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한국의 가치투자를 말하다
이민주 지음 / 살림Biz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워렌 버핏이 가치투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길 가치 투자의 개념을 듣자마자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평생 가치투자를 할 수 없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그만큼 가치투자의 개념은 쉽고 이해하기 편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들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냥 간단하게 말해서 싸게 사서 비싸게 산다는 개념을 알고 있으면 된다.

 

이렇게 간단한 개념이지만 총론이 그렇다는 것이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어렵게 생각이 되어진다. 싸다는 것에 대한 전제조건을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에 대해 갑론을박이 생기고 과연 어느 정도의 가격이 비싼 것인지에 대해 또다시 고민이 생기고 무엇을 근거로 가격이 비싼 것인지에 대해 다시 또 한번 치열한 토론이 만들어 진다.

 

개념 자체는 너무 단순하여 세상을 다 얻은 것과 같은 희열을 주지만 그 개념을 더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한 이야기들을 통해 무협지에서 나오는 주화입마에 빠지는 경우가 생긴다. 어떤 것을 근거로 싸다고 할 것인지 공부하고 조사하고 연구하다보니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싸다는 것에 대한 개념으로 빠지게 되어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쌀 때 매입하여 비쌀 때 판다는 개념 자체를 잊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재의 가치투자에 대한 여러가지 방법론이 그런 쪽으로 흐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주식 시장에만 한정하면 듣기 좋은 이야기로 저평가를 근거로 내세울 수 있는 방법이 너무나 많다. PER, PBR, 미래가치를 통한 현재가치의 추론, 미래 잉여현금을 통한 현재 주가의 적정가 평가등 진리는 단순한데 진리에 이르는 길이 너무 많다. 극단적으로 이야기해서 죽음이라는 사실은 딱 하나인데 죽음에 이르는 방법은 너무나 많은 것과 같다고 할까?

 

책을 펴내는 저자들도 개념이 너무 단순하여 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페이지를 채워야 하다보니 이런 저런 이론을 내세우고 과거의 기록을 바탕으로 현재의 결과를 설명하며, 첫 페이지에서 이야기한 것과 달리 무척이나 많은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하면서 적정주가를 찾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책에서 나온 조건을 다 충족하라는 것도 아니고 각 단란마다 자신들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조건에 충족하는 기업을 내세워 설명하다보니 가끔은 각 단락에서 우수한 기업이 다른 단락에서는 미미한 기업이 되기도 하는 아이러니까지 발생하고 만다.

 

우리나를 비롯한 전 세계 주식투자 책의 태양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워렌 버핏'이다보니 꼭 워렌 버핏과 큰 상관이 없는 책들도 그의 이름을 쓸쩍 자신의 책 제목에 끼워넣고 출판하는데 이 책은 그나마 양심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중에 워렌 버핏을 만난 사람은 내가 알고 있기로는 - 물론, 책을 펴낸 사람들 중에 - 5명도 안되는데 그 중에 한 명이니 자신있게 워렌 버핏을 타이틀로 한 책을 펴낼 수 있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책 내용에는 그렇기 때문에 저자 자신이 직접 워렌 버핏과 만나 이야기한 내용이나 순례자가 순례지와 순례길을 여행하며 겪은 순례담과 같은 내용도 일부 섞여 있고 책 후반에는 워렌 버핏과 주주들의 주주총회에서 나눈 대화들도 실려 있는등 여타의 워렌 버핏책과는 차별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워렌 버핏의 투자법이라 이야기되고 있지만 워렌 버핏은 직접적으로 쓰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다. PER과 같은 개념을 알고 있고 이야기도 하지만 워렌 버핏 자신은 재무제표를 보고선 주당이 아닌 총액 자체를 보고선 암산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 그는 뛰어난 암산실력과 기억력을 갖고 있다 - 가치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금지옥엽으로 여기는 평가툴로 회사를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워렌 버핏이 매수한 기업들의 사례를 들고 우리나라에서 그에 합당한 기업의 사례를 같은 평가툴로 비교하며 설명하기 때문에 좋은 참조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저자 자신이 기자출신이다 보니 기업을 취재할때의 느낌같은 것을 같이 이야기하기때문에 기업의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는 도움이 된다. 물론, 좀 두루뭉실한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젠체하지 않고 쉽게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치투자의 개념은 단순한데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한 글이 오히려 어렵다고 위에 이야기했는데 바로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서 이해하게 편한 용어를 섞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설명했다. 그런 점때문에 이미 개념을 알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페이지가 휙휙 넘어갈 수 있지만 이제 막 개념을 정립하거나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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