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홈즈에 가면? 카페 홈즈
신원섭 외 지음 / 손안의책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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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주제나 소재를 갖고 여러 창작자가 작품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영화는 꽤 이런 경우가 많은 듯한데 책 쪽은 드문 듯하다. 그런 면에서 같은 소재를 갖고 사람마다 달리 접근해서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분명히 100명이 글을 써도 전부 다른 내용이 펼쳐질테니 말이다. 얼마나 해당 소재나 주제가 매력적이면 다양한 사람이 썼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카페 홈즈에 가면?>은 책 제목처럼 홈즈라는 카페를 배경으로 이뤄지는 소설이다.

정확히는 추리 소설이다. 카페 홈즈는 배경으로 나오기도 하고 중요한 장소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소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나는 카페홈즈를 가 본적이 있다. 망원동에 있는 카페다. 합정역에서 최근에 뜬 망리단 길이라 불리는 망원동 시장을 지나면 건물 2층에 있다. 번화가도 아니고 살짝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했는데도 명소로 유명하다. 여러 작가들이 모여드는 카페다. 그 중에서도 추리 작가들의 모임 장소로 그 곳에서 집필도 하고 만남도 갖는 곳으로 알고 있다.

나도 이 책에 있는 소설 중 <죽은 이의 자화상>을 쓴 조영주 작가를 만나러 갔다. 카페 내에 책이 아주 많은 데 대부분 추리 소설이다. 여러 매체에서 촬영을 올 정도로 명소가 된 듯하다. 그렇게 가 본 곳이 배경으로 나오니 소설을 읽으면서 괜히 친근하고 카페가 떠 올랐다. 무엇보다 첫번째 소설이 신원섭이 쓴 <찻잔 속에 부는 바람>인데 카페 홈즈에서 추리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다. 액자구조라고 해야 하나. 추리 소설을 쓰는 작가의 이야기와 추리 소설 이야기가 함께 교차로 보여준다.

카페 홈즈에서 추리 소설 작가 지망생이 쓰려 했으나 너무 진부하고 뻔한 내용이다. 웹 소설로 써서 인터넷으로 올리려고 하는데 이를 우연히 보게 된 노인이 있었다. 노인은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런 식의 추리 소설로는 아무런 인기도 없을 것이라 말한다. 이미 플룻은 만들어졌지만 팜므파탈인 여주를 변경하라면서 조언을 받아들여 글을 쓴다. 웹소설은 인기도 좋아지고 작가로 자부심도 커진다. 소설 속 소설인 내용은 의외로 재미있었고 읽을만 했다.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이 가미되었는데 대부분 장편 추리소설만 읽다 이렇게 단편 소설을 읽으니 오히려 더 짧아 읽기 좋았다. 장편을 읽으려면 초반에는 오래도록 익숙해지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에 단편이라 그런지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아마도 단편이라 소설 속 나오는 인물들이 적어 그런게 아닐까한다. 거기에 짧게 내용을 전개해야 하니 상당히 빠르게 전개되고 묘사 등이 다소 적어 그런지 차라리 읽기에는 더 좋았다. 그런 면에서 첫번째 에피소드가 제일 재미있었다.

두번 째 소설인 <너여야만 해>도 역시 카페 홈즈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이번에는 카페 홈즈 사장의 조언이 결정적 역할을 한다. 카페 홈즈 사장답게 평소에 워낙 많은 추리 소설을 읽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도 한다. 망원동에 방화사건이 난다. 어릴 때부터 방화를 저지른 고등학생이 잡힌다. 그가 유력한 용의자지만 완강히 부인한다. 방화 사건이 난 곳에 시체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학생은 방화는 인정하지만 살인사건은 절대로 아니고 부인한다.

학생의 부모는 같은 공간에서 거주하지만 실제로는 별거 상태다. 여기에 남편은 형사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이미 언급한 것처럼 카페 홈즈에서 뜻하지 않은 아주 사소한 단서를 갖고 실제 범인을 잡게 된다. 세번 째 소설인 조영주의 <죽은 이의 자화상>은 카페 홈즈가 배경으로 쓰인다. 그 곳에 추억이 깃든 사람들이 얽힌 내용이다. 한 명이 자살하고 그 이후 20년 만에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20년 전에 벌어진 사건의 비밀이 드러나는 내용이다.

분명히 소설인데도 이미 만나보고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작가의 이야기라 더 흥미로웠다. 확실히 읽으니 이게 소설인지 작가의 이야기인지 혼동이 되는 느낌도 들었다. 그런 경험은 다소 생경했다. 끝으로 정명섭의 <얼굴 없는 살인마>는 밑도 끝도 없이 살인부터 시작한다. 그 이후 살인자를 잡기 위한 이야기다. 배경이 카페 홈즈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4편의 소설이 전부 연관성은 전혀 없다.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이기에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사실 추리소설은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대부분 다독가들이 추리소설을 참 좋아한다. 경제/경영 쪽의 다독가들은 상대적으로 그런 편은 아니지만 그 외 다독가들은 그렇다. 한국에서 장르 소설이라는 틀로 좀 가둬놓는 경향이 있지만 상당히 두터운 팬 층을 자랑한다. 일반 소설보다 더 치밀해야 하고 플룻도 좋고 캐릭터도 더 살아있어야 한다. 다만 최근 추리소설에서 좀 불만은 너무 분량이 많다. 그렇게까지 내용이 길어야 할 이유는 모르겠다.

이건 번역 소설이 더 그런데 번역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 그래도 조금만 더 분량이 줄었으면 추리 소설 보는 재미가 더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단편 소설을 엮은 것이라 분량에 대한 걱정은 저 멀리 버려도 된다. 의외로(?) 추리 소설로 읽는 재미도 좋았다. 가볍게 카페 홈즈를 매개로 이벤트적인 소설로 생각했는데 내용도 재미있었다. 소설가 한 명이 쓴 단편 추리소설보다는 뭔가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해서 더 난 읽기도 좋았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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