아들 정진태.

이 네 명의 악마에 내려지는 '나'의 최후의 심판.

지난번 기억을 잃기 전의 나는 내 딸 수아의 비참한 죽음이라는 충격을 이겨내고 악마들에 대한 복수까지 준비했었다. 그런데 결국 모든 기억을 잃었다. 왜? 무엇 때문에? 내 딸의 비참한 죽음보다 더 큰 충격이 있었던 걸까?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도저히 그 이상의 충격은 상상할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어떤 충격이 또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까?

그 어떤 충격이 기다리고 있든 이번에는 복수해야 한다. 반드시! 다시 기억을 잃기 전에! - page 179

악마들을 하나씩 처형대에 올려 진행하면서 지금껏 가려진 어둠의 장막이 걷히는데...

마침내 마주하게 된 진실...!

"직접 나서지 않고 어떻게 복수를 하겠다는 겁니까?!" - page 402

복수가 삶의 전부가 되었던 이들.

긴 시간 동안 복수를 준비하며 삶을 지탱했을 이들의 모습이 처절하였습니다.

그리고 복수 후의 이들의 삶...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강한 권력을 가졌던 가해자들.

권력으로 누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의 세상도 여전히 엿볼 수 있었던 것이었고

이로 세상은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에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체계를 만들어야 함을

또다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슬픔이 날카로운 복수의 칼날로 변했던,

그 칼날이 결국 또다시 나를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또 다른 슬픔이 찾아왔었던 이 소설.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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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터 부인의 정원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74
N. M. 보데커 지음, 이혜원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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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말보다 그림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아니, 그림과 함께 글이 주는 위로가 좋아서 그림책을 찾아 읽곤 합니다.

읽고 나면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무는 여운...

직접 느껴보지 않고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이번에도 그림책이 고팠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작품은 1972년 출간되었었고 그 이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으로 선정되어 여러 차례 복간되며 50년 넘게 독자들의 곁을 지켜 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한국어판으로 우리에게 원작의 서정성과 유머를 살려, 세대를 건너온 고전의 매력을 전한다 하였습니다.

이제서야 만나게 되다니...

아니, 이제라도 만나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어떤 위로를 선사하길래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는지 저도 몸소 느껴보고자 합니다.

조용한 순간

다정히 건넨 인사

재스터 부인의 정원


샌드게이트 마을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어느 정원.

정원 가운데 있는 팍스 저택에는 재스터 부인이, 어느 정원 구석엔 조그맣고 뾰족뾰족한 고슴도치가 살고 있습니다.

둘은 자주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고슴도치는 밤에만 돌아다니고, 부인은 그러지 않으나 가끔, 해가 진 직후에 마주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재스터 부인은 고슴도치에게 우유를 담은 작은 접시를 건네곤 집 안으로 들어가 피아노 연주를 하는데...

고슴도치는 우유를 마시는 동안 열린 문틈 사이로 재스터 부인의 피아노 연주를 듣는 게 좋았고

재스터 부인은 자신의 연주를 들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이렇게 둘은 한동안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5월의 어느 맑은 아침, 재스터 부인이 봄을 맞아 씨앗을 심기 시작합니다.

그곳에 고슴도치가 있는 줄 모르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그런데 얼마 뒤, 고슴도치의 가시 사이사이로 작고 푸릇한 줄기와 새싹이 고개를 내밀고 어느새

"내 몸에 꽃이 피었어!"

벌과 나비가 뒤를 따라다니고, 이 모습이 꼭 요란하게 피어오르는 꽃잎 구름 같았던 고슴도치는 춤추듯 깡충깡충, 폴짝폴짝 뛰어다닙니다.

한편, 라탄 의자에 앉아 졸고 있던 재스터 부인은 작은 꽃밭 한 무더기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도둑 잡아라!"

자신의 꽃밭에서 꽃을 가져갔다고 생각한 재스터 부인은 마침 집 앞을 지나던 윔플 경감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겁에 질린 고슴도치는 달아나게 됩니다.

과연 고슴도치는 자신이 사랑하는 정원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세상에, 고슴도치였잖아!"

엉뚱하고도 유쾌했던...

하지만 이 둘의 서로를 향한 존중공존의 시간은 잔잔하고도 깊은 울림을 선사하였습니다.

타인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작은 관심과 행동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간만에 느껴진 따스한 위로와 힘이 오늘을 살아갈 힘을 주었습니다.

왜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아니 받을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지만, 조용했기에 평온하였고 아름다웠던 재스터 부인과 고슴도치.

저도 이들을 닮아가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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