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지금 내 얘기를 듣다가 이런 질문을 던질 것 같다.

“그럼 너는 뭐냐? 뭔데 짐승 주제에 우리 사람들한테 항변하는 거냐? 네 정체가 도대체 무어냐?”

그에 답하겠다. 나는 어느 때부턴가 ‘생각하게 된 짐승’이라고 말이다.

어느 때부턴가, 단발이던 생각들이 잠깐 잠깐 이어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제대로 이어지면서 나를 부리는 당신들의 생각까지 읽게 된 한 마리 ‘곰’이라고 말이다.

그러면 내게 이런 비난을 퍼부을 듯싶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마라! '생각’은 언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너 같은 짐승은 언어가 없으니 생각 따위는 애당초 있을 수 없어!”

그러면 나는 이렇게 길게 답하겠다.

“당신들 생각이 ‘언어적 생각’이라면 우리들 생각은 ‘본능적 생각’이다. 그런, 본능적 생각들을 어느 때부터 잇기 시작한 짐승이 바로 나다. 분절음으로 발음하며 문자로도 적을 수 있는 당신네들‘생각’과는 모양새가 다르지만 분명히 내 생각들이 존재한다. 그걸 입증해 보라고? 사실, 그런 말을 내게 한 순간 당신들은 이미 내가 생각하는 존재임을 전제하는 것이지만 이런 말은 말장난일 수 있으므로 하지 않겠다. 그 대신, 이제 내가 하는 얘기를 끝까지 다 듣고 나서 판단하기 바란다. 다만, 지금 내가 하는 말은 발음되거나 문자로 전해지는 말이 아니라 ‘생각으로 하는 말’이다. 굳이 문자를 쓴다면 이심전심 방식이랄까?”

그러면 당신들은 이렇게 야유할 듯싶다.

“그건 말이 아니라 네가 혼자 하는 생각이야. 아무리 좋게 봐 줘도 독백밖에 더 되겠어? 독백이라도 그건 알아들을 수도 없는 독백이지. 그러니까 너는 지금 말하는 게 아니야!”

좋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계속 말하겠다. 내 말을 당신들이 듣건 안 듣건 상관하지 않고 말이다. 그냥 내 생각인데, 무슨 상관이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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