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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의 기쁨 - 89세 현역 트레이더 시게루 할아버지의 흔들리지 않는 투자 철학
후지모토 시게루 지음, 오정화 옮김 / 다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많은 사람들이 나이를 들수로 투자를 안 하는게 좋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총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들어 잘못된 결정으로 수익이 아닌 손해를 보기 쉽다고 말한다. 특히나 부동산보다 주식에서 더욱 그렇다. 주식은 다소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런 듯도 하다. 그나마 가치투자라면 낫다. 빠른 결정을 빨리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다소 느리더라도 올바른 결정을 하면 큰 지장은 없다. 호흡이 길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에 반해 데이트레이딩은 다소 다르다. 매일 매일 벌어지는 주식 시장에서 빠른 판단으로 매수와 매도를 결정해야 한다. 스캘핑은 마우스 등으로 빠르게 클릭해서 사고 판다. 스캘핑 투자하는 분은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두뇌 회전도 빨라야 해서 나이가 들수록 도저히 못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데이 트레이딩도 그만큼 빠르지 않아도 쉽지 않다. 이러다보니 나이들수록 주식 투자는 소일거리처럼 하라는 말도 한다. 자산 배분을 통해 뒤로 물러날 필요가 있다고.
무엇보다 나이를 먹으니 삶도 즐기면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면 된다고 말한다. 굳이 반대 편을 보자면 워런 버핏이 있다. 워런 버핏은 투자 이외는 하는 게 하나도 없다. 여행도 하질 않는다. 여러 곳을 가긴 하지만 대부분 초청받아 간다. 여행 목적으로 가는 건 아니다. 오로지 투자와 관련된 일을 한다. 얼마전 공식적인 은퇴를 했는데 100세가 얼마 남지 않았다. 본인이 즐겁게 살면서 투자하니 문제 될 게 없다. 누구도 워런 버핏에게 삶을 즐기면서 살라고 하지 않는다.
누구나 안다. 워런 버핏은 투자하면서 가장 즐겁고 신나게 살고 있다는 걸. 투자를 하는 여러 사람이 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하는 사람도 있다. 자산 증식을 위해 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사람과 달리 투자 자체가 즐거워 하는 사람도 있다. 투자에 목숨걸고 하는 사람도 있다. 돈을 얼마큼 버느냐와 무관하게 투자를 즐기는 사람이 가장 행복하다. 투자가 즐겁다는 건 좀 말이 안 되긴 한다. 투자가 얼마나 어렵고 힘들고 괴로운지는 투자를 진짜 한 사람은 안다.
이런 사람 입장에서는 투자를 즐기면서 한다는 게 이상할 수도 있다. 아마도 <주식 투자의 기쁨>의 저자인 후지모토 시게루는 89세 나이에도 투자를 즐기면서 한다. 무엇보다 나이에서 무릎꿇게 된다. 89세인데 그냥 투자자가 아닌 데이 트레이딩을 한다. 하루에 몇 십개의 기업을 거래한다. 젊은 사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모니터를 3개나 보면서 투자한다. 정작 주식 투자 이외는 컴퓨터를 할 줄 모른다. 핸드폰도 다룰 줄 모른다. 투자 목적으로 인터넷을 배우고 컴퓨터로 투자한다.
어릴 때 일하면서 우연히 투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사업도 했는데 운 좋게 적절한 시기에 늘 팔아 돈을 불릴 수 있었다. 그런 후 본격적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객장에 나가 주식을 시작했으니 진짜 오래된 투자자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과거에는 증권사 지점에서 매수와 매도를 주문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좌석에 앉아 지켜보다 거래를 했다. 이제는 인터넷 덕분에 어느 곳에서나 가능하다. 거래를 자주 하지 않는다면 어느 곳에서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
데이 트레이딩은 워낙 여러 기업을 매수하고 매도하며 거래하니 차분히 특정 장소에서 해야한다. 저자는 새벽2시에 일어난다. 그렇기 하기 위해 저녁 8시에 취침한다. 새벽에 일어나 미국 시장을 보며 벌어진 일을 확인하고 신문으로 뉴스를 체크한다. 어떤 기업을 살지 살펴보고 장이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거래를 한다. 대부분 지정가 주문으로 매수를 한다. 데이 트레이딩을 하지만 개별 기업의 실적을 확인한다. 매출, 이익 등이 늘어나지 않는 기업을 투자하진 않는다. 배당도 중요시하게 본다.
물론 기술적 분석으로 통해 기업을 매수한다. 보통 한 번에 매수하지 않고 나눠서 한다. 일단 매수 후 괜찮다는 판단이 들면 좀 더 비중을 늘려 더 많이 산다. 매도할 때도 그런 식으로 한다. 거의 대부분 1~2일에 매도를 하지만 일주일 정도를 보유할 때도 있다. 이와 상관없이 장기 보유 목적으로 매수할 때도 있다. 인상적인 건 손절을 하진 않는다. 보통 데이트레이딩 하는 사람은 손절 원칙을 정하고 칼같이 지키는 데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다른 개념으로 손해보더라도 매도한다.
본인이 볼 때 더이상 상승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그때가서 매도를 한다. 워낙 오랜 시간동안 투자해서 감이 있다고 한다. 흐름에 대해 정확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보인다고 한다. 아주 단순한 하루 하루를 보낸다. 대신 확실한 건 매일 거래한 내용을 공책에 적으며 기록한다. 자기 나이처럼 주변에 70세인데 가르쳐 달라고 해서 시작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 힘들었지만 10년 정도 지나니 꽤 한다고 말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나이를 먹어서도 이렇게 투자하며 살아간다는 건 나도 꿈꾼다. 계속 뇌를 사용하며 일하며 산다는 것이니.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하루에 수십게 기업 거래는 난 못하겠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나이는 진짜 중요하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