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 - 과민성 까칠 증상의 마음평안 생존법
나가누마 무츠오 지음, 이정은 옮김 / 홍익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인 <몹시 예민하지만 내일부터 편안하게>라는 제목만으로도 심리와 관련된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뭔가 책 표지를 보더라도 무겁지 않고 가볍게 알려줄 듯한 느낌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이상하게도 X-맨이 떠올랐다. 특수 능력이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소개되는 사람들이 전부 무척이나 민감한 사람들이다. 그걸 꼭 문제있게 봐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걸 장점으로 본다면 얼마든지 좋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예민한지 주변 사람들의 사소한 변화도 기가 막히게 알아챈다. 뿐만 아니라 함께 감정을 느낀다. 전이된다는 표현을 해도 정도다. 좋게 생각하면 자신만이 최고라는 독불장군이 아닌 늘 주변 사람들을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이걸 반대로 볼 때 주눅들어 있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기를 못 펴는 스타일이다. 책에서는 HSP라는 개념을 설명한다. 이건 영어 Hihgly Sensitive Person의 약자다. 책의 저자는 일본 사람이지만 이 개념은 미국에서 나왔다.

책에서 HSP는 5명 중 1명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다. 전체 인구의 20%나 된다. 책 초반을 읽을 때는 살짝 공감도 하며 읽었다. 나도 사람 많은 곳에 가면 낯을 가린다. 내가 주최한 모임은 상황상 내가 나서서 할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사회도 보면서 잘 하는 편이다. 이럴 때 보면 누구도 내가 낯을 가린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오히려 성격이 밝고 적극적인 편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은 모임에 초대를 받았을 때는 다르다.

아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렇지 않으면 좀 계면쩍도 쑥스럽다. 이런 모임에 가서는 거의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듣기만 하는 스타일이다. 맞장구를 쳐 주는 정도만 한다. 그나마 나라는 인물이 알려지면 다소 이야기를 하는 편이지만 그런 모임에서 내가 주연은 아니다. 괜히 남 모임에서 너무 떠드는것도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서 거의 대부분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정도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모임에서도 조용히 자리만 지키다 또 다시 몰래 빠져나와 집에 간다.

누구나 양면적인 모습을 갖고 있다고 본다. 극단 값이라고 하는 양 극단은 엄청 활발하고 완전 내성적인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극단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적당히 적극적이고 내성적이다. 모임에 따라 달리 행동하고 상황에 따라 대처한다. 책에서는 HSP들이 어떤 행동과 생각을 하는지 알려준다. 이걸 읽다보니 좀 짜증이 나기도 했다. 이렇게까지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너무 극단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사소한 것에도 좌우되니 말이다.

이렇게 살면 너무 힘들듯한데 책에서는 그렇게 어려우니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알려주긴 한다. 한편으로는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런 것을 본인이 너무 한 쪽으로 몰아 그런 것이 아닐까도 했다. 그것이 바로 본인 성격이니 중요한 것은 책에서도 알려주는 점인데 인정하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이 그렇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라고 한탄하고 싫다는 감정은 더욱 안 좋다. 인정한다는 것은 결코 체념한다는 뜻이 분명히 아니다.

그보다는 인정을 했기에 오롯이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때부터 나라는 사람을 내가 파악하고 알았으니 변신을 할 것인지 이를 받아들이고 살 것인지 택할 수 있다. 결코 인정이 나쁜 것은 아니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 성격이 나쁘거나 고쳐야 할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다른 사람에게 나라는 사람을 정확히 알릴 수 있다.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내 성격을 전달하면 분명히 상대방도 이해하고 적응하고 그에 따라 나를 인정할 것이다.

책의 중후반부는 다양한 사례와 유형을 설명한다. 읽다 좀 답답했다. 이렇게 답답하게 살아간다니 하면서. 책 초반에는 읽으면서 공감도 하고 나도 어느 정도 이런 성격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중반 이후부터는 나는 HSP는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했다. 책에서 이에 대한 판정하는 설문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나는 기껏해야 2개 정도 밖에 안 나오긴 했다. 책에서도 그 정도면 아니라고 알려주긴 했다. 책은 단순히 예민함을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다고해도 충분히 읽으면서 자신에게 적용해서 생각할 필요도 있다. 어느 누구나 책에서는 다소 극단적이라 생각은 되지만 그 정도의 성향은 갖고 있다. 아무리 활달한 사람도 그럴 때가 있으니 말이다. 책을 읽는 것은 비슷한 사례를 읽으며 미리 생각해보거나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그나저나 책에서 나온 것처럼 살아간다면 너무 예민해서 폭싹 늙어버릴 것 같다. 내가 내 성격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난 좋은 듯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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