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여서 괜찮은 하루
곽정은 지음 / 해의시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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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곽정은 작가의 글을 읽는다. 이렇게 쓰고 보니 처음은 아닐듯하다. 오랜 시간동안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고 하니 말이다. 더구나 여러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기사를 썼으니 분명히 한 번 정도는 읽지 않았을까. 과정은 작가가 쓴 책을 처음 읽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하다. 우연히 TV에서 보게되었는데 원래 즐겨보던 프로는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는 모른다. 제대로 차분하게 하는 이야기를 듣거나 글을 읽어 본 적이 없으니 이미지로만 나에게 각인되었을 뿐이다.

이미지만 놓고 본다면 다소 도도하다. 이미지란 어차피 진짜는 아니다. <혼자여서 괜찮은 하루>를 읽어보면 도도한 측면도 있지만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다. 어떤 사람이든 여러 모습을 갖고 있다. 누가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이기도 한다. 그 간극은 생각보다 크기도 하다. 부모님이 바라보는 모습, 친구들이 바라보는 모습, 상사가 바라보는 모습, 부하직원이 바라보는 모습, 기타등등. 거기에 익명의 공간에서 활동할 때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같은 사람인가 할 정도다.

사람은 이처럼 여러 모습을 갖고 있으니 딱히 하나로 규정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그렇다해도 이미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도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긴 하지만. 지금은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워낙 다양한 이유로 그렇다. 과거에는 선택을 받지 못해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많았다면 지금은 그와 상관없이 내 결정인 경우가 많다. 능력도 있고 사귐성도 좋고 애인도 있지만 혼자 살려고 한다. 애인과 함께 모든 걸 다하지만 결혼까지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거하는 커플도 많긴 하다. 혼자 살아가는 것에 있어 편견일 수 있어도 여성이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어렵긴 하다. 그런 측면이 있어도 여성이든 남성이든 혼자 살아가는 1인 가구는 많다. 어려움도 있지만 혼자 살아가는 자유로움이 1인 가구의 증가에 큰 몫을 담당한다. 사람들은 여전히 1인가구를 2인가구를 가기 위해 임시직처럼 생각한다. 2인 가구가 되면 또다시 3인이나 4인 가구가 되기 위한 전초전으로 생각한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이라 주변 분위기에 자유롭기는 힘들다.

한국은 정 문화가 너무 넘쳐 그런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개인에 대한 관심으로 그치면 좋은데 그가 하려는 것이나 하지 않은 것에까지 관심을 갖는다. 혼자 살 수 있는데도 언제 결혼하는지 추궁하고, 둘 이 살 수 있는데도 아이는 왜 갖는지 질문한다. 각자 사정이 있다. 혼자 산다는 것이 불행한 것은 아니다. 자신이 마음것 자유로움을 즐기며 살아가는데 시기하는 마음에 그런 질문하는지도 모르겠다. 또는 내가 더 잘 살고 있어라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쓰다보니 내용이 다소 딱딱하게 나갔는데 책은 그렇지 않다. 에세이 답게 심각한 이야기보다는 작가가 생각하는 부분을 소프트하게 전달한다. 우산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었다. 그것도 엄마가 가져가지 말라고 해서 안 가져갔다. 수업 후 비가 왔다. 다른 아이들은 엄마가 와서 우산을 함께 쓰고 갔는데 혼자 덩그라니 남았다. 이런 에피소드인데 분명히 부모님이 데리러 오면 좋고 부럽긴 하다. 나도 그런 적이 있었다. 비가 오는데 버스에 내렸다.

친구 엄마가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려 우산을 쓰고 갔다. 나는 그럴리가 없으니 비를 맞고 집으로 왔다. 그 기억은 힘든 기억도 원망도 아니었다. 그저 그랬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그저 그 놈이 부럽다는 정도였다. 그게 다였다. 그 외에 작가는 잡지사를 근무하며 한국 최고의 섹스칼럼니스트가 되겠다라고 했고 나중에 책 쓰고 여유있게 살 것이라고 했단다. 현재 그렇게 살고 있어 스스도도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현재 10권의 책을 펴내고 방송도 하며 살고 있으니.

책 마지막 에피소드가 10년 전 이혼한 이야기다. 여자로 결혼해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볼 때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한다. 현재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혼자 살며 외롭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자유롭고 여유있게 살아가는 것을 더 즐기고 있다. 잘 때 옆자리가 허전한 것은 커다란 인형을 놓고 보니 해결된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책 제목처럼 항상 괜찮은 하루를 매일같이 살고 있나 보다. 혼자 사는 것이 더 좋은 시대기도 하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감은 다소 적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공감할 내용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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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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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로 코엘료는 가끔 작가인지 종교 지도자인지 궁금할 때가 있다. 실제로 그가 쓴 소설을 읽어도 신비스로운 체험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이걸 일상 에세이같은 글이라면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니 부담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그가 쓴 모든 소설을 읽었다. 최근 몇 년동안 소설을 냈는지 여부를 모르지만 그렇다. 워낙 괜찮은 작가라고 판단하면 전작주의로 읽기 때문이다. 영화로 제작된 소설도 있을 정도다.

가장 유명한 소설은 누가 뭐래도 <연금술사>다. 이 책은 파올로 코엘료가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연금술사는 과거부터 엄청나게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드는 직업이자 사람이다. 돌을 금으로 만든다는 사실은 어마하게 매력적이다. 연금술사들은 이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현실에서는 실패했다. 그로 인해 학문이나 과학이 발전한 것은 인정하지만. 오히려 문학 작품에서는 엄청난 영감을 후세에게 선사했고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게 해줬다.

여기에 가장 흥미로운 자아 찾기와 여행이 만나면서 책은 사람들이 좋아할 모든 요소를 갖게 되었다. 특히나 파올로 코엘료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영적 체험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 이후에 큰 깨달음을 얻은 후에 쓴 작품이 이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이 책은 다소 신비로운 영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여졌다. 이로 인해 다소 허황되게 여길 수 도 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소설에서 받아들일 점만 받아들이면서 선택 취합을 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

산티아고는 양치기다. 양치기라는 직업이 어떠한지 잘 모르지만 다양한 작품에서 묘사되는 것은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 그래도 산티이고는 오랫동안 양을 키우면서 서로 소통하며 지낸다. 별 어려움 없이 익숙한 삶을 살아간다. 청년이란 꼭 그래야 할 것처럼 자신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다. 그 시작은 꿈이다. 꿈은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고 투영되기도 하면서 이루지 못한 자아가 발현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산티아고는 꿈으로 현실에 대한 불만을 갖게 된다.

불만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냐에 따라 인간을 변화시킨다. 불만만 갖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현실은 더 안 좋게 흘러간다. 불만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불만을 갖고 있다면 이를 개선하려 노력하면 된다. 내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건 노력하면서 이걸 그저 받아들이려 하지 말면 된다. 산티아고는 꿈을 쫓기로 한다. 양치기로 평생 살아도 별 불만 없이 살수도 있다. 인간은 무엇인가 알게 되었을 때 불만이 생긴다. 모르면 모른대로 잘 살아갈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산티아고는 떠나기로 한다. 피라미드에 가서 보물을 찾으려 한다. 목표를 달성 하기 위해서는 시련이 생긴다. 시련이 닥쳤을 때 좌절하고 포기할 것인지 다시 각오를 다지고 도전할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무엇이 옳다고 무조건 말하기는 힘들다. 우리 인생은 하고자 하는 의지대로 반드시 살아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너무 과도한 목표의식은 오히려 독약이 될 수 있다. 그보다는 최선을 다한다는 점이 일단 중요하다. 하다보면 뜻하지 않게 다르 길이 보일 수도 있다.

목표라는 것은 하나지만 도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내가 지금 하는 방법이 도달에 못 미칠 수 있어도 그 과정에서 분명히 스스로 적용하고 변형하면서 조절해 나간다. 뜻하지 않게 다른 길을 걷게 될 수 있다. 그게 목표에서 멀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가슴 속에 목표만 명확히 잊지 않고 간진한다면 된다. 또는 목표가 잘못 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럴 때는 조정하면 된다. 이미 목표를 세워봤기에 크게 잘 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게 된다. 이를 근거로 또 다시 뚜벅뚜벅 걸어가면 된다.

산티아고는 여러 사람을 만났는데 그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응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조롱하는 사람도 있다. 터무니 없다고 여기며 무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산티아고가 도와준 그릇 사장은 적당히 먹고 살 정도로 있었다. 산티아고의 노력과 제안으로 이전보다 더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그도 한 때는 순례를 생각했지만 어디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서도 가능하다고 여긴다. 산티아고와 같은 청년이 볼 때는 용기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걸 꼭 그렇게 볼 수는 없다. 꿈과 현실은 조화가 중요하다.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으러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경험들은 산티아고에게 더 잘하라는 채찍질도 있지만 포기하게 만드는 요소도 많다. 굳이 보물을 찾아가지 않아도 얼마든지 현 상황에서 노력하며 즐겁게 살 수 있다. 그럼에도 보물을 찾으러 가는 것은 무엇일까. 누군가는 그런 행동을 하고 누군가는 그런 적이 있었다며 추억만 간직한다. 무엇이 옳다는 것은 늘 아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정답은 없다. 각자 자신의 인생과 삶을 존중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중요하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여러 경험을 한 후에 보물을 찾게된다. 그 보물을 찾았을 때 진정으로 삶의 의미와 행복을 갖게 될까. 그렇지 않다. 우리 인생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무엇인가를 달성했어도 또 다른 불만이 생긴다. 산티아고도 자신이 찾는 보물을 위해 여행을 했다. 그것은 어디도 아닌 자신에게 있었다. 굳이 여행을 하지 않았어도 찾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여행을 한 덕분에 내면을 발견하고 의미를 찾았다. 그 어떤 것도 의미없는 생각과 행동은 없다. 그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달린 문제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신비주의는 좀 그렇긴 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모든 것은 나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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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
댄 애리얼리 외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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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애리얼리는 은근히 한국에서 인기가 꽤 있었다. 알음 알음 알려진 저자였다. 딱히 엄청나게 빅히트를 친 책은 없었지만 말이다. 이번에 나온 책인 <부의 감각>이 드디어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되었다. 뭐 별건 없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래도록 머물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한다. 베스트셀러가 꼭 좋은 책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이렇게 꾸준히 사랑을 받던 저자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니 좋기는 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저자에서 모두의 저자가 되었다.

이번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솔직히 내용은 딱히 새롭지 않았다. 저자의 영역이 행동경제학 부분이다. 이번 책을 얼핏 볼 때는 진짜 투자 이야기를 제대로 하는 책으로 알았다. 읽어보니 그보다는 이전까지처럼 행동경제학을 통해 부자가 되는 방법과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 알았던 인간이 결코 그렇지 않다. 이성적인 체 할 뿐 언제나 바보같은 행동을 의식하지도 못하고 한다.

심지어 자신의 그런 행동이 잘 못되었다는 것조차 모르고 한다. 자신의 행동이 엄청나게 똑똑하다고 자부심마저 갖고 한다. 더 문제는 이런 결정을 오랜 시간동안 심사숙고 후 내린 결론이다. 가장 최선을 선택을 했는데 결과는 나에게 이득보다는 손해를 끼친다. 내가 손해 봤다는 사실마저도 모르고 넘어 갈 때가 너무 많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너무 복잡다단하니 명확하고도 똑부러지게 보이지 않는다. 내가 잘 못했다는 걸 모르고 살아가니 차라리 마음 편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돈 자체는 그저 거래의 매개체일 뿐이다. 또한 돈은 하나의 가치를 대신한다. 무엇인가를 사고자 할 때 서로가 암묵적으로 정한 합의다. 돈이 있기에 우리는 무엇인가를 거래할 수 있다. 누구나 돈을 갖고 자신이 원하는 걸 사고 팔 수 있다. 돈 자체만 놓고 본다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 등과 같은 다양한 것이 결부되며 요물이 된다. 합리적인 인간이 돈을 만나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별의별 일이 벌어진다. 이성과 합리라는 고상한 단어는 저멀리 던져 버리고 야생이 넘치는 인간이 된다.

그것은 바로 돈이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돈으로 전부 할 수 있다고 다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그럼에도 믿는다. 돈만 있다면. 이러다보니 제대로 된 판단을 역설적으로 전혀 못한다. 돈 앞에서 눈이 멀어진다. 눈 앞의 이익만 추구하고 멀리 보지 못한다. 이게 못하는 것인지 안하는 것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지만 인간이 그렇게 태어나지 못한 것이 죄라면 죄다.

책 속에 나온 예화 중 이런 것이 있다. JC페니에서 항상 할인을 한다. 이걸 즐겨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다른 곳이 아닌 JC페니에서만 항상 구입을 한다. 자신들이 할인 된 가격에 산다는 점에 만족하고 흡족해한다. 어느 날 정상 가격으로 판매하겠다고 발표한다. 물론 이 가격은 할인된 가격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고객들은 큰 배신을 느끼고 JC페니에 발길을 끊어버린다. 이에 이 발표를 주도한 사장은 짤린다. 다시 할인 정책을 펴겠다고 발표한다.

사람들은 만족해하며 다시 JC페니를 찾는다. 다시 이야기하지만 할인되 가격이나 정상 가격이 가격 차이는 없었다. 할인 가격은 실제로 높게 가격을 책정한 후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했다. 사람들은 그런 점을 전혀 알려하지도 않고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신들이 모욕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이런 상술에 우리는 지금도 속고 있다. 코카콜라는 여름에 더 비싸게 팔겠다는 발표를 했다가 역시나 사장이 짤렸다. 경제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히 맞는 발표였다.

여름에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생각하면 맞지만 고객은 배신이라 생각했고 부당한 대접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제대로 알리면서 충분히 계몽했다면 가능했을텐데 이제는 다시 이런 시도를 할 수 없게 되었다. 현대 들어 카드는 더더욱 사람들에게 지불의 고통을 제거했다. 당장 눈 앞에서 돈이 지출되지 않으니 사람들은 마음것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10만 원을 지갑에서 꺼내 구입하는 것은 무척이나 꺼려지지만 카드로 지불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없다.

그런 면에서 공짜도 하나의 가격이다. 공짜는 아무런 가격도 지불하지 않는다고 믿는다면 이미 착각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표현이 진실이다. 1달간 무료로 쓴 후에 원하지 않는다면 해지하면 된다고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그러지 못한다. 미안해서 못하기도 하고, 그걸 해지해야 한다는 점이 귀찮아서 안 하기도 한다. 공짜는 달콤한 유혹일 뿐 돈이 안 나가는 것이 아니다. 결국에는 나로부터 돈이 나가는 역할을 하는 매거핀일 뿐이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아주 잔뜩있다. 이미 행동경제학 책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굳이 봐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가 안다고 현명하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 걸 잊고 또 다시 행동할 만큼 현대 사회에서 마케팅으로 이뤄진 기업의 노력은 집요하다. 그 부분에 있어 읽고 또 읽어가며 반복적으로 머릿속에 넣는 것 이외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알아도 바보같이 행동하니 인이 박힐 정도로 되풀이해서 최소한 경각심이라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3장은 읽지 않아도 된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는 헛똑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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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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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없이 편하게 읽으려고 고른 책이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있어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막상 책을 읽어보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생각과 달리 여러 생각을 하며 읽었다.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책은 분명히 아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걸 담담하게 어깨에 완전히 힘을 빼고 이야기하는 책이었다. 거창하게 이렇게 하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나는 그랬는데 힘들었다. 지나고보니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작가가 직접 글과 그림을 그리니 시각적으로 더 풍성하게 내용을 전달해준다. 글로 읽으며 받아들이게도 만들지만 짧은 글이라도 그림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무엇보다 이 책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는 공감을 많이 했다. 작가가 상당히 솔직하게 자신에 대해 사람들에게 속살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 있어 작가가 글과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엄청 강한 사람이다. 낯도 가리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그리 썩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같았다.

자신을 억지로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지만 글쓰는 사람의 숙명이긴 하다. 글이란 나에게서 시작된다. 아무리 꽁꽁 숨기려 해도 내가 나올 수밖에 없다. 글을 쓰지 않으면 숨길 수 있겠지만 그런 사람을 글쓰는 사람이라 여기긴 힘들다. 글을 통해 무엇인가 전달하거나 마케팅 같은 걸 하려는 사람은 가능하다. 한마디로 글밥을 먹고 사는 사람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은 물론이고 소소한 것까지 전부 의도치 않게 공개한다.

작가의 그런 용기(?)는 독자에게 오히려 힘과 용기를 준다. 어딘지 대단해 보이는 사람처럼 보이는 작가가 나랑 차이가 없다. 이런 것에 괜히 공감되고 위안받고 괜히 우쭐해지기도 한다. 나는 무척이나 찌질한지 알았다. '나는' 이란 표현을 했지만 사실은 '나만'이라는 생각을 했다. 나랑 너무 동질감이 느껴진다. 그런 사소한 것에 상처받고 혼자 끙끙앓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다들 말을 못하고 있던 것이다. 괜히 기쁘고 삶이 좀 더 살기 좋다는 느낌마저 든다.

초반에 나란 사람부터 알아야한다고 시작한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나를 모르면서 자꾸 다른 사람을 쫓아가려 하니 항상 무엇인가 쫓기고 실행을 해도 언제나 마음이 허하다. 성공을 쫓는다고 꼭 행복한 것이 아닌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책에 나온 이런 문구에는 또 살짝 반감도 든다. '산꼭대기에 올라야만 행복하다고 믿는 사람은 어리석다.' 그 사람을 어리석다고 하는 것도 좀 아니다. 그 사람은 그렇게 무엇인가를 추구하고 노력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가는구나라고 인정하면 된다. 나는 산꼭대기에 가지 않아도 산 중턱까지만 가도 행복하다. 그거면 된 거 아닐까한다. 내가 잘 하려고 노력하고 무엇인가를 보여주려 하는 것보다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것이 먼저 아닐까. 이런 것은 우선순위에서 사람들이 잘못 선택했다. 나를 먼저 알고 무엇인가 보여주려 하는데 보여주는 것부터 먼저 하려니 계속 제자리에 머문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긴 하겠지만.

글 잘 쓰는 사람이란 소재가 있다. 엄청난 경험을 하고 힘들게 살아야 대단한 글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너무 평탄한 인생을 살아 기가 막힌 글이 나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를 보면 확실히 엄청난 경험을 책으로 펴 낸 사람들이 쓴 책만 눈에 들어온다. 이건 착각이다. 누구나 얼마든지 평탄한 삶을 살아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얼마나 더 세상을 관찰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글이다.

책에서는 많이 느낀 사람이 좋은 글을 쓴다고 표현했다. 베스트셀러 저자들이 전부 찌질하고 너무 가난하고 입에 담지 못할만큼 어려운 삶을 살아가지 않았다. 나도 그런 착각을 한다. 내가 경험했던 것중에 아주 힘들고 어려운 걸 꺼내서 풀어볼까. 더 사람들에게 공감받고 좋아해 주지 않을까. 이런 경험을 억지로 꺼낼 이유는 없다. 감성팔이가 되는 것보다는 진실되게 내가 본 세상을 풀어내는 것이 더 중요해보였다. 한 번만 하고 빠질 것이라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작가도 나처럼 블로그에 단 덧글에 전부 답글을 달아준다고 했다. 그 글을 쓴 후에 확인해보니 안 쓴 답글이 많아 몇 달만에 달았다고 한다. 그 중 한 명이 이렇게라도 답글을 달아줘서 고맙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는 거의 될 수 있는 한 포스팅한지 24시간 이내에 쓴 글만 답글을 단다. 내 글을 읽어준 사람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여긴다. 부족한 내 글을 읽어주는 분에게 그 정도도 못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가 내 생각이다. 초대박 블로그에 비해 다행히도 덧글이 적어 가능하다. 이런 저런 소소한 내용이 오히려 나에게 여러 공감과 생각을 던져줘서 즐겁게 읽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난 그림 못 그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소소한 공감이 쌓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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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녹는 온도
정이현 지음 / 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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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책을 봤을 때 에세이라 생각했다. <우리가 녹는 온도>의 작가인 정이현은 <달콤한 나의 도시>로 유명하다. 드라마로도 제작되었기에 더욱 유명하다. 남성보다는 여성적인 감성이 독보인 걸로 알고 있었다. 가볍고 부담없이 에세이를 읽겠다는 생각을 읽기 시작했는데 무엇인가 이상했다.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나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할 때 실명까지는 밝히지 않더라도 가명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초반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름이 함께 나오는데 별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에피소드 1~2개를 읽은 후부터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일반 형식과 달리 소설이 나온 후에 작가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 내용이 4~5장 정도로 짧다. 그 후에 작가의 이야기도 2~3장으로 더 짧다. 단편 소설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는 이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전달하는 형식이었다. 이런 식으로 구성된 책을 처음 읽어 그런지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작가의 의도는 어떠한지 몰라도 단편 소설의 내용이 시간 순이라 느껴졌다. 내용 자체가 두 명의 연인 이야기는 분명히 아니다. 그렇지만 이제 막 20대가 된 순간부터 중년의 나이까지 보여준다. 인생을 살아가며 경험할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를 하나씩 보여준다. 소설가가 좋은 것은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분명히 작가의 경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픽션이라는 공간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작가 이야기인 듯 아니다.

내용 구성은 '그들은'이 나온 후에 '나는'이 이어진다. 그들은에서 소설로 허구다. 나는에서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책 표지에 그들은 다음에 나는이 있고 한 칸 띄워놓기 한 후에 '우리는'이 나온다. 책에서 아무리 읽어도 우리는과 관련된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책을 읽은 사람들이 우리는 이라는 생각을 해 보라는 뜻이 아닐까싶다. 소설이지만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에세이라고 해도 좋다. 이런 형식의 글이 새롭게 도전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계획하는 인물과 즉흥적인 여행을 즐기는 인물이 나온다. 둘은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계획녀는 여행 전에 엄청난 계획을 세워 브리핑할 정도다. 거기에 B안같은 것도 이미 마련되어 있다. 즉흥녀는 좀 질린다. 함께 여행가기로 했으니 군말 하지 않고 간다. 어디를 가든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계획녀지만 여행이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즉흥녀는 별 상관하지 않지만 계획녀는 너무 미안해하고 자신때문에 여행을 망쳤다는 자책까지 한다.

여행을 그다지 다니지 않는 편이지만 나도 즉흥에 좀 더 가깝다. 미리 엄청나게 알아보기 보다는 대략적으로 갈 곳 정하고 숙소 정도만 미리 파악한다. 그 외는 현장에 가서 돌아다니며 놀고 먹는다. 패키지 여행이 아무 생각없이 따라다니면 되느 것처럼 소설 속 인물과 함께 다니면 무척 편할 듯하다. 너무 꼼꼼하게 계획했는데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을 때 반응을 제외하면 함께 다녀도 재미있을 듯하다. 여행이란 그저 가고 먹고 자고 보고 놀면 된다는 입장이다. 국내 여행이라면 더더욱.

한 연인이 있다. 둘은 사귀고 있지만 함께 거주하는 것은 쉽지 않다. 둘 다 일하며 돈을 벌지만 정착할 정도의 벌이는 아니다. 둘은 모텔 등에 가끔 기거하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둘은 누가 뭐라 할 것 없이 함께 살기로 하고 집을 구한다. 주변 사람들의 눈초리에 결혼은 아니라고 한다. 동거냐는 눈빛에 그저..라는 표정이었다. 둘은 함께 집을 구하며 현실에 맞닿뜨린다. 그것은 바로 이 사람과 함께 살아도 되는 것일까. 함께 집을 보러 다니는 것이 이상하고 도망가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작가는 이에 대해 상대방이 싫어져서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게 아니라 그 사람 옆에 있는 내가 싫어서라고 한다. 상대방이 아닌 그 옆에 있는 내 모습이 낯설고 어색해서. 내 생각과 달리 둘의 관계가 변화할 때 자신의 모습이 싫어지는 듯하다. 그렇게 변하는 내 모습이 싫은데 내가 변할 것인가, 상대방을 변화시킬 것인가. 헤어지기 싫으면 상대방을 변화시킬 것이고,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면 헤어지는 것일까. 내가 나와 이별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 인생은 소설처럼 확실히 딱 부러지지 않는다. 그걸 알면서도 헤어지지 못하고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작가가 던진 '우리는'을 내 나름대로 간단하게 썼다. 단편 소설을 이렇게 짧으면서도 내용 전달을 할 수 있는 작가의 능력이 더 부러웠다. 길지 않고 하고 싶은 이야기만 딱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소설을 읽다보니 나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겼다. 최근 유행이 단편소설을 묶어 펴내는 것이기도 하다. 긴 호흡의 이야기보다 짧으면서 무엇인가 남기는 내용. 읽어보니 괜찮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처음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한 편씩 음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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