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갓 태어난 소녀 라일리의의 머릿속에는 기쁨이라는 감정만 있었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탄과 환희. 하지만 그 제어실에는 곧 다른 식구들 슬픔, 소심, 버럭(분노), 까칠 이 입주하기 시작했고, 기쁨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라일리의 감정과 기억들을 조절해 나가는 일을 시작한다.

 

     그러나 라일리가 열한 살이 되었을 무렵 일이 터진다. ‘슬픔이 라일리의 기억들이 저장된 구슬을 만지면서, 라일리에게 정서에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사춘기의 시작인가). 이를 막으려던 기쁨슬픔과 함께 사고로 라일리의 감정-생각 통제실에서 완전히 내던져졌고, 가족이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는 것과 맞물려 라일리는 극심한 정서적 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다시 통제실 안으로 돌아가려고 고군분투하는 기쁨슬픔’. 그 과정에서 재미있게 표현되는 인간의 감정과 기억. 과연 라일리는 사춘기의 방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2. 감상평 。。。。。。。  

 

     언젠가부터 사방에 긍정의 메시지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늘 웃어야 하고, 늘 사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하고, 모든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은 일인 양 여기는 분위기가 너무나 익숙하다. 이 영화는 이런 사회 분위기에 정면으로 불편함을 내비친다. 물론 애니메이션답게 그 방식은 매우 부드럽지만.

 

     이 작품에 대한 호평은 아마도 영화가 이런 과잉긍정, 과잉친철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어른들의 마음을 제대로 터치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감정이란 게 그렇게 어느 한쪽을 억누르다보면 결코 건강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는 거니까. 지나친 긍정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희생되어야 하는 부분도 있는 거고. 잘 슬퍼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도 기쁨을 추구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이건 단지 슬픔을 제어하는 문제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영화 속에서는 축소되었지만(다 다루려다가는 너무 길어져버릴 우려가..), 다른 감정들 역시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들이다. 물론 중요한 건 이 감정들이 적절하게 어울리며 조절되어야 한다는 것. 감정에 휩쓸리는 삶만큼 위험한 것도 없으니까.

 

 

 

     다만 이 모든 일들이 단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만 한 부분이다. 아마도 모든 종류의 감정(과 기억)이 오직 뇌 속에서 이루어지는 화학작용에 불과하다는 식의, 과도한 분석적 태도를 그대로 받아들인 게 아닌가 싶어서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마음의 자리는 그렇게 어느 샌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감정중추가 차지한 꼴인데, 과연 이게 인간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방식일까 의문이다.

 

 

     사람의 감정만을 가지고도 이렇게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게 놀랍다. 픽사의 상상력과 아이디어는 여전히 몇 발은 앞서 나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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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1 0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노란가방 2015-08-11 06:34   좋아요 0 | URL
길지 않은 영화지만, 임팩트를 확실히 가지고 있는 작품이더군요.
인형도 있나봅니다? ^^

좋음 2015-08-24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빙봉이 사라진 순간은 잊지 못할거 같아요

감은빛 2015-08-26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아이들과 재밌게 봤습니다.
어른들도 한번 봐야하는 영화라고 주위에서 말이 많았어요.
저는 한편 잘 만들었다 싶었지만,
또 한편 한계도 많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5개의 캐릭터로만 표현하기에는
인간의 감정이나 생각이 훨씬 깊고, 넓고, 복잡하죠.
게다가 지적하신 것처럼 단순한 감정이 아닌
마음의 움직임에 대해 잘 다루지 못했다 싶어요.

노란가방 2015-08-26 16:26   좋아요 0 | URL
네. ˝마음=감정˝은 아닌데 말이죠..
저도 주변에서 보라보라 해서 본..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