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말들 - 나와 당신을 연결하는 이해와 공감의 말들
은유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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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인 <다가오는 말들>의 작가는 글밥이다.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있다. 글관련 수업으로 먹고 산다. 글관련 강의를 하며 먹고 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의 내용은 글과 관련된 내용이라 생각하기 쉽다. 흔히 떠올리는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좋겠다. 이런 글이 좋은 글이다. 약간 자기계발류의 책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글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오긴 하지만 그건 아니다. 책의 형식은 에세이다. 에세이의 장점은 어떤 글이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형식이 없는게 에세이가 갖는 자유로움이다. 이러다보니 어떤 내용이나 소재를 갖고도 작가가 갖고 있는 다양함을 펼칠 수 있다. 제목도 '다가오는 말들'이니 뭔가 좀 친숙하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것이 떠오른다. 책에 나오는 내용은 절대로 가볍지 않은 글이 대다수다. 무척이나 무겁고 가슴 아픈 것들도 많다. 그런 이야기를 어떻게 보면 할 수 있다는 것이 다가오는 말들이다. 나에게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나란 사람이 갖는 특수성이다.

이는 작가가 글쓰기 선생님이라 가능하다. 글쓰기 수업을 하며 다양한 직업과 연령의 사람들이 모여 몇 주동안 글을 쓴다. 또한 과제도 일상도 있지만 다소 진지한 것들도 꽤 많은 듯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을 무시하거나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글을 쓰게 되면 제일 좋은 것은 자신에게서 출발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와 어떤 일을 당했는지 등에 대해 쓰는 것은 가장 진솔하고 고민할 필요없는 글쓰기가 된다.

그런 분들이 한 이야기를 작가는 자신의 책에 녹여냈다. 여기에 자신이 겪은 상황이나 언론이나 만난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한 후에 관련된 책에서 나온 내용과 문구를 소개하는 형식이다. 책을 먼저 읽고 그랬는지 여부는 모르겠다. 분명히 이미 그 책을 읽고 이 책을 쓰려고 내용을 떠올려 쓴 후에 관련 책을 찾은 것이 아닐까한다. 그러니 보통 어떤 책을 읽은 후에 관련 내용을 소개하며 설명하고 해석하는 형식과 결이 다르다. 일단 자신에게 온 상황을 쓴 후에 관련 책을 찾아 낸 듯하다.

둘 중에 뭐가 더 어려운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수많은 책을 읽었기에 가능한 형식이다. 책 내용에서도 저자에게 수많은 책이 택배로 오고 있어 직업이 작가가 아니냐는 우편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정작 이 책에 나온 대다수의 내용은 여성으로 살아가며 힘듦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대다수다. 그 외에 사회에서 벌어진 부조리한 것들에 대해서도 많다. 이 두가지가 대략 80%는 될 듯하다. 특히나 여성으로 겪는 상황이나 현상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것도 있었다.

맘충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에는 좀 줄었는데 한 때는 화제가 되었다. 아이를 데리고 오는 엄마를 거절한다는 음식점도 있었다. 그 외에 아기 기저귀를 버리는 몰상식한 엄마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건 문제라고 인식을 했었는데 작가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왜 그걸 꼭 여성만 겪는 일인가 말이다. 최근 사회적으로도 아이를 키우는 남성이 많아졌다. 육아 휴직도 남성이 많이 하고 전업주부를 남자가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볼 때 아이를 데리고 들어가는 것이 꼭 여성은 아니다.

남성도 그런 경우가 많을텐데 이건 잘못된 지적이다. 육아는 오로지 여성의 전유물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하나의 인식에 대한 지적으로 들려 타당하다고 보였다. 나는 그저 남성 여성이 아닌 그렇게 행동하면 안 된다는 관점으로 해당 뉴스를 받아들였는데 말이다. 내 자신이 남자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측면도 있을테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여성의 관점에서는 훨씬 억울한 측면이 있다. 남자라 너무 당연히 받아들인 것을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점차적으로 사회는 개선되고 있다. 예전과 똑같이 한 행동이 어느날 잘못되었다고 지적받는다. 평소처럼 행동한 사람에게는 의아함이 남는다. 스스로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사회가 변화면서 인식에 대한 가치판단이 달라진다. 그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면 도태된다. 에전에는 하인을 죽여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하인은 사람이라고 보질 않았다. 하나의 사물처럼 대했다. 자연스럽게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현재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런 것들은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인식이 변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했던 행동이 잘했다는 것이 아니지만. 불합리하고 어쩔 수 없이 당했던 것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말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이에 대해 의식이나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까 언급한 맘충보다 훨씬 더 한 술 취한 아저씨나 동생이나 딸이라고 한다면서 행동하는 남자의 문제점 등이다. 책의 내용에 비해서는 마케팅 관점인지 몰라도 가벼운 에세이같은 느낌이 강했다.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인식의 변화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동의 못하는 것도 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당연한게 당연한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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