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NK CHANGE - “바꾸면, 기회가 된다”
김대성 지음 / 좋은땅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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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의 저자가 인스타그램의 DM으로 연락을 취해 왔을 때 살짝 놀랐다. 평소 알고 지내던 분도 아니고, 심지어 이웃도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나를 알고 책을 보내주겠다고 하시는 건지 하는 생각이었지만, 주시는 책은 거절하지 않는 게 내 신조(?)인지라 감사히 받았다.


사실 저자가 디자인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고 해서, 그 부분에 워낙에 아는 게 없는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리뷰를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답장을 보냈었는데, 곧바로 디자인 책이 아니라는 답변이 왔다. 그럼 이 책은 무슨 내용일까.


책은 디자인 책이 아니면서 디자인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저자가 가르치는 디자인이라는 기술이나 학문 분야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삶을 디자인 해보라는 강한 도전이 담겨 있다. 좀 더 여유를 갖고 세상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시각의 변화를 강조한다. 저자의 영역인 디자인이라는 세계를 재료삼아 쓴 에세이니, “디자인 책은 아니”라는 말도 틀리지는 않다.





그래도 역시 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디자인적 아이디어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살짝 찾아본 저자의 작업물들은 디자인과 예술을 오고가는 느낌이었다. 디자인과 예술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은 실용성이 아닐까. 실용성 따위는 생각할 필요가 없는 예술과, 일단 실용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실패인 디자인.


물론 실용성도 있으면서 멋지기까지 한 작품들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으니, 둘 사이의 간격은 생각보다 멀지 않을 수 있다. 일단 저자부터가 그 둘 사이를 잇는 작업에 주력하는 듯하고. 그리고 어쩌면 이 책 역시 그런 작업물 중 하나일 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책의 만듦새부터가 예술-디자인이라는 느낌이다. 제목의 일부인 BLANK라는 글자에서 A를 의도적으로 배경색과 같게 적어서(엠보싱으로 구분은 되게 했다) “빈 공간”을 만들었고, 그 아래 CHANGE라는 글자는 위아래를 뒤집어 적어서 G를 C처럼 읽게 만들어놓았다. “변화(CHANGE)”가 “기회(CHANCE)"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책장 일부를 반으로 접어야 다음 페이지에 실린 글자와 연결해서 온전한 페이지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어떤 페이지는 거울에 비춰보아야 정상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해 두기도 했다. 재미있는 구성.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역시 틀에 박힌 생각을 넘어서라는 메시지를 어떻게 내 삶 속에 이런 변화를 녹여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일 것이다. 매일 반복되고, 틀에 박힌 생활을 이어가는 가운데서, 변화에 필요한 힘을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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