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26년 차 라디오 작가의 혼자여서 괜찮은 시간
장주연 지음 / 포르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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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가 방송 작가다. 방송 작가라고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어지간한 TV 프로그램을 보면 전부 작가가 나온다. 사람들이 그럴 때 다소 의아하게 생각한다. 이를 테면 '인간극장'에 작가가 왜 있어야 하는지 궁금해한다. 또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더라도 작가가 나온다. 우리가 볼 때는 상황을 던져 주면 알아서 사람들이 하는 걸 잘 편집해서 보여주는 걸로 생각하는데 말이다. 기본적으로 방송을 통해 보는 것은 단 하나도 날 것 그대로는 없다.

전부 작가나 PD가 함께 이야기를 구성하고 상황을 만들어 보여주려 노력한다. 라디오에도 작가는 있다. DJ가 즉흥적으로 이야기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대본이라는 것이 있어 그에 따라 이야기를 한다. 특히나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다수 작가가 섭외를 하는 경우가 많다. PD나 사회자가 섭외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나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작가는 '손에 잡히는 경제'에서 현재 작가로 활동중이다. 나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라디오 경제프로그램 중에는 최고라 할 수 있는데 당시에는 그 정도까지 생각은 하지 않고 섭외가 와서 출연했다.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이 막 나와서 출연을 하게 되었다. 출연했을 때 끝나고 말을 너무 잘한다고 칭찬을 받았다. 그래서 그런지 얼마 안 있어 부동산 관련되어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냐는 문의가 저녁에 왔다. 당장 다음날에 해야 하는 것이었는데 거절했었다. 오전에 생방송으로 해야 하는데 당시 내 상황이 생방송으로 전화를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집에서 하기는 힘들었고 밖에 나가서 하자니 비행기가 다니는 길이라 방송 중 비행기 소리가 나면 안 될 듯하여 고민하다 거절을 했었다. 그 이후로는 역시나 섭외는 일체 오진 않는다. 당시에 아마 응했다면 그 이후로 계속 꽤 자주 인터뷰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착각은 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그렇게 섭외한 출연진이 신뢰있게 말을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한다. 아마도 나랑 대화를 하고보니 꽤 말을 잘한다는 걸 알고 작가가 섭외를 한 듯했다. 당시에 작가는 물론이고 이진우씨까지 전화가 왔었는데.



이 책의 작가가 그 프로그램의 현재 작가라니 그때 추억이 생각난다. 하긴 지금은 거의 대부분 그런 전화 인터뷰는 애널과 같은 제도권 사람들이 하고 그마저도 이제는 포맷이 변해서 출연 기회도 없을 듯하다. 매일같이 하던 프로그램이 이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는 걸로 변했다. 생방송을 매일같이 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일 듯하다. 방송을 매일 듣는데 실제로 사회자인 이진우씨가 가끔 지각하는걸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스트레스가 큰 직업을 현재 무려 26년이나 하고 있단다. 그것만으로도 엄지를 추켜 세워야 하지 않을까한다. 더구나 거의 대부분 경제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해 왔다니 그마저도 놀랍다. 다른 프로와 달리 경제 방송이라 상당히 전문적이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고 시의적절한 내용으로 청취자에게 다가가야 한다. 이런 것을 매일같이 준비할 뿐만 아니라 관련 출연자까지 섭외해야 하니 말이다. 작가가 실제로 밤 늦게까지 일한다는 고백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런 스트레스를 다소 완화하기 위해 소이캔들을 직접 만들고 있단다. 보니 판매도 어느 정도 하는 듯하다. 전문적으로 사업으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도 하고 자신이 힐링이 되는 시간도 된다고 한다. 현재 홀로살고 있는 작가는 일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시간도 충실히 보내려고 노력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현재 프리랜서라서 일은 매일하지만 불안정한 상황이다. 무려 26년을 해도 정직원이 아닌 관계로 대출도 쉽게 받지 못한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는 나도 그렇다. 직업이 없다보니 은행에서 볼 때는 그저 백수다. 아무리 오랜 시간동안 일을 하고 통장에 일정한 돈이 월급처럼 찍혀도 작가는 자유인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은 스스로 자유롭게 마음 것 아무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그저 바람일 뿐이다. 먹고 살아야 하는 직업인으로 최선을 다해도 방송 속성상 언제 프로그램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또한 그토록 오래도록 경제프로그램 작가를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자신에게 착각한다고 알려준다.

투자도 잘 하고 집도 하나 좋은 걸로 갖고 있을 것이라는 착각. 정작 자신은 젬병이고 포기했다는 표현까지 한다. 아마도 그건 경제적 뇌보다는 작가적 뇌를 더 충실히 활용해서 그렇지 않을까한다. 두 가지가 꼭 병립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작가로 돈을 많이 벌어 경제적으로 윤택한 것인지 작가가 투자를 잘 해 윤택해지는 경우는 없다. 쓰다보니 작가의 직업때문에 주로 그 쪽으로 썼는데 책에는 다른 이야기도 많이 있다. 물론 워낙 방송작가라는 호기심있는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꽤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쪽 이야기가 좀 더 기억에 남긴 한다. 작가가 이 책을 쓴 것은 그런 직업에 대한 소개와 에피소드보다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혼자 살고 있고, 많은 것을 하고 있지만 그런 과정에서도 이제는 누구도 아닌 자신과 즐겁게 살고 싶다고 한다. 지금까지 방송작가로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했지만 이제는 자신도 브랜드가 되어 홀로 서는 과정에서 이 책도 쓴 듯하다. 원래도 '손에 잡히는 경제'를 매일같이 들었지만 이 책을 쓴 작가 덕분에 좀 더 의미있게 청취할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방송 에피소드가 좀 더 많았다면.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그래도 방송 이야기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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