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물의 아이들 ㅣ 네버랜드 클래식 30
찰스 킹즐리 지음, 워릭 고블린 그림, 김영선 옮김 / 시공주니어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연말이라고 특별히 하는일도 없는데 정신이 없네요.
그래도 책 볼 여유의 짬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2016년 마지막날 시댁 어른들과 저녁을 먹으며 한 해를 마무리 했네요.
물론, 아이들도 함께...
시공주니어 네버랜드 클래식 시리즈 중 우리 아이들이 빨간 머리 앤을 좋아해요.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네버랜드 클래식을 보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이들 취향에 맞춰 한 권 한 권 보여주다 보니, 네버랜드 클래식 책들이 여러 권 눈에 띄네요.
그 중 얼마 전에 만난 <물의 아이들>은 네버랜드 클래식 30 번째로 찰스 킹즐리가 글을 쓴 책이에요.
이 책은 제가 보기 전에 아홉 살 아들이 먼저 봤어요.
한 세 번 쯤??
오늘 저녁 먹으러 갈 때도 혹시 몰라 챙겨 갔더니,
밥 먹고 난 후 혼자 조용히 책을 보더라고요.
넘 재미있다고, 봤던 책을 여러번 반복해서 보는 아이..
이렇게 편한 자세로 부담없이 책을 보고 있답니다.
재미 있는 부분은 따로 표시도 해 놨더라고요..
뭐가 재미있냐고 물었더니,
<어린왕자>에 나왔던 꽃과 어린왕자가 생각이 났다네요.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올 때 있었던 장미.
물의 아이들 톰과 엘리는 7년을 함께 했고, 그 부분을 보면서 어린왕자와 꽃이 떠올랐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전 책을 보면서 왜 우리 아이가 했던 생각들이 안 떠오르던지..
어느 부분에서 꽃과 어린왕자가 생각났을까 혼자 고심했더랬죠..
책 표지 그림만 보고는 무슨 내용일런지 전혀 상상할 수가 없어요..
아이가 먼저 보고 난 후 <어린왕자>이야기를 해서 내심 순수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뒷표지에...
어린이 판타지 문학의 싹을 틔운 작품!
가엾은 굴뚝 청소부 톰이 신비로운 요정을 만나
'물의 아이'로 다시 태어나며 겪는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
라고 씌여 있더라고요.
우리 아들, 판타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싶다가..
얼마 전에 <피터 팬>을 읽고 재미있었다고 했던 게 떠오르더라고요.
이젠 판타지 소설도 제법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되었나보다 내심 뿌듯했어요.
작가 찰스 킹즐리는 평소에도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린이 굴뚝 청소부가 늘어나고 있으며 작업환경이 무척 열악하다는 정부의 보고서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
안타깝게도 다른 고전들에 비해 우리나라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종교적이고 교훈적인데다 인종 차별적인 문장이 있기 때문이다.
...
이러한 당시의 이념이나 사상을 반영하면서, 사회적으로 외면해 왔던 어린이 노동 문제애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점만 보더라도 이 작품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작가 소개 후 작품과 영국의 산업혁명에 대한 내용을 먼저 만날 수 있었다.
요즘도 노동착취 곤련 문제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물의 아이들>이 쓰여질 때만 하더라도 더 많은 문제들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앞 부분에서 아동노동착취와 인권에 대한 내용을 보고 책을 보기 시작하니,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었었는데...
책을 먼저 본 아이는 그런 부분 없이 그저 편안하게 '톰'을 따라 판타지 세계로 들어갔던 모양이다.
굴뚝 청소부 톰이 물의 아이가 되고, 자신과 같은 물의 아이를 만나고 싶었지만, 쉽게 만나지 못했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마치 잔물결 소리 같았다. 이제 보니 아이들은 톰이 늘 듣고 봤던 모습이었다. 다만 눈과 귀가 열리지 않아 물의 아이들을 못 알아보았던 것이다.
-p. 141 <제 5장 물의 아이들과 함께> 중에서 -
자신과 같은 모습의 아이들을 만나고 싶었지만, 알아보지 못했던 톰.
그래서 그는 늘 외로웠던 게 아닐까??
"어머나! 이제 네가 누구인지 알겠어. 내 침실에 들어왔던 바로 그 꼬마 굴뚝 청소부잖아."
소녀의 말에 톰도 이렇게 말했다.
"맙소사, 나도 네가 누구인지 알겠다. 침대에서 봤던 그 하얀 꼬마 아가씨잖아."
- p. 173~174 <제 6장 톰, 학교에 가다> 중에서 -
€우리 아들이 어린왕자와 꽃을 연상한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곳에 가려면 먼저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곳에 가야 하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단다."
-p. 175~176<제 6장 톰, 학교에 가다> 중에서 -
톰과 엘리가 서로를 알아보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일요일마다 엘리는 집에 갔다. 엘리가 가는 집이 궁금했던 톰에게 바다 요정은 좋아하지 않는 일도 해야만 한다는 말을 해 준다.
톰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곳에 가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