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반에는 미래 세대인 잘파 세대에 관한 언급이 많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가 대학에서 연구를 하고 있고, 이 책의 내용도 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보통은 인구가 감소하면서 청년 세대가 노령 세대를 부양해야 하는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식의 부정적인 전망만 내놓는 경우가 많지만, 저자는 그런 상황에 매몰되지 않는다.
저자가 보는 우리나라의 잘파세대는 글로벌 문화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그리고 쥐고 있는) 세대다. 곧 다가올 구인구직 상황의 역전을 맞아 오늘날과 같은 초경쟁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도 있을 것이고, 출산율도 다시 얼마간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물론 애초에 출산 가능 인구 자체가 너무 줄어버린 상황에서 출생아가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덧붙이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접근은 Z세대부터는 수도권에 집중해서 거주하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지 않겠느냐는 관점이다. 인구가 급속하게 감소되는 상황에서,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주거는 수도권이나 한두 개의 대광역권에 살지만 그 이외 지역에도 자유롭게 문화와 여가 등을 즐기며 다닐 수 있도록 교통망이 확보되면 지방도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조금은 나이브한 것 같기도 한) 이야기다.
작은 책이지만, 인구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고민들, 그리고 관점과 전망들을 볼 수 있는 책이다. 무슨 복잡한 사회학 연구서들처럼 깨알 같은 각주도 없고, 몇몇 도표나 그래프가 나오지만 딱 보기 쉽게 정리된 정도다. 당연히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로드맵을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개인 차원에서는 한 번 읽으며 나름 (마음의?) 준비를 해 보는 것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