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 - 부동산과 금융의 환상적인 만남
장인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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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동안 계속 부동산 가격은 떨어졌다는 소리만 들리지 올랐다는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소리를 듣지 못할 뿐이지 부동산 가격이 올라 팔아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 방법은 각자 자신의 방법과 원칙에 의해 부동산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대중은 대중 안에 속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내가 잘 못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가지게 된다. 또는 혼자 틀리지 않았다는 위안을 받게 된다.

 

가격과 가치는 다른다. 사람들은 가격에 주목하지 가치에 주목하지는 않는다. 가치라는 것은 추상적인 문제가 있지만 가격은 당장 확인할 수 있다. 주식에 접목할 때도 여러 문제가 있지만 부동산에 접목할 때도 가치라는 것을 어떤 식으로 접근할 것인지 애매한 측면이 많다. 가격은 지금 당장이라도 중개업소를 가면 확인할 수 있다. 호가이든 급매이든 말이다.

 

현재 우리가 확인하는 가격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는 가격이다. 가격 이면에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알지 못해도 보고 있는 가격이 바로 사람들이 매매할 때 인정하는 가격이다. 보이지 않는 현상이 어느 순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 될 때가 있다. 이럴 때 가격은 오르거나 떨어진다. 이런 시기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지 몰라도 편향된 인식을 갖게 된 사람들은 한 번 노출된 인식을 오래도록 각인효과에 의해 머리속에서 지우지 못한다.

 

온갖 데이터와 통계를 근거로 다양한 설명과 주장과 제시를 할 때 사람들은 가장 그럴싸한 것에 동조하고 암묵적인 합의를 하게 된다. 한동안 합의는 유효하게 진행된다. 가격의 진폭이 얼마만큼 벌어지느냐에 따라 이익과 손실은 커진다. 가격의 차이가 커질 때 사람들은 이러한 현상을 위한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이를 확인한 후에 사람들은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직이는 가격과 보이는 데이터가 일치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격은 늘 올라갔다가 떨어지고 떨어졌다고 오른다. 어쩌면 만고불변의 진리인지도 모른다. 영원히 떨어지는 것도 없고 오르는 것도 없다. 예전보다 더 오르거나 떨어지지 않을 뿐이지 일정 수준으로 올랐다가 떨어졌다가를 반복한다. 각 개별 종목이나 자산에서는 영원히 떨어진 것은 있어도 자본주의가 본격적으로 전 세계를 뒤덮은 후에 결국에는 인류가 발전하고 발달한만큼 최소한 물가상승률만큼 가격은 오르게 되어있다.

 

이런 점에서 부동산이라고 딱히 달라야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모든 자산이 인플레이션이라는 괴물에 의해 올라가는데 - 원래대로 보면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 특정 자산만이 떨어지거나 가격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라는 물음에는 지난 역사를 돌이켜볼 때 동의하기 힘들다.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미래는 과거와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는 부분에는 동의해도 말이다.

 

부동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었다. 상처가 났으면 곪아 터지게 되어 있다. 그 후에는 새살이 돋아나 말끔하게 지워진다. 흔적은 남아 있을지라도. 부동산이라는 자산 가격이 오를 때 여러 이유로 망설이던 사람들이 많은 데이터와 통계를 확인한 후 매수하여 고생을 하고 있다. 이제 더이상 부동산은 오르지 않는 자산이고 살 것이 아니라 살 곳으로의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전통적인 개념에서 노동을 통한 가치있는 것을 만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부동산 투자나 주식 투자나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 개발을 하거나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더욱. 유독 부동산이 더 저주나 관심과 희비가 교차하는 것은 의식주라는 필수요소에서 뺄 수 없는 한 부분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패러다임이 변하고 이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법도 조금씩 변화하는 것처럼 투자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적응한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갖게 되고 실패한 사람은 도태되면서 다시 사람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익숙하게 살아간다. 현재, 시중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동산 투자와 방법과 거주에 대한 개념은 그렇게 알게 모르게 이동중이다.

 

예전처럼 사 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런 이유로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 단순히 자신이 편하게 살아갈 주택을 구입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명히 내가 산 가격보다 오를 것이라는 목적까지 갖고 구입하던 사람들이 이제 그 목적이 사라져 구입하지 않으려 하다보니 가격은 떨어졌거나 오르지 않고 있다.

 

어떤 투자나 사업을 하든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현금흐름 창출이다. 흑자부도나 부실부도나 현금이 없어 망하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늘 피가 있지만 피가 흐르지 못해 동맥경화가 나면 인간이 죽는 것처럼 아무리 돈이 많아도 현금이 돌지 않으면 망하는 것이다. 이처럼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높던 시기에는 갖고 있는 것만으로 돈이 되는 시대에서 갖고 있으면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이냐가 중요한 핵심이 되었다.

 

부동산 투자에서도 이제 중요한 것은 보유하면서 나에게 돈이 들어오는 자산이냐를 근거로 투자해야 한다. '부자들만 아는 부동산 아이큐'에서 말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사실, 이 점 하나를 위해 책은 200페이지가 넘는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이야기한다. 읽는 사람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위한 노력이라 보인다. 이것 하나만 확실하게 지킨다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아쉬움을 제외하면 현재 부동산 투자 트랜드에 가장 충실한 투자 방법을 알려주고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아예, 극단적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것은 생각하지도 말고 투자하라고 한다. 그래도 상관없는 것은 보유하면서 현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상관이 없다. 나같은 경우에도 미래말고 현재만 보고 투자해도 돈이 되는 투자를 하면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데 바로 그 지점이다. 추가로 현재는 현금흐름이 조금 약해도 보유하면서 현금흐름이 더 나올 수 있는 부동산이라면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이 책을 읽은 2014년 2월 현재는 부동산에서 묘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무엇인가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부동산 위치와 가치는 딱히 변한 것이 없다. 사람들이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럼에도 무엇인가 사람들의 시선속에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나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상황을 통해 변화는 어느날 갑자기 미처 대처하지도 못하는 순간에 찾아올 수 있다. 지금 그 순간이지는 모르겠다. 그저, 이렇게 리뷰라는 형식을 통해 한 번 흔적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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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 소사이어티 - 개인이 1인기업이 되고 1인시장이 되는 전혀 새로운 세상
롤프 옌센 & 미카 알토넨 지음, 박종윤 감수 / 36.5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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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훔쳐보는 자는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인지, 사회가 어떻게 될 것인지, 내 가족들이 어떻게 될 것인지 등등. 타임머신에 대해 오래도록 꿈을 꾸는 이유는 미리 미래를 보고 올 수 있다는 욕망때문이다. 단순하게 로또 번호만 알아가지고 와도 내 인생은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다른 세계관이 시작되어 또 다른 내가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미래는 모든 사람이 궁금해 하는 미지다. 지금까지 겪어본 적이 없는. 권력자들이 늘 보고 싶어 안달이 나서 미래를 볼 수 있다고 하는 점술사와 같은 사람에게 의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이제 미래학자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향후 미래가 어떤 식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이들이 예측하는 대로 진행되는 경우도 많았다. 문제는 일들이 하는 이야기를 보면 잘난체를 많이 하고 어려운 말을 많이 쓴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지금과는 다른 기술과 제도등을 알려주기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해도 쓸데없이 자신만 알고자 하는 듯한 용어와 쉽게 풀어도 되는 걸 어렵게 꼬아서 알려주는 경우도 많다. 그래야, 자신이 좀 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인 듯 도 하다.

 

차라리, 미래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문화(영화,소설,드라마등)가 더욱 쉽고 확실하게 다가온다. 영화 마이너리 리포트같은 경우 당시에는 아주 먼 미래에 벌어질 일이라 생각되었지만 톰 크루즈가 손으로 화면을 터치하는 모습은 어느덧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눈동자를 마주쳐서 광고를 하는 모습도 현재 인터넷에서는 개인별 맞춤광고가 노출되는 것을 보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에 대해 예측하는 책들을 보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너무 거창하고 거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니 피부로 잘 와 닿지 않는 측면이 있었는데 '르네상스 소사이어티'같은 경우에는 어렵게 이야기하지도 않고 두루뭉실하게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누구라도 읽으면 미래가 그려질 수 있게 이해하기 쉽게 써 져 있어 저절로 향후 변화될 미래가 조금이나마 보이고 '그렇겠구나'라고 생각된다.

 

동양과 서양, 선진국과 중진국과 후진국, 물질과 탈물질등 향후 우리에게 펼쳐질 미래에 대해 보여준다. 10년내의 미래부터 20~30년 이후의 미래까지. 현재, 세계는 정체기를 맞고 있다. 산업혁명을 거쳐 자본주의가 모든 것을 휩쓸고 간 자리에는 물질을 통해 삶의 평안과 만족도가 함께 올라갔지만 더이상 물질적인 면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은 정체될 수 밖에 없다.

 

서양에서 겪고 있는 문제가 바로 물질이 더이상 중요한 요소가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물질을 추구해야 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되어 있다. 이들에게는 집단이라는 권위도 필요없고 각 개인이 얼마나 더 탈물질적으로 살 수 있을 것인가가 점점 추구하는 삶이 되어 버렸다. 아직까지 동양은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채워지지 않았기에 물질적인 면을 추구하고 일치단결을 하고 있지만 동양도 결국에는 서양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점을 맞닿게 될 것이다.

 

선진국들에서 서비스업이 80%가 되었고 향후에는 85%까지 진행될 것이라 한다. 인간이 하는 일을 기계가 대체하면서 인간은 서비스업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완만하게 발달하면 그나마 적응할 시간이라도 있지만 급격히 진행되면 적응할 틈도 없이 자신의 직업이 사라지는 것이다. 아마도, 현재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문제점이 아닌가 싶다.

 

갈수록 물질보다 탈물질을 추구하는 삶에서는 집단보다는 개인에게 더 집중되는 사회가 되어 대량생산보다는 각 개인에게 맞는 맞춤생산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나 만의 자동차, 나 만의 집, 나 만의 모자등과 같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각 개인에게 얼마나 더 집중하고 스토리를 갖고 접근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제 과거처럼 대량생산을 통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의 만족도를 만족시키면서 다양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교육사업과 각 개인을 치유해 주는 사업등과 같이 탈물질에 부합되는 사업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크다. 개인에 집중하는 사회가 되어 권위를 갖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체제보다는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갖고 움직이는 체제가 살아남게 될 것이다. 르네상스를 통해 인간은 신으로부터 벗어나 인간에게 집중한 것처럼 새로운 르네상스를 통해 인간이라는 큰 범주에서 벗어나 각 개인에게 보다 집중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갈수록 인류는 과거보다 더 잘 살게 될 것이라 굶어 죽는 것과 같은 일은 점점 먼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물질적으로 아쉬운 것은 없는 사회가 되어버린다. 그 이후의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바로 '르네상스 소사이어티'이다. 읽으면서 아주 타당하고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시기의 차이가 있을 뿐이고 책에서처럼 서양과 동양과 선진국과 중후진국의 차이에 따라 시간적인 차례는 있을 지언정 결국에는 그렇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각 개인에게 더 집중하는 사회가 된다는 내용처럼 개인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많이 있어 더욱 읽기 편했다. 비록, 200페이지 이후에는 좀 거창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알려주고 있지만 - 세계 경제, 정치, 집단등 - 그 부분도 앞에 전한 내용과 연계된 이야기들이라 읽는데 불편함은 없다. 이 사회에 끊임없이 살아남는 사람은 미래를 알기위해 노력하고 예측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선정한다. 미래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유추라도 할 수 있다면 대비를 하면서 뒤쳐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소사이어티'는 그런 면에서 꼭 미래를 엿보고자 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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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 - 주식, 선물옵션, 상품, 외환시장의 전설적 트레이더 15인의 통찰력과 전략! 시장의 마법사들
잭 슈웨거 지음, 박준형 옮김, 김영재 감수 / 이레미디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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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하는 글의 형식중에 인터뷰를 좋아한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인터뷰형식으로 글로 나와 있는 것을 읽는 것은 재미있고 즐겁다. 한 개인에 대해서 인터뷰를 통해 집약적으로 알 수 있어 좋다. 자신이 쓴 글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인데 반해 인터뷰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이라 스스로 생각하지 못했거나 의도하지 않았던 답변도 나오기 마련이다.

 

정확하게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 줘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다 객관화해서 상대방에게 전달하기에 쉽게 설명하려고 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인터뷰 글을 좋아하는데 중요한 것은 인터뷰 당사자뿐만 아니라 인터뷰 질문을 하는 사람도 어쩌면 더 중요하다. 읽을만한 인터뷰나 많은 도움이 되는 인터뷰를 보면 좋은 질문을 적절하게 당사자에게 던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대체적으로 인터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좋은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 이를테면 해당 분야 기자 - 그보다는 인터뷰 대상자 분야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하는 인터뷰가 전문적이고 보다 심층적인 대화를 서로 주고 받는 것을 많이 본다.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고 그에 맞는 주변 사례나 관련 이야기까지 알아 질문을 통해 파고 들어 상대방에게 이야기를 끌어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보면, 음악평론가들이 왜 아이돌그룹과 인터뷰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둘 중에 한 명은 부담스럽거나 관심이 없나보다. 아님, 내가 읽어보지 못했거나.

 

주식 책중에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고 정말 좋았던 책이 '가치투자를 말한다'였다. 현재, 미국에서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들중에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고 아마도 전문을 글로 쓴 책이였는데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내용에서 내가 궁금한 점을 직접 알려준다는 느낌도 들었고 실제적인 경험과 체험을 생생하게 전달해서 더욱 좋았다. 오래전에 읽어 리뷰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개인적으로.

 

그러다 '시장의 마법사들'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형식이 인터뷰를 쓴 것이라 궁금했고 읽어야지 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빳빳한 종이로 인쇄가 된 '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을 발견하게 되어 나도 모르게 먼저 선택해서 읽게 되었다. 사실, 관련된 글을 쓸 생각도 있어 겸사 겸사 선택한 측면도 있다.

 

어느 분야에서든 일정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는 사람은 관련 분야에 대해서 말을 잘 하거나 못 하거나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와 할 이야기가 무궁무진하고 하고 싶어한다.그럴 기회가 많지 않을 뿐이다. 또는 자신 주변 사람들에게만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거나. 이런 사람들에게 그가 지금까지 했던 일과 성과에 대해 말하자고 하면 싫어할 사람은 없다. 책에 소개된 인물들도 나름 성공한 사람들로써 자신만의 철학과 인생과 투자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헤지 펀드를 취급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나처럼 일반인들에게는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내가 하는 투자와 관련성이 있거나 이들이 하는 투자 방법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들이 투자 방법이 각양각색이고 천차만별이지만 대체적으로 거래라는 관점에서 본다고 할 때 일반인들이 거래를 통한 투자로 돈을 버는 것도 쉽지 않고 실천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은 따분할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내가 궁금한 분야의 종사자라면 최소한 따분할 틈은 없다. 비록,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는 있을 지라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책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야기는 하나같이 전부 도움이 되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줬다. 단순히 큰 돈을 거래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투자에 대한 거래에 대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내가 하는 투자와 연결시키거나 내가 한 투자에 대핸 반추하면서 되돌아보면서 읽게 해 줬다.

 

꼭 주식에 한정된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아니고 - 헤지펀드의 속상상 - 거래되는 대상이라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거래의 틈을 노려 이익을 추구한다. 현재 가격과 자신이 생각하는 가격과의 차이점을 이용해서 수익을 내기도 하고 남들이 생각하는 추세와 본인이 생각하는 추세의 차이점을 근거로 이익을 내기도 한다.

 

이들이 이익을 내는 방법은 다들 다르면서 똑같다.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자신만의 관점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같다. 돈을 잃기도 하지만 손해보다는 이익을 주로 보면서 시장에서 계속 살아남았다는 점도 똑같다. 이성에 근거해서 철저하게 현재 벌어지는 현상에 함몰되지 않고 늘 객관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점도 똑같다.

 

어떤 사람들은 가치투자를 접목해서 투자를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려 그 차별성을 통해 투자를 하기도 하고 흔히 말하는 차트투자를 통해 돈을 벌기도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폭등과 폭락속에서도 자신의 포지션을 결정해서 돈을 벌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와 다른 점이 바로 공매도라는 점이다. 아마도, ELW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개인이 할 수 있는 공매도라는 관점에서는 말이다. 또는 리버스 ETF정도.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자신만의 분명한 관저이 있어야 한다. 그 관점이 틀리거나 - 다른 것이 아니라 - 맞거나 그에 따른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물론, 맞는다면 돈을 버는 것이고 틀리다면 돈을 잃는 것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리스크 관리이다. 무조건 손실 확정을 위한 자신만의 틀이 있어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손해 본 상태로 빠져 나오는 것이다.

 

거래는 이익을 볼 수도 있고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내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시장은 내 생각대로 움직일 수도 있고 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모든 인터뷰 대상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지금까지 시장에서 살아남은 것은 자신이 훌륭한 선택을 통해 늘 이익을 본 것이 아니라 주로 맞는 선택을 했지만 틀린 선택을 했을 때 이를 통해 배운바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자신의 생각과 시장이 달리 움직인다면 빨리 움직여야 한다. 살아남으면 다시 거래를 할 수 있다.

 

사실, 금융 투자는 도박과 속성이 비슷하다. 딱히, 건설적이고 무엇인가 창조한다는 개념과는 다르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맞는지 아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의 속성이다. 인간들이 생각과는 심리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과 괴리감이 얼마나 존재하느냐의 차이점만큼 돈을 벌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진다. 이런 관점에서 투자를 거래의 관점에서 행해지고 도박처럼 결과물을 알 수 있게 된다. 참여해야 하고 돈을 내야 하고 상대방에 따라 대응을 달리하다 최종적으로 확인을 해야 한다는 점이 말이다.

 

모든 가격은 올라갔다가 떨어졌다가를 반복한다. 그 현상에 대해 이해하고 밝히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인정하고 그 안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 '헤지펀드 시장의 마법사들'에서 나오는 사람들이고 투자를 잘 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자신의 생각과 다른 현상으로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가격이라면 인정하고 그 안에서 내 생각을 선택해서 맞는지 틀린지 확인하는 것이 거래이다. 인간은 이성적이지만 이성적이지 않다. 누구나 다 똑같은 방향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때 비로소 균열이 생기고 다른 에너지가 나올 수 있다. 이런 때를 잽싸게 파악해서 들어갈 수 없기에 자신의 선택이 틀릴 수도 맞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거래 방법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늘 가격의 괴리감을 노리고 노린다. 책에서는 한국 이야기도 나온다. 2005년에 한국의 주가가 얼마나 싼지 파악을 하게 되어 많은 사람을 만나고 한국인을 고용하여 번역을 하게 만들어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실제로, 그 당시에는 주식과 부동산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 투자한 사람들이. 실제 가격과 가치의 차이점이 너무 분명하게 보여 투자를 했다고 하니 외국인들도 보는 것을 우리가 보지 못한 것이다. 

 

그 존재 자체는 많이 변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그 차이점을 노리고 거래하는 방법은 결국에는 자신의 관점을 확인하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그저 맞는지 틀린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넣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돈을 벌기도 하고 잃기도 한다. 잃을 때 얼마나 손실을 최소화하느냐가 거래의 핵심이다. 대체적으로 맞을 때가 많지만 틀릴 때가 더 중요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가치투자를 기본 베이스로 하고 거래관점을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과 생각을 하면서 바라보고 있다. 아직 직접 실천이라는 부분까지 실행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미국과 달리 단순한 가치투자로써 돈을 번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솔직히, 확인하는 과정이 좀 지겹기도 하고. 더구나, 대한민국의 속성상 - 인구숫자, 수출로 먹고 사는 환경등등 - 먼저 들어가서 기다린다는 것이 너무 오래걸린다. 결국에는 기관이나 외국인이라고 하는 큰 손들이 움직여야 가격은 움직이게 되어 있는데 이들은 손실을 많이 보지 않으려고 하고 이익도 적당하게 즐긴다. 

 

기업 자체가 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대체적으로 너무 떨어지지도 너무 올라가지도 않는다. 가격은 올라갔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기도 한다. 내가 공매도를 할 수는 없으니 떨어질 때나 떨어졌을 때 내가 맞는지 틀린지 확인하는 좋게 표현하면 지적게임을 즐기는 것이 투자 잘하는 사람들이 하는 투자 방법이다. 심지어, 2~3종목만으로도 계속 이익을 내는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하니 말이다.

 

관심이 없다면 어려운 용어나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도 나오지만 그런 것들은 가볍게 스킵하면서 - 다행히도 이해는 몰라도 용어는 다 알아들었다만 - 이들의 거래 철학과 방법, 이익이 났을 때 손해가 났을 때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읽어보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결정해서 거래하는지를 배우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도움이 될 책이다. 현재 거래를 통해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익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니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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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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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를 다닐 때 - 지금의 초등학교 - 만화가게가 있었다. 지금의 만화방도 도서대여점과도 다른 개념이였다. 돈을 내고 앉아서 만화를 본다는 개념인데 그 어린 나이에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보게 되었는데 아주 아주 우연히 '공포의 외인구단'을 읽게 되었다. 용돈이라는 것도 얼마 되지도 않는 나이와 시기에 읽게 되었던 '공포의 외인구단'은 미치게 만들었다.

 

겨우 몇 권을 읽고 더 이상 읽을 수 없는 상황에 집에 와서 온갖(??) 노력을 통해 다시 돈을 마련해서 또 다시 다음 권을 봤지만 여전히 다 읽지 못했을 때의 그 감정이란. 어느 날 영화로 개봉이 되었을 때 - 아마도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 - 관람을 하고 또 다시 전국은 열풍이였다. '난 네가 기뻐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노래는 전 국민의 노래가 되었고 난리가 났었다.

 

이현세의 만화는 오래도록 여러 편을 읽게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신작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워낙 대박 작품을 많이 펴 내기도 했었고 나이도 점점 들어가는지라 그러려니 했다. 한 편으로는 '아마게돈'의 흥행 실패에 따른 여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부분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 책에서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다 - '천국의 신화'가 음란물로 소송을 하면서 창작열이 사라지고 10년 정도를 작품활동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 신문사에 기고했다고 하는 천재를 이기려 하지 말고 천재는 먼저 보내버리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계속 가면 천재를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아직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얼핏 본 기억은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전문을 다 읽을 수 있었는데 평소에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라고나 할까? 천재는 모르겠고 나보다 잘 난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들을 이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는 내 속도에 맞게 뚜벅,뚜벅 걸어가면 그들만큼의 자리에 올라가지는 못하더라도 내 스스로 원하는 바를 얻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는 이현세의 전기는 아니고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나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화가 아닌 글로써 전달하는 책이다.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이현세의 성장과 겪은 경험등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져 있다. TV에서 재연 드라마로 하는 것도 본 적이 있을 만큼 익숙하지만 여전히 대단하다는 느낌은 든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좋아한다. 얼마나 좋은 말을 끌어내느냐가 핵심일 수 있지만 인터뷰를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무엇인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영역과 생각과 삶의 자세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비교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역시나하기도 하면서 읽는데 특히 실력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의 인터뷰는 더더욱 얻는 것들이 꽤 많다. 자주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이현세 정도의 위치와 실력과 경험이라면 그가 하는 이야기는 허투루 들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덧 60이 된 어느 완고한 이미지의 불통의 아저씨가 일방적으로 하는 교훈과 가르침이 아니라 크리에티브의 자리에서 늘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분야에서 장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하려고 오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하기도 하고 자신이 볼 때 재능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하기도 하지만 어떤 재능을 갖고 있든 결국 자신을 믿고 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두각을 나타난다는 것이다. 비록, 재능이 부족하여 만화가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도 만화가가 아닌 다른 일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책 초반의 프롤로그에서 책의 모든 것을 다 포함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부분도 읽어도 이현세가 이야기하려는 바가 무엇인가 깨닫게 되고 그것만 지킨다고 하면 이 책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한다.

 

"될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성공한다고 한다.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들은 무조건 함께 이야기를 하지만 주저하는 사람들은 돌려 보낸다고 한다. 실제로 실패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저 대답에 자신있게 확신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을까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물음표이다.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앞만 보고 달린 적은 없는 듯 하다. 단 나에게는 이런 점이 있었다. '될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에 이어서 

"매일 10장의 크로키를 그려라.

1년이면 3,500장이다.

10년이면 3만 5,000장이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풍경이 있다."

이것은 내가 실천하는 바이다.

 

비록, 확신을 하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묵묵히 티가 나지 않아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내가 해야 할 것을 누구의 지시나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실천이 지금까지 내가 한 것이라 보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확신을 갖고 하기보다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얻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하는 편이라서 말이다.

 

나라도 나를 믿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책 내용처럼 뜨문 뜨문 이곳 저곳에서 좋은 말을 얻어 들을 수 있었던 이현세의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를 통해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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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 판타스틱 픽션 WHITE 1-1 판타스틱 픽션 화이트 White 1
라이오넬 슈라이버 지음, 송정은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정확하게 200페이지까지 읽은 후에 결정을 했다. 리뷰를 쓰기로. 'give up'이라는 제목으로 이 책은 그만 읽겠다고. 600페이지 중에 3분의 1 밖에 읽지 않았으니 리뷰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하고 왜 중단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나 쓰려고 마음을 먹었다. 책을 읽으면 어지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정독은 아니라도 글자 하나 하나를 읽지만 1년에 1~2권 정도는 끝까지 읽지 못하거나 후반부에 가서는 휙~~휙~~ 넘기며 읽는 경우가 있다.

 

이번 '케빈에 대하여'는 소설이다. 후반부를 휙~~ 읽는 것도 실용서적들과 같은 책이나 가능한 것이지 소설은 끝까지 읽지 않았다고 하면 과연 읽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판단하여 읽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고로, 읽다가 포기한 소설로써 이 책에 대해 언급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고 책을 읽지 않으려고 했는데 왠지 괜히 억울했다. 세상은 단순하게 보면 단순하다. 책을 읽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이 어렵든 읽히지 않든 읽기 싫어지든 끝까지 읽는 방법은 단 하나다. 읽으면 된다. 아무리 두껍고 안 읽히는 책이라도 하루에 몇 페이지씩 읽으면 결국에는 다 읽을 수 있다. 하루에 100페이지 정도를 목표로 삼고 읽으면 된다. 그런, 마음으로 다시 읽기로 했다. 이상하게 안 읽히고 내용도 원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 집중하는데 더 힘들었지만 매일 읽으면 된다.

 

처음에는 영화로 '케빈에 대하여'를 접했다.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에서 보게 되었는데 분명히 당시에 내가 그 영화 예고편을 보면서 느꼈던 점은 한 여자가 엄마가 되었지만 여전히 여자로써의 삶을 갈구하거나 살려고 하려는데 이 놈의 아들은 자신을 엄마로써 묶여 놓으려고 한다는 식으로 알았다. 책의 내용도 그런 구성이라 보고 택했다.

 

책의 표지에는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와 가족'이라는 문구가 있어 내가 생각하는 내용이 아닌가하는 의문도 들면서 잠시 주저했지만 한 번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책의 두께도 그렇고 내용도 이게 결코 만만치 않은 책이였다. 더구나, 내가 생각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책이 전개되고 있다보니 읽으면서 어딘지 모르게 내가 겉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읽으면서도 대단한 필력이라고 느끼고는 있었지만 다 읽은 후에 느낀 감정도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보통 책이 안 읽히는 경우는 책 내용이 아직 나에게 어렵거나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거나 번역이 이상하거나 등등의 이유다. '케빈에 대하여'는 결코 어렵지도 번역이 이상하지도 않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200페이지가 될 때까지 잘 안 들어오기는 했어도 이토록 미주알 고주알 글로써 써 내려간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정도는 느끼면서 읽었다.

 

플랭클린이라는 남편에게 에바라는 아내가 쓴 편지내용으로 구성이 되어있다. 에바가 플랭클린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 대해 시시콜콜 구구절절 사연을 적어 내려간 것처럼 자신이 떠오르는 기억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보다는 남김없이 지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구성이다.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까지.

이렇게 볼때 어딘지 연애이야기나 남편과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로 생각될 수도 있지만 세상에 '그 놈'이 나오면서부터 모든 것이 달라졌다. 태어나자마자 나를 반기지도 않고 밀어내려 하고 남편에게는 울음을 그치던 놈. 내 젖을 거부하던 놈. 어릴 때부터 내가 사랑으로 감싸주고 자식으로 대하려해도 나를 적대시하고 나를 언짢게 만들고 기분나쁘게 의도적으로 행동하고 늘 긴장감을 불러 일으켰던 놈.

 

아내이자 엄마이자 한 명의 존재로써 에바라는 인물이 철저하게 자신의 관점에서 글은 써져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상대방의 감정이나 생각은 그들이 알려주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철저하게 내 관점에서 유추하고 멋대로 상상하고 임의대로 판단내릴 수 밖에 없다. 아들이 나에게 한 행동의 의도는 정확히 알 수 없어도 내가 판단한 것은 평범한 놈이 아니고 무엇인가 남다르다. 평균을 많이 벗어난 놈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내 아들이지만 나도 쉽게 가까이 접근하기 힘들고 어렵다.

 

더 큰 문제는 나이답지 않은 조숙함과 똑똑함이다. 나는 그의 본질을 깨다고 지식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어렴풋이 인식을 할 뿐 깨닫지 못한다. 본능적으로 피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아들은 연기를 잘 한다.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어느 정도 보여준다. 특히, 자기 편이 되어야 하는 남편에게는 그가 원하는 것을 보여주고 알려주고 행동한다. 더없이 좋은 아빠의 아들연기를 한다.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통제하기도 한다. 쉽게 범접하지 못할 인물로 포지션을 설정하기도 했지만 자신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자신이 알게 모르게 조정도 한다. 상대방은 그런 점을 잘 알지 못할 정도로 생각없이 사는 아이들이기도 하고. 어디서부터 잘 못 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치료할 이유가 없다. 놈은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 그를 상대하는 것보다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남편은 나와는 다른 면을 본다. 내가 보는 아들은 끔찍하고 무서운 놈이라 피해야 할 인물이고 같은 공간에 있으면 질식할 것 같은 긴장감이 흐르지만 남편에게 아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함께 좋아해주는 착한 아들이다. 동생인 딸은 워낙 착해서 오빠가 어딘지 모르게 무섭지만 오빠가 시키는 것은 믿고 한다. 그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여전히 오빠는 오빠로서 본다. 좀 무서워하기는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보이지만 철저하게 엄마의 관점이 아닌 책을 읽은 타자의 관점에서 보자면 과연 처음부터 아이가 엄마를 밀어내고 거부한 것인가에 대해 의문이 든다. 모유를 거부한다는 것이 자신을 거부한 것이 아니고 갓난 아이가 무엇을 안다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을까? 어느 정도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눈에 보였어도 엄마도 워낙 시니컬한 아이에게 더더욱 시니컬하게 세상을 바라보도록 하는 시선을 선사한 점도 분명히 있다.

 

사랑으로 감싸려 하기보다는 나와는 다른 놈이고 나를 미워하는 놈이고 나에게 하는 행동과 남편에게 하는 행동이 다른 놈이고 자신의 본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나와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엄마가 아닌 여자로써 한 개인으로써 상대하려 했다. 절대적 자기 희생을 해야 하는 것이 꼭 엄마의 역할은 아니지만 자녀로써 보다듬고 포용하기보다는 본인 스스로도 타인으로써 밀어내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와 다른 아들이라 스스로 더욱 아들을 아들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아닐까하는 점이 있었다.

 

끝까지 이 책을 읽자고 마음 먹은 후에는 오히려 더 집중하고 몰입해서 읽으려고 했다. 글자 하나까지. 500페이지를 넘기니 그때부터는 확실하게 서서히 재미있게 읽게 되었다. 또는 글 스타일에 완벽하게 적응해서 익숙해졌거나. 시작하자마자 결론은 나온다. 아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죽였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할 수 없다. 현재, 감옥에 있다. 면회를 간다. 만나 이야기를 하면서 편지를 보내는 시간이 흐른다. 그러면서, 하나씩 하나씩 자신이 스스로 어디서부터 어떻게 된 것인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야기하고 현재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도 편지에 쓴다.

 

자신만이 아들은 괴물이고 얼마든지 타인에게 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입힐 수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지만 피하면 된다고 본다. 재미삼아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내면을 건드려 힘들게 만들어도 진짜로 누구를 죽일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다. 또는 예측은 했지만 설마했거나 차마 멈출 수 있는 것을 포기했다.

 

또한, 아들은 결코 의미없이 단순히 재미삼아 무엇인가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엄마에게 보여주기 위한 방편으로 한 것도 많다. 엄마와 게임을 한 것이다. 더이상 게임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에 게임의 종지부를 찍으려 살인을 저질렀는지도 모른다. 결말에 가서는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결과를 보여준다. 읽은 후에 '어~~???? 뭐야??'하면서 전 페이지로 넘어가서 다시 한 번 읽었다. 그 후에 최종 날짜의 편지를 읽으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늪에 빠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면서 어느 순간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늪에 빠져 버리는 것처럼 일정 순간이 지나면서부터는 책이 재미있게 읽혔다. 늪에 빠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힘겹게 읽었다. 전후사정과 부연설명과 꼭 관련이 없는 내용의 연속적인 묘사등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걸 견뎌내야 내 책의 재미를 알 수 있게 한다라고 알려주는 듯 하다. 책을 펼치자마자 읽게 만드는 흡인력은 초반 몇 페이지에서는 궁금증을 유발할지 몰라도 그 후에는 사막 한 복판에 떨어져서 작가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아무것도 모르고 방황한다는 느낌은 분명히 있는데 쫓아갈 수 밖에 없게 만들어 주는 듯 하다.

 

억울해서 일부러 리뷰도 길게 쓰고 있다. 오래도록 붙잡고 읽었던 시간을 보답받기 위해서. 이렇게 오래도록 읽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하던 배반에 대한 응답으로. 도대체, 이 내용인데 왜 영화 예고를 봤을 때 전혀 감도 잡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에 영화를 꼭 봐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향후에 '라이오넬 슈라이버'의 작품을 또 읽겠냐고 물어본다면 음~~~ 솔직히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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