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도 철학이 되나요? - 논술 사고력을 키우는 10대들의 엉뚱한 질문 10대를 위한 철학 큰 스푼 1
이지애 지음, 아소코민 그림 / 동아엠앤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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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심각해진다. 철학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말랑말랑한 느낌이 1도 없다. 딱딱하다. 어떤 것이든 철학이라고 하면 농담도 하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무엇인가 논하는 자리에 철학으로 빠지면 뭔가 곤란하다. 엄청나게 대단한 사상가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개똥철학이다. 철학이라는 게 정답은 없고 자신만이 생각하는 바를 주장한다고 본다. 정답이 있다면 그게 철학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철학의 역사를 봐도 그렇다.


누군가 세운 철학을 부정하거나 반대 논리를 펼치면서 색다른 사조가 생긴다. 철학은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총합을 뛰어넘기는 힘들지 않을까한다. 인류 역사의 발전과 함께 철학도 발맞춰 진화했다고 본다. 지금도 여전히 철학이 중요한 시대다. 자신만의 철학이 없으면 나를 잃고 중심이 사라진다. 철학이 거창한 것은 또 아니다. 자신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자신만의 중심이 있다면 그게 철학이 아닐까한다. 이런 철학이 음식과 만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음식에도 당연히 철학이 들어간다. 음식을 만들고 먹는다.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음식을 기다릴 때도 있다. 음식과 관련된 수많은 단계에서 철학이 들어간다. 물론, 이건 억지 일 수도 있다. 철학따위는 없다. 그저 먹으면 된다. 배부르면 끝이다. 맛있는 걸 배불리 먹고 행복하면 세상 살아가는 게 이 맛이구나한다. 음식에도 각자 철학이 있다. 한국에는 손맛이라는 표현을 한다. 이게 다소 체계화되지 못해 한국 음식이 세계화를 발목잡는다는 말도 했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체계화되기 했어도 여전히 한국 음식에는 손맛이 참 중요한다. 발효 식품이라 더욱 명확하지 않다고 본다. 반대로 볼 때 음식만큼 철학적인 것도 없다. 음식에 희노애락이 다 들어있다. 음식을 먹을 때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가 더 중요하기도 하다. 누구와 먹느냐에 따라 똑같은 음식도 달라진다. 심지어 함께 먹은 음식 맛은 기억나지 않아도 정서와 감정은 남는다. 그만큼 먹는다는 행위는 인간에게 무척이나 중요하다. 과장되어 말하면 살아가는 이유라고 할 수도 있다.



음식을 철학으로 설명한다고 하니 어떤 식으로 접근할 지 궁금했다. <먹는 것도 철학이 되나요?>는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 철학이 흥미로운 건 청소년을 위한 책을 성인이 읽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차라리 좋다. 철학적으로 깊이가 없다보니 오히려 좋다. 어떤 분야를 접할 때 관련 지식이 없는데 곧장 전문서를 읽는 건 무리다. 입문서를 읽어야 편하다. 입문서 중에서도 청소년 대상은 눈높이를 낮게 하니 더욱 편하다. 쉽게 설명해주니 이해하기도 참 좋다.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상당히 주관적이다. 무엇보다 음식이 익숙하지 않으면 다른 분야와 달리 사람들은 쉽게 먹지 않으려 한다. 특정 문화와 민족과 국가에 따라 호불호가 강하다. 재미있는 건 이런 걸 깨는 것도 문화다. 한국 음식이 과거에 혹평을 받았다. 서양에서는 그렇게 하면 먹지 않는다고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받았다. 지금은 문화가 전파되면서 똑같은 음식인데 한국인처럼 먹으면서 맛있다고 한다. 여기서 책에는 플라톤이 등장해서 이데아를 설명한다.


현실과 현실 너머의 이데아 세계가 있다. 영원불편한 형태가 있는 이데아를 인간은 망각의 강 레테를 건너 현실 세계로 오며 전부 잊어버린다. 음식을 먹을 때 이데아가 존재한다. 각자만의 이데아가 생긴다. 절대 맛은 존재하지 않지만 각자의 이데아에 따라 공통된 맛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치하는 맛이 이데아에 가깝다. 이데아에 가까울수록 해당 음식은 지역을 넘어 세계로 퍼져 누구나 다 좋아한다.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나온다. 바로 중용이다.


중용은 가운데인 중간이 아니다. 음식 부정과 식탐의 중간이라 할 수 있다. 행복한 식사를 하는 게 바로 절제된 중용이다. 책에는 학교 급식에 대해 설명하는데 살짝 동의하기는 힘들었다. 학교 급식을 공동 식사개념으로 본다. 어른들에게도 힘들 듯한데 사춘기 아이들이 가능할까하는 생각은 들었다. 음식과 관련되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는 알약에 대해서도 논한다. 인간에게 맛이라는 개념은 무척이나 중요한데 알약만으로 가능할까하는 생각은 든다. 여러모로 음식을 철학적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읽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식탐은 철학으로도 해결 불가능.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철학으로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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