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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로다 효녀로다 - 심청 이야기 ㅣ The Collection
김복태 글.그림 / 보림 / 2016년 11월
평점 :
여름 방학 무렵, 초등 2학년인 큰아이가 고전을 접하더니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책들이 나오고, 좋은 책들이 나오기 있기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많이 보여줘 고전을 접했을 때 걱정을 했었는데,
재미있다고 보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향전, 홍길동전...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들인데, 정작 나도 고전을 제대로 접해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보림출판사 신간으로 만난 도서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김복태 작가님의 작품이다.
김복태 작가님은 우리나라 그림책 1세대 일흔 한평생을 그림에 물두해 온 작가로, 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탐구 정신은 독자는 물론이고 많은 후배 그림책 작가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심청 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는, 그동안 닦아 온 자신의 표현 양식을 과감히 무시하고 새로운 실험을 거듭한 끝에 전래동화 그림책의 새로운 이미지의 세계를 구현해ㄴ냈습니다.
- <그림책 박물관 _ 그림책 카페 노란 우산 북토크쇼 김복태 x 류재수 홍보물> 중에서 -
김복태 작가님은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 어떤 효를 보여 주고자 하셨을까?
책 겉표지가 검정색이다. 그래서 다른 색들이 유난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겉표지를 떼니 앞표지가 나온다.
회색에 분홍색이 인상적이다.
형광 분홍색이 무엇을 의미할까?
책을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이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노랫말을 이야기의 바탕으로 두고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쉽고 간결하게 다시 꾸몄습니다. 낯선 옛말은 아이들이 알 수 있는 말로 바꾸고 문장은 판소리의 가락과 흥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림은 어릴 적 시골 장터에서 보았던 요지경 속의 별세상을 재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야기 속의 양주 땅 도화동을 찾으러 민화를 보고, 또 눈이 안 보이면서도 때로는 익살스럽기까지 한 심 봉사와 마음을 다해 아버지를 섬긴 심청의 얼굴을 찾으러 나무 인형 박물관에 들러 꼭두각시를 눈여겨보기도 했습니다. 상상 속의 그림은 보는 이에게 강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체화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에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그려 넣어 효의 이야기를 덤으로 알게 되는 재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글을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며 다섯 해를 보냈습니다.
- 김복태 -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보내는 시간은 한 두해를 훌쩍 넘긴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김복태 작가님이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를 완성하기 위해 들인 공은 다른 작가들보다 더 크지 싶다.
그림의 익살스러움도, 글의 내용을 읽으면서 판소리의 흥이 절로 느껴지게 되는 것은 그만큼 작가님의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표지와 겉표지부터의 느낌이 다르다. 책의 면면마다 들어가 있는 배경 색 또한 제각기 다르다.
배경색으로 인해 책의 내용을 어림 짐작할 수도 있다.
판소리의 노랫말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나도 모르게 흥을 타게 된다.
그림 또한 쉽게 그린 듯 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겨 있게 느껴진다.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익살스러움이 전체적인 내용을 가볍게 해 주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 설명을 보기 전엔 그저 흘렸을 작품의 글과 그림들..
작품을 보며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다섯 해 정성을 듬뿍 쏟은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