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벨라스케스의 명작 '시녀들' 앞에서 한장

 

프라도 미술관에 갔다.
책에서나 보던 그림들을 직접 보니 가슴이 벅찼지만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2년 전 기억이 난다.

현대 미술 천년전 어쩌고 하는 전시회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었다.

휴일날 간 탓도 있지만 전시관은 미어터졌고

난 인파에 치이고 체온이 쌓여서 만들어진 더위에 헉헉거려가면서

거기 실린 그림들을 부지런히 눈에 담았다.

가장 유명한 그림인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 앞에는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가까이서 보기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내가 본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람들이었다.




이 그림은 누가 그렸는지 까먹었다. 솔직히 말하면 사람이 없어서 그냥 찍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그림 앞에서 찍고 싶었는데 거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안내 책자에 의하면 프라도 미술관이 세계 3대 미술관이란다.

영국 책자에는 런던 미술관이 세계3대 미술관이라고 되어 있던데

중요한 것은 파리 루브르는 꼭 낀다는 거다.

3대 안에 끼고 못끼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프라도에는 정말, 꿈에서나 그리던 그림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루벤스 그림은 원없이 봤고(고야 그림도 많이 있지만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티치아노와 엘 그레코 같은 화가의 그림을 본다는 건

소리없이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해오던 내겐 꿈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들은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한 우리나라에 올 일이 없는 그림들이다.

달리전에 수만명이 몰리고 샤갈전에도 비슷한 인파가 몰리는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좋은 미술품에 꽤 굶주려 있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루벤스의 그림들이 올 것 같진 않고

설사 오더라도 아주 싼 그림들만 걸릴 것이다.



이 그림도 누가 그린 건지 까먹었다 잘 그렸네 뭐^^

외국 미술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인 줄 알았다.

하지만 후레쉬만 터뜨리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찍어도 된단다.

실수로 후레쉬가 터지자 안내원이 부드럽게 제지한다. “노 후레쉬!”

가이드의 지도하에 몰려다니며 설명을 듣는 관광객들이 제법 있었고

그림을 그대로 베껴서 그리는 젊은 화가들도 눈에 띄었는데

단체로 견학을 온 여고생들의 미모가 너무 출중해 기절할 뻔했다.

원래는 “모든 그림을 다 보기보단 관심있는 몇몇 그림을 오래 보자”

이런 마음을 가졌었는데

막상 가니까 있는 그림을 다 눈에다 담고 싶어서

강행군을 해가면서 방마다 찾아다녔다.

 



이건 프라 안젤리코가 그린 '수태고지'다. 천년의 그림여행이란 책에서 본 거라 겁나게 반가웠다.

 



이건 뒤러가 그린 아담과 이브. 내가 이 그림 앞에 서리라는 걸 미술책을 읽을 때는 절대 몰랐었다.

 



이거...제목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인데...화가를 까먹었다. 아, 미술 공부 헛했다.

 



매너님이 사진을 90도 회전시켜주신 덕분에 다시 올렸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 동상 앞에서 한커트 찍었어요.

 

 



프라도 미술관은 아침 9시에 열어서 밤 8시까지 개장합니다. 루브르도 꼭 한번 가고 싶구, 혹시 가게 된다면 다른 거 안보고 미술관에서 일주일 쯤 살고 싶네요. 외국 안나가기로 했으니까 영화 '다빈치 코드'를 보는 걸로 대리만족을 할까봐요. 참, 파리공항 화장실은 말이죠 제가 그렇게 다리가 짧은 사람은 아닌데, 변기 위에 앉으니까 두 다리가 뜨더이다. 기분이 묘해서 집중이 안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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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1 2006-02-20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멋져요. 특히 저 시녀들의 가운데 있는 여자가 공주잖아요. 후후..

모1 2006-02-2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가우디의 건축물도 실제로 보시고 오셨나요? 바르셀로나인가에 있다고 하던데...전 그 실제 건물을 보고 싶더라구요.

라주미힌 2006-02-20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관 안에서 사진 찍을 수 있나봐요? 오호...

Kitty 2006-02-2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미녀님이 찍어주신건가요? ^^

mannerist 2006-02-2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넣으세요. ㅎㅎㅎ


sweetmagic 2006-02-20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너 ~ ! 압 내가 할랬는데 ~




마태우스 2006-02-2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직님/어머나 오랜만이어요! 이번주에 뵐 수 있는거죠??
매너님/감사합니다. 돌리니까 보기 좋네요^^
키티님/네.. 그렇습니다.
라주미힌님/우리나란 못찍게 하잖아요. 근데 여긴 괜찮더라구요
모1님/바르셀로나 못가봤어요. 사실은...제가 돌아다니며 뭐 보는 걸 별로 안좋아한답니다. 가우디 건축물, 사진에서 봤는데 그걸로도 충분히 멋지더군요. 직접 보면 아마 기절할 듯...^^

panda78 2006-02-20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번째 그림은 벨라스케스의 [실 잣는 여인들 - 아라크네의 전설]이군요.
아라크네(Arachne)는 리디아에 사는 염색(染色)의 명인 이드몬의 딸로 길쌈과 자수의 명수였다.
그 대단한 솜씨에 숲속의 님프들까지 구경하러오곤 했다. 아라크네의 솜씨를 보고 사람들은 아테나여신이 직접 그녀를 가르쳤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아라크네는 그것을 부정하며, 자신의 솜씨가 여신보다 더 나을 거라고 뽐내곤 했다.
아라크네의 건방진 태도에 여신은 노파로 변장해서 아라크네를 찾아갔다.
아테나는 아라크네를 설득해 여신과의 경쟁은 무모하다는 것을 충고했지만 그녀는 그 충고를 무시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아테나가 변장을 벗고 여신의 정체를 드러내자 님프들과 사람들이 고개 숙여 경의를 표했지만 오직 아라크네만이 여신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아라크네와 아테나의 경쟁이 시작되었다. (배경에 있는 태피스트리가 이 장면을 묘사한 거라죠)
아테나는 자기의 직물에 포세이돈과 경쟁해 아테나이를 얻은 광경이나 제우스를 비롯한 천상의 열 두 신들의 위엄에 찬 모습을 그렸다.
아라크네의 직물은 놀랄 만큼 뛰어난 솜씨이긴 했지만, 신들의 비행이나 신을 조롱하는 내용이 가득했고, 인간의 오만하고 불경한 마음이 나타나 있었다. 그 오만한 내용에 화난 여신은 아라크네의 직물을 찢은 뒤 아라크네의 이마에 손을 대어 그녀로 하여금 자기의 죄와 치욕을 느끼게 하였다.
아라크네는 참을 수 없어 나가서 목을 맸다.
아테나는 그녀가 끈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불쌍히 여겼지만, 아라크네가 영원히 이 교훈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영원히 목을 매단 채 살게 했다.
아라크네는 몸이 변해 거미가 되었고 종종 몸뚱이로부터 실을 뽑아 그 실에 몸을 걸고 있다.

뒤러 밑에 있는 그림은 네덜란드 화가인 반 데르 베이덴의 그림이구요.
시녀들 아래의 그림은 잘 모르겠네요. ^^;;
부럽습니다.... ;;;

Mephistopheles 2006-02-20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적인 여유가 많다면 식구들 데리고 전세계 미술관 박물관 가보는게 꿈입니다.
1년은 후딱 가겠죠..^^

로드무비 2006-02-2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감상에 마태님이 방해되어요.
시선을 빼앗기니 이거야 원!=3=3=3

로드무비 2006-02-20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은 접니다.=3=3

마태우스 2006-02-20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어머나 님 댓글 너무 웃겼어요! 댓글에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메피님/아 님도 미술에 조예가... 역시 알라딘 분들은 뭔가 다르다니깐요<--특권의식인가요?^^
판다님/아아 판다님 멋진 판다님...! 어쩜 그리 해박하시구 친절하시단 말입니까. 그러고보니 아라크네의 전설은 들은 적이 있네요. 참고로 프라도 미술관은요 스페인 말로 해설이 되어 있어서 사전 지식이 없으면 여간 힘든 게 아니랍니다. 그리고...베이든이었죠 아래 그림. 참 잘 그렸다 싶었구 책에서 본 기억도 있는데 이렇게 깜빡깜빡 하다니깐요. ^^

2006-02-20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06-02-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 속삭이신 분/그, 그게요... 제 배가 아니라 들고있는 옷 때문에 어떻게 잘못된 거 같아요. 정말이어요 저 믿지요?(참고로 속삭이신 분은 두번째 사진의 내가 임산부 같다고 지적했다...)

작은위로 2006-02-20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좋으셨겠어요.
마라의 죽음하니까, 작년에 서양미술500년전의 악몽이 떠오르는 군요..ㅜㅠ

panda78 2006-02-20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암만 그러셔도 한번 떠나간 마음은 쉽게 돌아서질 않는 것을...
근데, 저 줄무늬 스웨터, 넘 잘 어울리는데요? ㅋㅋ 배가 아주 돋보이십니다=3=3=3=3=3

mong 2006-02-20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감상에 댓글이 방해되어요.
댓글이 이렇게나 웃겨서야 원! =3=3=3

paviana 2006-02-20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다시한번 올라가서 배 중심으로 사진 다시 봤어요.
부럽사와요..미녀에 좋은 그림까지 한꺼번에 보시다니.

플레져 2006-02-20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사진에선 동안인데 두번째 사진은... 적나라하게 다 보여요 ㅎㅎㅎ
줄무늬 옷이 참 이쁘네요. 참참~ 웬디 수녀의 유럽미술...에 시녀들에 관한 자세한 설명이 나와요. 유일하게 잘~ 외우고 있는데, 그 앞에 마태님이 있으니까 정말 신기해요. 로드무비님 댓글에 추천해요... =3

moonnight 2006-02-2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_+ 저도 유럽갔을 때 미술관만 천천히 구경할 수 있는 여행을 다시 오고 싶다 생각했더랬죠. 6년 됐는데 아직도 못 가네요. ^^; 스페인은 못 가 봤는데 마태우스님 너무 부러워요. >.<

2006-02-20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06-02-2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부럽슴다~

LAYLA 2006-02-20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대학생처럼 보여요 *_*

다락방 2006-02-21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정말 멋진 곳에 다녀오셨네요. 그래서인지 사진돌도 다 빛이 나요.
부러워요, 정말 ㅜㅜ

하늘바람 2006-02-21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모나 정말 부럽네요.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너무 반가워요

비로그인 2006-02-21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인짜~ 부럽네요 ㅠㅠ
사무실에 같혀서 봄이 왔는지 아닌지도 모르고 사는뎅 흑흑...

BRINY 2006-02-21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스파냐...가보고 싶어지네요.

마태우스 2006-02-2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음하핫. 프라도 때문에 스페인에 간 보람이 있었다는 거 아닙니까^^
다락방님/하핫, 졸리님은 더 멋진 곳, 예를 들면 루브르 같은 데 가서 사진 찍어 주세요^^
라일라님/두번째 사진 때문에 머리가 아픕니다. 저게 제 배란 말입니까.... 저런 배를 가진 대학생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비연님/음하하핫, 역시 비연님은 예술적 감성이 풍부하십니다.
소, 속삭이신 분/해, 해마라니요 흑흑 저건 절대로 제가 아닙니다. 억울하옵니다.
새벽별님/그지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달밤님/전 달밤님 편이어요 무조건!!
플레져님/프라도의 멋진 사진들이 로드무비님의 촌철살인 댓글에 빛이 바랬구나!!! 라고 읊어 봅니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의 비밀은 제가 꼭 풀어드리겠습니다.
파비님/호홋, 인생은 나그네길이라고 배 말고 다른 장점을 봐 주시면 안될까요
몽님/그러게 말입니다. 무비님의 유머는 나이가들수록 더 빛을 발하시는 듯...^^
판다님/줄무늬 스웨터가 마음에 드시나보군요. 님께 잘보이기 위해서 담에 뵐 때 저걸 필히 입고 나갈래요. 여름이라 하더라두요^^
작은위로님/안녕하시어요 오랜만이네요. 제가 위에서 언급한 게 서양미술 500년전인가 봅니다. 님도 그때 보셨군요!

마태우스 2006-02-21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님/앗 오랜만이어요 그리고 봄 아직 안왔답니다
브리니님/소주가 너무 비싸서 좋은 곳은 아니랍니다^^

비로그인 2006-02-21 1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낙원에서 쫓겨난 아담과 이브도 보셨나요? 애통을 포장도 없이 그대로 오열하는 아담과 이브 뒤를 쫓아내는 천사의 모습까지, 정말 제가 좋아하는 그림입니다. 벨라스케스의 아주 터프하게 했지만 결국은 손에 만져질듯한 붓터치, 그리고 거울이 있어서 마법처럼 펼쳐지는 2차원 공간에서의 3차원적 활용, 세상에는 보고싶은 그림들, 때로는 훔치고싶기까지 한 그림들이 참 많아요.

마태우스 2006-02-2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드님/역시 주마간산식으로봤더니 기억이 잘 안나네요. 아이와 아가씨, 그리고 할머니가 그려져 있는 그림은 생각이 나는데.... 화보를 보면 아마 본 기억이 날 거예요