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 서양과 나머지 세계
니얼 퍼거슨 지음, 구세희.김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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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욕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서양과 나머지 세계라는 부제라서 어딘지 모르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본인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분명히 했지만 서양관점의 이야기라는 것에서는 부정할 수 없어 보였다. 굳이 하자면 서양의 흥망성쇠나 지는 서양, 뜨는 동양이나 서양의 부상이유정도로 해도 충분히 책에 대한 부제로써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동양에 살고 있는 어느 보잘 것 없는 초로의 푸념이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지구에 있는 많은 나라들중에 현재 지금 시점에서 서양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대체적으로 잘 먹고 잘 사는 현대화를 이룩하여 문명적으로도 자본적으로도 앞서있는 것이 현실이다. 부정하고 싶어도 서양은 지구라는 땅 덩어리에서 여러가지를 선도하고 있는 입장이다. 여러가지로 볼 때 대부분 먼저 시작되고 다른 땅 덩어리들로 전파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유로 서양은 동양보다 앞서 있는 것일까? 또는, 왜 동양은 서양보다 뒤쳐져 있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 서양은 동양보다 앞 서 있던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이 들 수도 있다. 나같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직접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역사학자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덕분에 여전히 자신의 진영에서 열심히 떠들어대고 있지만 다양한 관점으로 밝혀내는 조사와 연구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에 세계사과목을 좋아했다. 남들은 너무 방대하다고 기피했는데 나는 선택과목으로 공부를 했다. 너무 방대해서 오히려 중요한 것만 외우면 되기 때문에 더 편했다. 딱히 시험을 치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도 세계사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딱 거기까지였다. 그 이후로 역사는 나와는 딱히 상관이 없는 별나라, 달나라 이야기였다. 그래도, 국사도 열심히 공부는 했다. 국사보다 세계사가 좀 더 재미있었다는 정도.

 

인문이라는 것이 별 것 없다. 인간에 대해 알기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인간에 대해 알고자 하는데 그 중에서 역사는 우리에게 과거를 알려준다. 과거는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를 어떤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과거는 다르게 다가온다. 이미 벌어진 사실에 대한 진실은 다양하게 해석된다. 그러다보니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또 서로 싸운다. 고로, 역사는 현재 살고 있는 인간의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역사가 가진자의 역사라고 하는 이유는 정권을 잡은 자는 기존에 있던 인간들의 모든 것을 없애는 것을 넘어 말살하려고 한다. 분서갱유를 비롯한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을 보면 자신들에게 득이 되지 않는 것들은 전부 폐기하거나 자신에게 맞는 관점으로 다시 역사를 재 편집하고 알리려고 노력한다. 

 

이런 점에서 서양이 지금처럼 엄청난 발전을 동양보다 먼저 이룩하고 앞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서술하는 사람의 관점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고 책을 읽어야 하지만 그게 또 읽다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저절로 작가의 관점에서 읽고 동의하고 점점 빠지게 된다. 

 

정작, 책 이야기는 하지 않고 죽어라고 책과 상관없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와 단편적인 내 생각에 대해 적고 있는데 원래 내 리뷰가 그러다. 책에 대한 소개가 아니라 책을 읽은 내 생각을 적는 리뷰라서. 

 

니얼 퍼거슨은 '돈의 힘'이란 다큐를 통해 알게 되었다. 자본주의에 대해 설명하는 사회자가 역사학자라서 좀 의아했고 그 후로도 폴 크루먼교수와도 경제에 대해 논쟁 펼치는 것을 보고 '뭐야~! 이 사람은?'했었는데 니얼 퍼거슨이라는 사람에 대해 책을 통해 알게되다보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학자는 맞지만 그 중에서도 경제와 금융쪽에 대한 역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한 사람이라고 하니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했다.

 

자.. 그렇다면 서양은 언제나 동양보다 앞 선 문명과 제도와 과학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 대체적인 학자들의 결론은 아니다이다. 워낙 서양에 대한 위대한 점들이 소개되어 그리스 로마 신화나 로마의 대단한 점을 비롯해서 르네상스나 산업혁명뿐만 아니라 모든 점에서 동양보다 앞선 것들만 소개받고 받아들여서 그렇지 동양이 서양보다 훨씬 더 잘 살고 문명의 관점에서도 앞 설 때가 있었다. 

 

동양이 앞 서 가 있을때는 지금처럼 지구가 동시대성으로 즉각적으로 펼쳐지지 않고 각자 자신의 지역에서만 고유한 문명을 발달시켰기 때문에 서로 왕래가 없었고 상대방의 존재에 대해 거의 모르기도 했지만 알고 있어도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렇게 각자의 전성기나 동시대를 비교했을 때 서양보다 동양이 앞 서 있을때가 더 많았다. 

 

지금처럼 서양이 동양을 앞 서게 된 것은 대략 500년 정도 된다고 한다. 책을 읽어본 바에 의하면 그렇게 된 계기는 아마도 의식의 전환이 아니였을까 싶다. 다양한 이유를 들어 서양이 동양을 앞서가게 된 이유를 하나씩 하나식 조목조목 따져가며 알려주는데 최초의 중요한 점은 바로 서양사람들이 살던 시대와는 결별하여 이전과는 다른 의식으로 자신과 세계와 사물을 바라보게 된 것이 아닐까 한다. 

 

책에서는 경쟁, 과학, 재산권, 의학, 소비, 직업이라는 6가지 관점에서 서양이 동양을 따 돌리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6가지를 밝혀 놓고서는 잡다한 것들을 많이 설명한다. 대체적으로 시간과 함께 6가지 관점을 하나씩 설명하다보니 역사의 시간에 따라 6가지가 차례대로 동양보다 서양이 앞서간 이유를 설명한다. 아예, 6가지 관점에 대한 설명을 좀 더 구체적이고 집중적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내가 잘 읽지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시대상에 대한 설명을 주로 다루고 오히려 양념적으로 6가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양은 굳이 따져볼 때 좁은 땅덩어리에서 다양한 민족과 군집이 고만 고만한 놈들끼리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경쟁을 통해 발전을 이룩했다. 동양은 큰 전쟁이 터진후에 대체적으로 태평한 세월을 지내는 경우가 많지만 서양은 워낙 다양하게 쪼개져 있어 쉬지않고 크고 작은 싸움내지 전쟁이 이뤄졌다. 지금처럼 서양나라들이 싸우지 않는 것은 그렇게 따지면 겨우 반세기정도밖에 되지 않은 듯 하다.

 

과학은 서양이 본격적으로 동양을 누른 비결인데 단순히 과학이라는 관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의식의 전환을 통해 이룩해낸 과학이 아닐까 싶다. 이미, 동양은 서양보다 앞 선 과학기술을 갖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서양이 과학적으로 동양을 앞 서 나갔는데 그것은 전적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다른 관점과 시선을 얻었기 때문이라 보인다.

 

재산권은 서양을 폭발적으로 발달시킨 원동력으로 보인다.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는 장치는 바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어떻게 하면 내 자산을 좀 더 잘 효율적으로 잘 지키느냐는 바로 자본주의가 탄생하는 배경이 되었을 것이다. 다양한 이유로 자본주의가 탄생했겠지만 자신의 재산을 지키는 것만큼 인간에게 절실하고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의학은 결국 서양이 안정적으로 노동을 공급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질병의 노출은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의도하지 않은 삶을 살게 되지만 의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예측가능한 존재로 기능하게 되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의 생생한 몸은 가족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꼭 필요한 존재들이였는데 이런 존재를 유지할 수 있으니 엄청난 것이다.

 

소비는 단순히 인간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고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넘어 거대한 자본가와 산업 자산가가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물품을 만들어도 팔지 못하면 안되지만 팔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더 많이 팔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갖게 해야만 한다) 고로, 그만큼 쓸 수 있는 돈이 많아지면서 역설적으로 산업가들은 더욱 더 벌게 된다.

 

직업은 내가 읽었을 때는 조금 애매했다. 가장 최근 50년 정도의 역사를 근거로 직업이라는 주제를 뽑았는데 약간 갖다 부치기가 아닐까 싶었다. 상관없이 볼 때 현재 직업은 한 인간의 모든 것을 규졍하는 것이 되어버렸다. 누구인지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갖고 있냐로 상대방을 판단한다. 이런 직업이 서양은 다양하고 있어 보인다. 동양은 대체적으로 서양에 나온 직업을 쫓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양은 지금까지 지구라는 땅 덩어리를 선도하는 입장에 있지만 현재 서서히 동양이 따라잡고 있고 거의 근접했다고 한다. 500년이라는 기간동안 앞서간 문명이 어느날 갑자기 뒤집히지는 않겠지만 - 역사에서 멸망은 순식간으로 보이지만 그건 역사라는 관점에서는 10년도 찰나이기 때문에 -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인식하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를 보더라도 동양이 서양을 여러 관점에서 따라 잡고 능가하는 것도 있지만 아주 사소한 부분이나 기초적인 부분에서는 여전히 멀다고 보는데 그런 것들은 한 편으로는 서양과 동양의 차이점이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펼쳐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에서는 단순히 서양과 동양이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메리카까지 다루고 있다. 좀 더 단순화시키기 위해 난 그냥 동양(내가 속한 지역이니)과 서양으로 구분했다.

 

분명히 서양은 동양에 대해 동등한 조건보다는 약간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대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우리보다 못한 사람을 볼 때 보는 바로 그 시선~!! 그래도 역사라는 것을 이렇게 비교하고 서로 상대방의 관점을 읽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다만, 워낙 서양 역사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다보니 좀 더 대표적인 이야기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면 훨씬 더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면서 읽지 않았을까하는 개인적인 안타까움이 있었다.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 서양과 나머지 세계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좀 더 역사에 대한 책들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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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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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퍼 줘서 남는 게 있어요?" 장사가 잘 되는 대박집 음식 장사를 보면 이렇게 마구 주는 업소들이 있다. 일단, 맛을 떠나 푸짐하게 한 상 차려준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럴 때 약간 맛이 없다고 해도 배불리 먹는 포만감에 만족을 느낀다. 실제로 맛의 차이는 정말로 형편없지 않다면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단지 푸짐하게 주는 것만으로도 손님들에게는 다시 오고 싶은 업소로 느껴진다.

 

장사가 잘 안되는 가게들을 보면 대체로 참으로 인색하고 야박한 경우가 많다. 뭘 달라고 해도 생색내고 서비스마저 손님들이 부담을 느끼게 만든다. 정작, 본인들이 왜 장사가 안 되는지 이유를 따지지도 않고 손님 없는 것을 한탄하는 경우를 본다. 어떤 대박집은 엄청 싸게 팔면서도 양을 푸짐하게 준다. 적게 팔아서는 이익이 남지 않지만 하루에 엄청나게 많이 팔기 때문에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기브 앤 테이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반대의 이야기를 해준다. 미련하게 이익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주는 사람들을 '참 착한 사람이야~!'라고 말하지만 호구라는 인식이 강하다. 편안하게 만나고 부담없이 주는 것에 익숙하게 받지만 그런 사람을 꼭 이용하려고 하지 않더라도 대체적으로 '쟤는 그런 친구니깐~"라면서 손해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도 한다.

 

우리들은 - 아니면 나는 - 주는 사람들이 각박한 이 세상에서는 성공하기도 힘들고 남들에게 이용만 당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흔한 말로 선량한 사람이라는 표현처럼 말이다. 실제로도 주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이야기만 듣지 실력이나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크게, 기버, 테이커, 매처라는 세 부류로 나눠진다. 기버는 주는 사람, 테이커는 얻기만 하는 사람, 매처는 받아야 주는 사람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매처에 해당한다. 받아야 주거나 주었으니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버는 아무런 댓가를 바라지 않고 준다. 무엇을 다른 방식으로 돌려받을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기버는 도움을 받아 변화되고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된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인식은 잘못 되어 있는 것일까? 그것은 그렇지 않다. 기버는 성공을 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호구로 인식되어 실패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과 실패한 사람들을 조사했을 때 똑같이 기버인 경우로 드러난다. 

 

사람마다 분명히 다를 것이다. 주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고 받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다. 받으면 줘야 하는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드는 생각이 도대체 나는 기버인가 매처인가에 대한 답변이였다. 분명히 받기만을 좋아하고 받으려고 기를 쓰는 테이커는 확실히 아닌데 주기만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듯 하고 받아야 주는 편도 아닌듯 하다는 생각에 말이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이타적이라고 한다. 자신만의 이익을 추구하면 당장 이익을 독점하고 순간적으로 좋을 지 몰라도 그런 일이 반복되면 타인들에게는 기피대상이 되어 버린다. 함께 일을 하거나 상대하고자 할 때마다 자신이 손해를 무조건 보는 것이 확실히 정해져 있다면 테이커들과 누가 함께 하려 하겠는가 말이다. 갈수록 테이커는 댓가를 치루게 된다.

 

이에 반해 기버들은 분명히 손해를 본다. 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나 테이커들에게 이용을 당할 수 있다. 매처인 경우에도 내가 해 줄 것이 있어야 도움을 주는 것이라 기버들에게 꼭 도움을 무한정 줄 수는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기버는 실패자로 낙인 찍히는 경우가 있다. 

 

본인들이 열심히 도와 줘도 아무에게도 인정을 못 받거나 본인의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도와주다보면 오히려 일을 못하는 사람으로 여겨지게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스스로도 점점 힘이 나지 않고 좌절감을 맛 보게된다. 이미, 남들에게는 호구로 낙인이 찍혀 이용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반대로 이런 기버임에도 성공하는 사람들이 있다. 똑같은 기버인데 말이다. 기버는 분명히 남을 도와주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는 사실에는 똑같지만 성공한 기버는 다른 점이 바로 자신의 이익도 함께 공유하려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남을 도와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도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노력한다는 점이 실패한 기버와 다른 점이다.

 

기버로써 활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이용을 당할 수 있는 위험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처이다. 그렇기에 도움을 받았으면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런 도움을 거절할 이유는 없다. 그 점이 실패한 기버와 성공한 기버들의 차이점이다. 이렇게 볼 때 의도적으로 주려고 노력할 수 있다. 철저하게 받으려고 말이다. 그런데, 기버로 위장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하지만, 노력하는 것은 좋다.

 

내가 살기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과 남을 도와주기 위해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구별해야 한다. 우리들은 대부분 도덕이라는 것을 갖고 있어 적당히 남들을 돕고 도움을 받기도 한다. 기본은 나에서 출발한다. 매처로써의 삶도 나쁘지 않다.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라서. 테이커는 일단 내 성향이나 본질과는 맞지 않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과연 남들에게 도와주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삶을 살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대체적으로 도와주려고 노력은 하지만 귀찮거나 나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 같아 굳이 나서서 도와주려고 한 적은 없는 듯 했다. 그런 점에서는 난 매처인가 보다. 다만, 남을 도와주는 것이 좀 더 편한 것은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나를 통해 무엇인가 얻거나 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같이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의 여부도 그 사람이 테이커인지 기버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한다. 매처일 수도 있고. 

 

작년에 읽은 '콰이어트'를 읽고 내성적인 것에 대한 내 생각을 많은 부분에서 영감을 얻고 감흥을 얻어 큰 도움이 되었다면 올 해는 아마도 '기브 앤 테이크'를 읽고 내가 살아야 할 방향에 대한 좀 더 확실한 확증을 얻지 않았을까 한다. 기버는 단기간에는 실패로 보이지만 장기간이라는 시간으로 볼 때는 성공이라는 이익을 궁극적으로 얻을 수 있다. 내가 남들에게 도와줄 수 있는 것을 도와주는 것은 스스로도 뿌듯하고 기쁜 감정으로 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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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잇업 - 멋진 결과를 만드는 작은 행동들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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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떤 성격을 원하다면 이미 그런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행동하라"

윌리엄 제임스, 철학자, 1884년

 

'립잇업'은 바로 이 문구로부터 시작한다. 이 문구는 이 책을 관통하는 핵심이자 전부이자 모든 것이다. 실제로 저 문구만 제대로 기억하고 실천한다면 이 책은 더이상 읽을 필요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참으로 대단한 책이다. 단지, 저 문구 하나를 증명하고 알려주기 위해 300페이지나 되는 분량을 채워나갔다는 사실이 말이다.

 

많은 동기부여 책들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는 '생각대로 된다'이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 이런 내용이 가득하다. 흔히 말해서 믿음은 보이지 않는 것의 실상이라는 표현처럼 이런 것들은 믿음의 영역이라 어떤 말을 해도 이미 믿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내 편이 아니면 적일 뿐이다.

 

처음 투자라는 것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고자 마음 먹었을 때 투자라는 것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에 나를 먼저 알고자 하는 마음에 투자 마인드와 관련되어 있는 자기계발서적중에 동기부여와 관련되어 있는 수 많은 책을 읽었다. 그럴 때 읽은 책들이 거의 대부분 믿음대로 될 지어다라는 간절히 바라고 바라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책을 읽으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생각만으로 될 수 있다고 하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야기한다. 나도 해 냈으니 너도 할 수 있다라고. 힘들고 어렵거나 지칠 때마다 이런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고 '나도 할 수 있다'라고 믿고 열심히 인디언이 10,000번을 외칠 때 원하는 것이 이뤄졌다는 것처럼 끊임없이 되뇌이고 되뇌였다. 마음속의 외침들이 이뤄졌는지의 여부는 말하지 않겠지만 지금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루에 두번 아침,저녁으로 외친다.

 

사람이란 바보같은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도 여전히 반복하는 것은 바로 믿음이라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지푸라기라도 건져야 겠다는 심정이 바로 간절히 원하면 이뤄진다는 사람의 약한 지점을 파고 들어가 마음을 후벼 파기때문이다. 손해 볼 것은 전혀 없다. 이런 동기부여를 하는 강사나 저자들이 자신이 성공한 배경에는 바로 그 강연과 책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사람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실제로 투자나 본업을 통해 성공한 후에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생각한대로 이뤄졌다는 이야기는 거의 없다. 거의 대부분 자신의 사례보다는 타인의 사례를 많이 소개한다. 이미, 이쪽 분야에는 거대한 시장과 동의반복적인 사례들이 넘쳐 나기에 -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고 성공 사례들은 우연이 이뤄진 결과라 할 수 있다 - 얼마든지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꺼리는 꽤 많다.

 

그렇다고, 이 쪽 분야의 동기부여에 대해 무조건 폄하하지는 않는다. 나 자신도 그런 책을 읽으면서 분명히 도움이 된 것은 있었고 덕분에 최소한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물론, 운 좋게 그렇게 될 수도 있었다는 가정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나는 다행이도 그런 동기부여책만 죽어라고 읽고 실천하기보다는 다양한 책을 함께 읽었다는 약간의 변종이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생각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무엇인가를 하고 싶다면 먼저 그에 대한 아주 아주 작은 실천부터 하는 것이 바로 핵심이다. 그런데, 이 두가지 조건을 볼 때 사람들은 전자가 훨씬 훨씬 더 쉽고 편하고 마음에 든다. 몸은 움직이지 않아도 머리로 생각을 먼저한다는 것은 인간의 본능에 더 부합된다.

 

나 역시 그러하기 때문에 동기부여책들이 더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립잇업에서는 어떤 식으로 시중에 있는 동기부여책들과는 다른 관점의 동기부여를 해야 하는지를 검증하고 실제로 실험을 통해 보여주는지 보자면 사실 특별히 더 대단할 것은 없다. 이미,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로 책에 소개된 많은 실험과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다.

 

심리학 분야는 엄청난 발전을 거듭해서 점점 인간의 단순한 심리만 알고자 하는 것을 넘어 인간이 하는 행동에 대한 이유가 그렇게 하는 원인까지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과학자로써의 다방면의 검증을 통해 인간에 대해 탐구를 거듭하고 있다. 똑똑한 인간들이 왜 멍청한 짓을 하는지에서 부터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존재하는데 그러한 원인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파악한다.

 

아니, 원인따위는 필요없고 인간은 행동을 하면 된다. 또한, 원인을 따져 볼 때 상황이 주워지면 어지간한 인간은 무조건 의도한 대로 행동하게 되어 있다. 엄청난 의지와 생각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만해도 결국은 상황에 굴복하고 만다. 그게 인간의 본성이다. 

 

어떻게 보면 참 간단하다. 행동하면 된다고 하니. 행복해 지고 싶으면 간절히 행복에 대해 생각하고 좋은 기억이나 행복한 것에 대해 떠오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단순하게 거짓웃음이라도 '하하'하고 웃으면 된다. 아님, 입꼬리를 올리기 위해 볼펜만 물고 있어도 된다. 머리에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상황을 만들어 버리니 저럴로 엔돌핀이 돌면서 행복감이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이 오히려 사이비같다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정통적으로 사람들이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다소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니,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이 이미 익히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 받아들이는데 오래 걸리기도 하고 저항하면서 기존의 것을 더욱 굳건하게 믿고 자기합리화를 공교하게 강화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이 있아. 믿는대로 행하고 생각한대로 실천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위대한 이야기가 일반인들에게 전달되고 전파되면서 사람들은 자신들도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는 것은 좋지만 상황을 만들어 어쩔 수 없이 실천하는 것이 훨씬 더 확실하고도 분명한 방법이다. 

 

책에는 이와 관련되어 있는 아주 아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다른 책들에서 뜨문 뜨문 읽었던 내용을 '립잇업'이라는 관점으로 전부 몰아서 읽게 되니 다시 또 새롭고 같은 실험을 저술한 사람에 따라 약간씩 달리 하여 자신의 관점에 맞는 논점으로 사례를 소개하는 것도 재미있다. 결국에는 비슷 비슷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생각하고 믿는바를 실천하려고 하지 말고 생각하고 믿는 바를 실천하기 위한 상황을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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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진의 지키는 투자
김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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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더 이상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은 거의 온 국민이 알고 있는 노래이다. 그 외에도 괜찮은 노래가 참 많다. 그런 더 클래식의 김광진은 어느날 대중의 눈 앞에서 사라졌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기억에서 사라졌을 때 금융쪽에서 그 이름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틈틈히 이름을 들으면서 특이하다고 생각했는데 동부자산운용사에서 '더 클래식'이라는 명칭으로 펀드가 출시되었고 몇 년 후에는 이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다시 조명을 받기까지 했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나오면서 더 클래식의 노래들이 불려지며 다시 또 이름이 나오게 되었다. 

 

사실, 금융계에서 이름이 나오는 것을 보며 엄청나게 히트한 노래를 작곡한 사람이 애널리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돈이 더 벌고 못 벌고를 떠나 충분히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궁금증을 갖고 있었는데 이제는 동부자산운용에서도 나와 개인 투자자이자 가요계 인물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기사로 접했는데 이렇게 책으로 나왔다.

 

노래가 히트했음에도 다음 번 노래가 전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해 - 나도 새로운 노래가 나왔다는 것을 몰랐다 - 현실적인 판단을 내려 자신의 원래 직업을 살려 애널리스트로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가요쪽을 완전히 등한시한 것은 아니고 틈틈이 꾸준히 작사, 작곡을 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여하튼,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의 수장으로써 개인 투자자로써 자신의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김광진의 지키는 투자'를 통해 하고 있다. 초반에는 무난하게 투자와 관련되어 있는 지극히 당연하고 당연한 이야기를 해 준다. 이 표현은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다는 것에 대해 기본은 누가 이야기를 해도 똑같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허황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투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무척 평범하고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해주지만 기본은 그처럼 지루한 것이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도 다시 또 들뜬 인간의 심리는 금방 금붕어 머리처럼 잊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행동하게 만든다.

 

중반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김광진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투자에 대해 알려준다. 주식투자를 제도권에서 기관이라는 이름으로 했던 사람으로써 개인 투자자가 아닌 기관의 투자 형태와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 책과는 다른 변별력을 지닌 점이다. 물론, 딱히 대단하고 모르는 것을 알게 될 정도의 정보까지는 아니지만.

 

주식 투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PBR과 ROE로 설명을 한다. 저PBR과 고ROE에 해당하는 기업을 찾아 그 기업을 매수한 후에 올바른 평가를 받을 때까지 기다린 후 매도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3~5종목의 집중투자를 하는 것보다는 20개 종목정도로 분산투자를 해서 리스크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리라는 것이 책의 핵심내용이다.

 

대체적으로 PER는 이익과 관련되어 있고 미래와 연관이 있지만 PBR은 자산과 관련되어 있고 과거와 연관이 있어 보다 편하게 투자할 수 있는 툴이 될 수 있고 거기에 ROE를 통해 수익률을 근거로 삼아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다. 대체적으로 채권형의 투자를 권하는데 가치투자자들이 많이 쓰는 방법이고 결국에는 나도 쓰는 - 쓰려고 하는 - 방법이다.

 

그 외에 무조건적인 가치투자가 아니라 각 업종에 따른 상대적인 평가에 의한 가치투자를 권하고 있다. 스타일 투자와 성장주 투자에 대해서도 소개를 하고 있지만 가장 좋은 수익을 보이는 것은 자산가치를 통한 가치투자라고 알려준다. 실제로 근거로 삼은 통계를 보여준다. 자신도 이러한 근거로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중소형주는 PBR 1이면서 ROE 20수준이고 대형주는 PBR 0.4수준이면 편입을 고려한다고 하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로 투자하는 것이 개인들에게는 좀 더 맞는 투자방법이라고 설명을 한다. 본인도 개인 투자자로써 저 기준에 맞게 20개 정도의 종목을 편입하여 꾸준히 보면서 단기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으로 최소 2~3년은 바라보며 투자한다고 알려준다.

 

최근에 한동안 뜸하던 주식 관련 책을 제법 읽게 되었다. 김광진씨의 책은 주식이 아니라 유명한 사람이라 선택한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어찌 되었든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주식투자의 방법에 대해 소개한 책이다. 아마도, 다시 조만간 주식 투자를 위한 준비를 하고 노력을 하려고 그러나 보다. 그리고 보니, 최근에는 스크리닝 할 종목에 대한 자료들도 모으고 있고 본격적으로 필터링을 하려고 마음 먹은 것을 보면 말이다. 이래서, 견물생심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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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아직도 그 진실은 사라지지 않았다' 대충 이런 식으로 영화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더 집중을 하고 영화를 보는내내 '이게 정말이야?'하면서 보고 있는 화면이 상상이 아닌 바로 내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는 것에 긴장하고 시선을 돌리지 못한다. 

 

'와일드'는 바로 그런 종류의 책이다. 책은 진실이고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된 책이다. 그것도 자신의 내밀한 부분을 하나도 숨김없이 전부 밝힌 책이다. 남들에게 자신을 알릴 때 자기보호본능에 의해 어느 정도는 거를 것은 거르고 알려주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 저자인 셰릴 스트레이드는 남김없이 전부 보여준다. 자신의 생활과 생각과 행동을.

 

걷는 다는 것은 의외로 자기 자신을 만나는 과정이 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1시간 정도를 걷는 일이 있게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잡생각도 들고 현재 고민하고 있던 것도, 뜬금없이 떠 오르는 생각도 있다. 이런 생각들은 의식하지 않아도 나도 모르게 걸으면서 떠오르게 되고 걸으면서 딱히 할 일도 없으니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러다가 또 다시 갑자기 더 이상 생각을 하지 않고 멍하게 걷다가 다시 또 엉뚱한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걷는 것은 건강에도 좋지만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는데도 좋다. 사람들이 올레길같은 곳을 굳이 찾아가 걷는 이유는 분명히 좋은 경관을 보며 건강해지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자신을 찾고 싶은 욕망도 어느정도 있을 것이고 모든 것을 잊거나 생각하고 싶어 걷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과거에는 걷는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는 당연한 생활의 한 부분이였지만 갈수록 도구의 편리에 의해 걷기를 싫어하는 현대인들에게 걷는 것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순례자의 길이라 부르는 산티아고 가는 길 같은 경우에도 단순히 건강을 위해 그곳을 걷는 사람들은 드물것이다. 그 길을 걸으면서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으로 택한 방법이라 보인다. 

 

바쁜 현대인들이 명상에 많은 관심을 쏟는 것도 점점 자신이라는 존재가 무의미해지면서 하나의 도구로써 사용되는 것에 대해 스스로 힘들고 지쳐 자신을 다시 찾고 싶어 하는 일이라 본다. 잠시도 우리를 조용하게 쉬게 만드는 여건이 점점 어려워지니 말이다. 집에서도 잠시도 쉬지 않고 TV를 보고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료하게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 역시 집에서 잠시도 가만 있지않고 TV보고 인터넷하고 책을 읽는다. 그래도, 혼자 있는 다는 것은 알게 모르게 자신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음악을 틀어놓고 정적상태는 만들지 않는 상태에서 있게 되면 갑자기 잡생각이 들면서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되는데 이런 방법도 괜찮지 않나 싶다. 집에서 여러 식구가 함께 거주하고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이유로 사람들은 집이 아닌 외부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길을 걷는 것이다. 아니, 꼭 유명하고 멋진 경관을 제공하는 길을 걷지 않고 그저 아스팔트 위를 걸어도 본질에 충실하다면 그 자체로 충분해 보인다. 작년까지는 일주일에 몇 번을 그렇게 1시간 이상 걷기도 했는데 - 3시간이 걸려 집에서 한강을 건너 용산까지 걷기도 하고 - 최근에는 하지 않고 있어 책을 읽으며 다시 추억(??)이 나기도 했다.

 

편모슬하에서 3남매가 살다가 새로운 아빠와 나름 괜찮은 삶을 살았지만 엄마가 암에 걸려 사망한 후에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막나가는 삶을 살아 이혼까지 한 저자가 우연히 PCT라고 하여 퍼시피 크레스트 트레일이라는 미국 서부 횡단 여행에 관한 책을 발견하고 몇 개월 준비한 끝에 직접 혼자 배낭을 메고 끝까지 완주한 내용이 바로 '와일드'이다.

 

이렇게 간단하게 책의 내용을 적으니 단순하지만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결코 단순하지 않다. 일단, 책을 참 잘 만들었다. 여행을 한 시기는 90년대 중반이고 책이 나온 시기는 2012년이니 무려 20년 가까운 시간동안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쓰고 다듬고 쓰고 다듬고 기록을 보강하지 않았을까 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거쳐 탄생한 작품이라 상당히 밀도있게 세세한 부분까지 잘 묘사되어있다.

 

단순하게 도보를 하며 힘든 여정에 대해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길을 걸으며 자신의 과거와 대해 자신에 대해 떠오르는 순간을 책에 삽입했는데 분명히 그런 자세한 부분은 책을 저술하는 과정에 시간의 편린이 뒤죽박죽하며 여행 내내 머리속에서 떠오르고 떠나고 했을텐데 책으로 펴 내면서 차곡차곡 하나씩 여행에 맞춰 구성한 것 같다.

 

책은 에세이범주에 속하고 실제로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글을 썼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책을 읽어도 상관이 없어 보였다. 단순히 여행기가 아니라 여행을 통해 자아를 탐구하고 못난 과거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낸 책이라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여행의 시간에 맞춰 하나씩 하나씩 스스로 해결하고 풀어내는 구성으로 되어있다.

 

특히, 소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세부묘사가 적나라하다. 현재, 아이들도 있고 남편도 있는데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이나 그 전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묘사가 세부적으로 되어있어 이런 부분은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인 차이인지 작가가 정말 책을 통해 모든 것을 꺼림낌없이 밝히고자 했기에 가능했던 것인지 여부가 조금은 궁금했다. 또는 편집부의 집요한 요청이거나.

 

남자 혼자도 힘든데 젊은 여성이 오로지 배낭을 하나만 메고 여행을 한다. 그전에 단 한번도 여행을 위한 준비를 해 본적도 없고 이론적인 계획과 약간의 현금이 준비되자 실천에 옮긴다. 이런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절망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해도 말이다. 특히, 돈을 만든 것도 몇 개월동안 알바를 하며 모은 돈을 각 포인트마다 돈과 책과 정말 필요한 것들을 우체국을 통해 수령하며 여행한다는 것이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돈이 없어 겨우 겨우 먹고 텐트에서 자며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겨우 샤워를 해도 입고 있는 옷은 그래도 계속 입고 여행을 한다. 돈이 없어 새로운 옷을 사지도 못하고 여유있게 여행을 즐기도 못한다. 또한, 각 포인트까지 나름 정해진 날짜내에 도착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과 같은 GPS시스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로지 글을 소개하는 책 한 권을 들고 여행한다. 잘 닦여있는 평탄길을 걷는 것도 아니고 하루종일 걸어도 단 한 명의 사람도 만나지 못하는 길을 걸으며 어두워지면 텐트를 피고 자야하는 생활을 과연 나는 할 수 있을까?

 

국토종단 여행같은 것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그나마, 잠은 모텔같은 곳에서 자면서 한 달 정도로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한 적이 있었다. 굳이 곤핍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저녁에는 어느 정도 여유있게 밥도 잘 먹으면서 하는 정도를 생각했는데 '와일드'의 주인공은 PCT여행자중에서도 더 곤핍한 여행을 한다. 그래도,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도움도 받고 딱히 큰 위험없이 끝까지 여행을 잘 마칠 수 있게 되었다.

 

몇 달씩이나 오로지 걷디만 한다면 도대체 어떤 생각이 들까? 몸이 피곤하고 힘들어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되어도 과거에 대해 떠오르고 현재의 상황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 걷다보면 이런 것들도 점점 생각하지 않게 되고 오로지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현재 앞만 보고 걷고 있는 것처럼 내 자신의 앞 길에 대해서만 생각이 집중되고 좁혀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그러면서 스스로 힐링도 되고 반성도 하고 각오도 하고 상상도 하고 다짐을 하는 걷기가 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서울에서도 유명한 길이나 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 것에 대해 계획을 했었는데 - 물론 대중교통으로 간 후 걷는다 - 그럴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해 못했는데 다시 한 번 생각이 떠오르기는 했다. 걷는 것은 결국 나라는 사람을 만나는 나만의 여행이니 말이다. 물론, 왁짜지껄한 걷기도 있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일 수 있는데 이 책의 저자도 평소에 책을 많이 읽고 여행을 하는 와중에도 저녁마다 여건이 되면 책을 읽고 포인트마다 새로운 책을 받아 읽는다. 다 읽고서는 무게때문에 불 태우지만. 그렇게 책을 읽고 생각을 한다. 그랬기 때문에 이렇게 좋은 책을 사람들에게 선보일수 있었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성이 게을러 걸으면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책을 읽고 생각하는 걸 더 선호할 수도 있지만 나도 걷는 것을 좋아한다. 30분~1시간 거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걸어가는 걸 보면 말이다. 이 책처럼 이렇게 하루종일 걷는 것은 생각해보지 못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말이다. 결국 자기를 찾는 걸 그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 말이다. 그래도, 이런 책을 읽으니 한 번 생각하고 고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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