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좁고 꼬불꼬불한 일방통행로였다. ‘행복 생태학교’를 산속 깊은 곳에 세우며 진입로를 열악하게 닦아놓은 것이다. 교장이 사비 들여 닦은 게 아닐까?
이 길로 들어오기 전에는 다니기 편한 이차선 지방도였다. 그 도로로 차를 되돌리고 싶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후진해야 하는데, 잘못했다가는 차가 숲에 빠지거나 나무그루들에 뒤 범퍼를 부딪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앞으로 가야만 했다.
행복 생태학교는 산속 분지에 있다고 자료에 소개돼있었다. 혹시 깊은 골짜기를 분지라고 둘러댄 건 아닐까? 차가 앞으로 나아갈수록 길을 에워싼 숲이 점점 더 울창해지는 게, 골짜기로 내려가는 것 같아서다.
어서 빨리 행복 생태학교라는 데에 도착해야 차를 돌리든지 할 텐데, 곳곳이 웅덩이진 길이라 속도도 낼 수 없었다. ‘행복 생태학교 약 2KM’란 팻말이 선 어귀부터 지금까지 그가 차를 일단 기어로만 몰고 온 건 그 까닭이었다.
‘이러다가 다른 차와 만나면 어떡하지?’
벼락같이 떠오른 걱정이었다. 수소들이 뿔을 대듯 앞 범퍼를 맞대고 싸울 수도 없고 천생 어느 한 쪽의 차가‘비켜설 공간이 있는 곳’까지 후진해 줘야 해결되지 않을까? 비좁은데다가 꼬불꼬불하기까지 한 길에서 과연 어느 쪽의 차가 선선히 후진해줄까?
급격히 불안해진 마음에 그는 차를 세웠다. 시동까지 껐다.
차창을 조금 열어, 혹시 다른 차의 엔진 음이 들려오나 귀 기울였다. 부근 숲에서 무언가, 산짐승 같은 게 푸다닥 나뭇잎들을 떨어뜨리며 달아났다. 다른 차의 엔진 음은 들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차의 시동을 걸어 앞으로 나아갔다. 어서 부지런히 가는 게 최선이었다. 더워도 차창들을 꼭 닫은 것은, 길 옆 무성한 풀줄기들이 차 안으로 들이치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지만 적막한 산속 분위기가 두려운 까닭도 있었다. 여태 행인 하나 만나지 못했는데…… 정작 행인을 만난다면 그 행인이 더 무서울 것 같은 적막함.
‘내가 이 킬로미터 중 얼마나 들어왔을까?’
차 안이 못 견디게 더워졌다. 그는 에어컨을 틀었다. 잠시 시원해졌지만 다시 꺼야 했다. 에어컨 작동 부담에 엔진 음이 요란해져, 다른 차의 소리를 못 들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랬다가는 ‘비좁은 산길에서 차끼리 충돌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찜통처럼 변해가는 차 안이지만 참고 갈 수밖에 없었다.
목덜미와 겨드랑이에 땀이 축축하게 배더니 이마에서도 땀방울이 흘러내려 시야를 가렸다. 운전하랴 눈가의 땀을 훔쳐내랴, 그는 혼자서 여간 바쁘지 않았다.
앞의 모퉁이를 돌자, 뱀 같은 게 길바닥에 있었다.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 잘 살펴보니 검게 썩은 마른 나뭇가지였다. 식은땀이, 더워서 흘린 땀과 뒤범벅될 것 같았다.
‘아파트에서 편히 잘 지내던 내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