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설계도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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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도 기대도 없이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을때만큼 읽는 재미가 좋을 때가 없는 반면에 잔뜩 기대를 하고 읽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가 있다. 재미 자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워낙 큰 기대를 하고 읽다보니 기대가 큰 만큼 반대급부의 감정이 밀려오는 듯 하다. 불행히도 '지옥설계도'는 엄청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작품이다.

 

이인화 작가는 '영원한제국' 작품을 집필한 작가이고 이 작품의 소개글과 책표지 디자인을 봤을 때 몹시도 끌렸다. 그러면서 단테의 신곡이니 '지옥으로 간다'정도의 정보를 갖고 읽었다. 유추했을 때 판타지적인 요소가 섞여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했다. 특히, 책을 읽기 직전에 작가의 약력을 봤을 때 그런 생각은 확실해 보였다.

 

크게 볼 때 두 가지로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 강화인간이라 불리는 존재가 살아가는 현실세계와 최면을 통해 만들어진 가상세계가 있다. 꽤 다양한 인간이 등장하는데 정확한 주인공을 파악하기 힘들다. 나름 주인공이라 생각되는 인물은 있지만 비중이 너무 약하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등장장면이 너무 적다.

 

현실세계에서 보통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강화인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선택된 인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 적었다. 도대체, 그 인물들이 어떻게 해서 선택받았는지에 대한 부분이 부족하다보니 - 또는 내가 미처 읽지 못했거나 - 비록, 신체능력과 지능능력이 일반 인간의 몇배가 되었다고 해도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식이 쌓여 지혜가 된다고 보지만 단순히 지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통찰력과 세상을 바라보는 세계관과 이해력마저 늘어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사회에서 볼때는 무능한 인물이 '길드워'라는 온라인 게임에서 절대군주에 해당한다고 거의 선구자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이해되기 힘들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김팀장은 현실세계에서 추리소설의 교본을 따른다고 볼 수 있다. 살인사건과 조작의 한 복판에 떨어져서 음모안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만큼 치밀하게 추리적인 재미를 보여주고 개연성과 오~~ 그렇구나라는 감정과 무릎을 치게 만들어줘야하는데 풀어내는 과정이 그러지 못했다.

 

인페르노라는 가상 세계는 누군가가 창조된 공간이고 그 사실을 최면을 통해 유입된 강화인간들은 알고 있다. 그 이유만으로도 가상 공간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는 그런 것이 아닌가? 많은 문학작품과 영화에서 나오는 내용이 그렇다. 자신이 서 있는 곳이 가상세계라는 것을 획득한 다음부터는 보이는 사물이 달라지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해 자각하게 된다.

 

가상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자신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이야 말로 가상 세계에서 모든 것을 창조하고 파괴하는 원동력이자 모든 것이다. 누군가 만든 가상 공간에서 내가 절대적인 영향력과 능력을 보이는데 한계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그렇다해도 정념에 의해 얼마든지 자신과 자신의 주변정도는 컨트럴할 수 있는게 기존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가상 공간이 인페르노라고 하는데 인페르노 나인이라는 웹전략 게임을 작가가 만들었다고 하니 아무래도 그 부분에 너무 고정관념이 잡혀 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이미 인페르노라는 세계를 만들어 게임 상의 세계가 존재하다보니 자신이 창조한 세계를 흔들거나 소설속에 삽입한 세계라 할지라도 창조공간에서 다른 능력을 펼치는 것에 대해 생각의 확장을 못한 것일 아닐까한다.

 

인페르노에서 살고 있는 대부분의 존재들은 자신의 삶을 의심하지 않지만 강화인간들은 자신들은 가상공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높은 자리에 있다. 그런데, 그 안에서도 현실세계의 모든 것들이 똑같이 존재하는데 굳이 중세정도의 세계로 만들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 지구가 안 좋은 일을 당한 후의 시간이라는 설정이지만.

 

현실과 가상의 공간이라는 설정을 잘 버무려 두 군데에 다 흥미로운 공간을 창조하고 잘 얽혀 두 세계를 전부 왔다 갔다 하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두 세계가 좀 겉돌고 두 세계의 연계성이 크게 있지 않아 아쉬웠다. 상당히 많은 것을 펼쳐놓고 잡으려고 했지만 너무 많이 펼쳐 결국에는 이도 저도 아닌 듯한 내용이 되어 산만한 점이 많아 보였다. 

 

소설이 재미없지는 않다지만 워낙 기대를 하다보니 실망감이 커 이렇게 되었던 듯 하다. 당연히 당선이 될 것이라고 알았는데 결과를 받아보니 탈락의 심정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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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동의보감 2 : 기통차게 살자 허영만 허허 동의보감 2
허영만 지음, 박석준.오수석.황인태 감수 / 시루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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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학은 어릴 때 참 친숙했다. 축농증이 있어 몇몇 병원과 한의원을 다녔는데 대체적으로 한의원쪽을 좀 더 많이 갔다. 약들을 좀 처방받고 침을 맞는 것이 대체적으로 한의원에 가 하는 의료였다. 추가로 동생이 아파 침을 맞는 것도 봤다. 옆 집에 살던 분이 한의사라 그 분에게 침을 맞기도 했다. 어머니가 침이라는 것을 배워 자신에게 실험하기도 했지만 나에게도 했다.

 

나로써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축농증에 좋다는 부위에 침을 맞기도 했다. 실제로, 좋아졌는지 여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나에게 축농증은 평생을 함께 할 아주 불편한 생활이 되었을 뿐이다. 그렇게 동양 의학은 어릴때부터 친숙했는데 첫째가 아토피가 있을 때 친구 아들이 약을 처방받아 좋아졌다고 하여 같이 처방받아 약을 먹은 적이 있다.

 

딱히, 약때문에 좋아졌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 여러가지 정황상 - 크게 신경쓰지 않을 정도가 되었고 둘째마저도 아토피가 생겨 여러 병원과 한의원을 돌아다녔다. 어떤 곳을 통해서도 결국에는 아토피를 치료받지 못했다. 지금도 여전히 아토피로 고생을 하지만 큰 신경쓰지 않고 아무거나 막 먹게 하는 편이다. 나이가 먹으면 자연스럽게 자기 치유가 될것이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다만, 병원에 비해 한의원들은 꼭 약을 처방해주는데 그 가격이 만만치 않는 가격이였다. 당시에 얼굴에 진물이 나는 상황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하려고 노력했고 새벽마다 긁어 이불이 피바다가 되다보니 어린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가격을 신경쓸 수가 없었다. 여전히 그 놈의 이불은 피로 이불이 묻어있지만 웃으면서 넘어갈 정도였는데 그런 이유로 약간은 한의원의 처방하는 약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의료에 비해 한의원에서 처방하는 의료는 못미더운 감정이 솔직히 아직까지 있지만 한의원도 이제는 MRI도 찍는등 예전과 같은 주먹구구식(?)의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그 부분이 꼭 옳다 그르다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지만 어떤 상황이든 침을 맞고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듯 하다.

 

가끔, 부모님이 약을 지어 주시기는 하는데 - 내가 드리지 않고 - 줘서 먹기는 하지만 딱히 몸에 좋은지는 모르면서 복용한다. 아직까지 젊어 그런 것이라 믿는다. 아프거나 하면 병원을 갈 생각은 해도 한의원을 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아프면 병원이 아니라 한의원을 가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 것에 비하면 말이다.

 

서양 사람과 동양사람은 서로 다른 개념과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처럼 타고난 몸이 다르다고 한다. 그렇기에 동양에서 발달한 한의약이 동양사람에게는 맞는다는 것이고, 실제로 옛적부터 아플 때 동의보감과 같은 것을 통해 병을 치료했다. 동의보감은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의료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의료책이다. 

 

동의보감을 직접 읽은 사람은 많지 않아도 동의보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한국인은 없다. 어지간히 좋은 음식이나 먹을꺼리를 소개할 때에도 꼭 동의보감에 나온 내용을 언급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동의보감을 만화로 쉽게 설명한 책이 바로 허영만작가가 그린 허허 동의보감이다. 우리나라에서 비슷한 연배중에 허영만만큼 열정적으로 쉬지않고 작품을 발표한 작가도 없을 것이다. 한 때 잘 나간 만화가는 있을지라도 이토록 작품이 쉬지 않고 발표되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만화가는 없지 않나 한다. 내가 초등학교때부터 그의 작품을 읽었으니 엄청난 세월이다.

 

이번 허허동의보감 2편은 기에 대한 이야기를 알려준다. 기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부터 어떻게 해야 기를 살리고 몸이 허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지에 대해 글로써 어렵게 풀어낸 것이 아니라 단 몇 컷의 그림으로 머리속에 쏙 들어오게 만들어준다. 바로,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몇 컷의 장면만으로 모든 것을 이해시킬 수 있는 능력말이다.

 

만화의 가장 큰 장점이 술술 읽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내용마저 허접하거나 쉬운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이번 동의보감에 대해 알려주는 책과 같은 책은 더더욱 말이다. 술술 읽다보니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에 다 읽고 말았다. 더구나, 단순히 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기 중에 정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정이란 우리가 말하는 정분난다는 그 정도 포함하고 정력이라 대표되는 정도 포함하는데 정이란 생활력과 같다는 의미로 쓰이는데 과거 시대에는 대체적으로 남성위주의 사회라 그런지 몰라도 내용이 남성위주로 되어 있어 남자인 나로써는 좀 더 재미있게 읽기도 하였고 약간 민망한 장면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좋았다.

 

정보를 제공하는 대부분의 책들이 정보에 치중하고 재미라는 측면은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만화로 된 책들은 이러한 부분을 둘 다 놓치지 않는다. '허허 동의보감'은 바로 이러한 면을 동시에 충족하는 책이다. 재미도 있고 정보도 얻으면서 단숨에 읽을 수 있는 책 말이다. 만화책이 재미가 없다면 그것만큼 욕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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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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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에 대한 이야기는 마케팅으로 분류할 수 있어도 실제로는 심리학에서 다뤄어야 할 분야이다. 책표지에 나와있는 타이틀을 읽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마케팅 회사나 대기업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팔기 위해서 이제는 심리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광고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해서 사고 싶다는 동인을 일으켜야만 한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자신들이 어떤 제품이나 상품을 팔든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를 하는 기업이라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어떻게해야 사게 만들것인지나 소비자들이 사고 싶게 유혹을 해야 하는 점이 훨씬 더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제품이 중요하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이제 더이상 제품의 질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갈수록, 소비자들은 더이상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 기존보다 더 기능이 뛰어나고 좋은 제품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마케팅에 따라 더 선호하는 제품을 구입한다. 제품의 성능 차이는 딱히 더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피부로 느낄 수 있을만큼 제품의 질이 다른 것은 오히려 힘들다.

 

이미지의 과잉이라 하지만 제품의 질을 판단하여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유혹하는 이미지를 보고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을 구입하는 편이다. 자신의 갈급을 해소하는 제품을 샀을 때 순간적으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좀 더 나가서는 오르가즘까지 느낀다고 할 수 있다. (좀, 너무 나갔나??)

 

소비자가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은 예전에는 그저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되었다. 이제 더 좋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만으로 기업들은 생존할 수 없다. 소비자들은 더이상 아쉬울 것이 없는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비하고 더 많은 소비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 원인을 기업들은 발견하고 소비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싶다고 만들어 주는 인간의 근본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것이다. 남성으로써의 본능, 여성으로써의 본능, 자녀로써의 본능, 부모로써의 본능, 생존을 위한 본능, 위안을 해소하는 본능, 자존감을 살려주는 본능등등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로 들어가 인간이라는 동물이 원하는바를 연구하여 자신도 미처 느끼지도 깨닫지도 못한 바를 자극하여 소비를 하게 만든다.

 

인간의 기본적이고 근원적인 본능을 바탕으로 소비하는 방식과 방법에 대해 연구한 책이 바로 '소비본능'이라고 생각하여 책을 집었지만 그 점에 있어서 다소 아쉬운 책이 또한 '소비본능'이다. 순수하게 소비에 대한 다양한 점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여기고 읽었지만 그보다는 진화론적인 관점과 심리학적인 관점에 대해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해 알려주는 책에 가깝다.

 

인간이 소비하는 이유와 소비로 해소하는 감정, 소비의 좋은 점과 나쁜점등등. 오로지 소비에 대해서는 파고 들어가는 책이였으면 좋았을텐데 소비를 컨셉으로 인간에 대해 알려주는 심리학 책이였다. 이미, 여러 책에서 읽은 내용이지만 신기하고 신비하게도 읽을 때 마다 새롭고 잊고 있었던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낸다는 점에서는 읽고 또 읽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는 기대와 조금 달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근본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각자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본능이 오랜 세월동안 발전하면서 더욱 극대화 된 것들도 있고 이미 몸이 알아서 행동하는 본능도 있다. 그런 이유로 남성은 포르노를 보고 여성들은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 남성들은 시각적으로 젊은 여성일수록 되는 이유는 널리 안전하게 퍼뜨리려는 자신의 생존본능이고 여성들은 자신을 지켜줘야 할 능력(명예, 자본, 지위, 키등등)을 갖고 있는 남성을 찾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남자로써 너무 힘들다. 갈수록.

 

소비라는 인간의 욕구를 채워주는 감정이 어떤 식으로 발생하고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는 특정 분야에 대해 더 깊은 지식을 전달하기 보다는 전반적이고 광범위한 행동 경제 진화 심리학적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이 쪽 분야에 대해 좀 알고 싶은 사람이 첫 책으로 선택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 생각된다.

 

본능에 대해 배우고 이유에 대해 깨닫고 인간이라는 종족에 대한 탐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내 태도와 감정과 본능은 변하지 않는다. 그게 바로 본능의 무서운 점이다. 알고 있다고 하여 하지 않거나 하는 것이 아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내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행동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또는 행동이 끝난후에 아차~~하거나.

 

인간이라는 동물이 행하고 있는 움직임에는 이성이라는 판단으로 행동할 때도 있지만 자신도 모르게 본능이 먼저다.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비슷한 상황에서 생각하기도 전에 몸이 알아서 반응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포츠 선수들이 이미지 트레이닝이나 기본을 반복연습하는 이유가 무조건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처럼 대부분 기본과 기초를 반복하는 이유가 저절로 몸에 인이 박혀 행동하기 위한 것이다.

 

'소비 본능'을 읽었기 때문에 이제부터 나를 유혹하는 기업이나 사람에게서 자유로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만.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이러니이다. 아니, 아이러니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이 인간의 본능을 거스린다는 것은 대단히 칭찬할 만한 일일 수 있어도 인간으로써 몹쓸 짓이다라는 궤변으로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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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스트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정서웅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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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파우스트는 작품 해설에 의하면 - 아직 작품 해설을 읽지는 않았다 -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하는 작품이라고 한다. 파우스트를 읽으면서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인지에 대해서 전혀 아무런 감흥도 오지 않았다. 파우스트라는 작품이 어제, 오늘 갑자기 뜬 베스트셀러도 아니고 몇 백년이라는 시간을 단련되고 검증받은 작품이다. 

 

파우스트는 수 많은 사람들이 읽고 - 그것도 전 세계적으로 - 대체적으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작품해설에 나온 이야기는 분명히 사람들이 느끼고 읽은 것에서 얻은 공통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 보면 내가 읽은 파우스트는 전혀 그러하지 않게 느껴졌으니 이것은 분명히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것이다.

 

파우스트를 1권과 2권으로 나눠져 있는 책으로 읽다보니 한 권씩 리뷰를 쓰게 되어 다소 구분되어 쓰게 된다는 점은 있다. 지금은 2권의 리뷰를 쓰게 되는 시간이다. 대체적으로 대하장편 드라마와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미니시리즈보다는 주인공이 나오는 장면이 많지 않다. 워낙, 긴 호흡으로 드라마가 이어지다보니 주인공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등장을 한다.

 

주인공만 나오고 주인공의 이야기만 하게 되면 긴 호흡으로 가는 문제가 있다. 영화같은 경우에는 아예 주인공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도 있을만큼 러닝타임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만큼 파우스트는 대작이라고 하면 대작이라 할 수 있어 - 당시를 생각하면 이렇게 긴 작품이 많지는 않았을테니 - 파우스트가 주인공이라도 꼭 모든 장면에 나오고 극을 이끌어 가야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파우스트를 읽으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가 도대체 파우스트가 왜 이리 등장을 하는 장면이 적느냐였다. 심지어 몇 십페이지를 넘어가도 파우스트는 등장하지 않는다. 어쩌면, 무대 어딘가에서 존재 자체를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읽기로는 그랬다. 다양하게 변신을 거듭하는 메피스토펠리스가 오히려 더 많은 장면에서 등장을 한다.

일견, 그렇게봐도 무방한 것은 파우스트와 거래를 한 메피스토펠리스가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 예초에 파우스트에게 거래를 제안한 메피스토펠리스가 없었다면 이야기가 시작되지도 진행되지도 않았을 것이고 거래를 승낙한 파우스트가 없었다면 마찬가지였다. 둘의 관계는 공생이라 할 수 있다. 서로 상대방이 없었다면 존재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존재의 이야기를 언급했으니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맞는 것인가?)

 

열심히 읽으면서 - 실제로 열심히 읽지는 않았다 잘 읽히지 않아 - 파우스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유심히 보는 편이였는데 개인적으로 도대체 왜 파우스트가 메피스토펠리스와 거래를 성사시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딱히, 파우스트가 원하는 것이 없었다. 파우스트는 악마와 거래를 하여 인간의 욕망을 이룬 대표적인 작품으로 이후에 많은 문학작품과 현재의 대중문화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작품으로 생각되는데 그에 비하면 파우스트라는 작품에서 파우스타가 원하는 욕망은 모호하다.

 

인간이 원하는 것은 먼저 의식주의 해결이다. 의식주가 먼저 해결되어야 그다음의 욕망이 생겨난다. 파우스트는 딱히 의식주를 갈급한 인물은 아니였다. 의식주가 해결되면 다음으로 명예, 사랑등등이 따라올 것이라 본다. 대체적으로 대부분의 현대 문학에서는 악마와 거래하는 이유가 잘 먹고 잘 살기위해서이다. 또는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서인데 대체적으로 명예욕을 만족하기 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이유가 많다.

 

파우스트는 딱히 그런 점에서 특별한 이유를 찾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그가 메피스토펠리스와 거래를 한 이후에 가장 슬퍼하고 애타게 찾는 것은 사랑으로 보였다. 대부분 첫 눈에 반한 이성에게 꽂혀 사랑을 하려 하지만 매번 사랑을 얻지 못한다.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어하지만 결국에는 혼자가 된다. 매번, 메피스토펠리스의 농간에 의한 좌절을 겪는다. 이렇게 보면 파우스트는 사랑을 찾는 한 인간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똑똑하고 지식으로 가득차 있고 어느정도 의식주가 해결되는 파우스트에게 부족한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이였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어봤을 때 파우스트가 딱히 명예를 추구한 것 같지는 않다. 상당히 높은 자리와 자산을 갖게 되었지만 간절히 원하고 바라던 바는 아니였던 듯 하다. 그저, 자연스럽게 얻게 되었을 뿐이지.

파우스트가 무엇인가를 꼭 갖고 싶어 눈을 반짝이는 장면은 없다. 유일하게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을 때 간절히 원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른 부분은 간절히 원하지 않아도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았을 뿐이지만 내가 사랑하는 대상을 만났을 때 삶의 의미가 달라지고 살아가야 할 의미가 부여된다. 어김없이 슬픈 결말로 사랑이 이뤄지지 못하고 아주 짧은 추억만이 남았지만 추억이라 불릴 수 없는 회한만이 남을 뿐이다.

 

전쟁이 일어나고 전투가 치뤄지고 파우스트는 일정 역할을 메피스토펠리스와 더불어 해 내는데 왜 그 장면이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그런 상황에 뛰어들어 업적을 세우기 위한 방편이였을까? 평시에는 업적을 세워 명예를 드높힐 기회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전쟁이나 전투가 아니고는 이름을 널리 알릴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현대는 꼭 전쟁이나 전투가 아니라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릴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 이유로 전쟁이나 전투가 과거보다 덜 생기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이름을 드높힐 기회지만 거꾸로 볼 때 한 방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야 하는 전쟁이나 전투보다는 본능적으로 다른 영역으로 통해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러한 다양한 인간의 욕망을 현대사회에서는 풀어낼 수많은 기회가 눈꼴사나울 수 있어도 한편으로는 덕분에 인류가 보다 풍성해지고 끔찍한 경험을 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파우스트는 죽고 메피스토펠리스는 처벌(??)을 받게 되는데 인간의 죽음은 그가 어떠한 업적을 남겼는지와 상관없이 죽음으로 끝이 나지만 한편으로는 그가 어떠한 업적을 남겼는지에 따라 후세에 대대로 그의 이름과 업적이 내려오게 된다. 한편으로 그의 후손이 대대손손이 남아 자신의 유전자를 전승하기도 하고. 그런 점에서 지금 살아가는 존재들은 엄청난 환경을 이겨낸 승리자들이다.

 

메피스토펠리스는 당시 시대상을 볼 때 권선징악적인 요소를 마지막에 넣었어야 했을 것 같은데 현대의 작품에서는 그런 요소를 굳이 넣지 않는다. 어떤 선택이든 인간의 결정이였고 얼마든지 멈출 수 있는 자유의지를 지닌 인간에게는 갈수록 본인에게 책임을 묻는 시대가 되어버린 시대상이 아닐까한다. 

 

파우스트를 읽게 되었지만 제대로 파우스트에서 이야기하려는 점이나 괴테라는 대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고 올바르게 받아들였는지 모르겠다. 아니, 정확하게는 단 하나도 모르겠다. 남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보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점도 있지만 수 많은 사람들중에 나같은 생각으로 읽은 사람이 어디 나뿐이랴. 작품은 작가가 쓰지만 작품의 해석은 오로지 내 몫인걸.

 

 

파우스트 1편의 리뷰 http://blog.naver.com/ljb1202/20222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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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 : 독한 혀들의 전쟁
JTBC 썰전 제작팀 지음 / 사막여우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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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밤 11시면 어김없이 보던 프로가 있었으니 바로 '해피투게더'였다. 신동엽과 이효리가 쟁반노래방을 하던 시절부터 시청을 했으니 무려 10년은 되었다고 보는데 이러한 해피투게더를 보던 내가 어느날부터 다른 프로를 시청하게 되었다. 그동안 여타의 프로들이 그 시간대에 유혹을 했을지라도 묵묵하게 시청했는데 어느날 우연히 썰전을 보게 되었다.

 

프로와 프로를 하기전에 광고를 틀어줄 때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 거의 시작하고 1~2회가 지나고 난 후에 알게된 것같은데 김구라와 이미지 별로인 강용석과 잘 모르는 이철희라는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잠시, 채널을 돌리지 않고 시청하고 있으려니 재미있었다.

 

정치라는 것이 그들이 떠드는 것은 좀 짜증이 날지 몰라도 막후에 벌어지는 이전투구나 권력투쟁등은 사실 삼국지나 수호지같은 소설을 읽는 것과 별차이가 없다. 현재에 벌어지고 있는 권력을 향한 -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고 하는 - 이면의 이야기들과 현재 갸들이 하는 행동과 말에서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면보다 더 중요한 그 이면의 숨은 의미를 재미있게 풀어내는 '썰전'은 그렇게 채널을 돌리지 못하고 계속 시청하게 만들었다.

 

조금만 더 보다가 해피투게더를 봐야지 하면서 이 주제만 끝나고 돌려야지 하다가 더 보게 되고 이번 이야기만 끝나면 돌려야지 하다가보면 어느순간 끝까지 다 시청하게 된 것이다. 신문이나 TV를 통해 보게 되는 정치, 사회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에 대해 쉽게 설명을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기사를 통해 심층깊은 이야기를 들을수도 있겠지만 심층깊을지는 몰라도 좀 쓰잘데기없는 내용까지 다 읽어야 하는 귀찮은 점도 있고 일방적인 논조의 내용을 읽는 것도 어쩔때는 고역일 수도 있다. 다른 면도 함께 읽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 위해서 다른 논조의 신문을 또 다시 일부러 찾아 읽는 것도 굳이 그러해야 할 필요성까지 느끼면서 읽을 생각까지는 없기때문에.

 

그런 점에서 썰전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 시청자들의 가려운 면을 아주 잘 긁어주는 프로라고 할 수 있다. 매주마다 그 주에 가장 핫한 정치, 사회 사건에 대해서 알려준다는 점 뿐만 아니라 나름 중간적인 관점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특정 세력을 지지하는 사람이 나와 토론을 할 때 가장 짜증나는 것은 자신의 주장만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오로지 자신만 옳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썰전에서 가장 절묘하게 기가막힌것은 바로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진보를 대변하는 이철희와 굳이 보수를 대변하는 강용석이 나와 각자 자신의 논리와 진영의 이야기를 해 주고 적당히 선을 타면서 중심을 잡아주는 김구라의 캐미가 아주 좋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 각자 자신이 속해있는 곳에 따라 달리 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하지만 여타의 토론 프로그램과 달리 매 주마다 만난다는 특성도 있겠지만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자신의 진영에 대해 옹호도 하고 지지도 하고 열심히 감싸주기도 하지만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완곡히 표현을 하기는 해도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점이 이 프로를 계속 보면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다른 점을 보게 만들어주기도 하고 저렇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점도 알려준다. 한마디로 한쪽으로 갈수록 함몰될 수 있는 편향성을 다소 덜어주는 역할을 훌륭히 한다고 보인다.

 

매 회 단 한회도 빼놓지 시청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전통의 해피투게더를 물리치고 보고 있다. 해피투게더는 이제 일요일 재방송을 보고 있으니 썰전이 그만큼 더 재미있다는 뜻이 된다. 재미와 웃음과 시사정보에 정치의 이면까지 알려주는 이러한 썰전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책에서는 딱히 새로운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미, 프로에서 다룬 내용들을 글로 옮겼을 뿐이다. 그래도, 읽으면서 새롭다는 느낌이 새록새록 났다. 이미, 시청하면서 웃으면서 보기도하고 재미있게 보기도 했는데 확실히 글로 인쇄된 것을 읽는 매력이 달리 다가왔다. 활자를 읽으니 귀로 들을 때는 스쳐 지나가고 미처 유념해서 보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다시 눈으로 읽으며 머리로 들어오면서 되새김질을 하기도 하지만 반복학습(??)에 따른 효과도 있어 보였다.

 

단순하게 각 진영의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프로가 교양프로가 아닌 예능프로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그 말인즉슨 쉽게 풀어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고 난해한 것도 일반 시청자들이 시청하면서 알아듣기 편하게 번역해서 알려줘야 하는데 이 부분에 있어 썰전의 제작진들의 노고가 아닐까하는데 그런 노고가 이 책을 통해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하다.

 

혹시, 썰전을 다 보지 못한 사람이나, 썰전을 알고는 있지만 미처 보지 못한 사람, 썰전을 봤지만 다시 그때 기억을 되살리고 싶은 사람, 예전에 했던 이야기지만 현재와 얼마나 다른지 비교하고 싶은 사람등등이 읽을만한 책이다. 지난 일이라고 치부할수도 있지만 얼마되지도 않은 일들이고 지금도 진행형인것들도 있어 읽으면서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책이 바로 '썰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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