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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경제학 (반양장)
누리엘 루비니 & 스티븐 미흠 지음, 허익준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새롭게 유명해진 사람들도 있고 지속적으로 유명세를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사람들로부터 실력이없다는 눈총을 받으며 조용히 뒤로 물러난 사람들도 있다. 이 책의 저자중에 한 명인 루비니는 가장 유명세를 치룬 사람들중에 한 명이다. 여러 매체를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 앞에 나서 이야기하고 인터뷰 하는 사람들 중에 루비니와 폴 크루그먼 교수가 있다. 이 두사람은 조금은 다른 지점에서 이번 사태의 해결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를 미리 예측했다는 유명세를 통해 루비니의 책은 출시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거의 500페이지나 되는 책에 내용도 결코 쉽게 받아들기이 어려운 이 책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지만 유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들의 몸을 달게 만드는지 알 수 있게 해 준다.

 

솔직히 언제까지 루비니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먹힐지 궁금하다. 대중은 언제든지 조금의 빈틈에도 실망하고 돌아선다. 지금까지 루비니의 이야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청을 하게 만들었지만 경제에 대해 예측하고 전망하고 자신의 이론을 주장하는 것이 과학과는 달리 현실세계는 이론만으로 마음대로 제단할 수 있는 메트릭스의 세계가 아니기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어려울 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태평성대라고 불리울 때 그 싹의 조금씩 자라나는 것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희망찬 미래만 보이기 때문에 당장의 잘못이나 고쳐야 할 것들은 무시되거나 별것아니라고 치부된다. 바로, 그러한 싹들이 그린스펀의 최저금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일반 상업은행이 아닌 투자은행들이 벌이는 그림자 은행 시스템을 통해 그 위기가 커지고 있었다.

 

이런 위기에 대해선 굳이 루비니가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도권에 있는 사람들도 있고, 인터넷과 같은 곳에서 활동하는 재야고수들 사이에서도 있었다. 다만, 루비니는 그가 갖고 있는 타이틀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것이 아닐까 한다. 내가 떠드는 것과 화려한 스펙을 갖고 있는 뉴욕대교수가 이야기하는 것은 내용이 같아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을테니 말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워낙 많아 그런지 책의 분량이 길고 각각의 섹터마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참 잘도 풀어내 쓰고 있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한 이야기를 또하고 또한다고 보일 정도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하고 있다. 다만, 그 각각의 사례들이 시스템과 분야와 나라에 따라 조금씩 변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반복되어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당시에는 각자가 처한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길게 여러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지만 위기는 결국 욕심에 의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림자 은행 시스템이라는 것도 정상적으로 대출을 해 주고 자신의 능력 범위 안에서 투자를 했으면 이렇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단지 1이라는 자산을 갖고 100이라는 레버레지를 일으켜 투자를 했다는 것이 문제고 더 큰 문제는 그렇게 큰 레버레지를 일으켜도 아무런 문제점이나 위기라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 문제다.

 

자기 복제의 문제점은 반복적인 자기 복제로 인해 최초의 원본이 누구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마이클 키튼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에보면 자신의 편리성을 위해 끊임없는 자기복제를 통해 서로 자신이 진짜라고 우기는 상황이 나온다. 이처럼 처음에는 위험한 자산이였던 대출이라는 자산을 합치고 나누고 또 합치고 나누고 하다보니 이 자산자체가 대출로 인해 갚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자산이 아니라 안전자산으로 둔감을 하게 되었다. 누구도 진정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이 어떤 성격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영화와는 달리 알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지만 안전하다고 믿어 버렸다.

 

위험 자산이라는 것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알고 있었지만 조금씩 조금씩 그 위험이 실제로 발생을 하지 않다 보니 서로 안전자산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사과를 배라고 부르고 인식하다보니 어느 순간 사과 자체는 변하지 않았는데 배라고 인식하고 먹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순간 사과라고 알게 된 것인데, 이건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반복적으로 배웠던 것이다.

 

바로, 튤립 버블이라고 불리웠던 네덜란드에서 벌어졌던 투기 말이다. 그저 꽃에 불과한 튤립을 부의 상징이자 귀족의 표시로 받아 들이게 되어 그 본래의 가치와는 무관하게 가격에 오르다가 어느 순간 사람들이 그저 꽃이라는 것을 깨닫게 폭락하여 많은 패인을 만들었던 것처럼 이번 금융위기도 다른 형태로 나타났지만 그 속에 있는 내용은 역사의 반복인 것이다.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워낙 다양해지고 내용이 일반인들이 파악하기 힘든 겉모습을 갖고 나타났지만 그 본질을 보면 전혀 필요없는 화려한 치장만 하고 사람들을 현혹시켜 폰지게임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나만, 피해를 입지 않으면 뒷 사람이 피해를 보든 말든 상관없다. 이미 나는 빠져 나와 있기 때문에 말이다.

 

혹, 나도 피해를 입게 되더라도 이미 나는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존재로 커버린다면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누가 감히 나를 죽은단 말인가? 중요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내 뒤에 있는 엄청나게 관련된어 있는 생활인들이 있는데 말이다. 바로 이것이 이번 금융위기 이후에 벌어진 사건들이다. 대마불사가 되어 죄 있는 애매한 놈들은 죽었지만 더 큰 죄가 있는 거대 금융회사들은 살아 남은 것이다.

 

루비니가 우리나라에 대해 브릭스를 대체해야 할 나라처럼 엄청나게 소개하지만 정작 책에는 한 페이지는 커녕 반 페이지 밖에 소개되고 있지 않다. 책을 팔기 위한 립서비스가 아닐까 한다. 겨우 그정도의 소개로 우리나라가 세계를 이끌어 갈 나라로 소개된다건 말이 안되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바로 인도네시아이다. 인도와 중국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인도네시아도 3억에 육박하는 인구와 수출도 아닌 내수만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읽으니 부자라면 충분히 묻어 놓고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확실히 부자는 계속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듯 하다. 당연히 본인 스스로 지식을 연마하고 부를 획득한 자에게만 해당된다만..

 

세금과 엄격한 금융 시스템을 개선하여 이번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일시적인 개선만 있을 것이라 본다. (여기서 말하는 일시적이라는 건 10년이 넘을 수도 있지만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짧은) 이번 위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어 이를 위해 각 정부들은 움직이고 있다. 여전히 이번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이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역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강물이 흐르듯이 이번 위기를 통해 더욱 개선된 문화, 금융 체계를 통해 인류는 발전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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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소로스, 금융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
조지 소로스 지음, 황숙혜 옮김, 이상건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얼핏봐도 책의 두께가 꽤 얇다는 것이 보인다. 책의 두께가 얇은만큼 내용도 같이 얇으면 읽기에 편하겠지만 책의 내용은 두께의 몇 배는 어렵다. 쉽게 읽으려고 덤벼들었다가는 무슨 글을 읽고 있는지 파악하지도 못하면서 페이지만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된다. 책의 두께만큼 말랑말랑한 내용의 책들이 많은데 비해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몇 년전에 조지 소르스의 자서전을 읽은 적이 있었다. 자서전 자체야 어려울 것 없이 일대기를 읽으면서 이 사람이 이렇게 살면서 이런 영향을 받아 지금의 조지 소르스가 되었구나라며 읽으면 되지만 조지 소르스는 금융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 사람답게 그의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완전히 귀신 씨나락 까 먹는 소리였다.

 

이제 겨우 한글을 읽을 정도인 사람에게 뜨금없이 영어 원서를 갖다 놓고 읽으라고 한 경우나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읽기는 했지만 머리속에 들어오는 내용은 극히 적은 것이 아니라 없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유일하게 재귀성 이론이라는 것만이 알게된 용어라 어디가서 조지 소르스가 만든 이론이 재귀성 이론이라는 것만 아는체 할 수 있는 정도였다.

 

금융의 연금술사가 대표적으로 재귀성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지만 읽을 생각은 하지도 못했다. 무엇보다 조지 소르소는 내가 하고 있고 하려는 투자와는 다른 헷지펀드로 공매도와 선물과 같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굳이 몰라도 큰 상관이 없다는 점이 컸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 점은 변하지 않았지만 조지 소르스의 여타 책에 비해 이 책은 두께가 얇아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몇 년 동안 놀지 않았으니 그래도 예전과는 달리 용어라도 좀 익숙해 지지 않았을까 하는 점도 있었고.

 

그동안 놀지 않고 책을 읽은 보람이 있었는지 최소한 이 책에 나오는 용어들이 눈에 익은 것들이라 책을 읽는데 있어 다행히 예전과 같이 영어 원서를 읽는 것과 같은 참담함은 없었다. 여전히 책에 나오는 의미와 깊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받아들이고 보이는 만큼 볼 수 밖에 없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재귀성 이론은 인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기존 경제학이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로 모든 판단을 합리적으로 내린다고 한다. 대표적인 철학이 바로 계몽중의 철학이다. 실제로 우리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꼭 합리적으로만 행동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경제학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내 자신의 평소 행동이나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나 스스로도 결코 합리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성적으로 판단을 내린다고 믿고 있지만 무척이나 모순적이고 감정에 치우쳐서 주변 모든 것을 감안한 판단이 아니라 임의적으로 나 스스로 오해한 증거와 근거를 갖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결과가 아주 아주 많다.

 

재귀성 이론의 양대 축은 인지적 기능과 조작적 기능이다. 이런 단어가 몇 년 전에는 익숙하지 않아 헤맸지만 이런 단어는 이제 굳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친숙한 단어가 되어 버렸다. 행동 경제학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로 인간은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내린 최선의 판단이 알고보니 얼마나 바보같은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상황과 현상과 본인이 참여하여 조작하는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에 큰 인기를 끌었던 블랙스완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해서, 블랙스완의 저자인 나심 탈렙이 처음에는 조지 소르스에 대해 우습게 보지만 (그는 금융쪽 사람들에 대해 자신보다 좀 낮게 본다) 조지 소르스를 통해 칼 포퍼를 알게 되고 칼 포퍼의 열린사회라는 개념을 알게 되어 조지 소르스를 다시 보게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귀성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바로 '오해'라는 개념이다. 오해를 개념이라는 정의까지 내릴 필요는 없지만 본인 스스로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 분명히 진실이나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인간들을 알지 못한다. 바로, 그 잘못된 인지를 갖게되니 오해가 생겨 엉뚱한 조작을 하게된다. 바로 이 오해가 생기는 지점을 조지 소르스는 포착하여 큰 이득을 챙기는 것이다.

 

오해가 생기는 지점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부단히 흐름을 추적하고 관찰하여 사람들이 오해하는 접점에서 미리 들어가 기다리는 것이다. 단순히 프로그램적인 매수나 매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주체인 인간을 탐구하고 인간을 파악하기 위해 철학에서 출발하여 인간을 이해하려 하고 - 금융 투자를 위해 철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 철학을 공부한 후에 인간세계에 적용을 한 것이다 - 인간의 근본적인 결함을 파악하여 실천한 것이다.

 

프로그램 매매라는 것이 일정한 조건을 컴퓨터에 설정한 후에 기계적으로 사고 파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지만 그 조건을 설정하는 것이 바로 인간이다. 인간이 그 조건을 설정한 이유를 파악하는 것이다. 105와 98사이에서 기계적으로 매매를 하도록 설정했다면 무엇때문에 103에서 95가 아니라 105와 98사이로 설정한 것이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헛점을 파고 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단기적인 관점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긴 호흡을 갖고 준비한 후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비슷한 지점에 용기를 갖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말로써 풀어쓰니 참 쉬워보이지만 나 자신도 이렇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과 내 자신이 실행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스스로 그런 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고 말이다. 투자라는 것은 끊임업이 투자대상과 나에 대해 부정과 의문을 갖고 과감한 실행을 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또 지식과는 별개이고, 용기와는 또 다른 영역이기 때문이다.

 

책의 전반부는 재귀성 이론을 위한 철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후반부는 금융위기가 생긴 시점부터 이 책의 출판 시점까지의 사실과 자신의 투자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고 향후 전망에도 간단히 언급한다. 후반부보다는 전반부가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후반부 내용은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며, 이미 몇 년이 지나 과거의 사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분야보다도 약육강식이 지배하여 작은 실수에도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투자세계에서 30~40년 동안 놀라운 결과를 보이는 조지 소르스의 이야기라면 분명히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제, 겨우 10년 정도의 투자 경험을 갖고 있거나 투자는 해 본적도 없으면서 그냥 리서치담당자나 에널리스트라는 이름으로 시장에 대해 함부로 자신의 잣대를 들이대는 업자들 보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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