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아침, 존경하는 이인제 의원의 보좌관님한테 전화가 왔다. 한겨레에 실린 내 글 때문이었다. 요즘 보좌관님들이 내게 너무 과분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 무섭다. 전화를 끊고 사과문을 써야겠다 싶어 애절하게 썼고, 한겨레와 전화를 했다. 한겨레에서는 “우리도 자료를 찾아봤는데, 별로 문제될 게 없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사과문이 실릴 것 같지는 않지만, 하여튼 내가 쓴 사과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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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
오늘 아침, 존경하는 이인제 의원님의 보좌관님한테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분은 제가 오늘자 한겨레에 실은 칼럼에 관심을 표명해 주셨고, 제 오류를 지적해 주셨습니다. 머리가 나쁜 저 때문에 서로간의 고성이 오갔고, 제가 그만 “개새끼”란 말을 해버린 것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비록 그분이 “기생충 쓰레기나 만지는 주제에”라고 관심을 보여 주셨기 때문에 한 말이지만, 오랫동안 개를 기르고 ‘개새끼’란 욕을 하지 말자는 캠페인도 벌였던 제가 그런 말을 한 것은 반성할 점입니다.
보좌관님께서는 오류투성이인 제 칼럼에 대해 딱 세 가지만 지적을 해주셨습니다. 첫째, 이인제 의원님은 박정희 신드롬 때문에 인기가 오른 것이 아니다. 둘째, 97년 당시 이인제 의원님이 유세장에서 키가 1 mm도 틀리지 않다고 한 것은 사실이 아니며,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유세 내용의 큰 부분은 아니었을 거다, 셋째, 이인제 의원님의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한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다.
첫 번째 얘기부터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인제 의원님은 훌륭한 인품과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정직성, 그리고 ‘경선불복’을 ‘경선불복이 아니다’라고 설득할 수 있는 놀라운 언변 때문에 인기가 오른 것이지, 결코 박정희 신드롬에 기대어 여론조사가 상승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박정희 신드롬을 조금 이용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게 주는 아닐진대, 제가 터무니없는 잘못을 했습니다.
둘째, 이의원님이 유세장에서 하셨다는 그 말은 제가 신문에서 본 것입니다. 워낙 인상적인 말이라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지만, 불행하게도 제가 그 신문을 갖고 있지 않고, 기자 이름도 모르는 관계로 “증거 있냐?”는 보좌관님의 말에 답변을 할 수가 없네요. 인터넷을 좀 찾아볼까 하다가 이왕 사과하는 거, 기마이 좀 쓰겠습니다. 이인제 의원님은 박정희와 키가 많이 차이가 나며, 쩨쩨하게 그런 걸로 표를 얻으려고 할 분은 결코 아닙니다. 이걸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글을 썼던 거, 사과드립니다.
셋째, 저는 정치의 목적을 대권 잡는 걸로 보았습니다. 보좌관님은 대권 꿈을 안꾸는 정치인들은 뭐냐고 날카롭게 물으셨지만, 이인제 의원님은 그런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대통령 후보로 나가서 500만표를 얻으신 분을 후보조차 못해본 정치인들과 비교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전 과감하게 ‘정치생명이 끝났다’고 썼는데요, 그건 제 착각이었습니다. 이인제 의원님은 대권의 측면에서 봐도 결코 정치생명이 끝난 게 아니며, 희망을 주는 당인 국민중심당의 대권후보로 얼마든지 대권에 도전하실 분입니다. 나이도 젊으시니 네 번은 모르겠지만 세 번은 충분히 가능하지요. 멀쩡히 살아있는 노인을 “죽었다.”고 하면 야단을 맞듯이, 멀쩡히 정치를 잘 하는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한 건 정말 제 불찰입니다.
다행히도 보좌관님이 법적으로 어떻게 할 생각은 없으신 듯해 법에 유독 벌벌 떠는 제가 안심입니다. 이 사과문을 읽으시고 부디 노여움을 푸시길, 그리고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계속 올바른 정치를 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아직도 노여움이 가시지 않는다면, 내년 대선에서 혹시 이인제 의원님이 출마하실 경우 저는 물론이고 어머니와 할머니를 설득해 이인제 의원님께 표를 던지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