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 - 인간보다 정교한 동물들의 소통에 관한 탐구
리 앨런 듀가킨 지음, 유윤한 옮김 / 동아엠앤비 / 2025년 6월
평점 :
보통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한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이라는 표현으로도 쓴다. 인간은 각 개인이 고등 동물로 뛰어난 창의력 등을 갖고 있다. 여기에 개인이 아닌 집단으로 모였을 때 더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인간이 지금처럼 발전하게 된 건 다른 인간과 함께 더불어 살았기 때문이다. 서로가 부족한 점을 보완했다. 여기에 인간은 살면서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생긴다. 이럴 때마다 본능이 아닌 사회적 합의 등을 통해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시스템이 있다.
이런 건 어디까지나 인간에게만 해당한다. 동물에게는 그런 점이 없다. 동물들도 무리를 지으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긴 해도 본능에 가깝다고 알고 있었다. <동물들의 소셜 네트워크>를 읽으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려준다. 동물들도 인간과 같은 시스템 비슷하게 갖고 있다. 인간은 시스템을 만들어 이걸 후대에 전달하며 보완하고 발전시켰다. 동물은 그 정도는 아닌 듯하다. 무리를 지여 함께 살면서 습득한 걸 하나씩 하나씩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간 듯하다.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도 단순히 본능 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거다. 이런 점은 당장 떠올리는 게 원숭이다. 원숭이는 대표적인 무리 생활을 한다. 인간과 가장 닮은 동물이라 더욱 그런 측면이 강하다. 책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원숭이들은 서로가 이를 잡아주는 걸로 안다. 각자 이런 행동을 통해 서로 친밀감도 올린다. 내가 너에게 적대감이 없다는 것도 보여주는 행동으로 안다. 그만큼 원숭이는 집단 생활을 하며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지는 동물이다.
원숭이는 치열하게 싸워 리더가 되면 모든 걸 다스린다. 승부에서 진 수컷 원숭이는 알아서 눈치보며 살아간다. 책에 나온 사례 중에 태풍이 분 이야기가 있다. 워낙 태풍이 강하게 불어 섬에 있는 원숭이가 살아남기는 힘들지 않을까 예측했다. 해당 섬에서 원숭이들을 관찰하며 함께 숙식하던 연구자들마저 연락이 두절되었다. 오래전 일이라 지금같은 통신 설비나 기술이 발전되지 않았다. 섬에 있는 연구자들도 걱정되었지만 연구하던 원숭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 봤다.
몇 주가 지난 후에 해당 섬에 가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원숭이들은 거의 전부 살아 남았다. 해당 섬은 딱히 원숭이들이 태풍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아 보였다. 현대 기술이 있던 때가 아니라 그 누구도 원숭이들이 어떤 식으로 살아남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연구자들도 자신들의 생존이 우선이니 관찰하거나 뭔가를 할 수 없었다. 해당 섬에 있는 원숭이들은 인간이 주는 음식을 먹으며 살았다. 이런 상황에서 원숭이들이 태풍에 살아남은 것도 대단하다.
추가로 그 이후로 이들이 살아가는 것도 신기하다. 태풍 이후에 살아남은 원숭이들은 더욱 친밀해졌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를 돌보다는 점이 사회적으로 강하게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단순히 본능만으로 살아간다는 게 아니다. 박쥐 이야기도 있다. 박쥐는 굶은 박쥐가 있으면 자신이 먹은 걸 토해서 먹게 한다. 그걸 통해 굶었던 박쥐가 생존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생긴다. 토한 걸 먹은 박쥐에게 반대 상황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자신이 먹은 상태다.
자신에게 토한 걸 준 박쥐가 굶은 상태다. 해당 박쥐에게 이번에는 자신이 토한 걸 줘서 먹게 해준다. 이럴 때 신기하게도 해당 박쥐가 자신에게 준만큼 토해서 준다고 한다. 이건 단순히 본능이라고 하긴 힘들다. 이처럼 동물들도 각자 자신들만의 사회적 협력으로 살아간다. 인간이 그걸 전혀 알지 못했을 뿐이다. 동물학자들이 처음에는 동물이 살아가는 행동 양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인간이 하는 사회적 협력을 적용했다.
그러자 이해되는 것이 많이 생겼다. 동물도 인간처럼 서로 협력하며 알 수 없던 행동이 이해되었다는거다. 책에는 다양한 동물의 사례를 보여준다. 여러 동물이 전부 사회적인 행동을 한다는거다. 인간만 사회적 동물이라고 표현하는 걸 이제는 없애야 할 듯하다. 우리가 몰랐을 뿐 동물도 전부 본능만으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는거다. 같은 종끼리는 연결이 된다는 뜻인데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인간만이 대단히 고등 동물로 행동한다는 건 좀 더 신중해야 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