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나는 별난 곰이었다.

잘은 모르지만 나는 곰의 역사상(?) 최초로 ‘생각하는 곰’이 된 듯했다. 여기서‘생각하는’이란 표현은 아까 내가 말했듯이‘단발적인 생각들을 이을 수 있는’이란 뜻으로 받아주기 바란다.

나는 생각하는 곰이 되었다.

그것은 마치 숫자 1의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또 다른 숫자 1을 만나면서 숫자 2의 세계로 확장된 거나 같았다. 수식으로 표현하자면 ‘1→1+n, n=∞'이겠지. 나의 생각들은 걷잡을 수 없이 확장되었다. 분명 나는 곰들 중에서 매우 희귀하고 특별난 곰이었다.

그렇게 생각들이 불길처럼 확장되면서 내가 가진 첫 번째 감정은 경이감이나 자신감이나 흥분 따위가 아니었다. 막막한 절망감이 첫 번째 감정이었다. 도대체 나는 '생각해서는 안 되는 존재’였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런 존재의 방식은 당신 같은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굳건한 철장이었다.

‘곰은 말은커녕 생각조차 못하는 미련한 짐승이다.’라는 인식의 철장. 그 철장 안에 내가 갇혀 있었다. 이런 철장을 사이에 두고서 당신들은 자유롭고 나는 억제되어 있었다. 철장은, 오직 당신들 편의로 만들어진 수단이었다.

이런 기막힌 생각이 들기 전까지 내게는 여기 곡마단의 철장밖에 없었다. 나는 단단한 쇠막대로 만들어진 곡마단의 철장에 길들여 있었다. 간간이 철장을 붙잡고 흔들기도 했지만 그건 배고프거나 무료할 때 하는 짓에 불과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당신들 인식의 철장까지 생각하게 되니까 그 순간부터 나는 갑갑한 눈앞의 철장부터 벗어나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나는 그 날부터 철장의 쇠막대들을 부여잡고 마구 흔들거나 철장 안을 길길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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