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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더 인사이트 - 평생 투자할 당신이 알아야 할 월스트리트 돈의 논리
이용준 지음 / 에프엔미디어 / 2025년 12월
평점 :
세계 모든 돈이 월가로 모인다고 표현한다. 엄청난 돈이 월가로 흘러들어간다. 지금은 자본주의라고 한다. 정확히는 금융 자본주의다. 금융이 모든 걸 집어삼키고 절대권력과 같은 지위를 갖고 있다. 최근 AI가 득세하면서 금융 자본이 아닌 기술 자본이 모든 걸 삼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금융 자본은 짱짱하다. 무엇보다 돈을 조달하려면 무조건 월가 도움이 필요하다. 월가라고 하면 단순히 투자를 생각하겠지만 돈이 거래되는 장소를 월가라 부른다.
그곳에서 서로 필요에 의해 돈이 거래된다. 돈이 남아 돌아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으려는 상대방과 돈이 필요해서 얻으려는 상대방. 이런 식으로 각자 이해득실이 맞아 떨어지며 거래가 된다. 전 세계에 걸쳐 다양한 곳에서 이런 거래가 이뤄진다. 그 중에서 가장 크고 많은 거래가 이뤄지는 곳이 월가다. 전세계에서 가장 부국이자 천문학적인 돈이 풀리는 곳이 미국이다. 미국이 발행하는 국채만해도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니 월가를 통해 돈이 거래되며 이득과 손실을 본다.
뭔가 월가라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탐욕에 가득차 돈을 추구하는 인물들이다. 대체적으로 이런 것도 문화 권력자가 만든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서로가 상대방을 잘 모르니 이런 식으로 경계한다고 할까. 월가는 대단한 비급을 갖고 돈을 버는 걸로 묘사될 때가 많다. 특히나 상대방을 무조건 짓밟아서라도 돈을 버는 탐욕스러운 존재로. 감정 따위는 개나 주라는 말처럼 오로지 돈만 추구하며 철절히 이득을 쫓는다. 정작 월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특별한 비급도 없을 뿐더러 영화에서처럼 행동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 제도권에서 일을 하려면 각종 규제나 규칙을 지켜야 한다. 그 안에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 엄청난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균형을 찾으려고 한다. 가장 싫어하는 게 균형이 깨지는 거다. 균형이 깨질 때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언제나 수익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니 오히려 균형을 추구한다. 균형에서 약간의 수익을 노리며 투자한다.
월가에 대해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건 <인사이더 인사이트>에서도 강조하는 지점이다. 저자는 시티그룹에서 채권 알고리즘 트레이딩팀 창립 멤버로 활동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트레이딩 하던 이야기를 전달한다. 다만 아쉬운 건 본인 이야기가보다는 주변에서 본 사람들 이야기다. 실명을 공개하기는 그랬는지 알파벳으로 지칭한다. A부터 시작하는데 계속 나오기에 Z까지 나오고 끝나는 줄 알았다. 그렇지는 않아 조금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아 있긴 했다.
자신이 근무하던 곳에서 아주 다양한 트레이더의 이야기를 썰로 풀어준다. 그러다보니 뭔가 투자에 대해 알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약간 술 자리에서 회사 선배가 들려주는 무용담같기도 했다. 후배부터 선배까지 다양한 성격의 트레이더를 소개한다. 투자나 트레이더나 각자 자신만의 성격이 있다. 이건 사람이 갖고 있는 본연의 성질과 맞닿아 있다. 그 성질이 자연스럽게 투자에서도 드러난다. 책에서는 모범적으로 트레이딩 한 사람부터 살짝 비윤리적인 사람까지.
다양한 트레이딩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가 근무했던 곳에서만 벌어진 일이라 끝이 안 좋게 끝난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들 특징은 균형이 깨졌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균형보다는 자신의 이득만 추구한 사람은 끝이 안 좋게 퇴사한다. 또는 어느 곳보다 변화가 급격히 이뤄지는 월가에서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만다. 이런 점은 제도권 기업 안에서 활동해서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워낙 큰 돈이 오고가니 더욱 규칙을 지킬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생각도.
매일같이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즉각적으로 거래 상대방과 채권 등을 사고 팔아야 한다. 누군가는 팔려고 내놓고 누군가는 사려고 한다. 이를 끊임없이 시장 상황이나 자신의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듯하다. 지금은 어느 정도 알고리즘에 따라 이런 게 이뤄진다고 해도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다. 월가도 최근에는 이런 점 때문에 갈수록 사람이 짤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AI가 발전하며 가장 최첨단인 곳부터 사람이 짤리는 아이러니다.
책에서 저자가 인정한 사람은 2명인 듯했다. 다양한 곳에서 정보를 취득해서 이를 인사이트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줬던 사람. 자신이 알고 있는 걸 최대한 자세히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는 사람. 상대방이 아는지 모르는지까지 파악한 후 이를 근거로 설명한다. 이런 건 단순히 거래를 잘한다는 걸 넘어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한다. 무엇보다 전혀 관련없을 것 같은 걸 조합해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건 넘사벽인 듯하다. 다양한 사례를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투자에 대해 궁금한 사람에게는 별로 일 수 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투자를 배우려면 이 책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투자의 자세와 태도를 배우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