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하루였다.‘자전거를 이용하면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라는 교감선생의 말씀을 비웃듯 한 시간 넘게 걸려 다녀오는 교사들이 많은 탓이었다.‘분향소 앞에 줄지어선 인파가 대단했다’고들 했다. 읍내에 있는 여러 관공서의 직원들 수만 해도 적지 않은데 일반인들까지 몰려들었다니 그럴 만했다.

수업할 교사가 미처 귀교하지 못한 학급들 때문에 교내가 소란스러워지자, 교감선생 혼자 자습들을 시키느라 복도를 수시로 오가는 둥 참 어수선하게 지나간 하루였다.

교감선생한테 물문어란 별명이 붙을 때에는 문어란 동물이 보이는 음흉스러운 이미지도 반영되지 않았을까. 교감선생은, 어수선하게 지나가는 하루의 끝 무렵에 나의‘조문 불참’을 확인하던 것이다. 교무실 뒤편의 주전자 물을 마실 양 내 앞을 지나가다가 문득 생각난 듯 멈춰 서서 이렇게 물었다.

“참, 우리 국어선생님은 밤에나 분향소에 가시려나?”

나는 당황했다가 잠시 후 답했다.

“뭐, 퇴근길에나 들러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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