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에프 클래식
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이옥용 옮김 / F(에프)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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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이 부각되면서 그의 시들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 같다.

"별 헤는 밤"의 시에서 언급된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이름.

아스라이 멀리 있다는 시인의 이름이 낯익은 것은 아마도, 윤동주 시인의 시에 언급되었던 시인 이름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를 접해 본 기억은 없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시 뿐 아니라, 많은 편지를 남겼다고 한다.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젊은 시인 '프란츠 크자버 카푸스'에게 보낸 열 통의 편지를 엮어 만든 책이다.

 

릴케가 쓴 편지를 보면서 각 편지마다 한 가지씩 주제가 있는 느낌을 받았다.

 

릴케가 쓴 두 번째 편지부터 마지막 편지까지의 총 9통의 답장을 살펴보면, 카푸스가 언급했을 듯한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 릴케가 중시하는 책, 귀감으로 삼는 예술가, 예술 작품의 탄생 과정, 성과 사랑, 고독으로 인한 중압감, 불안감과 우울감과 슬픔, 신에 대한 의문점들, 소년 시절에 겪었던 이런저런 혼란, 여러 가지 소망과 동경 등이 바로 그러한 것들이다. 릴케는 이 모든 것들에 대해 자신만의 견해를 피력한다. 첫 번째 편지에서 언급된 고독과 내면세계는 마지막 편지까지 시종일관 강조된다.

-p. 114 <옮긴이의 말> 중에서 -

 

고독 이외 이 서간집에서 반복되어 언급되는 것은 '인내심'과 '사물'이다.

-p. 116 <옮긴이의 말> 중에서 -

 

시를 읽으면 내면의 상처들을 치유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시를 쓰고, 시를 읽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한참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기엔 시를 접했던 것 같은데, 최근엔 제대로 시를 접한 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시를 통해 치유를 받았다는 생각을 하진 못했지만,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어 가면서,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인의 시는 '치유의 시'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풀리지 않은 채로 마음속에 담고 있는 모든 의문점들에 대해 인내심을 발휘하시라고, 그리고 그 의문점들 자체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시라고요. 자물쇠로 굳게 잠긴 방을 사랑하듯이, 그리고 완전히 다른 낯선 언어로 쓰인 책들을 사랑하듯이요.

-p. 42 <네 번째 편지> 중에서 -

의문점들을 사랑하라는 말이 참 어렵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자꾸 눈이 가는 문장이었다. 어쩌면 지금 내게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이 가득 있어 그런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 의문점들을 난 사랑할 수 있을까??

슬픔에 잠긴 우리가 한층 더 고요할수록, 한층 더 인내심을 가질수록, 그리고 한층 더 솔직할수록 그 새로운 것은 그만큼 더 깊이, 그만큼 더 꿋꿋한 모습으로 우리 내면으로 들어옵니다. 또한 그럴수록 우리는 그 새로운 것을 훨씬 더 잘 갖게 되고, 뿐만 아니라 그 새로운 것은 그만큼 더 우리의 운명이 될 것입니다.

-p. 85 < 여덟 번째 편지> 중에서 -

 

책을 읽으면서 마치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편지를 내가 받은 것처럼,

읽고 또 읽었다.

나 지신을 돌아보는 시간, 마주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지금 내 안의 감정들과 마주하게 되면서,

내 안의 감정들이 나를 성장 시키고 있었구나.

때론, 내가 너무 못나게 굴었구나.

하는 생각들로 과거와 현재를 오고갔다.

 

 

오늘날까지 살아 숨쉬는 20세기 최고의 시인 릴케

그가 이야기 하는 삶, 예술, 사랑 그리고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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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 비룡소 전래동화 30
장경혜 그림, 강정연 글 / 비룡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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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옛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면 넘 좋을 거 같단 생각으로 옛이야기책을 샀지만, 나만의 언어로 들려 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여전히 옛이야기를 책으로 열심히 읽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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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감투>도 워낙 유명한 옛이야기다.

표지 그림이 웃음을 자아내게 한 <도깨비 감투>는 비룡소 전래동화로 만나게 된 책이다.

 

황금도깨비 수상 작가 강정연의 감칠맛 나는 글과

서울동화일러스트레이션상 장경혜의 개성 있는 그림으로 만나는 옛이아기

책 뒷표지에 소개 된 글이다.

옛 이야기 책은 너무 세련되게 그려지만, 왠지 잘 안 읽어 주게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옛이야기의 매력을 잘 살린 글과 그림이어야지 자주 손이 간다.

비룡소에서 출간 된 <도깨비 감투>는 표지 그림만 봐도 절로 신난다.

빨간 도깨비 모자를 들고 너무나 환하게 웃는 이의 모습..

다리에 꽃그림이 그려지는 것은 점점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표현하는 것 같다.

놀란 듯한 아내와 너무나 대조적인 김 서방.

참 역동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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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면지는 숲.

뒷부분 면지는 깜깜해진 마을과 숲을 함께 담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쩌면 이야기의 시작이 앞부분의 면지부터 시작되어 뒷부분의 면지에서 끝나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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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아주 먼 옛날

어느 마을에 김 서방이라는 부지런한 나무꾼이 살고 있었어.

김 서방은 가난했지만 아내와 단둘이 오순도순 재미나게 잘도 지냈지.

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땀 흘리며 나무를 자르는 김서방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 있다.

누가봐도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다.

보통 해는 빨강이나 노랑을 떠올리는 데, 이 장면은 강열한 빨강은 없지만,

눈부셔서 해를 맨 눈으로 바라보기 힘들어 눈을 찡그렸을 때 보이는 그런 빛의 느낌을 받았다.

마을의 풍경도 노랑과 초록 그리고 사람의 형체만을 알아볼 수 있게 끔 그려진 그림이지만, 왠지 평화로운 마을일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나무 사이사이 도깨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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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김 서방이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나무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를 놓쳐 버렸지 뭐야.

날마다 다니는 길이라도 해가 지니 잘 보이지가 않았어.

김 서방은 산속을 이리저리 헤매다가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했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때는 글에 집중을 해 그림을 많이 놓친다.

이 부분도 아이들에게 읽어 줄 때는 문장에 의존해

해가 지고 난 후 나무를 짊어 지고 가다 허름한 집 하나를 발견한 김 서방에 초점을 맞춰 그림을 제대로 보지 못했었다.

혼자 있는 시간 그림책을 넘겨 보다, 나무 위에서 김 서방을 보고 있는 부엉이를 보았다.

그리고, 다른 눈동자들이 나뭇가지 사이사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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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집에서 만난

빨간 감투를 손에 든 도깨비들.

감투를 쓰면 모습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벗으면 갑자기 나타나는 모습을 보게 된 김 서방.

그림은 김 서방이 숨어서 자신의 목소리를 들키지 않게 입을 손으로 막고, 도깨비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함께 따라가게 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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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닭이 울고, 도깨비들이 밖으로 나간 후 방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떨어져 있는 빨간 감투.

김 서방은 빨간 감투를 저고리 속에 냉큼 숨기고는 나뭇짐을 짊어지고 한달음에 산을 내려왔어.

€만약 김 서방이 빨간 감투를 그대로 놓고 집으로 왔다면 그의 일상은 변화가 없었겠지.

빨간 감투로 인해 김 서방의 생활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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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김 서방은 날이 갈수록 부자가 됐어.

곳간에는 쌀이 그득그득하고 방방마다 비단이며, 금은보화며 도 꾸러미가 넘쳐났지.

하지만 부자가 되면 될수록 김 서방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

아내가 참견이라도 할라치면 불같이 화를 내며 입도 달싹 못 하게 했지.

착하디착했던 김 서방의 성품도 어느새 고약하게 변했어.

걱정스러운 아내의 표정과 심술궂게 보이는 김 서방.

만약, 김서방이 도깨비 감투를 줍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겠지.

감투를 쓰고 자기의 욕심을 채우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도와 줄 수도 있었을텐데...

욕심이라는 것은 정말 끝이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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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자 댁 잔치에 빨간 감투를 쓰고 간 김 서방으로 인해 '장터 귀신'이 나타났다고 엉망이 된 잔칫집.

그 와중에 담잿재가 김 서방의 감투 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던 김 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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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집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마을 풍경.

그리고, 나무 위에서 연기 방향을 바라보는 검은 그림자가 나무가지 위에 있다.

 

'도깨비감투'를 매개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물질에 대한 탐욕'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해요. 더구나 보이지 않는 것 뒤에 숨길 수 있다면 탐욕은 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도 말이에요. 독자들은 김 서방이 겪는 사건을 통해 이러한 '인간 내면의 갈등과 변화'를 적나라하게 읽어 낼 수 있어요. 더불어 탐욕 끝에는 비참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요.

강정연 선생님도 글 쓰는 내내 '도깨비감투가 나한테 있다면?"'이란 상상을 맘껏 하셨대요. 그래서인지 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갈등, 사건이 감칠맛 나게 표현되었어요.

장경혜 선생님은 우연히 얻은 감투로 인해 점점 변해 가는 김 서방의 복잡한 심경을 익살스럽고 과장되기보다는 내면이 잘 드러나도록 표혁하고 싶으셨대요. 그래서 배경은 색을 주고 반대로 인물들은 모두 까만색을 입혔답니다. 마치 그림자극을 보는 것처럼요. 아크릴 물감을 사용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차분하게 인물들의 마음과 갈등을 풀어내셨답니다. 나무 위에 언뜻언뜻 숨어 있는 도깨비를 찾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 <알고 보면 더욱 재미난 옛이야기> 중에서 -

다른 책을 통해 <도깨비 감투>의 내용을 접했을 땐

도깨비 감투를 얻게 된 게 우연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비룡소에서 출간된 <도깨비 감투>를 아이들이 잠든 후 혼자 보게 되면서는

도깨비들이 일부러 감투를 떨어뜨리고 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감투를 김 서방이 어떻게 할지 쭉 지켜 보고 있었던 게 아닐까?

도깨비들은 김 서방이 땀 흘리며 열심히 나무를 할 때부터 지켜 보고 있었고, 그를 따라 다녔다라면?

김 서방은 도깨비들의 못된 장난에 당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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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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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중 아이들을 키우면서 함께 병행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아이들 교육과 관련된 일들이다.

그렇게 찾다보니 인터넷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사이트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 아동 행동발달과 심리를 접하게 되었다.

프로이트, 융, 매슬로우 등..

심리학자의 이름을 접하면서 정작 그들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조금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을 찾다 만난 도서가

<프로이트의 의자>이다.

 

지금 공부 중에 있는 수업에서도 심리과정을 조금씩 다루다 보니,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무의식 속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왜 가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할까?

생각해 보면, 난 내가 갖고 있는 기준이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틀을 벗어나면 안되는 생활을 해 왔던 것 같다.

틀을 벗어난 상황은 불안했고,

그 틀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했던 것 같다.

그러다 문득 아무 생각없이 행동하게 되면, 내가 왜 그랬지? 싶지만 왠지 모를 홀가분함을 느끼기도 했던 것 같다.

도대체 내 안에 숨겨져 있던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전에는 이런 생각조차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숨겨져 있던 나를 자꾸 꺼내고 있다.

 

<프로이트의 의자>는 2009년 처음 출간되었다.

내가 만난 책은 개정판 <프로이트의 의자>로 2016년 11월 개정되어 나온 책이다.

 

<프로이트의 의자>는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타인을 찾아 끝없이 방황하는 무의식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부록으로

정신분석가와의 대화

마음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

도 만날 수 있다.

 

<프로이트의 의자>를 보면서,

수업 중 들었던 내용들이 떠올랐다.그 때는 그것을 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반복적으로 들어 봄으로 인해 알고 있겠지 했던 내용들이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 내용들이 정리 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책장을 넘기면서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방법이 정신분석입니다.

-p. 25 <숨겨진 나를 들여다보기 _ 내 마음은 어떻게 생겼을까> 중에서 -

살면서 내 마음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볼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늘 정신없기만 했을 뿐..

그리고, 조금 여유가 생겼다 싶었는데, 내가 알던 내가 사라진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 때는 그저 시간이 흘렀고, 내 생활이 변했고, 난 그 생활에 적응해 살았구나 싶었다.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상실'로 인해 힘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회복되는 과정 속에서 잊고 있었던 어렸을 적 나를 만나게 되었다.

지금 내가 하는 말, 행동들은 어린 시절 엄마가 나를 대했던 모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고 했는데, 난 무의식적으로 엄마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었던 것이다.

 

불안한 사람들은 불안에서 벗어나려고만 하지 무슨 신호인지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울, 분노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우울한지, 왜 화가나는지를 헤집어보면 내 성격의 성숙을 위해 얻는 것이 많이 있는데도 말입니다. 부정적 감정들은 나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도구들입니다.

- p. 89 ~ 90<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중에서 -

책은 참 쉽게 읽혔는데, 책을 읽으면서 살짝살짝 꺼내보는 내 무의식은 나를 불편하게 했다.

내가 의식했던 것보다 난 더 많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무의식충에 표출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해야할까?

 

아무리 화가난 일차적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더라도 그에개 아무렇게나 화를 낼 권리는 나에게 절대로 없습니다. 내가 화를 내는 행위의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p. 139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_ 분노라는 무의식을 다스리는 방법> 중에서 -

정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

평소에 작은 성공을 통해 조금씩 자신감과 자존감을 쌓아놓으면 사실 화를 낼 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남들을 그냥 그 사람들 자체로 받아들이면 그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해서 화가 나는 일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p. 140 ~ 141 <무의식의 상처 이해하기 _ 분노라는 무의식을 다스리는 방법> 중에서 -

왜 난 전과 다르게 화를 많이 내고 있을까?

생각해 보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순간순간 행복하지만, 무의식 중에 다른 이들과 나를 비교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들은 경력을 쌓아가고, 인정 받고 살고 있는데, 난 '경력 단절 여자'가 되어 있어 사회생활을 다시 시작하고 싶지만, 시작할 수 있을지 불안했던 게 가장 큰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는 일을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싫었던 이유도 또 다른 이유이지 않았을까?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작은 성공들을 했을텐데, 그 성공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어 자신감도 떨어지고, 자존감도 낮아진 것 같다.

 

중립적 태도가 확립되지 않으면 내 마음을 스스로 이해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될 것입니다. 고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어떤 위치에 서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자신만의 목소리로 나를 설명할 줄 알아야 합니다.

-p. 237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_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중에서 -

내 자신을 객관화 하는 작업을 노력 중인데 여전히 쉽지 않다.

 

어린아이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아이가 엄마에게 느끼는 믿음입니다. 엄마가 항상 내 곁에 있고 내가 힘들 때는 늘 나를 도와 준다는 믿음입니다.

-p. 248  <무의식을 대하는 다섯 가지 기본 치유법 _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중에서 -

<프로이트의 의자>를 보다 보면 한가지로 모아지는 생각이 있다.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만 3세까지는 아이들을 데리고 있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럼에도, 아이를 기관에 보냈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도 나타나는 문제점은 지금을 이야기 하다 보면 과거로 연결이 되고,

그 시작은 어렸을 적 맺었던 엄마와의 애착관계로 귀결된다.

아이들이 애착관계를 형성할 시기는 지났지만,

아이에게 믿음을 줄 수 있도록 말과 행동을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난 엄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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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
김지안 글.그림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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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생명이 싹 트는 게 느껴져 활기차서 좋고,

여름은 싱그러운 푸르름이 좋고,

가을은 풍성함이 좋고,

겨울은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 마법을 부리는 눈이 내려 좋다.

그리고, 겨울 하면 생각나는 과일 귤.

워낙 귤을 좋아해서, 귤을 맘껏 먹을 수 있는 겨울이 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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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저 귤을 먹는 것만 좋아했는데..

김지안 작가님은 <감귤 기차>라는 그림책을 보여주신다.

JEL재능교육에서 출간 된 <감귤 기차>는 워크북과 함께 할 수 있는 책이다.

올해 처음으로 재능교육에서 출간되는 그림책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

기존에 나왔던 책들은 번역서였는데, 이번에 만난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쓰고 그린 책이라 더 매력적이었다.

앞 뒤 표지는 쭉 연결되어져 있다.

 하얀 눈이 쌓인 곳에 감귤 기차가 떠나는 풍경을 담고 있는 그림을 보고 있으니,

기차 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하얀 눈이 쌓인 풍경을 보며 떠날 수 있는 그런 평온한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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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기차라는 제목이 쓰여 있는 곳엔

감귤 박스를 끌고 가시는 할머니와 분홍색 토끼 인형을 손에 들고 걸어가는 여자 아이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들 뒤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고양이?가 있다.

어느 추운 겨울날이었습니다.

그날은 할머니가 미나를 데리러 왔어요.

로 시작되는 <감귤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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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아빠는 언제 와요?"

미나는 할머니도

할머니의 집도 조금은 낯설었어요.

이 장면을 보다보면 미나를 왜 할머니께서 데리러 왔는지 알 수 있다.

할머니와 둘이 밥을 먹는데, 미나와 할머니만 먹기에는 식탁이 참 크다.

미나와 할머니의 거리를 식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가깝지 않은 거리. 

할머니 머리 위의 선반엔

미나의 사진과

미나와 할머니, 그리고 부모님이 함께 찍은 가족 사진이 있고,

미나의 뒤엔 할머니께서 집에 오는 길에 사셨던 '싱싱 감귤' 상자가 있다.

그리고 미나의 손엔 여전히 분홍 토끼가 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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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에 앉아 있는 미나와 할머니.

이 그림에서도 할머니와 미나 사이의 거리를 볼 수 있다..

쇼파의 끝과 끝에 앉아 있는...

여전히 미나 옆엔 분홍 토끼가 함께 한다.

"벌난 일이구나. 기차표라니...

난 어릴 때 기차에서 귤 먹는 걸 참 좋아했단다.

그때 먹던 귤은 참 달았지. 지금처럼 말이야."

할머니는 콧등을 살짝 긁으며 웃었어요.

귤 상자에서 나온 기차표..

할머니 말씀대로 정말 별난 일이다.

 

기차표에는 역도 표시되어 있고, 좌석도 표시되어 있어요.

그리고,

이 기차는 첫눈 오는 날에만 운행합니다.

어린이 운행 요금은 귤 한 개 입니다.

라고 적혀 있다.

이런 기차표를 만나게 된다면 어떨까?

그냥 웃으며 버릴까?

아님 감귤 기차를 타는 상상을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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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을 먹다 할머니께서는 잠이 들고,

창 밖을 보던 미나는

첫눈을 만났다.

푸우 푸우

"지금 감귤 기차, 감귤 기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기차가 완전히 멈춘 후

탑승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차를 기다리면 나오는 안내 방송이 음성 지원 되는 거 같다.

멋진 감귤기차를 운전하는 것은 미나와 할머니를 지켜보고 있었던 고양이다.

감귤 기차에는 숫자도 씌여 있다.

하얀 눈이 내리는 하늘에 나타난 감귤 기차.

그리고, 감귤 기차를 보고 있는 미나 손에는 승차권이 들려 있다.

그리고 그 옆엔 토끼 인형이 함께 있다.

미나의 주머니에 귤이 하나 들어 있고, 토끼도 귤 하나를 들고 있다.

감귤 기차는 환상의 세계로 데려다 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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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집 앞에 멈춰 선 감귤 기차에 탑승한 미나는 객실에 이미 탑승해 있던 한 소녀를 만난다.

그런데 소녀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안경을 쓴 모습이라든지, 곱슬 머리가 할머니의 소녀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것 같다.

할머니와 귤을 먹을 때, 할머니께서 어렸을 적엔 기차에서 먹었던 귤이 참 맛있다고 했었기에,

더욱 미나가 만난 소녀는 할머니의 어릴적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녀는 귤껍질로 무려 열두 가지 모양을 만들 수 있다고 했어요.

미나도 지지않고 귤을 한입에 먹는 것을 보여 주었지요.

그러자 소녀는 콧등을 살짝 긁더니 활짝 웃었어요.

객실 바닥엔 여러 가지 모양의 귤껍질이 있다.

여전히 미나와 함께 하는 분홍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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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역인 함박눈 역에 도착한 미나.

어렸을 적 우리집 옆으로 가파른 언덕이 있었다.

눈이 소복히 쌓이면 그 곳에서 비닐포대에 짚을 넣어 그걸 타고 미끄럼 타듯이 내려왔던 기억이 있다.

귤 알맹이를 타고 내려오는 미나를 보며, 어렸을 적 행복한 추억 하나를 같이 꺼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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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가 귤대포에 불을 붙이자

동글동글한 귤이 하늘을 가로지르더니...

펑! 펑! 펑!

이라고 쓰여진 책장을 펼치니,

미나의 얼굴도 할머니의 어렸을 적 모습도 밤하늘을 수놓은 귤알맹이들과 함께 한다.

마치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불꽃놀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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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집.

쇼파 옆에 있었던 작은 나무는 어느새 커다란 감귤 나무가 되어 있고, 감귤이 많이 달려 있다.

시계 바늘은 밤이 되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잠이 들었던 할머니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든 미나.

미나의 발밑으로는 감귤이 있다.

그리고, 바닥엔 여러가지 모양의 귤껍질이 떨어져 있다.

이젠 미나와 할머니가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림.

글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둘 사이를 짐작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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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면지엔 싱싱한 귤 그림이 그려 있었는데,

뒷 면지는 다양한 모양의 귤 껍질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과 귤을 먹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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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로다 효녀로다 - 심청 이야기 The Collection
김복태 글.그림 / 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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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무렵, 초등 2학년인 큰아이가 고전을 접하더니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했다.

요즘은 워낙 많은 책들이 나오고, 좋은 책들이 나오기 있기에,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많이 보여줘 고전을 접했을 때 걱정을 했었는데,

재미있다고 보니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향전, 홍길동전...

우리에게 친숙한 이야기들인데, 정작 나도 고전을 제대로 접해 본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보림출판사 신간으로 만난 도서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김복태 작가님의 작품이다.

 

김복태 작가님은 우리나라 그림책 1세대 일흔 한평생을 그림에 물두해 온 작가로, 늘 호기심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탐구 정신은 독자는 물론이고 많은 후배 그림책 작가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신작 <심청 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는, 그동안 닦아 온 자신의 표현 양식을 과감히 무시하고 새로운 실험을 거듭한 끝에 전래동화 그림책의 새로운 이미지의 세계를 구현해ㄴ냈습니다.

- <그림책 박물관 _ 그림책 카페 노란 우산 북토크쇼 김복태 x 류재수 홍보물>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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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태 작가님은 <효녀로다 효녀로다>에서 어떤 효를 보여 주고자 하셨을까?

책 겉표지가 검정색이다. 그래서 다른 색들이 유난히 더 눈에 띄는 것 같다.

겉표지를 떼니 앞표지가 나온다.

회색에 분홍색이 인상적이다.

형광 분홍색이 무엇을 의미할까?

책을 보면서 들었던 궁금증이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판소리 심청가의 노랫말을 이야기의 바탕으로 두고 해학과 풍자를 곁들여 쉽고 간결하게 다시 꾸몄습니다. 낯선 옛말은 아이들이 알 수 있는 말로 바꾸고 문장은 판소리의 가락과 흥을 느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림은 어릴 적 시골 장터에서 보았던 요지경 속의 별세상을 재현해 보기로 했습니다. 이야기 속의 양주 땅 도화동을 찾으러 민화를 보고, 또 눈이 안 보이면서도 때로는 익살스럽기까지 한 심 봉사와 마음을 다해 아버지를 섬긴 심청의 얼굴을 찾으러 나무 인형 박물관에 들러 꼭두각시를 눈여겨보기도 했습니다. 상상 속의 그림은 보는 이에게 강한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구체화했습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에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그려 넣어 효의 이야기를 덤으로 알게 되는 재미를 마련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글을 다듬고 그림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며 다섯 해를 보냈습니다.

- 김복태 -

그림책 한 권을 만들기 위해 보내는 시간은 한 두해를 훌쩍 넘긴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김복태 작가님이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를 완성하기 위해 들인 공은 다른 작가들보다 더 크지 싶다.

그림의 익살스러움도, 글의 내용을 읽으면서 판소리의 흥이 절로 느껴지게 되는 것은 그만큼 작가님의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표지와 겉표지부터의 느낌이 다르다. 책의 면면마다 들어가 있는 배경 색 또한 제각기 다르다.

배경색으로 인해 책의 내용을 어림 짐작할 수도 있다.

판소리의 노랫말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나도 모르게 흥을 타게 된다.

그림 또한 쉽게 그린 듯 하지만, 정성이 가득 담겨 있게 느껴진다. 그림 속에 나타나는 익살스러움이 전체적인 내용을 가볍게 해 주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 설명을 보기 전엔 그저 흘렸을 작품의 글과 그림들..

작품을 보며 오륜행실도 중 효자 이야기 네 장면을 찾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심청이야기 효녀로다 효녀로다>는 다섯 해 정성을 듬뿍 쏟은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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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11-30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언젠가 은지원이 모 프로에서 심청은 불효녀 라고 1분토론을 한 내용이 생각나 웃었어요 .
300백이 있어도 앞을 못보는 아버지만 두고 죽어버리면 어쩌라는 거냐는 이야기 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 제목은 효녀를 강조하네요~^^

햇살한줌 2016-12-02 14:11   좋아요 1 | URL
이 책은 ‘효‘에 대한 이야기가 주제인 거 같아요.
그림의 배경으로 효와 관련된 이야기의 그림이 그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심봉사 하면 떠오르는 뺑덕 어멈 이야기도 없더라고요..ㅎㅎ

[그장소] 2016-12-02 15:2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뺑덕어멈이 있어 아버지도 그럭저럭 사는데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