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피트 황 지음 / 스마트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여러차례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난 배당투자를 할 것이라고. 현재는 주로 배당주 투자도 주식투자도 아닌 투기 위주로 한다는 이야기와 함께 내가 생각한 배당투자는 주가 상승이나 하락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배당을 얼마 정도 주느냐에 촛점을 맞출 생각이었다. 상승을 하면 기쁜 일이지만 그보다는 매 년 주는 배당에 보다 의의를 두려고 했다. 궁극적인 생각은 그랬는데 아직은 그보다 나도 모르게 상승할 주식을 찾게 마련이다.


현재 보유 중인 몇몇 기업은 최하 1년은 넘고 어떤 기업은 5년이 넘는다. 최근 1~2개 기업을 매수했지만 이마저도 배당보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실행한 측면이 강하다. 배당투자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지루할 가능성이 크다. 예전에 봤던 기업 중에 wiscom은 주가는 정말 거의 움직이지 않고 배당은 일정하게 주는 기업이라 눈여겨보기도 했다.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니라며 배당을 그다지 눈여겨 보지 않게되었다.


여전히 배당 유무를 중요하게 보고 있지만 우선순위에서 뒤로 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까지 읽은 책 권수를 따지면 부동산보다 주식책이 훨씬 많다. 부동산 책은 대부분 리뷰가 있고 주식 책은 거의 없다. 리뷰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할 때부터 주식 책은 잘 읽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번역된 투자 책은 읽을 게 꽤 많았다. 좋은 책들이 많이 번역되어 읽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도 많이 줄었다. 국내 저자가 쓴 주식책은 읽을만한 게 별로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내가 읽었던 책과 지향할 방향과는 다소 맞지 않은 책들이 대다수라 잘 읽지 않게되었다. 배당 관련 책도 국내저자가 쓴 책은 다소 뻔하고 일반 주식 투자 책과는 그다지 변별성이 없어 보여 읽지 않았다. <똑똑한 배당주 투자> 저자인 피트 황은 이미 블로그로 접했고 간간히 올려주는 투자 관련 글을 읽었다. 주식 투자 책을 쓴다고 하여 관심을 가졌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잘 쓸까에 대한 의구심도 갖고 있었다.


책을 다 읽고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주식투자 관련 책 중에는 가장 심플하면서도 핵심을 알려주고 실전 투자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책이 명확하다. 오로지 배당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 수많은 기업 중 배당과 연관되어 어떤 팁을 갖고 투자할 기업을 고를지 알려준다. 배당은 다소 따분하다는 편견도 멋지게 깨트려준다. 배당투자로 안전마진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충분히 시세차익도 훌륭하게 맛볼 수 있다는 걸 실증해준다.


좋은 책은 실용서적과 관련되어 둘 중에 하나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려준다. 이런 책은 극히 드물고 나오기도 힘들다. 또 하나는 이미 다들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시선을 보여준다. 이런 책도 그다지 자주 많이 나오지 않는다. 사실 전자보다 후자가 더 좋은 책이다. 전자를 알려주는 책은 사실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그 책을 쓴 사람이나 실전에 접목할 수 있을만큼 개념이나 발견하는 부분이 어렵다. 후자는 누구나 충분히 할 수 있는 걸 알려주기 때문에 놀랍다.

<똑똑한 배당주 투자>는 그런 면에서 후자가 70%이고 전자가 30% 들어간 책이다. 투자가 어려운 것은 좋은 투자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될 수 있는 저가에 매수하는 것이지만 최종적으로 매도를 해야 모든 수익과 손해가 결정된다. 이 모든 방법을 배당이라는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방법을 응용해서 투자할 수 있다니 멋지고도 놀랍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기업에 투자하려해도 거의 무조건 매출, 이익 등을 꼭 봐야한다.


주가란 결국 해당 기업의 실적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일시적인 이벤트로 주가가 출렁일 수 있지만 나처럼 게으른 투자는 그런 투자처에는 빠른 속도로 들어갔다 빠져나오는 것이 너무 힘들다. 이는 대부분 일반 투자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많은 투자자들이 이런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어 안타깝다. 한 기업이 배당을 준다는 것은 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에게 현금을 주는 행위다. 돈을 벌지 못하는데 배당으로 현금을 지급할 수 없다. 이보다 더 확실히 기업이 돈을 잘 벌고 있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여기까지는 주식투자하는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다. 여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이 책에서는 배당성향을 중요하게 보고 시가배당률을 따진다. 대부분 기업이 배당은 일정하게 준다. 주가에 따라 시가배당률은 움직인다. 시가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주가가 저평가 상태고 낮다는 것은 주가가 상승했다는 뜻이다. 꾸준히 배당 주는 기업의 시가배당률을 따져가며 매수와 매도시점을 파악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알고 있는 걸 잘 다듬어 알려주는 부분이다. 배당을 1,000원 지급할 때 주가가 10,000원 일때와 20,000원 일때가 다르다. 시가배당률이 10,000원일 때 높아 매수하고 20,000원일 때 매도한다. 그 부분은 평균 시가배당률을 따져가며 최고일 때와 최저일 때를 참고해서 결정한다. 문제는 한 기업은 이 세상에 딱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모든 투자는 상대적이고 비교대상이 반드시 있다는 걸 무시하면 안 된다.


비교대상으로 3년 국채금리를 삼았다. 시가배당률 기준을 금리와 비교해서 고평가와 저평가여부를 결정했다. 이 부분이 후자 30% 해당한다. 책에서는 국채시가배당률이라는 개념을 선보인다. 모든 투자는 싫든 좋든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10% 수익을 내도 금리가 11%면 실패한 투자처럼 말이다. 시가배당률/3년국채금리로 국채시가배당률을 만들어 높은지 낮은지 여부를 파악해서 매수와 매도를 결정한다. 책 표현처럼 이부분이 "유레카'다.


얼마나 간단하고 단순하고 편한 투자란 말인가. 물론, 이렇게 단순하게 표현한 걸 책으로 읽으니 쉬워보인다. 책에서도 기업을 선정할 때 먼저 여러 사회현상이나 경제현상을 지켜보다 힌트를 얻은 후 그 기업의 배당을 살펴보고 투자매수와 매도 적기를 파악해 실행했다. 배당도 중요하지만 사회를 통찰하는 시선으로 힌트 얻는 것은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과 달리 자신이 하는 엄청 어렵다. 또한, 아무리 국채시가배당률로 매수와 매도여부를 결정한다고 해도 중간에 인내하는 부분이나 신호가 왔다고 그걸 결정할 수 있느냐는 단순히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얻고 깨닫을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똑똑한 배당주 투자>는 국내 저자가 쓴 가장 심플하면서도 확실하게 주식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보다 쉬우면서도 확실한 방법을 알려준 책은 거의 없다. 그만큼 역으로 흔히 말하는 '나만 알았어야 하는데'라는 탄식이 나온다. 워낙 자세하게 배당주 투자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 향후 책에서 알려준 방법으로 투자해야겠다. 이 책이 현재 베스트셀러로 많이 전파되겠지만 이 방법으로 투자할 투자자는 그래봤자 전체 주식투자자 중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다. 고로 우린 아직도 기회와 희망이 무궁무진하다. 배당주 투자 방법에 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준 저자 피트황님에게 고마움을 표시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는다고 똑같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이런 심플한 투자방법을 몰랐다니.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96219576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 확실한 현금


http://blog.naver.com/ljb1202/220005401761

눈덩이주식 투자법 - 눈을 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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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의 시대가 온다 - 다시 기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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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
김종율(옥탑방보보스) 지음 / 베리북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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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들이 가끔 묻는다. 상가는 투자하지 않느냐고. 그럴 때마다 난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고. 주택도 어려운 데 상가는 더욱 어렵다. 주택은 누군가 들어와 살 수 있지만 상가는 영업을 하는 곳이라 잘 못하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럴 때 대출이자, 관리비 등을 생각할 때 도저히 나같은 좀생이들은 견디지 못한다. 어떤 상가가 좋은지도 사실 잘 모르겠고. 경매로 부동산을 구입하다보니 좋은 상가가 나올리도 없고. 눈에 들어오면 문제가 있고.


언제가 상가를 하나 구입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이왕이면 내가 직접 운영할 상가로. 서점이나 북카페를 하면 임차인보다는 소유자로 운영하고 싶다. 상가 관련 책도 읽었고 다녀 본 적도 있지만 여전히 상가는 나에게 넘사벽이다. 정확하게는 잃을 각오를 하고 과감히 하지 못한 내 소심함이 더 클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굳이 꼭 상가를 갖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다양한 파이프라인 중 상가도 하나일 따름이니 말이다.


<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 저자는 처음에는 동탄 알렉스로 지금은 옥탑방 보보스로 알게 되었다. 몇몇 카페에 그가 올린 글을 읽었다. 상당히 흥미로웠다. 지금도 여전히 하루에 몇 십개의 투자 카페를 오전에 컴퓨터를 켜면 순례를 한다. 과거보다 읽을 글이 많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는데 가끔 보석같이 빛나는 내용을 읽게 된다. 투자 글은 기승전 돈 벌었다가 최고다. 읽다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경우를 본다. 내가 못했다고 타인도 못할 이유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해 본 입장에서 보면 너무 과장된 게 느껴질 때 그 글 쓴 사람을 눈여겨 보면 거의 십중팔구 몇 년 내에 사단이 난다.


너무 가난해서 창문 자체가 없는 지하에 살았고 옥탑방에 보보스적인 삶을 추구해서 닉네임을 변경했다고 한다. 올린 글은 주로 상가투자에 관한 글이었다. 읽을 때 내가 감탄한 것은 과감함이었다. 내가 갖지 못한. 상가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직접 몸으로 부딪힌 글을 읽으며 저절로 눈여겨 봤다. 그때 읽은 글이 이번 책에 포함되어 더 반가웠다. 다만 살짝 읽다보니 우려가 되었다. 글이 폭주한다는 느낌이 어느 순간 들었다.


가끔 보면 잘 나가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과잉된 자신감으로 무너진 경우를 본다. 어느 순간 좀 그런 느낌이 난 들었다. 어차피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니 흥미롭게 보면 된다. 그 시기 정도부터 사실 글을 별로 올리지 않았다. 그런 후 얼마 있지 않아 직접 만나게 되었다. 함께 이야기해보니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 절대로 자만감에 빠질 스타일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을 경계하며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는 스타일이었다. 내 착각인지 몰라도 그 이후 올라오는 글은 다시 그런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쓰고 보니 최근 유명한 투자자들의 글을 그들이 지금보다 덜 유명할 때부터 읽고 있었기에 괜히 전부 다 품평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 그만큼 옥탑방 보보스를 알게 된 것은 오래되었고 유명한 법정지상권 아파트 때에도 재미있게 지켜봤다. 나름 유명한 몇 분이 공개적으로 순화된 표현으로 의견교환한 사건이었는데 그 시작이 옥보스였으니 실력은 보장된다.

그때 만났을 때 책을 집필 중인데 날 만나 집필 욕구가 더 생긴다고 한 게 2년 전이다. 이미 상가에 관한 글을 읽고 상당히 흥미가 동했는데 상가 점포 개발했다는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아하~'했다. 오랜 시간동안 점포 개발한 사람이니 상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부동산 투자를 시작하자마자 얼마 안 되어 잘하는 사람을 보면 거의 대부분 관련 업종에서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별 생각없이 일했던 업무가 투자로 넘어오며 스스로 깨닫는다.


지금까지 남을 위해 일하며 수동적이었다면 자신이 직접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며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실력이 금새 향상된다. 주택 투자도 한 적이 있지만 점포개발했으니 상가 투자가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상가 투자를 위해 알아야 할 것이 참 많다. 투자자 입장에서 상가를 보는 것과 직접 영업을 할 사람이 상가를 보는 것은 다소 다르다. 그렇다고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입지가 좋아야 상가 영업이 잘 되고 임대료를 많이 받는다.


그걸 알기 위해 아침, 점심, 저녁, 평일, 주말에 투자하려는 상가 근처를 파악하고 손님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는 노력은 당연하다. 문제는 시간은 한정되어있고 이런 노력은 끝이 없다. 변명이지만 이런 노력이 힘들어 처음부터 질려 상가투자를 외면하기도 한다. 수익형 부동산이 유행이라지만 이런 노력을 해야 확실히 매월 현금이 들어온다. 부동산은 현장이 답이다.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 각종 조사를 현장가기 전에 할 수 있는 시대에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주택 투자 같은 경우도 그래서 현장에 가기 전 어지간한 것은 다 파악하고 현장에서 확인만 하면 되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있다. 내가 강의 때 그걸 이야기하면 다들 좋아한다. 상가는 그게 힘들었는데 드디어 그걸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인터넷에 올린 글로 뜨문뜨문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집 대신 상가에 투자한다>에 방법이 체계적으로 지도와 함께 나온다. 핵심은 유동인구가 아니다.


유효수요를 파악하는 것이 가장 핵심이다. 상가란 주택과 반대로 누군가 직접 현장에 와 무엇인가 구입하거나 매출을 올려야 존재이유가 발생한다. 투자할 상가 주변 어느 정도의 유효수요가 있는지 파악해야 대략적인 매출이 추측된다. 다음으로 유효수요가 아무리 풍부해도 그들이 주로 이동하는 주동선이 있다. 주동선에 상가가 있다면 기본적인 매출은 발생한다. 유효수요만 파악하고 아무곳이나 창업한다고 매출이 늘지 않는다. 뛰어난 영업능력가진 사장이 운영하면 달라지겠지만, 그건 상가 투자할 사람이 파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다.


이런 중요한 걸 굳이 현장방문하지 않고 지도만 보고 유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엄청난 시간절약과 고급 팁이다. 덕분에 - 확실하지 않지만 - 예전보다 상가를 좀 더 많이 지켜볼 수 있을 듯 하다. 지도로 90% 정도로 거른 후 마음에 들면 현장가면 되니 말이다. 부탁하건대 이 정도는 알고 상가투자하자. 화장발이나 유동인구 등에 속지 말고. 부동산 투자하다가 기승전 상가로 망하는 경우도 많다. 


늘 주택관련 책 읽고 리뷰 쓰다 간만에 상가 투자 책 읽고 리뷰에 저자와 인연까지 시시콜콜 쓰다보니 많이 길어졌다. 뭐, 그만큼 도움이 될 책이다. 내 리뷰따위와 상관없이 이미 많은 사람들의 선택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지만. 투자를 하지 않아도 유효수요파악하고 주동선이 먼저 알아내는 것만 책 읽고 해봐도 시간가는줄 모를 수 있을 듯하다. 이 책 출간과 함께 저자에게 삐져서 안 좋게 쓰려고 했는데 좋은 책인가 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더 오픈할 수 있었을텐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재미있게 상가파악하기.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541090014

나는 상가에서 월급받는다 - 상가투자 기본서


http://blog.naver.com/ljb1202/220649246083

부자의 지도 - 다시 쓰는 택리지


http://blog.naver.com/ljb1202/220253159713

나는 부동산경매로 슈퍼직장인이 되었다 - 쉽지 않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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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의 포도밭 - 읽기에 관한 대담하고 근원적인 통찰
이반 일리치 지음, 정영목 옮김 / 현암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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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는 위용이 있는 책이다. <텍스트의 포도밭>이라니. 어지간히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감히 논할 수 없는 글이 써져 있을 듯하다. 이런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 역시나 읽었더니 저자인 '이반 일리치'가 쓴 글에 허우적거렸다. 더구나 이 책은 12세기 수도사 후고의 <디다스칼리콘>을 해설한 책이다. 또 다시 12세기 라는 표현에 저절로 고개가 숙연해진다. 18~19세기에 쓴 책들도 만만치 않다.


12세기라면 그다지 책이 많지도 않았고 글이 널리 전파되지도 않았던 시대다. 글보다는 여전히 말이 중요한 정보 전달 수단이었다. 글이 존재했지만 사람들은 글을 읽지 못했고 수도사와 같은 사람들이 읽어주는 글을 듣거나 함께 따라 읽었을 뿐이다. 이런 시대에 글과 읽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니 부담없이 읽기는 틀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 중 다행이라면 정말로 신기하게도 이 책은 200페이지다.


책은 300페이지가 넘는데 책 내용은 200페이지고 100페이지 정도가 주석이다. 한글로도 나오고 영어로도 깨알같이 나오는 주석에 놀라울 뿐이다. 겨우 200페이지 되는 내용에 말이다. 인류에게 읽기는 그리 오래된 역사가 아니다. 글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고 후대에 전달되었지만 대다수 사람들에게 글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었다. 오랜 시간동안 글은 특정계층에게만 전달되던 비급같았다.


개인이 글을 읽고 해석하고 묵상하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 읽어주고 해석해주면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였다. 자연스럽게 이를 읽어주고 해석하는 사람은 절대권력을 갖게 된다. 이런 괴리감으로 13~14세기에 중죄로 체포된 사람이 몇 가지 단순한 문장을 읽어 해석하거나 쓸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처벌을 피할 수 있었다. 당시 성직자가 이런 면책 특권이 있었는데 똑같이 대접했다.


12세기 후고이후로 글은 일반인에게 내려왔다고 한다. 후고는 학식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읽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 말을 구하고 거울로 얼굴을 보는 것처럼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라고 한다. 읽기는 자신을 위한 것이지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데 자꾸 그렇게 하려는 사람이 있다. 읽기는 배움의 시작이다. 아무리 읽어도 소용이 없다. 책에서 묵상이라 불리는 생각하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말이다.

<텍스트의 포도밭>은 읽기가 쉽지 않지만 중간 중간 나오는 문구나 경구가 꽤 의미가 있다. 그 중 이 문구도 참 강렬했다. "알지 못하는 것은 약함에서 나오지만, 앎에 대한 경멸은 사악한 의지에서 나온다." 무엇인가에 대해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알지 못하기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가끔 누군가 자신보다 더 잘 안다는 사실만으로 은근히 조정하며 배척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악한 의지를 펼치는 걸로 보인다.


두 경우가 다 한심하고 우리가 제거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둔하건 총명하건, 능력이 많고 적건, 의지가 강하건 약하건, '모두'가 배움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자신의 현 능력과 상태와 전혀 상관없다. 배움 자체를 하지 않으면서 이런 상황이라 한탄하는 것이 문제다. 한 마디 더 나아가서 이렇게까지 과감히 이야기한다.


"어떤 사람이 배우지 못하는, 아니 더 솔직히 말해서 쉽게 배우지 못하는 경우와 배울 수는 있지만 배우려 하지 않는 경우는 다르다. 뒷받침할 자원도 없는  상태에서 순수한 노력으로 지혜를 얻는 것이 더 영광스럽듯이, 확실히, 타고난 능력이 있고 재산이 많음에도 게을러서 둔해지는 것은 더 혐오스럽다."


말을 좀 쉽게 풀지 않고 이리저리 휘둘러 표현한 점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참 중요한 내용이다. 배우는 방법은 무척 많지만 그 중에 최고는 누가뭐래도 읽기다. 즉, 독서다. 이보다 더 확실하고 분명한 방법이 없다. 있다면 제발 나에게 알려달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읽기에는 가르치는 사람의 읽기, 배우는 사람의 읽기, 혼자 책을 묵상하는 사람의 읽기가 있다. 지금은 마지막 읽기가 대표다. 예전과 달리 글은 말의 기록이 아닌 생각을 거친 주장의 시각적 표현이다.


여기서 읽기와 독서가 있다. 분명히 여전히 독서가 최고의 방법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시대가 변했다. 무조건 독서가 최고의 방법이 아니다. 읽기가 더 중요하다. 이제 온갖 읽기 덕분에 과거에는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수많은 정보를 배우고 깨닫고 알게되었다. 독서는 비록 잘 못할지라도 인터넷에 떠다니는 전부 파악할 수도 없는 글이 우리에게 읽기라는 형태로 다가왔다. 체계적으로 주장하는 책이라는 독서에는 못 미칠지라도 읽기는 갈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동영상도 분명히 중요하지만 여전히 글로 표현된 읽기는 또 다른 영역이다. 도저히 동영상이 흉내낼 수 없는 분야다. 읽으며 상상하고 시각으로 전달된 글자가 머릿속에서 활성화되는 부분은 아직까지 읽기가 갖는 최대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쓰다보니 내용이 좋다. 책이 좋았던 것인지 내가 좋은 글을 쓴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이런 것 자체가 <텍스트의 포도밭>을 읽은 내가 주장하는 읽기다. 여하튼, 어렵게 표현할 필요없이 읽으면 된다. 더이상 뭐가 중요하리.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어려운 글로 표현되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읽기는 최고의 배움이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749674810

나는 왜 책읽기가 힘들까 - 세렌디피티


http://blog.naver.com/ljb1202/220584610341

어떻게 읽을 것인가 - 나처럼


http://blog.naver.com/ljb1202/220233943731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 수단으로서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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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중일기 - 내 쓸쓸함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마라 ㅣ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3
김정은 지음, 이우정 그림 / 씽크스마트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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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는데 내가 쓰는 글이 전부 좀 딱딱한 내용이다. 원래 일기 쓰는 글로 출발한 글쓰기가 오래도록 유지되었다. 유치한 이야기도 있었고 감정적인 소모도 글로 적었다. 어느 순간부터 쓰는 글의 대다수가 에세이 종류는 없고 정보성이라는 탈을 쓴 글이 되었다. 누군가 나에게 '팬더님은 에세이는 책으로 안 쓰세요?'라는 질문에 손사례를 쳤다. 책이 정보성이 없거나 재미가 없는데 누가 본다 말인가.


한편으로 쓰는 글이 너무 딱딱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과 함께 내 감정이 메마르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이야기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 특정 글만 쓰고 있노라니 조금은 지치고 지겨워지기도 하지만 에세이를 쓰려니 어딘지 낯간지러운 생각도 들었다. 하다보니 운영하는 블로그가 커지다보니 그런 소소한 걸 쓰는 것이 내면의 너무 바닥까지 보여질까봐 두려운 마음도 있다.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은 물론이고 소소한 일상의 편린들을 나만의 관점으로 쓰고 싶다는 욕망도 있다. 지금은 너무 거창한 글만 쓰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도 있다. 에세이 쓰는 것이 더 힘들어졌다고 할까. 힘을 빼고 오히려 사소한 것을 주절되면 될텐데 말이다. <엄마 난중 일기> 저자인 김정은을 몇 번 만났다. 나에게 꼬박 꼬박 선생님이라고 불러주지만 내가 선생님이라고 불러야한다.


책을 매개로 만났고 한 겨울에 만나 압구정에서 특이하게도 팥빙수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담소했다. 그 이후 상수동에서 만나 또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 그때마다 말을 조근조근 하셨고 의외로 이야기가 잘 통했다. 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지만. 사람을 만나다보면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자주 보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 책을 펴낸다는 이야기를 하시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도 한다며 알려주셔서 그러려니 했다.


시간이 지나 드디어 책이 나왔다. 그것도 따님과 함께. 글을 엄마인 김정은이 쓰고 딸이 그림을 책에 스며들게 했다. 처음 계획과는 달리 아이 교육으로 방향을 잡았다가 그보다는 본인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고 에세이로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와중에도 이곳 저곳 여행한 이야기도 블로그로 봤고 활동하시는 모습도 봤다. 책이 나왔다고 할 때 에세이 다운 표지와 제목에 더욱 친근감이 들었다.

에세이를 의외로 꽤 읽었다. 워낙 분야를 따지지 않고 읽는 스타일이다. 에세이를 읽다보면 내가 갖고 있는 편견은 에세이는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하거나 거창한 사회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부담없이 하는 것이라 본다. 최근 읽은 에세이들은 그런 면에서 좀 아니었다. 무엇인가 가르치려 한다거나 알려주려 한다는 느낌을 갖는 에세이가 많았다. 에세이는 결국 일기가 아닐까.


책으로 펴 낸 에세이는 분명히 일기와 다르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에세이에서 원하는 방향이나 글은 아니었다. <엄마 난중 일기>는 내가 갖고 있는 에세이에 충실했다. 무엇이가 하면 남의 일기를 훔쳐볼 때 느끼는 묘한 시선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저자를 알고 있어 그런 면도 있겠지만 이 책에 나오는 남편과 따님과 아드님도 이 책을 볼텐데 그런면에서 자유롭게 쓴 흔적이 느껴졌다. 스스로 자기검열을 하게 될턴데 말이다.


에세이에서 무엇인가 거창한 것을 얻고자 하기보다는 읽으면서 공감하고 김정은이라는 사람의 삶과 생각을 훔쳐보고 싶은 감정을 충족시켜준다. 책에서 말많은 것처럼 묘사를 하는데 내가 만났을 때 그런 걸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해서 결국에는 내가 말이 더 많았던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엄마로, 아내로, 자녀로, 지인으로, 사회구성원으로 여러 역할에 따른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때 읽는 재미도 꽤 있다.


이 책을 어느 날 갑자기 책 한 권쓰겠다고 마음먹고 느닷없이 쓴 책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평소에 글을 써오고 사람들과 함께 글쓰기를 했던 구력이 쌓여 있다. 에세이답게 딱딱하지 않고 말랑 말랑하게 조근조근 글을 풀어낸다. 어쩌면 직접 만나 대화를 하는 것보다 이 책을 읽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면에서 남성보다 여성이 쓴 에세이가 더 재미있다. 남성이 쓴 에세이는 대체로 좀 무겁지만 여성이 쓴 에세이는 올망졸망하며 보조개를 머금은 미소가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김정은이라는 사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된 것도 있지만 그림을 딸이 그리며 내용을 읽었을 텐데 어떤 소감이었을까 궁금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그림을 그렸을텐데 말이다. <엄마 난중 일기>를 읽다보니 나도 에세이를 쓰고 싶다는 욕망도 들었다. 너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소한 감정을 무시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싶었다. 글쓰기가 제일 좋은 점은 이렇게 누구를 찾아가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치유하는 능력이 있는데 말이다.


어느 부분인지 몰라도 읽으면서 잠깐 희미한 미소를 넘어 '풋'하고 웃는 장면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은 의외로 많지 않다. 에세이를 읽는 재미는 이런 순간에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늦게 보내 주셔서 읽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에세이 쓰고 싶은 감정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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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통 - 죽음을 보는 눈
구사카베 요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무통>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문구가 '형법 39조'다. '심신상실자의 행위는, 이를 벌하지 않는다. 심신박약자의 행위는, 그 형을 경감한다.' 이러한 법 조문이 한국에도 그대로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39조는 아닐 듯 하다. 일본에 있는 법 조문인데 외국 영화를 봐도 정신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살인을 저질러도 어느 정도 병으로 인한 죄로 참작을 해 준다.


저자인 구사카베 요는 현역 의사로 재직하며 소설을 썼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하게 문단에 등단하는 제도로 안다. 이마저도 똑같이 장르 소설은 상관없다. 대부분 장르 소설은 처음부터 글을 쓰던 사람이 쓴 것도 좋지만 자신이 했던 직업과 관련된 업무와 상관있는 주제와 소재를 갖고 할 때 더 재미있다. 직업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니 디테일과 묘사부분이 뛰어나고 현실에 더 가깝게 글을 쓴다.


이 책 역시도 의자 저자답게 의사가 등장한다. 대부분 소설과 달리 이 책의 주인공은 의사인 다메요리라고 하긴 좀 뭐하다. 다메요리라 극 전체를 이끌어 가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힌트를 발견하고 해결하지도 않는다. 그저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의학적인 한 측면을 담당한다. 다메요리는 환자의 징후를 빨리 파악한다.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환자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될 수 있는 환자의 상태를 더 악화시키거나 완화시키는 노력을 크게 하지 않는다. 어차피 나을 환자는 낫고 완치가 힘든 환자는 백약이 무효다. 그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정도로 끝낸다. 이런 부분은 실제 의사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의사 작가이니 완전히 허구는 아닐 듯 하나 소설에서 묘사는 너무 자세해서 그 정도까지는 아닐 듯했다. 환자에게 헛된 믿음과 불안을 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려주려 노력한다.


자신이 치료를 한다고 낫는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이 이미 치유될 예정이라 좋아진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 있어 그렇다면 의사가 왜 있어야 하며 수술은 왜 하냐고 볼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은 외과냐, 내과냐에 따라 달라질 듯 보인다. 소설 시작과 함께 살인사건이 나온다. 어느 학교 선생 4인 가족의 몰살이다. 집에 있는 사진과 똑같은 자세로 살해되었다. 어떤 이유로 살해되었는지 어떻게 침입했는지 어떤 방법인지 알지 못했다.

아이들에게나 맞을 모자가 있고 신발은 어른 신발이다.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어느 날 다메요리 의사에게 한 임상심리사가 연락을 한다. 나미코라는 임상심리사가 무차별 살해하는 현장에서 미리 눈치채고 피할 수 있게 도와준 다메요리에게 부탁을 한다. 현재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토미라는 아이가 그 살인사건의 범인이라고 고백했다. 진실 여부는 모르겠으나 상당히 신비성있는 묘사에 다메요리의 의견을 듣고 싶었던 것이다.


여기서 형법 39조에 의문을 갖고 부당한다고 생각하는 하야세 형사가 있다. 그는 살해범을 잡았지만 심신상실 내지 박약때문에 죄가 경감되는 것에 울분을 토한다. 부당한 법이라고 본다. 주요인물 2명이 더 있다. 선척적으로 통증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이바라와 병원을 운영하며 확장하고 있는 시라가미다. 상당히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고 주요 인물들이 소설 400페이지가 넘도록 딱히 연관성이 없다.


여기서 중요한 연결고리로 사다가 나온다. 사다는 임상심리사 나미코의 전 남편으로 허세가 많고 허풍이 쎄다. 계속 나미코를 괴롭히고 형법 39조를 이용할 생각도 한다. 이런 인물들이 계속 얽히고 설키며 점차 의문이 든다. 여러 인물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보이지만 몇몇 인물은 확실히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내용은 쫘아악 펼쳐져 있고 각각 캐릭터는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전개가 예측되지 않는다.


초반 서로 연결되지 않고 연관성이 없던 인물들이 중간이 넘어 3분의 2 지점부터 하나씩 연결되고 서로 이미 만났던 인물로 된다. 책 제목인 <무통>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와 형법 39조에 따른 정신병을 갖고 있는 인물이 왜 위험한지와 죄를 경감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책을 다 읽게되면 이해는 간다. 사람을 죽인 살해범에 대한 용서와 처벌은 다른 영역일 수 있지만 이런 전개는 꽤 흥미롭고 괜찮다.


책이 너무 길게 이어지는 점이 단점이다. 요 네스뵈의 소설이 너무 길어 몇 권 읽고 나도 모르게 피하게 되는데 <무통>은 처음 읽을 때 이렇게 두껍고 긴지는 몰랐지만 그래도 읽는데 큰 지장은 없다. 소개된 인물 중 어떻게 보면 제대로 된 인물은 단 한 명도 없다. 정상적이고 평범한 인물이 없다. 다들 겉모습과 달리 정신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어떤 인물은 겉모습부터 문제 있어 보이지만 차라리 순수하다. 


우리가 그런 것이 아닐까. 모든 사람은 다 행복해 보인다. 내가 아닌 타인은 다 늘 웃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이 볼 때 나도 그렇게 보인다. 스스로 멀쩡하게 생각될지라도 어느 정도 정신적인 문제는 약간씩 다 갖고 있다. 큰 문제가 되지 않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뿐이다. 통증이 없고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고 병이 사라진 것도 완치된 것도 아니다. 예방이 더 중요하겠지만 워낙 다양한 인간군상이 살아가는 우리는 그래도 희망과 믿음을 갖고 살아야겠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책이 좀 두껍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의학과 추리가 결부되면 재미있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220783194036

로스트 케어 - 개호


http://blog.naver.com/ljb1202/220521198838

13계단 - 사형


http://blog.naver.com/ljb1202/199185351

법의관 - 스카페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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