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국민학교를 다닐 때 - 지금의 초등학교 - 만화가게가 있었다. 지금의 만화방도 도서대여점과도 다른 개념이였다. 돈을 내고 앉아서 만화를 본다는 개념인데 그 어린 나이에 만화가게에서 만화를 보게 되었는데 아주 아주 우연히 '공포의 외인구단'을 읽게 되었다. 용돈이라는 것도 얼마 되지도 않는 나이와 시기에 읽게 되었던 '공포의 외인구단'은 미치게 만들었다.

 

겨우 몇 권을 읽고 더 이상 읽을 수 없는 상황에 집에 와서 온갖(??) 노력을 통해 다시 돈을 마련해서 또 다시 다음 권을 봤지만 여전히 다 읽지 못했을 때의 그 감정이란. 어느 날 영화로 개봉이 되었을 때 - 아마도 중학교 때로 기억한다 - 관람을 하고 또 다시 전국은 열풍이였다. '난 네가 기뻐 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노래는 전 국민의 노래가 되었고 난리가 났었다.

 

이현세의 만화는 오래도록 여러 편을 읽게 되었는데 어느 날부터 신작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워낙 대박 작품을 많이 펴 내기도 했었고 나이도 점점 들어가는지라 그러려니 했다. 한 편으로는 '아마게돈'의 흥행 실패에 따른 여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 부분도 분명히 있었겠지만 - 책에서 이 부분은 언급하지 않는다 - '천국의 신화'가 음란물로 소송을 하면서 창작열이 사라지고 10년 정도를 작품활동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느 신문사에 기고했다고 하는 천재를 이기려 하지 말고 천재는 먼저 보내버리고 자신의 속도에 맞게 계속 가면 천재를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 아직도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얼핏 본 기억은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전문을 다 읽을 수 있었는데 평소에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라고나 할까? 천재는 모르겠고 나보다 잘 난 인간들이 너무 많다. 그들을 이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나는 내 속도에 맞게 뚜벅,뚜벅 걸어가면 그들만큼의 자리에 올라가지는 못하더라도 내 스스로 원하는 바를 얻으면 된다는 입장이다.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는 이현세의 전기는 아니고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나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화가 아닌 글로써 전달하는 책이다.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이현세의 성장과 겪은 경험등은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져 있다. TV에서 재연 드라마로 하는 것도 본 적이 있을 만큼 익숙하지만 여전히 대단하다는 느낌은 든다.

 

개인적으로 사람들의 인터뷰 기사를 좋아한다. 얼마나 좋은 말을 끌어내느냐가 핵심일 수 있지만 인터뷰를 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무엇인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영역과 생각과 삶의 자세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읽으면서 나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비교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역시나하기도 하면서 읽는데 특히 실력있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의 인터뷰는 더더욱 얻는 것들이 꽤 많다. 자주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이현세 정도의 위치와 실력과 경험이라면 그가 하는 이야기는 허투루 들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어느덧 60이 된 어느 완고한 이미지의 불통의 아저씨가 일방적으로 하는 교훈과 가르침이 아니라 크리에티브의 자리에서 늘 유연하게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의 분야에서 장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는 귀 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만화를 하려고 오고 재능이 있는 사람들이 하기도 하고 자신이 볼 때 재능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하기도 하지만 어떤 재능을 갖고 있든 결국 자신을 믿고 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두각을 나타난다는 것이다. 비록, 재능이 부족하여 만화가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도 만화가가 아닌 다른 일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하는 일에 있어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사람에 비해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책 초반의 프롤로그에서 책의 모든 것을 다 포함하는 내용이 나온다. 그 부분도 읽어도 이현세가 이야기하려는 바가 무엇인가 깨닫게 되고 그것만 지킨다고 하면 이 책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으로 족한 것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한다.

 

"될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을 할 수 있다면 성공한다고 한다.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들은 무조건 함께 이야기를 하지만 주저하는 사람들은 돌려 보낸다고 한다. 실제로 실패한 사람은 단 한 명도 본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나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저 대답에 자신있게 확신한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을까에 대해서 아무리 생각해도 물음표이다.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앞만 보고 달린 적은 없는 듯 하다. 단 나에게는 이런 점이 있었다. '될 거라는 확신이 있는가?'에 이어서 

"매일 10장의 크로키를 그려라.

1년이면 3,500장이다.

10년이면 3만 5,000장이다.

그 속에는 온갖 인간의 자세와 풍경이 있다."

이것은 내가 실천하는 바이다.

 

비록, 확신을 하고 일을 하지 않더라도 묵묵히 티가 나지 않아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내가 해야 할 것을 누구의 지시나 강제가 아닌 자발적인 실천이 지금까지 내가 한 것이라 보는데 그래서 어느 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뚜렷한 성과는 없었는지도 모른다. 진정한 확신을 갖고 하기보다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얻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하는 편이라서 말이다.

 

나라도 나를 믿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책 내용처럼 뜨문 뜨문 이곳 저곳에서 좋은 말을 얻어 들을 수 있었던 이현세의 울림이 있는 이야기를 '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를 통해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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