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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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이야기를 빼면 시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이 바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인간에게 이야기는 여러가지 장점을 가져다준다. 무엇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나 현상을 설명한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도 이야기는 그 부족함을 메꾸고 간극을 채운다. 종교의 출현도 이야기 덕분인지도 모른다. 두렵고 공포스러운 상황도 이야기 덕분이다. 신나고 희망찬 내일을 꿈꿀 수 있는 것도 역시나 바로 이야기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야기 자체는 바로 인간의 뇌에서 나왔다. 탄생 자체가 바로 뇌에서 출발한다. 인간의 신체와 그 모든 것이 바로 실질적인 주인은 바로 뇌다. 우리는 뇌가 실행하고 지시하는 걸 그다지 의식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기가 막힌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이야기를 잘 하는 사람은 그곳이 어느 곳이든지, 어디에 있든지 대접을 받는다. 더구나 그럴싸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사람에게는 항상 사람들이 끊임없이 모여든다. 이야기꾼에게 인기는 당연한 결과다.

<이야기의 탄생>이 흥미로운 것은 뇌과학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보통 이런 책은 좋은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용도로 쓴다. 이런 책을 읽는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좋은 글을 쓰고 싶어 한다. 그럴 때 참고 할 수 있는 책인데 이걸 뇌과학적인 측면으로 분석해서 알려준다. 뇌과학은 인간의 행동과 사고에 대해 알려주는 과학이다. 과학이지만 여전히 무궁무진하게 알려지지 않는 측면이 더 많다. 인간이 특정 부분에 대해 좋아하는 것과 반응하는 걸 알려준다.

대부분 이야기는 만들어졌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때 대부분 재미없다. 어느 정도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회자가 자신에게 맞게 각색을 해야만 재미있게 들을 수 있다.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각종 신화다. 대부분 국가나 민족에서는 자신만의 신화를 갖고 있다. 이런 신화가 사실인지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사람들로 하여금 공동체적인 개념을 갖게되면 된다. 각자의 뇌에서 실제와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야기로 받아들이며 믿느냐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인 세계관을 심어준다. 이렇게 합의된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은 같은 지향점을 갖게 되고 서로 동질감을 느끼며 집단화된다. 이야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나 인물이다. 우리는 인간이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것은 바로 인간이다. 인물이 어떤 식으로 반응하고 움직이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움직인다. 이럴 때 주인공의 결함이 있는 자아를 갖고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완벽한 사람은 재미도 없고, 동의도 되지 않는다.

멋진 왕자고 가진 것이 부족함이 없는데도 왕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다. 이런 결함은 바로 해당 이야기를 보는 사람에게는 아주 매려적인 요소가 된다. 왕자는 그 결함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재미를 선사한다. 우리가 사랑하는 영웅은 전부 결함을 갖고 있다. 결함을 극복하면 오히려 영웅을 더 사랑하고 빠진다. 이런 모든 것에 출발은 또 다시 인물이다. 인물이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하고 말을 하며 결정을 하는지에 따라 엄청나게 다양한 플룻과 결말이 쏟아진다.

우리 뇌는 반응을 한다. 일반적인 이야기와 풍경에 반응을 잘 하지 않는다. 훌륭한 소설에서는 언제나 도입부로 우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알기로는 첫 문장이나 문단을 위해 엄청난 고민을 하는걸로 안다. 단지 첫문장만으로도 유명한 소설이 많다. 해당 소설이 유명해서 첫문장이 훌륭한 것인지 첫문장으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읽어 훌륭한지는 모른다. 그럼에도 첫문장은 사람을 사로잡고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각오마저 준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엄마를 죽였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면 다음 내용이 궁금한 건 너무 당연한다. 

왜냐하만 무엇보다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다. 도대체 왜 엄마를 죽였는지 궁금하다. 도대체 무슨 일이 주인공에게 생겼기에 그랬을까. 이런 궁금증이 생기면서 더욱 다음 내용을 따라 읽고 싶어진다. 이런 식으로 책에서는 아주 유명한 소설을 갖고 자세한 해석까지 보여준다. 해당 소설에 나온 인물에 대한 설명과 어떤 자극과 반목이 있는지 보여준다. 이런 설명을 통해 좋은 소설이란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데 이를 이야기로 접목한다면 어떨지 상상도 하며 읽게 한다.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기 계발을 비트는 걸 써볼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유명하고 존경받는 자기 계발과 투자자가 있다. 그가 갖고 있는 결함있는 자아를 통해 어긋나고 뒤틀린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이 속았다는 결말로 이끌어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이 책을 읽으면서 좋은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 알려준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가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토대로 썼다고 하니 그만큼 검증도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볼 때 확실히 좋은 소설이나 유명한 이야기를 갖고 분석하며 비슷한 내용을 쓰려고 노력한다면 베스트는 안 되더라도 노멀한 작품이라도 나오지 않을까. 단순히 이런 이야기가 좋다고 주장하기보다는 뇌과학이라는 걸 근거로 설명하니 좀 더 객관성이 있고 설득력을 갖게 된다. 특히나 이런 책을 읽으면 어딘지 모르게 나도 무척이나 훌륭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는 글 하나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막상 하려면 그게 또 엄청 어렵다는 걸 깨닫기는 해도.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오래 읽을 듯 하여 각잡고 읽음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좋은 글을 쓰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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