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공감 - 우리가 나누지 못한 빨간 날 이야기
김보람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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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민망하다고 하면 민망할 수 있는 단어가 생리다. 월경이란 표현도 하고, 매직이라고도 하고 다양한 표현으로 불린다. 그나마 과거에 비해 이런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다. 과거에는 단어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못했고 뭔가 이상한 단어를 올리는 것과 같았다. 내가 나이를 먹어 이런 단어를 좀 더 편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때보다는 좀 더 개방적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책인 <생리 공감>은 저자가 <피의 연대기>라는 영화를 감독한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되어 관심을 가졌다. 우연히 그런 영화가 있다는 걸 알았고 소재가 흥미로웠다. 그 감독이 이번에 책을 펴 낸 것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어찌보면 다소 이상하긴 하다. 여자도 아닌 남자인 내가 이런 걸 호기심갖고 읽으려고 했다는 사실이 말이다. 실제로 영화 상영하면 대부분 여성이고 남자는 극소수라고 한다. 그만큼 남자입장에서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해도 난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개인과 개인이 만난다. 이 때는 서로 인간대 인간으로 만난다. 분명히 성에 따른 구분은 있다. 이건 무시할 수는 없다. 남녀를 평등하게 보는 것은 맞지만 각자 성에 따른 차이를 무시하는 것도 다른 것이 아니라 틀렸다고 본다. 그나마 내가 남자니 남성은 어느 정도 알지만 여성은 잘 모른다. 특히나 신체에 대한 이야기는 더더욱 그렇다. 그 중에서도 한 달에 한 번은 무조건 피할 수 없는 여성만이 경험하는 이 현상을 궁금했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도 있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된 것도 많다. 재미있는 것은 그런 부분이 남자인 나 뿐만 아니라 여자가 읽어도 똑같을 것이다. 책을 읽어보니 여자 스스로도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 특히나 그 부위에 대해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를 터부시하고 입에 올리는 것을 부끄러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나마 최근 청소년들은 자유롭게 이야기한다고 하지만 그들도 제대로 된 지식을 갖고 있진 않았다.


책을 읽으며 놀란 것은 생리는 몇 년 동안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거다. 얼마전 모임에서 여성이 생리를 하지 않게 한다면 대박이라고 했다. 왜 그런 약을 만들지 않냐고 했었는데 이미 있었다. 약도 있었다.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이 있었다. 이를 전혀 무지해서 몰랐던거다. 또는 알고 있었지만 신체에 안 좋을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알아 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워낙 생리와 관련되어서는 각종 미신이 많지만 제대로 된 정보와 지식은 없이 대부분 카더라의 잘못된 지식이었다.

약을 먹어 조절할 수도 있다. 호르몬 주시를 맞을 수도 있다. 비타민제 처방으로 양을 조절할 수도 있다. 그 외에 IUD나 임플라논 같은 기구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시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부위에 칩 같은 걸 해 놓으면 생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더라도 아주 극소수만 나온다. 대신 3년에 한 번씩 시술을 받아야 한다. 그때마다 꽤 큰 고통이 오는가본데 매 월 겪어야 하는 생리통에 비하면 낫다. 이 책에서 외국인이 그걸 하고 있었다.


자신은 성인이 된 후에 생리를 하지 않았다고 하며 그 시술을 받고 살아가고 있단다. 그 대목을 읽고 무척이나 깜짝놀라기도 했다. 나도 그러니 저자는 더욱 놀랐을 것이다. 병이 아닌데도 생리를 안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말이다. 자연스럽게 피임도 된다. 임신을 하고 싶으면 그 패치를 제거하면 한 달후에는 다시 임신이 가능하단다. 얼마전에 생리대 파동이 있었다. 하나는 화학상분으로 여성들에게 부작용이 난 사건이 있었다. 또 하나는 돈이 없어 청소년 여성이 생리대를 쓰지 못하는 일이었다.


둘 다 사회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논제가 되었다. 이건 한국만의 일이 아닌 외국에서도 벌어졌다고 한다. 무상으로 생리대를 주는 걸 성에 따른 차별이 아닌 인간으로 살아가야하는 필수품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해 보였다.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이라도 달리 보게 된다. 책은 주로 생리컵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 생리대는 여러 가지로 힘들다. 생리통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건 각자 다르고 그런 책도 아니기 때문이다.


생리대를 이용하는 것보다는 생리컵을 이용하면 훨씬 더 일상생활에서 큰 지장이 없다. 생리대를 쓰며 불편한 요소들이 대부분 해결된다. 다만 그걸 삽입하는 것 등에 대한 두려움과 낯설음이 대부분 여성들에게 꺼리는 요소다. 특히나 여성의 질을 직접 만져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불경스럽고 잘 못 보일수 있다. 더구나 생리컵은 한 번 구입하면 생리대처럼 하루마다 버릴 필요없이 반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이러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생산도 잘 안하고 기업들이 선호하지도 않는다.


남성을 위한 책은 아니고 오히려 여성을 위한 책이다. 여성 스스로 자신의 신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라는 내용이다. 생리는 피할 나쁜 것이 아닌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부해서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는 현상으로 받아들이라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 여성들이 다들 생리컵을 쓰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도저히 이해조차도 할 수 없는 영역이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책을 읽으면 내가 남자라 더 그렇겠지만 몰랐던 많은 걸 알게되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들고 다니며 읽기는 좀 민망함.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여성도, 남성도 읽어볼 필요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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