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고대 이스라엘에는 독특한 ‘종교적 태도’가 있었다.

그들은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큰 제국의 문물과 종교적 상징을

무작정 받들고 섬기지 않았다.

자신들의 신앙으로 새롭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성찰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그 기준에 따라 고대근동의 하늘신, 달신, 강신 등을

야훼 하느님의 피조물로 고백하였다.


주원준, 『구약성경과 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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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CHANGE - “바꾸면, 기회가 된다”
김대성 지음 / 좋은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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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의 저자가 인스타그램의 DM으로 연락을 취해 왔을 때 살짝 놀랐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분도 아니고, 심지어 이웃도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나를 알고 책을 보내주겠다고 하시는 건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주시는 책은 거절하지 않는 게 내 신조(?)인지라 감사히 받았다.


사실 저자가 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고 해서, 그 부분에 워낙에 아는 게 없는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리뷰를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답장을 보냈었는데, 곧바로 디자인 책이 아니라는 답변이 왔다. 그럼 이 책은 무슨 내용일까.


책은 디자인 책이 아니면서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저자가 가르치는 디자인이라는 기술이나 학문 분야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디자인 해보라는 강한 도전이 담겨 있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시각의 변화를 강조한다. 저자의 영역인 디자인이라는 세계를 재료삼아 쓴 에세이니, “디자인 책은 아니”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다.





그래도 역시 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디자인적 아이디어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살짝 찾아본 저자의 작업물들은 디자인과 예술을 오고가는 느낌이었다. 디자인과 예술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실용성이 아닐까. 실용성 따위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예술과, 일단 실용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실패인 디자인.


물론 실용성도 있으면서 멋지기까지 한 작품들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으니, 둘 사이의 간격은 생각보다 멀지 않을 수 있다. 일단 저자부터가 그 둘 사이를 잇는 작업에 주력하는 듯하고. 그리고 어쩌면 이 책 역시 그런 작업물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책의 만듦새부터가 예술-디자인이라는 느낌이다. 제목의 일부인 BLANK라는 글자에서 A를 의도적으로 배경색과 같게 적어서(엠보싱으로 구분은 되게 했다) “빈 공간”을 만들었고, 그 아래 CHANGE라는 글자는 위아래를 뒤집어 적어서 G를 C처럼 읽게 만들어놓았다. “변화(CHANGE)”가 “기회(CHANCE)"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책장 일부를 반으로 접어야 다음 페이지에 실린 글자와 연결해서 온전한 페이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는 거울에 비춰보아야 정상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해 두기도 했다. 재미있는 구성.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역시 틀에 박힌 생각을 넘어서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내 삶 속에 이런 변화를 녹여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일 것이다. 매일 반복되고, 틀에 박힌 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서, 변화에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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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욕먹을 각오하면서 해봐.

욕을 먹으면 기분이 상하고 낙심이 크잖아.

그러니까 욕을 적게 먹을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부터

차곡차곡 ‘나만의 방식’으로

욕을 앙증맞게 먹으면서 해보라는 거야.


- 한명수, 『말랑말랑 생각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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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주의 설교와 목양 2 - 존 맥아더, 존 찰스라일, 존 칼빈을 만나다 칼빈주의 설교와 목양 2
도지원 지음 / 아가페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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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의 위기는 부분적으로(아니 어쩌면 절대적으로) 목회자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목회자의 위기는 결국 설교의 위기로 귀착된다. 설교는 목사의 사역 중에 가장 외적으로 두드러지는 일이면서, 동시에 그의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대가 좋아져서(?) 오늘날 우리는 앉은 자리에서 얼마든지 먼 곳에 있는 설교자의 설교를 들을 수도 있게 되었다. 텔레비전의 기독교 채널만 보아도, 유튜브의 다양한 영상들 가운데에도 설교 영상은 말 그대로 넘쳐난다. 이른바 레퍼런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넘쳐난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교를 제대로 연구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 단순히 시간이나 경험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오랜 시간 사역을 해 온 노령의 목사들 가운데서도 좀처럼 설교의 발전이나 성숙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은 이들이 적지 않다. 그저 소리만 높이면서 뭔가 있는 것처럼 블러핑을 하지만, 정작 내용은 없는 경우도 많다. 그건 이른바 대형 교회 목사들에게서도 발견되는 모습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저자의 “칼빈주의 설교와 목양”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에서는 세 명의 설교자들의 설교와 사역을 조명하는데, 존 맥아더와 존 찰스 라일, 존 칼빈이 그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존 찰스라일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았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이미 익숙한 인물들이다.(“칼빈주의”를 다루는 책에 칼뱅 본인이 등판해도 되는지, 그게 두 번째 책까지 미뤄진 이유는 뭔지..ㅋ)


존 맥아더에 관한 부분에서 가장 강조되는 건, 바른 교리(원리)에 대한 집요한 추구다. 그는 “원리의 명백한 일반적 적용 없이 설교자는 청중에게 구체적인 적용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본문 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서, 지나치게 빨리 일상적 적용으로 넘어가는 경향에 대한 경고다. 이럴 경우 그 “적용”이라는 건 성경적 원리보다는 현대에 익히 알려진 주류 사상을 따라갈 공산이 크다.


존 찰스 라일도 마찬가지다. 그는 설교에서 “선명하고 잘 정의된 교리의 결핍은 오늘날의 가장 나쁘고 가장 위험한 증상 중 하나”라고 말한다. 또 “교리가 없는 기독교는 무기력한 종교”라고도 덧붙인다. 이를 위해 (이 책에 소개된 다른 두 명과 마찬가지로) 그는 엄청난 독서와 공부를 한다. 당연히 하루 이틀 만에 완성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오랜 시간 쌓아야 하는 것인데 과연 우리 시대의 젊은 목회자들이 이런 고민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저자는 칼뱅에 관해서도 우리가 그를 신학자로만 보려는 시각을 돌려 무엇보다 그가 훌륭한 설교자였음을 강조한다. 칼뱅에 관한 서술에서 가장 강렬하게 와 닿았던 문장은 “만일 설교자가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힘써 따르지 않는다면, 강단에 오르면서 목이 부러져 죽는 것이 낫다”고 했다는 그의 말이다.





책 내용이나 구성이 그리 어렵거나 까다롭지 않다. 문장도 대체로 짧고 명확하고, 괜히 어려운 표현이나 빙빙 돌리는 감도 없다. 물론 이 짧은 요약적인 책이 한 인물에 관한 깊은 이해까지 주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중요한 인상을 전달하는 데는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았나 싶다. 설교자들에게 좋은 도전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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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차 영업부/마케터 김재준 차장님과의 동행 두 번째 영상입니다.

책값이 계속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공공도서관에서 기독교책을 다루는 방식의 문제점들, 

그리고 출판사를 운영하는 분들의 경영 마인드까지.. 

조금은 민감한 이야기들도 다뤄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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