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 그것은 주변 사물에 대한 놀라움이다. 늘 하늘에 떠 있는 별이지만 왜 저 별이 떠 있는지, 놀라운 눈길로 쳐다볼 때 철학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것을 경이라고 하는데”
하면서 칠판에 ‘驚異’라고 백묵으로 휘갈겼다. 얼마나 격렬하게 휘갈겼는지 백묵이 부러지기도 했다.
“이것을 영어로는 'WONDERING'이라 한다. 아아, 원더링!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얼마나 원더링한가?”
그분은 쉬는 시간 십 분도 무시하고 계속 백 분 간 혼자 열변을 토하는 것으로 첫 강의를 마쳤다. 강의를 끝내면서 엄포성 당부도 잊지 않았다.
“다음 주 이 시간에는 여러분이 교재의 제 2장인 인간의 본성에 대해 각자 예습한 것을, 나와서 발표하는 것입니다. 일인당 십분 내외로 발표시간이 주어지는데, 그러나 만일 처음부터 발표 희망자가 없거나, 발표자가 있다 해도 다음 발표자로 이어지지 않을 시에는 작년 방식대로 출석번호 순으로 나와서 발표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재차 알립니다.”
그 분이 강의실을 나가자, 남학생들은 ‘젠장, 괴상한 원더링 교수를 만나서 매주 두 시간씩 욕봤다!’며 탄식들이나 하는데 잔꾀가 많은 여학생들은 달랐다. 벌써 해결책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