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 타인의 감정은 내 책임이 아니다
캐런 케이시 지음, 방수연 옮김 / 센시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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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란 참 요상한 놈이다. 이성은 내 마음대로 된다고 느낀다. 이성이라고 표현하며 마음이라는 단어를 쓴다는 거 자체가 좀 아니러니하긴 하다.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 아닐까한다. 감정은 내가 지배할 수도 있지만 내가 지배당하기도 한다. 사람은 대부분 감정 때문에 흥하고, 감정때문에 망한다. 어떤 일을 할 때 신나서 하면 더 잘 될 때가 있다. 감정이라는 놈 때문에 평소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해서 스스로 놀랄 정도로 생각지도 못한 능력이 나타난다.

어떤 때는 감정이 나를 사로잡아서 평소에 잘 하던 것도 망친다. 아마도 인간이 이성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무척이나 질서정연하고 다툼도 전혀 없지 않을까 한다. 그렇게 볼 때 감정이 없다면 평화로운 세상이 되는 것일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대신에 감정이 없는 인간은 지금과 같은 문명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온갖 문화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이 없으니 울거나 화내거나 기뻐하지도 않으니 문화 자체가 생길 일이 없다.

여기서 감정이 또 다시 힘든 건 이게 나혼자가 아니다. 나혼자 산다면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거나 요동칠 일이 없다. 거의 대다수 평정을 찾으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다수가 사람에게서 온다. 나혼자 살아간다면 희노애락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누군가 상대방이 있어 감정이 더욱 두드러지게 된다. 최근에 플러팅이라는 단어가 유행한다. 원래 뜻과는 다소 달라진 것으로 안다. 누군가를 내 뜻대로 움직이는 걸 플러팅이라고 한다.

플러팅은 내가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걸 모른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더욱 감정적으로 진폭이 커진다. 우리가 살아가며 이런 식으로 힘들고 즐거운 일 대부분이 나보다 남과 연관이 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도 착각이다. 남과 연관이 있지만 결국에 그걸 받아들이고 거부하는 건 나 자신이다. 우리가 신이 아니라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타인이 내가 주는 감정을 받아들일 수도 있고, 거부할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난 본다.

이 책인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지 않도록> 제목을 보자마자 든 생각은 심리학 책이구나. 또는 영성과 관련된 내용이 펼쳐지지 않을까였다. 이런 책은 대부분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크게 와 닿는다. 그렇지 않다면 뭔가 마음 속에서 동요가 있을 때 읽으면서 깨닫거나 새로운 걸 알게 된다. 그렇지 않고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다면 읽어도 다소 덤덤하다. 솔직히 후자가 더 좋다. 내 인생이 지금 좋다는 뜻이다. 이런 책을 읽고 크게 와닿는게 있다면 그건 오히려 인생이 지금 힘들다는 뜻이 된다.

아마도 그건 책을 읽어야 정확히 알 수 있다. 지금 내 자신의 감정을 나 자신도 모를 때가 많다. 불현듯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나에게 있던 상황을 자각하는 경우도 있다. 뭔가 답답했는데 그걸 애써 외면하고 살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솔직히 담담했다. 워낙 이런 책을 많이 읽은 이유도 있다. 나이를 먹어가며 이런 책도 많이 읽다보니 어느 정도는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기도 한다. 어지간한 일로 마음이 요동치는 일이 극히 드물기도 하다.

그렇게 되어도 스스로 어느 정도는 헤쳐나가는 방법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쓰고보니 대단한 사람처럼 썼는데 그건 아니다. 그저 나 자신이 아주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인정하고 살아간다. 무엇보다 타인에게서 내가 흔들리지 않는게 중요하다. 우리가 힘든 것 대부분이 타인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게 바로 나자신이다. 내가 투영된 모습을 타인에게서 발견한다. 부러움일수도 있다. 최근에는 SNS 발달과 함께 워낙 그런 감정이 크다보니 사람들이 힘들어한다.

그러니 그런 것 자체가 결국은 타인의 감정이 나를 지배하게 스스로 허락하는게 아닐까. 그들은 그들 인생이 있고, 나는 내 인생이 있다며 살아가면 된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도 살아가며 아주 일부다. 그들이 살아가는 24시간 중 기껏해야 1~2시간일 수 있다. 나머지 22~23시간은 그들도 나랑 별로 다를 바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 책에서 말하는 점도 남이 아닌 내게 집중하라고 알려준다. 세상 중심은 나라는 거창한게 아니다. 그냥 세상에 살아가는 유일한 혼자라는 점이다. 별거 있나? 내 감정이 나인데.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흔하다면 흔한 이야기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감정은 누가 뭐래도 오롯이 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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