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을 사납게 점령했던 겨울이 어느덧 서서히 물러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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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는 박 사장한테 퇴근을 허락받았다. 경기가 좋았을 적에는 늦은 밤에도 손님들이 찾았지만 요즘 같아서야 어디. 그녀는 “만일 손님이 드시면 연락 주세요.”라는 말은 남기고 식당 문을 나선다.

사실, 박 사장은 소주를 세 병째 마시고 있는 중이라 종업원이 무슨 말을 해도, 다 듣지도 않고 고개부터 끄덕일 것이다. 그런 주인을 두고 종업원이 먼저 퇴근한다는 것은 안쓰럽지만 동시에 부담스럽기도 해서 그녀는 그렇게 먼저 퇴근한다. 막냇동생 나이 되는 주인이지만 남녀가 유별하지 않나. 좁은 이 마을에서 ‘부인이 바람나서 홀아비가 된 남자’와 단 둘이서 밤늦게까지 있기는 좀 뭐하다.

그녀가 도로 쪽으로 발걸음을 뗄 때 무슨 고상한 클래식 음악이 들렸다. 도로 건너 카페에서 나는 쿵쾅거리는 음악은 아니다. 뭐에 갇혀 있는 듯 답답한 느낌이 있는 음악. 그녀는 멈춰 서서 둘러보다가 옆의 주차장 구석에 있는 경차에서 그 소리가 나고 있음을 알았다. 다가가서 차 안을 살펴보니까 역시 운전석 아래에 떨어져 있는 휴대폰이 그런 음악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발길을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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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은  디딜방아의 '공이"를 받는 구조물(돌)이다. 
  몇 년 전 우리 밭에서 확 하나를 발견했다. 먼 옛날 어느 농가의 자취일 듯싶어 그 확을 밭 가에 기념 삼아 묻었다. 보도석처럼 묻었지만 봄이 되면 진달래꽃나무 가지들을  꽂아두는 꽃병처럼 쓰였다.

 겨울이 끝나가는 오늘,밭에 갔다가 확 구멍에 얼음덩이가 아이스크림처럼  살그머니 들어있는 걸 보았다. 짐작이 갔다. 따듯해진 날씨에 확의 온도가 올라가자, 겨우내 확을 덮었던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이제 최후로 남은 겨울 모습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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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다윈이 말했다. "식물의 어린 뿌리는 하등동물의 뇌와 비슷한 기능을 한다."  그래서일까, 오늘 산길을 가다가 본 소나무뿌리들이 마치 뇌신경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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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시골의 전원주택에서 노년을 보내는 것은 은퇴자의 로망이 아닐까? 그런 꿈을 이룬 친구의 전원주택을 찾아갔더니 거실 한 편에 겨울 풍경이 널따랗게 걸려 있었다. 동양화가 아니었다. 넓은 유리창으로 바라다보이는 부근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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