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포즈랑의 투자 이야기 - 수익은 시장이 주고 손실은 내가 낸다
포즈랑 지음 / 에디터 / 2025년 10월
평점 :
책을 선택하는데 있어 과거에는 추천을 많이 참고 했다. 어떤 책이 좋은지 알 수 없으니 인터넷에서 좋다는 책을 스크랩한 후에 도서관에서 그 책을 찾아 읽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책을 택해 읽는 경우가 있다. 당연히 그 책을 누가 추천하는지가 중요하다. 내가 믿을만한 사람이 추천한 책이면 키핑하는경우가 꽤 많다. 더구나 추천사까지 썼다면 더욱 그렇다. 내 경우에 추천사가 들어왔을 때 무조건 저자를 내가 알고 있느냐가 첫번째 조건이었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거절했다.
책을 쓴 사람이 해당 분야 전문가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단순히 전문적일 뿐만 아니라 추천해도 될 만한 사람이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해당 책 내용을 보내달라고 했다. 내용을 읽어 본 후 추천사를 썼다. 모르는 사람인 경우에는 내용을 읽고 별로면 추천사를 안 쓰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 처음부터 원고도 받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포즈랑의 투자 이야기>는 추천자를 믿고 읽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직접 책을 구입해서 읽는 경우도 거의 없는데 말이다.
저자는 가치투자연구소에서 써서 올린 내용을 읽었던 건 같다. 워낙 오래되어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책에 부제처럼 되어 있는 '수익은 시장이 주고 손실은 내가 낸다'가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그런 듯하다. 책에는 7000% 수익을 냈다는 문구가 있다. 얼마인지 정확히 모르지만 초반에 의미 있는 수익을 낸 게 1억을 투자해서 100% 수익낸 기업이라고 한다. 그렇게 볼 때 1억으로 시작했다는 가정하에 70억을 벌었다는 뜻이 된다. 투자 기간은 10년이 넘는다.
이 정도 기간동안 그 정도 수익이라면 충분히 사람들에게 대단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라 생각한다. 저자의 투자 방법은 가치 투자다. 초반에는 완전히 정통 가치투자였다. PBR에 기초한 투자로 극단적으로 말하면 담배꽁초처럼 아주 저렴한 기업을 투자하려 노력했다. 그러다 이게 아니라고 생각되어 변했다고 한다. 흔히 이야기하는 벤저민 그레이엄에서 워런 버핏으로 변신했다고 해야 할 듯하다. 적당한 기업을 싸게 사려기보다는 좋은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사는 투자.
저자 스스로도 가치투자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가치투자라는 개념이 많이 희석되었다. 특히나 한국에서 가치투자가 가능한 가에 대한 의구심도 많이 생겼다. 가치투자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한국에 들어온 게 20년은 되지 않았나 싶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주식투자 역사를 볼 때 PBR과 PER 열풍이 불며 해당되는 기업 주가가 엄청 상승했을 때도 있었다. 이제는 단순히 가치투자라는 개념만으로 투자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런 부분도 어느 정도는 착각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나는 그냥 내가 하는 모든 투자는 가치투자라고 생각한다. 대놓고 차트 투자와 같은 투자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주식 투자를 할 때 해당 기업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니 투자한다. 가치라는 개념이 너무 광범위해서 생긴 일이다. 찰리 멍거 등도 가치투자에 대해 그다지 엄격하게 이야기하지 않는 듯하다. 정확히는 정통 가치투자 개념에 대해 그렇다. 이 책의 저자도 첫번째 100% 수익을 낸 투자부터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시작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추세추종 투자가 유행한다.
한국에 있는 기업은 워낙 사이클을 타는 경우가 많다. 워런 버핏이 이야기한 평생 보유하지 못할 기업을 매수하지 말라는 개념이 작동하기 힘들다고 한다. 더구나 워런버핏 자신도 평생 10개 기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며 투자하라고 했지만 그렇지 않다. 1년도 안 되어 실수했다며 매도한 적도 있다. 책을 읽어보면 저자가 대단한 점은 워런 버핏이 이야기한 점을 실천했다는 점이다. 투자를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에 워런 버핏은 기업 편람을 읽으라고 했다. 너무 많다고 하니 그러면 A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했다.
이처럼 저자도 상장되어 있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기마다 다 읽는다.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시점이면 바쁘다고 한다. 대신에 자신은 전업 투자라서 그렇게 하는 게 오히려 뭔가 일하는 느낌이 들어 좋다는 표현도 한다. 뭔가 투자로 성공한 사람다운 자세로 보였다. 그나마 오래도록 하다보니 이제는 굳이 보지 않아도 될 기업이 어느 정도 있다. 덕분에 시간은 많이 단축되긴 했다고 한다. 내가 투자할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도 모르고 투자하는 점에 대해 강하게 질타한다.
여기에 최소한 재무제표도 보지 않고 투자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한 PER에 대해서도 깐깐하다면 깐깐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포워드PER인지 여부도 모른 체 말하는 걸 질책한다. 투자하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투자 모임에서 기업 분석을 위한 도구를 설명하면서 방법을 알려준다. 대신에 조금은 꼰대같은 스타일이라는 느낌은 들었다. 투자를 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노력해서 수익을 내면 좋겠다는 마음은 분명히 이해하지만 말이다.
다른 주식 투자 책과 다른 점은 심리에 대한 부분이다. 멀리서 보면 엄청 쉽게 돈번듯 보인다. 1억을 넣고 2억이 되어 매도한다. 대단하다고 하지만 어떤 주가가 사선으로 상승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마음 고생이 심해진다. 금액이 클수록 더욱 그렇다. 저자는 이를 위해 과거보다는 덜 집중하며 30%정도로 분산해서 기업을 매수한다. 목표를 이룬 후 상실감에 헛한 마음을 다스리는 점도 좋았다. 물론, 그 정도 금액을 벌지도 못했지만 이해는 되었다. 13년이라는 기간동안 꾸준한 투자로 성과를 낸 저자에게 박수를.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너무 가르치려한 느낌이 들긴 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추천자를 믿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