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가구나 되는 마을이 아침부터 산그늘에 있다가 밤을 맞는다. 햇볕 한 번 쬘 일 없이 어둡게 지내는데도 뜻밖에 유원지로 자리 잡은 이 이상한 마을. 그 내력은 이렇다.
이 마을 앞으로 맑고 얕은 하천이 흐른다. 가족 단위로 물놀이하며 놀기 좋은 이 하천이 홍수만 나면 마을을 덮쳤다. 홍수를 피해 마을의 집들이 뒤로 물러나 뒷산 기슭으로 붙었다. 이 뒷산도 묘하다. 높이가 해발 사백구십 미터밖에 안 되지만 가파르면서 북향이니까, 마을은 종일 산그늘 속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십여 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여가를 즐기는 바람이 불었다. 이 마을이 물놀이하기도 좋고 등산하기도 재미난 곳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외지 사람들이 주말마다 몰려들었다. 본래 열다섯 가구이던 게 두 배로 늘어나면서 마을은 유원지처럼 되었다. 대부분 민박집이거나 가게들로 바뀐 것이다.
‘ 내 사랑 닭갈비’집은 이 마을에서 별난 존재이다. 다른 집들은 모두 산기슭에 자리 잡았는데 이 집만 하천 가에 제방을 쌓고 남았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이차선 도로를 사이로 두고 다른 집들과 떨어져 있는 이 집은 그래서, 혼자만 햇빛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