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 - 그래서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래.전민진 지음 / 남해의봄날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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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해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합리적으로 오래된 독서력에 따른 판단으로 책을 택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오랫동안 책을 읽은 덕분에 남들보다는 그나마 책을 선택할 때 보다 확률상 내 관점에서 재미있고 유익한 책을 고를 가능성이 크지만 인지능력을 현혹시키는 출판사의 노력에 속아넘어갈 경우가 많다.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다>는 서점에 갈 때마다 내 눈에 들어왔다. 그런 책들이 꽤 많다.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서점에 들러 살펴보니 그런 책들이 꽤 있다. 


분명히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내 시야에 자주 들어와 그런 경우도 있고, 출판사에서 서점 매대를 점령하며 내가 갈 때 마다 눈에 띄다보니 나도 모르게 책을 집어 들거나 머릿속에 각인되어 강렬한 인상이 남는 경우도 있다. 이 책은 책표지가 보자마자 마음에 들어 나도 모르게 집어 들었다. 그 다음이 책 제목이었다. 책 제목이 무척 중요하다. 심지어 초기 출판 권 수의 50%이상을 최소한 차지한다. 표지도 난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믿는데 가끔 중요한 것은 맞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저 속으로만 결코 아니라고 난 외칠 뿐이다. 지금까지 내 책들중에 정말 마음에 드는 표지는 없었다. 출판사에서 전문가들이 알아서 하는 문제니 그저 알겠습니다를 했을 뿐.


그렇게 책 표지에 끌려 몇 번을 서점에 갈때마다 들쳐봤던 책을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다행히도 내 마음에 든 책 표지는 나를 속이지 않았다. 책 내용이 좋았다. 큰 틀에서 동어 반복적인 내용이라 -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 총합이 그렇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 되풀이 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참 좋았다. 특히,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의 저자는 두 명이다. 공교롭게도 책에서 13명의 사람이 등장하는데 초반에 두 명이 운영하는 출판사에 대한 소개를 한다. 


그 후로 계속해서 초반에 심어진 이미지에서 난 자유롭지 못했다. 이 책은 전혀 다른 출판사에서 만든 것이고 저자들도 다른 사람인데 나도 모르게 '소모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두 사람의 글과 사진에 자꾸 그 사람들이 이 책을 엮어 펴냈다는 착각에서 읽었다. 두 저자와 출판사에게는 미안하지만. 두 명의 저자가 서로 적정하게 한 명씩 대상자를 만나 인터뷰하고 글을 엮어 읽는 사람에게는 편안했다.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 인터뷰하려면 상대방뿐만 아니라 분야에 대해서도 조금은 공부했어야 했을텐데 편안하게 읽게 해준다.


젊은 청년일수록 대기업을 선호한다고 한다. 주위 시선도 그렇고 본인도 대기업을 들어가야 무엇인가 보상받는 느낌도 들 것이다. 어차피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고생하는 것은 똑같은데 연봉에서 차이가 나니 말이다. 한 편으로 대기업을 들어 갔다 얼마 되지 않아 나오는 청년들도 꽤 많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직접 그런 친구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높은 연봉은 좋지만 자기 시간도 없이 일해야 하는 자신을 볼 때 빨리 포기하는 것이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그만둔다.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리겠지만 본인에게는 인생의 선택이다. 그런 친구에게 난 박수를 쳤다. 겨우 그 정도 인내도 하지 못하고 다른 것도 못할 것이라 꾸짖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빨리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기업을 들어갈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다면 최소한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선택은 섣불리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기업을 다니 정도면 단순히 공부만 잘 한 것이 아니라 여러모로 잘 난 친구들이다. 이미, 다양한 평가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다.


이제 과거처럼 단순히 높은 연봉만을 바라보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돈을 덜 받더라도 인생 전체를 보며 득이 되는지 여부를 더 따지는 시대다. 일부 잘 난 청년들의 이야기 아닌 대세가 되어가는 추세다. 실제로 대기업에서도 이런 부분에 있어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예전처럼 높은 연봉만으로 잡기도 힘들고 야간작업을 밥 먹듯이 하느니 돈을 덜 받더라도 보다 여유있는 직장생활을 원해 이직하는 추세에 일부 대기업의 미래가 오히려 어두운 이유는 창의력 측면에서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는 작은 회사에 다닌>에 등장한 청년들은 - 대부분 35세 미만으로 보이니 - 작은 회사에 다닌다. 직원이 많아야 50명 정도고 달랑 사장과 직원 한 명으로 구성된 회사도 있으니 작은 회사가 맞다. 그들이 어떻게 회사에 다니게 되었고 어떤 마음이고 향후 계획등에 듣는다. 한 명 한 명이 전부 처음 시작할 때 보다 인터뷰를 했던 지금이 더욱 성장했고 중소기업답게 만능이 되었다. 재미있게도 선배가 없다보니 역설적으로 더욱 창의력있는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심지어 사장도 잘 몰라 서로 고정관념없이 만들다 보니.


공통점을 찾는 인간답게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공통점을 찾게 되었는데 책에 소개된 인물들이 작은 회사에 다닐지 몰라도 그들은 뛰어난 인물이었다. 책에서 소개된 회사 중에 평범한 회사나 평범한 업무를 보는 인물은 없었다. 작은 회사일 뿐 분야가 특수 분야였고 소개된 인물들이 하는 업무도 특수 분야에 속했다. 이를테면, 정말 작은 기업의 경리와 같은 일반 사무직 - 작은 기업이라 그러기는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 직원은 없었다. 마케팅, 출판, 디자인 등 평범한 직업군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그 점은 좀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느냐라는 점이라 볼 수 있었고.


각 인물이 소개될 때 마다 명함이 등장한다. 현 직장과 직책은 물론이고 이메일뿐만 아니라 전화번호까지 나오니 관심있는 분야라면 직접 연락하는 것도 현재 직장이나 직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표지 디자인에 현혹되었다고 했는데 책에서 이 책을 디자인한 사람과 사진 찍은 사람도 등장한다. 또한, 이 책을 출판한 '남해의 봄날'은 통영에 있다. 여러모로 특이한 책이라 할 수 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중간에는 살짝 집중도가 떨어졌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도 작은 회사에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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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딱 3개월만 책쓰기에 미쳐라 - 책을 펴내 운명을 바꾼 이은화 코치가 말하는
이은화 지음 / 시너지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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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썼던 책들에 대해 생각했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성공하기 위해 책을 쓰라고 대놓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딱히 틀린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내가 먹물적인 속성이 있어 그런지 성공하기 위해 책을 쓰라는 이야기가 거슬렸다. 그러다보니 내가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속물적인 본성까지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성공하기 위해 책을 썼는지 여부에 대해 솔직한 내 마음속을 들여다봤다.


성공하기 위해 책을 쓰지 않았다. 이것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내 자신이 책을 쓸 것이라 꿈도 꾸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책을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책을 쓰고 싶다는 견물생심이 생겼다. 언젠가는 나도 책을 써야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을 뿐 언제 책을 쓸 것인지에 대한 시기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몇 번 시도 비슷한 것은 했지만 그 당시에도 되면 좋고 안 되어도 그만이다는 약간 치기어린 생각으로 끄적였고 몇 군데 원고투고하고 말았다.


그 이후 투자를 하며 매일같이 그 날 일어난 일에 대해 일기식으로 적은 후에 시간이 지나 공개해도 상관없다는 판단이 들어 하나씩 공개했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출판되었다. 얼떨결에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지금까지 투자를 공부했고 직접 실행했으니 이를 정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하나씩 썼고 이를 토대로 출판사에 원고투고해서 <후천적부자>가 나왔다. 


투자 쪽 책을 펴 내게 되었지만 개인적으로 교양쪽 분야 책을 내고 싶었고 내가 지금까지 했던 방법 등을 알리고 싶어 그 분야 책으로 <책으로 변한 내 인생>을 출판하게 되었다. 그 이후로 어느덧 5권이나 내 이름으로 된 책이 나왔다. 모든 저자는 자신의 책이 최고라 여기고 모든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천재라고 믿는다. 그처럼 나도 책을 펴 낼때는 이 책이 초 베스트셀러가 되어 인세로만 먹고 살면 좋겠다는 희망도 가졌지만 그런 꿈은 요원하다는 걸 깨달은 것은 첫 책부터다.


그래도 여전히 그런 희망을 간직하며 매번 책을 펴 낸다. 아쉽게도 내가 출판 한 책들은 그럴만한 분야가 아니라 역시나 힘들다는 것은 깨달았다. 성공하기 위해 책을 펴낸다는 것은 나와는 먼 근본이유다.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되어 성공한 사람이 성공하기 위해 책을 펴 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 편으로는 책이라는 것은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어느정도는 갖는 것이다. 책을 쓰며 전문성을 갖기도 하지만 그 반대가 맞다.

이 책 <직장인, 딱 3개월만 책쓰기에 미쳐라>는 노골적으로 책을 써서 성공하라고 외친다. 책 쓰라고 독려하는 점까지는 좋았는데 솔직히 지금까지 읽었던 책쓰기 책중에는 반감이 더 많이 들었다. 무엇보다 일반 독자를 위해 쓴 책이 아니라 사내교재라는 느낌이 강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판단을 내릴 수 있겠지만 시종일관 저자가 책쓰기 코치로 참여하는 있는 단체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많이 나온다.


성공하기 위해 책을 쓰라고 이야기는 하며 유명한 저자들을 예로 든 것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저자가 책쓰기 코치로 참여하고 있는 곳에서 책을 써서 성공했다고 하는 분들의 사례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끼리 성공했다고 추켜세우며 자화자찬하는 느낌이었다. 그들이 난 누군지 모르고 책을 써서 성공했는지 여부를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모르겠다. 책 내용에 꽤 많은 사례와 인물들이 그 단체 소속출신 저자들이나 책쓰기 코치들에 대한 내용인데 고개가 솔직히 끄덕이지는 않았다.


책 쓰기를 알려주는 책이라 책을 쓸 때 사례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참 많이 하는데 책에 나온 사례는 좀 부실했다. 그 이유는 사례가 너무 계속 반복된다. 대부분 베스트셀러는 한 번 나온 사례는 뒷 부분에서 다시 반복되어 언급하지 않는다. 하나의 사례를 몇 페이지에 걸쳐 알려주며 이해를 돕기는 해도 몇번씩이나 반복해서 자꾸 불러내서 사례를 이야기하지 않는데 이 책은 특정 몇몇 사람의 사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좀 지루하게 만든다.


다른 책쓰기 책들이 책을 쓰라고 권한 후에 책을 쓰는 방법등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 한다면 <직장인, 딱 3개월만 책쓰기에 미쳐라>는 그 보다는 책 내용의 3분의 2가 책쓰라고 독려하는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내교재로 보인다고 한 이유다. 전형적인 동기부여 책이다.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렇다는 것이다. 책을 읽고 책쓰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고 노력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고 동기부여되어 책쓰기 시작한 사람도 있을테니.


내 입장에서도 책 집필한 기간은 대부분 한 달 반 정도였다. 하루에 2~3꼭지를 평일에 쓰면 한 달 약간 넘어 40~50개 정도 나온다. 쉽지는 않지만 그렇게 지금까지는 썼다. 책 제목처럼 3개월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집중해서 미루지 말고 써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책을 읽을까 말까하다 읽었는데 그래도 책에 내 책이 언급되어 있어 아주 흐뭇하게 읽었다. 그렇게 보니 참 좋은 책이구나. 내 책이 언급된 책이 몇 권 안되는 걸로 아는뎅.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용이 중복이 많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쓰고 싶은 생각이 용솟음 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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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연장통 - 인간 본성의 진짜 얼굴을 만나다, 증보판
전중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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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심리학은 많은 부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심리학과도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는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일반인들에게 심리학은 피부로 느낄만큼 가까이있다.  심리학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셀러에 장기간 있을 정도로 인간은 인간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정확하게는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철학이나 종교가 대신한 부분을 심리학이 새롭게 대처하고 있다고 느낄 정도다.


심리학은 전통적인 인간의 심리만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생물학과 같은 지구 위에 살아가는 전체 생물까지 포함해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간이 으뜸가는 지구 위에 가장 뛰어난 존재로 지배하고 있다. 본능에만 충실한 동물에 비해 인간은 이성으로 동물과 구분된다고 믿어 왔지만 진화론으로 시작된 인간에 대한 색다른 관점은 이성적인 인간이라도 본능에 충실한 동물과 하등 다를바가 없다는 수많은 증거를 밝혀내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에 근거한 선택이 알고보니 자신도 모르는 본능에 따른 결과라는 사실은 진화심리학은 밝혀내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런 사실을 인간에게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동물이나 곤충에게서 출발했다. 곤충이나 동물의 행동 패턴을 밝혀내며 인간과 유사성을 발견하고 이를 인간에 적용하며 인간도 결국에는 동물같은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를 인간들이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재 심리학은 단순히 인간에 대한 탐구로 끝나지 않고 지구위 생물들과 비교를 통해 간접적인 실험을 하고 있다. 곤충이나 동물에게 직접적인 실험이나 관찰을 한 후에 이를 인간에게 비슷한 설정으로 테스트해서 인간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생각을 하는지 밝혀내고 있다. 가지를 치며 행동경제학도 파급되며 사회 곳곳에 벌어지는 수많은 인간(들) 행동과 집단의 사회적인 방향성마저도 동물적인 본능에 따르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어느덧 진화론적인 인간에 대한 탐구는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인간에 대해 이성적인 판단으로 들여다 보고 있다. 상당히 많은 책이 시중에 나와 있다. 거의 대부분 번역서인 아쉬움이 있지만 그만큼 전문성과 재미까지 보장한다는 장점도 있다. 예전부터 <오래된 연장통>이 과학서로 재미있고 유익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제서 읽게 되었다. 참 재미있고 즐겁게 읽었는데 약간 늦었다. 책에 나오는 많은 개념이 이미 다른 책에서 접했다.

나온지 꽤 된 <오래된 연장통>은 입문서로써 좋다. 진화 심리학에 대해 꽤 많은 책이 시중에 나왔지만 보다 전문적이고 깊게 들어간다. 전반적으로 골고루 다루는 책이 드물다. 반면 이 책은 진화 심리학에서도 더 깊게 들어가면 다양하게 분류되는 측면을 전부 다루고 있다. 그것도 무겁지 않게 가볍게 다루는 수준이다. 그것도 외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쓴 책이라 사례나 글도 훨씬 더 친숙하고 잘 읽힌다. 글도 잘 써서 읽는데 부담이 덜하다.


책이 나온 2010년에 읽었다면 '오~~'하며 침을 뭍혀가며 읽었을 수도 있다. 그만큼 책에 나온 내용이 진화심리학을 아직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온다. 인간이 이성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크게 볼 때 생존과 번식이라는 기본적인 본능 관점으로 접근해서 들여다보면 이해되는 것이 많다. 그저 인간이라 그렇게 행동 했을것이라고 두루뭉실하게 넘기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과학적으로 밝힌다.


여기서 과학이라는 단어로 인해 오해할 수 있다. 과학은 무조건 실험을 하고 발명이나 발견을 해야만 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보다는 가설을 세우고 맞는지 틀리는지 검증해서 통과된 것을 과학이라 여기면 될 듯 하다. 불행히도 인간에게 직접적인 실험을 할 수 없다. 무식하게도 인간의 뇌를 해부하고 비인간적인 실험을 한 적도 예전에는 있었다. 지식이 축적되고 실험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과 조건이 덧붙여지면서 진화심리학은 발전할 수 있었다. 


수컷 공작은 꼬리가 더없이 화려하다.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화려하다. 이것은 이런 거추장스러운 꼬리를 갖고 있을 정도로 나는 여유가 있고 건강하다는 뜻이라 암컷에게 다가서는 도구로 쓰인다. 인간에게 다른 포유류와 달리 털이 없는 것은 온갖 해충으로부터 안전하는 증거다. 불과 옷을 이용할 수 있으니 털은 거추장스럽게 된 것이다. 각 집단이 자신외에 다른 집단을 터부시하는 것은 병균으로부터 격리하기 위해서다. 다른 개체가 접촉하면 생각지도 못한 병균에 노출될 수 있기에 집단끼리 똘똘 뭉친 본능이 여전하다.


고기를 먹으려면 고기가 부패하면 안 된다. 이러다보니 더운 나라일수록 향신료가 발달한다. 고기의 부패를 막기위해 음식에 고통을 선사하는 향신료를 넣는다. 고통이지만 이를 통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면도 있다. 국가별로 음식 문화가 다른 것은 이런 이유에서 출발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탁 띄인 환경을 좋아한다. 그리고 자신은 그곳에서 한 눈에 보인 자리를 선호한다. 그래야 자신의 안정을 확신하여 확인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식당 구석자리를 선호하는 이유다. 이와 같이 우리 실생활에서 별 생각없이 받아들이는 수많은 자연환경과 인간 군집 생활에서 볼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진화론적인 개념을 선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각 챕터마다 짧게 맛만 보인다. 깊게 들어가기 보다는 이런 것은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알기 쉽게 언급하고 끝낸다. 덕분에 여러 챕터를 읽으며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의 본능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인데 이성적인 내용이 된다. 본능을 깨달으며 이성적으로 판단하다니 재미있는 지적 선물이다. 확실히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책은 늦게라도 읽는 것이 좋다. 입문서로 부담없이 읽으면 좋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맛만 보여주고 아쉽게 끝내는 챕터도 있다.

친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진화심리학에 대해 한 번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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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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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여파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가 부동산 대출때문이라 점은 대체적으로 의견일치를 본다. 무엇때문에 대출이 늘어났는지 여부와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여부는 학자들마다 다르다. 지금까지 내린 총론은 돈을 풀어라이다. 경제가 경색되고 금융적으로 위기가 왔을 때 돈을 무한정 풀 수 있다는 의지를 중앙은행은 보여준다. 유일하게 실패한 일본은 돈을 풀어야 할 시점에 주저하며 잃어버린 20년을 만들었다. 모든 국가들은 일본 사례를 참고삼아 반면교사로 이제 경제가 어려워 질 때 돈을 풀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합의한다.


경제가 어려워 지는 이유는 무엇때문인지 설왕설래가 있다. 서로 이유를 밝히면서 전후 관계와 인과 관계, 상관관계에 대해 무엇이 먼저인지를 따지고 있다. A때문에 B가 온 것인지 B 때문에 A가 온 것인지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체적으로 소비가 핵심으로 보인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소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소비가 줄어 경제가 나뻐졌는지, 실업률이 나뻐져 소비가 줄었는지, 소비가 줄어 기업 실적이 나뻐졌는지에 대해 약간씩 뉘앙사는 다르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책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소비가 나뻐졌기에 기업들이 실적이 줄어 신규 채용은 커녕 기존 직원들마저 해고하며 악순환이 펼쳐졌다고 한다.


이 부분까지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으며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이 번역되어 읽어보면 소비부분에 대해 강조를 한다. 불행히도 분명히 미국은 교수들이 이런 실증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을 하며 설득력을 갖는데 반해 국내 교수들중에 이런 책을 펴 낸 것을 읽어 본 적이 없다. 한국도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산시장이 무너졌는데 이에 대해 원인을 밝히고 있는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각자 자신의 주장이 틀릴 지라도 자신있게 학자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뷰에 따른 주장이 왜 없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다.


지금까지 소비가 경제를 바라보는 핵심이라는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합의를 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소비는 언제 늘어나고 언제 줄어드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전년 대비나 전월대비로 소비가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알 수 있다. 고맙게도 열심히 데이터를 만들어 공개한다. 그것도 국가에서. 우리같은 경우에 소비에 포함되는 항목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 소비 통계에 잡히는 것과 실제 체감이 차이가 난다는 점때문에 -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소비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여부를 개인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제부터 <빚으로 지은 집>에서 이야기하는 소비감소에 대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빚때문이다. 소비는 줄일 수 있다고 쉽게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꼭 지출해야 하는 소비부분이 있다. 통계에 잡히는 소비부분은 대체적으로 반드시 지출해야만 하는 소비 부분인데 이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개인들이 쓸 돈이 없다는 뜻과 같다. 또는 당장 갖고 있는 돈을 쓰면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이다. 미래가 밝다고 여기면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과감하게 빚을 져서라도 소비한다. 


미국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라고 쓰고 한국이라고 읽어도 된다. - 아니 어떤 국가를 대입해도 동일한 원인과 결과가 나온다) 주택 구입을 전액 현금으로 하는 개인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주택 구입에 상당한 부채를 안는다. 부자라고 하여 부채없이 주택구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금액이 적을 뿐이지 빚을 지는 것은 동일하다. 주택 가격이 오른다. 빚을 졌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주택 가격이 오르니 부채는 위험하게 여기지 않는다. 1억 짜리 주택에 8,000만원이 부채고 2,000만 원이 자기자본이다. 주택이 오르면 자산이 늘어난다. 얼마든지 이자를 내며 충분히 자산증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소비한다. 소비를 아껴야 할 이유는 없다. 현재보다 밝은 미래가 있기에 소비가 즐겁다.

무한정 오르는 자산은 없다. 오르면 중력 법칙에 의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1억짜리 주택이 8,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제 순자산은 없다. 오로지 빚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보유한 주택은 전적으로 <빚으로 지은 집>이 되어버린다. 자산이 줄어든 개인은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버틸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다. 소비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며 기업의 실적도 줄어든다. 이제 기업은 줄어든 실적만큼 직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 해고된 직원은 이자를 낼 여력이 없다.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자를 내지 못한다.


은행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차압에 들어간다. 보유한 주택마저 잃어버린 사람들은 기본적인 소비마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이제 소비는 더욱 줄어든다. 기업의 실적도 더욱 줄어든다. 더 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악순환이 순환고리처럼 이어지며 경제가 위축된다. 쌓이고 쌓인 문제가 누적되어 어느 순간 '빵'하고 터지며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여력이 있는  사람은 대출을 적게 받아 주택구입을 했기에 주택가격이 떨어져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부자들은 대부분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다. 주택 가격이 떨어졌어도 대출금액만큼 회수하며 전체자산의 타격은 적다. 이들은 소비를 줄이지 않지만 전체 국민의 대다수가 빚으로 주택을 구입했기에 소비가 줄어들며 경제가 무너질 때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함께 채권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불량채권들로 자산건전성이 무너지며 지급준비율이 위험해진다. 은행에 돈을 맡긴 채권자(예금)들은 불안해하며 돈을 빼가려한다. 국가가 나서 은행은 망하게 할 수 없다며 지급보증을 하며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은행은 살아남았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 살다 쫓겨난 개인들은 더이상 갈데없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소비는 여전히 늘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은행을 살려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다. 이미 대다수의 소비주체들은 소비를 할 수 없다.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지 않는다. 이미 쓰러진 개인들은 대출을 받을 여력도 없고 은행도 대출해 주지 않는다. 부자들만 - 신용이 좋은 -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기존에도 대출받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출을 극히 미미하게 한다. 이미 망가진 자산시장에서 주워담을 우량 자산이었던 자산이 완전히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다.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살리면 안 된다.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대세가 되고 끝을 모르고 경제가 성장한 것은 - 중간 중간 부침이 있었지만 -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개인들이 소비를 했다. 갖고 있는 돈만으로 소비를 했다면 지금과 같지 않았겠지만 신용으로 만들어진 소비패턴은 각 개인중에는 불행의 시작이었을지 몰라도 자본주의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 은행을 살리고 기업을 살린 돈은 개인들에게 전파되지 않았다. 낙수효과는 없었다. 부자들이 돈을 쓰며 그 돈이 밑으로 내려가 돈이 퍼지며 사회 전체가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길것이라 판단했지만 돈은 내려오지 않고 그들이 살기 위해 쟁겨놓기만 했다.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위해서는 직접적으로 돈을 줘야 한다. 은행은 망하게 하지 않고 개인은 망하게 냅둔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문제가 대두된다. 개인이 한 잘못을 구제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똑같은 잣대를 은행에는 왜 들이대지 않을까. 과거에 유류세 환급을 한 적이 있다. 어지간한 사람은 다 해당되어 공돈이 생겼다. 쓸데없는 짓이고 소비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당장 소비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껴야 할 이유가 없고 생각지 못한 푼돈이 생긴 사람들 입장에서도 소비에 쓰게 마련이다. 급진적인 주장이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서는 은행에 준 돈을 각 개인에게 주었다면 경제가 훨씬 더 빨리 개선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번 한국 정부에서도 가계 담보 대출과 관련되어 새로운 조건을 발표했는데 일정 금액 이하는 책임지지 않게 만든다. 도덕적 해이가 올 수 있고 그런 위험을 은행에서 지지 않으려고 대출금액을 낮출 것이라는 판단을 했는데 이 책의 저자들이 비슷한 주장을 한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될지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예측하지 못하겠다. 책에서 실증적으로 대출을 많은 받은 지역과 받지 않은 지역의 소비와 실업률을 따지고 살펴본다. 그 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주택 공급 효과도 함께 살펴보며 공급이 이뤄지는 지역과 이뤄지지 않는 지역을 비교하며 공급도 중요하지만 대출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출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무차별적인 대출실행한 결과로 <빚으로 지은 집>에 살던 많은 개인이 파산하고 경제는 급속도로 경직되었다. 이런 것을 볼 때 노무현 정부때 대출을 규제하며 관리한 것은 훌륭한 결과였다. 이번에 다시 대출 규제를 정부에서 실행했는데 분명히 주택가격이 과열되어 과도한 오버슈팅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과열될 정도는 아니지만 미리 선제조치를 통해 완만하게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 나온 개념중에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에 따라 주택가격도 오르고 내린다. 낙관론자들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 비관론자들은 주택을 구입해도 순수한 자기 자본으로 한다.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낙관론자들이 득세하며 주택가격이 상승한다.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대출이다. 대출이 없다면 가격은 상승할 수 없다. 지금도 낙관론자들은 공적, 사적 대출을 이용해서 구입중이다. 공적 대출은 은행을 통해 사적 대출은 개인을 통해서 한다. 걔중에는 사적 대출에 공적 대출까지 결합해 구입한 낙관론자들도 있다. <빚으로 지은 집>은 오래갈 수 없다. 늘 주장하듯이 감당범위 내에서 보유한 주택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에 1년 도 안되어 5채 이상을 구입했다는 낙관론자들이 보인다. 이들이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했다면 훌륭하다. 감당할 범위 내에서 받은 대출까지 포함한다면 이 역시도 인정한다. 그렇지 않다면 <빚으로 지은 집>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반복되는 역사에서 -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 - 과연 배울 수 있을까. 이런 표현을 하기에는 내 대출도 만만치 않아 패스~~!!


히지만, 결국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카이사르-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대안제시는 조금 아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은 읽어야 된다, 어렵지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29992946

http://blog.naver.com/ljb1202/199508613


워낙 예전에 읽어 리뷰는 없는 <경제를 읽는 기술> 조지프 엘리스 저(보유 책이니 언젠가 다시 리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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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 가계 부채는 왜 위험한가
아티프 미안 &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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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의 여파는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미국에서 출발한 금융위기가 부동산 대출때문이라 점은 대체적으로 의견일치를 본다. 무엇때문에 대출이 늘어났는지 여부와 어떤 식으로 해결할 것인지 여부는 학자들마다 다르다. 지금까지 내린 총론은 돈을 풀어라이다. 경제가 경색되고 금융적으로 위기가 왔을 때 돈을 무한정 풀 수 있다는 의지를 중앙은행은 보여준다. 유일하게 실패한 일본은 돈을 풀어야 할 시점에 주저하며 잃어버린 20년을 만들었다. 모든 국가들은 일본 사례를 참고삼아 반면교사로 이제 경제가 어려워 질 때 돈을 풀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합의한다.


경제가 어려워 지는 이유는 무엇때문인지 설왕설래가 있다. 서로 이유를 밝히면서 전후 관계와 인과 관계, 상관관계에 대해 무엇이 먼저인지를 따지고 있다. A때문에 B가 온 것인지 B 때문에 A가 온 것인지 각자 주장을 펼치고 있다. 대체적으로 소비가 핵심으로 보인다.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소비를 중요하게 여긴다. 소비가 줄어 경제가 나뻐졌는지, 실업률이 나뻐져 소비가 줄었는지, 소비가 줄어 기업 실적이 나뻐졌는지에 대해 약간씩 뉘앙사는 다르지만 지금까지 읽어본 책들의 한결같은 주장은 소비가 나뻐졌기에 기업들이 실적이 줄어 신규 채용은 커녕 기존 직원들마저 해고하며 악순환이 펼쳐졌다고 한다.


이 부분까지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으며 밝히고 있다. 미국에서 출판된 책들이 번역되어 읽어보면 소비부분에 대해 강조를 한다. 불행히도 분명히 미국은 교수들이 이런 실증적인 데이터를 토대로 주장을 하며 설득력을 갖는데 반해 국내 교수들중에 이런 책을 펴 낸 것을 읽어 본 적이 없다. 한국도 금융위기를 겪으며 자산시장이 무너졌는데 이에 대해 원인을 밝히고 있는 글을 읽은 기억이 없다. 각자 자신의 주장이 틀릴 지라도 자신있게 학자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뷰에 따른 주장이 왜 없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다.


지금까지 소비가 경제를 바라보는 핵심이라는 이야기는 대체적으로 합의를 봤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소비는 언제 늘어나고 언제 줄어드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전년 대비나 전월대비로 소비가 늘어났는지 줄어들었는지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다 알 수 있다. 고맙게도 열심히 데이터를 만들어 공개한다. 그것도 국가에서. 우리같은 경우에 소비에 포함되는 항목에 대한 의견이 다르기는 하지만 - 소비 통계에 잡히는 것과 실제 체감이 차이가 난다는 점때문에 -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소비가 줄었는지 늘었는지 여부를 개인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제부터 <빚으로 지은 집>에서 이야기하는 소비감소에 대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소비가 줄어드는 이유는 바로 빚때문이다. 소비는 줄일 수 있다고 쉽게 줄일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반드시 꼭 지출해야 하는 소비부분이 있다. 통계에 잡히는 소비부분은 대체적으로 반드시 지출해야만 하는 소비 부분인데 이 소비가 줄어든다는 것은 개인들이 쓸 돈이 없다는 뜻과 같다. 또는 당장 갖고 있는 돈을 쓰면 안 된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때문이다. 미래가 밝다고 여기면 당장 수중에 돈이 없어도 과감하게 빚을 져서라도 소비한다. 


미국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라고 쓰고 한국이라고 읽어도 된다. - 아니 어떤 국가를 대입해도 동일한 원인과 결과가 나온다) 주택 구입을 전액 현금으로 하는 개인은 극히 드물다. 대부분 주택 구입에 상당한 부채를 안는다. 부자라고 하여 부채없이 주택구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부채금액이 적을 뿐이지 빚을 지는 것은 동일하다. 주택 가격이 오른다. 빚을 졌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주택 가격이 오르니 부채는 위험하게 여기지 않는다. 1억 짜리 주택에 8,000만원이 부채고 2,000만 원이 자기자본이다. 주택이 오르면 자산이 늘어난다. 얼마든지 이자를 내며 충분히 자산증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소비한다. 소비를 아껴야 할 이유는 없다. 현재보다 밝은 미래가 있기에 소비가 즐겁다.

무한정 오르는 자산은 없다. 오르면 중력 법칙에 의해 떨어지기 마련이다. 1억짜리 주택이 8,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이제 순자산은 없다. 오로지 빚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내가 보유한 주택은 전적으로 <빚으로 지은 집>이 되어버린다. 자산이 줄어든 개인은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다. 버틸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다. 소비가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며 기업의 실적도 줄어든다. 이제 기업은 줄어든 실적만큼 직원을 줄일 수 밖에 없다. 해고된 직원은 이자를 낼 여력이 없다. 주택 가격이 상승할 때는 추가로 대출을 받으면 되지만 이제 그럴 수 없다.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이자를 내지 못한다.


은행은 더이상 기다리지 못하고 차압에 들어간다. 보유한 주택마저 잃어버린 사람들은 기본적인 소비마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이제 소비는 더욱 줄어든다. 기업의 실적도 더욱 줄어든다. 더 많은 직원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악순환이 순환고리처럼 이어지며 경제가 위축된다. 쌓이고 쌓인 문제가 누적되어 어느 순간 '빵'하고 터지며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여력이 있는  사람은 대출을 적게 받아 주택구입을 했기에 주택가격이 떨어져도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부자들은 대부분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다. 주택 가격이 떨어졌어도 대출금액만큼 회수하며 전체자산의 타격은 적다. 이들은 소비를 줄이지 않지만 전체 국민의 대다수가 빚으로 주택을 구입했기에 소비가 줄어들며 경제가 무너질 때 대출해준 금융기관도 함께 채권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불량채권들로 자산건전성이 무너지며 지급준비율이 위험해진다. 은행에 돈을 맡긴 채권자(예금)들은 불안해하며 돈을 빼가려한다. 국가가 나서 은행은 망하게 할 수 없다며 지급보증을 하며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은행은 살아남았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 살다 쫓겨난 개인들은 더이상 갈데없는 신용불량자가 되어 소비는 여전히 늘어나지 않는다.


아무리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은행을 살려도 경제가 좋아지지 않는 이유다. 이미 대다수의 소비주체들은 소비를 할 수 없다. 기업들은 여전히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지 않는다. 이미 쓰러진 개인들은 대출을 받을 여력도 없고 은행도 대출해 주지 않는다. 부자들만 - 신용이 좋은 -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이들은 기존에도 대출받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출을 극히 미미하게 한다. 이미 망가진 자산시장에서 주워담을 우량 자산이었던 자산이 완전히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다.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은행을 살리면 안 된다. 지금까지 자본주의가 대세가 되고 끝을 모르고 경제가 성장한 것은 - 중간 중간 부침이 있었지만 - 인구가 늘어나고 더 많은 개인들이 소비를 했다. 갖고 있는 돈만으로 소비를 했다면 지금과 같지 않았겠지만 신용으로 만들어진 소비패턴은 각 개인중에는 불행의 시작이었을지 몰라도 자본주의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된 측면이 있다. 은행을 살리고 기업을 살린 돈은 개인들에게 전파되지 않았다. 낙수효과는 없었다. 부자들이 돈을 쓰며 그 돈이 밑으로 내려가 돈이 퍼지며 사회 전체가 돈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길것이라 판단했지만 돈은 내려오지 않고 그들이 살기 위해 쟁겨놓기만 했다.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위해서는 직접적으로 돈을 줘야 한다. 은행은 망하게 하지 않고 개인은 망하게 냅둔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문제가 대두된다. 개인이 한 잘못을 구제한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똑같은 잣대를 은행에는 왜 들이대지 않을까. 과거에 유류세 환급을 한 적이 있다. 어지간한 사람은 다 해당되어 공돈이 생겼다. 쓸데없는 짓이고 소비에 도움이 되지 않을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당장 소비할 돈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아껴야 할 이유가 없고 생각지 못한 푼돈이 생긴 사람들 입장에서도 소비에 쓰게 마련이다. 급진적인 주장이지만 <빚으로 지은 집>에서는 은행에 준 돈을 각 개인에게 주었다면 경제가 훨씬 더 빨리 개선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번 한국 정부에서도 가계 담보 대출과 관련되어 새로운 조건을 발표했는데 일정 금액 이하는 책임지지 않게 만든다. 도덕적 해이가 올 수 있고 그런 위험을 은행에서 지지 않으려고 대출금액을 낮출 것이라는 판단을 했는데 이 책의 저자들이 비슷한 주장을 한다. 이 부분은 어떻게 될지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예측하지 못하겠다. 책에서 실증적으로 대출을 많은 받은 지역과 받지 않은 지역의 소비와 실업률을 따지고 살펴본다. 그 뿐만 아니라 아주 중요한 주택 공급 효과도 함께 살펴보며 공급이 이뤄지는 지역과 이뤄지지 않는 지역을 비교하며 공급도 중요하지만 대출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출이 안 되는 사람에게도 무차별적인 대출실행한 결과로 <빚으로 지은 집>에 살던 많은 개인이 파산하고 경제는 급속도로 경직되었다. 이런 것을 볼 때 노무현 정부때 대출을 규제하며 관리한 것은 훌륭한 결과였다. 이번에 다시 대출 규제를 정부에서 실행했는데 분명히 주택가격이 과열되어 과도한 오버슈팅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과열될 정도는 아니지만 미리 선제조치를 통해 완만하게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에 나온 개념중에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에 따라 주택가격도 오르고 내린다. 낙관론자들은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다. 비관론자들은 주택을 구입해도 순수한 자기 자본으로 한다.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낙관론자들이 득세하며 주택가격이 상승한다. 이럴 수 있는 이유는 대출이다. 대출이 없다면 가격은 상승할 수 없다. 지금도 낙관론자들은 공적, 사적 대출을 이용해서 구입중이다. 공적 대출은 은행을 통해 사적 대출은 개인을 통해서 한다. 걔중에는 사적 대출에 공적 대출까지 결합해 구입한 낙관론자들도 있다. <빚으로 지은 집>은 오래갈 수 없다. 늘 주장하듯이 감당범위 내에서 보유한 주택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최근에 1년 도 안되어 5채 이상을 구입했다는 낙관론자들이 보인다. 이들이 순수한 자기자본으로 했다면 훌륭하다. 감당할 범위 내에서 받은 대출까지 포함한다면 이 역시도 인정한다. 그렇지 않다면 <빚으로 지은 집>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반복되는 역사에서 -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공통 - 과연 배울 수 있을까. 이런 표현을 하기에는 내 대출도 만만치 않아 패스~~!!


히지만, 결국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 카이사르-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대안제시는 조금 아쉽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책은 읽어야 된다, 어렵지만.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429992946

http://blog.naver.com/ljb1202/199508613


워낙 예전에 읽어 리뷰는 없는 <경제를 읽는 기술> 조지프 엘리스 저(보유 책이니 언젠가 다시 리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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